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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미치의 서재입니다.

소울류 고인물이 세상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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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미치
작품등록일 :
2022.08.26 14:34
최근연재일 :
2022.1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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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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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3,071

작성
22.11.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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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어서오세요. 트리 오브 소울의 세계로

DUMMY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어려운 게임을 싫어하기 시작했다.


[마왕이 오른손을 높이 듭니다.]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면 왼쪽으로 피하면 되겠네···


왼쪽으로 피하면서 오른손의 검으로 공격한다.


[마왕의 가슴이 빛나고 있습니다.]


그럼 거기가 약점이겠네.

집중 공격을 한다.


“크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마왕이 재가 되며 사라져 버린다.


[게임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요즘 게임들은 친절하긴 한데, 옛날같은 도전 욕구가 없지 않냐?”


오랜 세월 다양한 게임들을 즐겨왔지만, 게임이란 세계는 참 어렵다.

게임 자체를 너무 어렵게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포기해 버린다.

그렇다고 너무 쉽게 만들면 사람들은 시시하다고 평가해 버린다.


그래도 판매량이란 어른의 사정을 생각하면, 게임이란 친절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수밖엔 없다고 본다.


그래서 한 번 대박의 판매량을 기록한 게임의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그렇게 친절한 설명과 지도, 친절한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평범한 게임들이 계속해서 나오던 어느날, 잠깐의 방심만으로도 죽을수 있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 등장했다.


그러나 게임이 출시 되기 전 시범적으로 게임을 했던 사람들의 평가도 처음엔 부정적이었다.


“살려줘~!”


“아 이게 뭐야! 무슨 게임을 이따구로 만들었어!”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은 망할 겁니다! 별 한개도 아깝군요!”


다시말해 게임 자체가 헬모드인 VR 게임이 등장했고, 평론가들도 이런 게임은 망할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출시 이후 이전의 평가와는 달리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이유 없는 헬모드는 비난을 받지만, 정교하게 짜여진 난이도는 게임을 하는 유저들로 하여금 자신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계속해서 심어줬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게임은 계속해서 흥행의 기록을 세워갔고, 더욱 악랄해진 난이도를 선보이는 차기작들도 출시 되게 되었다.


카오스소울, 더티소울, 블러드 소울, 소울링 등등


이 게임들의 제목에 ‘소울’이란 이름이 붙었기 때문에, 그리고 정말 도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혼까지 털리게 만들어버리는 난이도 때문에 사람들은 ‘소울류 게임’이라고 새로운 장르로 분류하고 부르곤 했다.


그렇게 마지막에 나온 게임이 ‘트리 오브 소울’.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게임이 게임회사가 잘못된 투자를 하고, 과로사로 죽는 직원들이 나오는 블랙기업이란 이미지가 박혀버리면서 하루아침에 망해버렸다.


그렇게 나의 청소년 시절까지 함께했던 게임과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왜냐하면, 정말로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봤기 때문이다.


“어···어···? 저곳을 저런 방법으로 클리어 한다고?”


오늘도 내 게임 플레이를 관전하던 사람들의 채팅창이 시끄럽다.


<스피드런 세계기록 보유자>


“큭··· 어째서지? 나는 최강의 검을 장비했는데··· 이길 수가 없어···”


이젠 평범한 무기로 싸우는 것도 지겹다.

어차피 모두 이길 수 있으니까.


<PVP 세계1위>


“더 이상 드릴 퀘스트가 없습니다. 당신은 모든 세계를 구했습니다.”


쳇··· 방금 전 퀘스트가 정말 마지막이었나···

더이상 히든 퀘스트도 없는 것 같다.


<게임 내의 모든 퀘스트 클리어>


그게 바로 나였다.


“그럼··· 이제 정말 다 끝난건가···?”


하지만, 이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게임에서의 삶은 현실이 아니니까.

게임 속에서 만큼은 최강의 실력자인 나도 현실에선 평범한 사람이니까.

결국 게임을 즐길 수 있던 나이가 지났으니, 평범하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언제까지고 게임만 할 순 없으니까.


<그동안 ‘트리오브소울’을 즐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것이 우리가 마지막을 본 공지였다.

영원히 오지 않을것 같았던 그 날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고 말았다.


그런데 현실의 나는 평범했다.

한편으로 현실의 나 자신을 평가하자면, 나쁘진 않게 생각한다

딱히 대단한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실력도 아니었다.


금수저 집안에 태어나진 않았어도, 공부도 나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진 못했어도 서울 안의 대학에는 진학할 수 있었다.


“학자금 신청하세요~”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열심히 공부 했을 뿐이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자, 학자금이란 빚이 나를 짓눌러왔다.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아르바이트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 세대의 4명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해야만 한다.

그만큼 취직이 쉽지 않다.


“우리 회사는 가끔 야근도 있긴 한데··· 괜찮겠나?”

“열심히 하겠습니다!”


방법이 없었다

평범한(?)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계속되는 야근.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잦은 회식.

그리고 손에 쥐어지는 최저임금에 가까운 월급.


“요한씨는 왜이렇게 일을 못해? 내가 오늘까지 해놓으라고 했잖아?”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없었다.

자신이 말하지 않았지만, 내 탓으로 돌린다.


스킬 [파이어볼]을 먹여버리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다.

내 속만 타들어갈 뿐이다.


“죄송합니다. 빨리 마무리 지어놓겠습니다.”


“됐고, 잘좀 하라고. 이따 커피나 하나 사오고. 나 자주 마시는 건 뭔지 알지?”


“아, 요한씨! 제것도요!”


“내것도 부탁해!”


직장에선 호구처럼 살지만, 그래도 버티고 꾸준히 일하면 언젠간 보답받는 날이 오리라 생각했다.


“집값이 작년대비 엄청난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무리다.


절망적인 뉴스만이 매일 내 삶을 더욱 조여올 뿐이었다.

내 월급으론 10년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다.


“요한이는 주식 안하니?”


“대리님, 저는 주식은 잘 몰라서···”


“그럼 코인은? 코인은 해야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돈 불릴 방법은 로또 아니면 코인 뿐이라고.”


“코인···이요?”


“그래. 이런건 특히 약간 모험을 할 각오를 하면, 비공식적인 코인으로 살 경우 20배나 이득본다고.”


“2···20배요??”


“그래~! 나도 어제 100만원 넣었는데, 2천만원 되더라니까~!?”


대리님의 말은 거짓말 같았다.

난 의심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원만 코인에 투자해봤다.


“3···30만원!!??”


대리님의 말보다 더 치솟았다.

내 인생을 바꿀 기회는 지금 뿐인 것 같았다.


코인을 하기 위해 대출을 알아보고, 영끌을 했다.

2천만원.


성공이었다.

코인이 오르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의 하루의 삶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리님! 또 올랐어요!”


“그래! 나만 믿으랬잖아~!”


2천만원은 금새 7천만원이 되었다.

곧 나도 1억을 모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차도 안사고 모아 오던 돈인데, 이젠 결혼도 하고, 차도 사고, 내 집마련도 할 수 있다.

아니, 이대로만 가면 차도 이왕이면 외제차로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


수직하락이 뭐지 처음 알았다.

온라인엔 내가 산 코인 피해자들을 놀리는 조롱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프가 스키점프대 인가요? 어떻게 이렇게나 치솟다가 떨어지죠?”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아니야. 다시 오를꺼야.

지금 멈추는 것은 멍청한 판단이야!

그러나 다음날의 상황은 더 절망적이었다.


“이런걸 보고 절벽이라고 하나요~? 그래프가 어떻게 수직으로 내력갈수가 있죠~?”


대리님은 더이상 회사를 나오지 않았다.

내 월급보다 대출 이자가 더 많아졌다.

내 삶은 절망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런데 설마 세상 자체도 절망으로 떨어져 버리는 날이 와버릴줄은 몰랐다.


“저게 뭐야?”


“무슨 숫자 같은데?”


“계속 줄어들고 있어.”


막대한 빚의 절망으로 떨어진 그날,

서울 한복판에는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영국이나 프랑스 집 문과 같은 수수한 서양 디자인의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그 크기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빌딩정도의 높이였는데, 교통이 통제될 정도의 이 기이한 건축물의 중앙에는 숫자가 있었다.


“6일23시간16분”


숫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긴급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각 가정과 회사, 전광판 등등 모든 곳이 한 화면을 비췄다..


“청와대에서 긴급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시민 여러분께 안내드릴 말씀이 있어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진정하시고,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꼭 모두 현실이라고 생각하시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서울 한복판에는 커다란 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문의 가운데에 표시된 시간이 모두 지나면, ‘마물’이라고 불리는 괴물이 나오게 됩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여러분에게 안내해드릴 앱을 설치하실 경우 원하시는 분들은 저쪽 세계로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두머리를 쓰러뜨려야만 합니다. 현재 우리는 군과 경찰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만, 저쪽 세계는 유명 게임의 세계라는 것 같아 관련된 분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그 순간 나라가 멈추고 모든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사람은 없었다.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 꿈을 꾸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집단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윽고 청와대에 모여 있던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농담하시는 겁니까?”


“농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긴급 상황입니다.”


“어떻게 증명하실 예정이시죠?”


“게임할 시간에 나라 경제나 생각해 보시죠?”


대통령은 심각했지만, 기자들은 대통령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아냥 거리며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다.

어딘가에서 들려온 노파의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무례한 인간이구나.”


목소리가 들린 곳엔 회색 로브를 걸친 노파가 서 있었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차림의 노파였다.


[심판의 칼날]


노파가 이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기자들 쪽을 가리켰다.

그 순간 익숙해 보이는 마법이 텔리비전 너머의 현실 속에서 재현되었다.

하늘에서 여러개의 긴 검이 생겨나서 기자 한명을 찔렀다.

기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꺄아아아아악~!”


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대통령님을 지켜라!”


경호원들이 대통령을 둘러쌌다.


“조용.”


노파의 말에 모두가 두려워 떨며 침묵했다.

대통령 역시 책상에 엎드려 떨고 있었다.

그 장면은 생방송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이제 믿을만 한가? 내가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가지. 게임을 즐기자고. 너희 인간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이기면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할 수 있지만, 시간이 다 지나면, 게임 속 괴물들이 너희 세계를 덮치게 될 것이다.”


모두가 얌전히 듣고만 있었다.

눈 앞에 희생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흠··· 하지만, 너희에게 좋은 점도 있다. 이겨라. 이기면 그쪽 세계의 물건을 가져올 수도 있다”


노파의 말에 한 기자가 조심스레 떨며 손을 들었다.

노파는 그 광경을 보며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를 들면 어떤 건가요?”


“글쎄··· 막대한 돈이나, 불치병도 고칠 수 있는 약 같은 것들이겠지. 그럼, 대통령이랬나? 마저 설명하도록. 난 주목받는 것이 싫거든.”


노파의 말에 대통령이 다시 카메라를 보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시민 여러분들 중 누구든지 핸드폰에 안내해드릴 어플을 설치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플을 사용하시면 이세계로 가실 수 있습니다.”


게임의 이름을 잘 몰랐던 대통령은 주어진 원고를 다시 본 후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트리 오브 소울’의 세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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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어서오세요. 트리 오브 소울의 세계로 22.11.07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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