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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 님의 서재입니다.

신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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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war
작품등록일 :
2020.05.11 00:59
최근연재일 :
2020.05.12 21:10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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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7

작성
20.05.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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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신에게 가는 길(1)

DUMMY

“아··· 눈부셔”

“시발···.”


욕과 함께 섞인 한숨은 오늘도 또 하루가 시작됬다는걸 의미한다.

없는 힘을 짜내서 손으로 눈을 겨우 가렸건만,

야속하게도 햇빛은 손 틈새로 비쳐온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밤새 몸에 쌓여있던 먼지를 슥슥 털어내자

햇빛 사이로 먼지가 뽀얗게 올라와 춤을 춘다.

기분은? 별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신전을 떠나 온지 13일짼가 아니다 14일이었나. 모르겠다 이젠 기억도 안난다.

방향감각 마저 상실한 듯 비틀대며 걸어가고 있던 찰나


“어이! 형씨, 잠깐만 기다려봐!“


누군가 잔뜩 짐을 짊어진 채 절벽 길을 위태위태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하아···하··· 샤를..리아 대륙으로 가는..거 아니···야?”


사람이 앞에서 반쯤 엎드린 채로 숨을 몰아쉬는 걸 보고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짜증 나지만 일단 얼마 남지 않은 물이라도 건넸다.


“하이고 힘들어라··· 아! 고맙네”


연신 들이키더니 기어코 물병을 다 비우고서야 정신을 차린 듯, 주위를 둘러본다.


“자네, 여기가 어딘 줄 알아?”


대답 해주기를 바라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지만 나는 그럴 시간이 없다.

무시한 채 발길을 옮기자 또다시 꽁무니를 쫓아와 끈질기게 질문을 던져대고 있다.


“아이 참, 수상한 사람 아니래두”

“나 이래 봬도 장사하는 사람이야, 그것도 정당하게!”

“뭘 거래 하는데?”


궁금하진 않았지만 체격에 비해 지나치게 큰 짐이 수상해 보여서 물었다.

그러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 후, 내 앞길을 막았다.


“하하, 이 친구 이거 보면 눈 돌아갈텐데··· 잠시만 기달려”

“여기 있었는데···..


하도 자신 있어 하길래, 이제는 궁금한 마음이 조금은 생겼다.


아, 찾았다!”


그가 한 손에 꼭 쥔 채로 보여 준 물건은 단순한 돌멩이들이었다.


“돌멩이로밖에 안보이는데.”

“그야 당연하지. 위장한거니까”

“뭘 위장했는데”


남자는 순간 당황하더니 재촉하는 내 눈빛을 보고 이내 조그맣게 토해냈다.


“···. 데마티스의 피”


순간 두 남자의 걸음은 거의 동시에 멈췄다.


[데마티스의 피]

먼 옛날 욕망의 신인 데마티스가 천사들에게 죽임을 당한 곳이라 여겨지는 부정한 나라 데마티스.

그 중에서도 데마티스와 포르네 사이에 흐르는 강에서만 나오는 산물이다.

데마티스와 포르네는 부정한 땅이라 여겨지고

실제로 모든 것에 마력이 깃들어 있어 반출이 엄격히 금해진다.


“분명 정당하게 거래한다 하지 않았나?”

“하..하···. 이건 부업이야. 본업은 진짜 정당하게 하고있어!”


남자는 억울하다며 나에게 한동안 계속 하소연을 했다. 진짜 그거 빼고는 다 깨끗하다나 뭐라나.

원치 않는 동행을 이어 간지 어언 2시간째.

남자는 내 눈치를 살피다 결국 본심을 털어놓았다.


“저··· 형씨,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샤를리아 대륙까지만 동행 할까?”

“싫어. 다른 이 알아봐”


단호한 거절에 남자는 급기야 무릎까지 꿇고


“형씨 신부 아닌가, 이 세계에서 신부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

“무얼 보고 신부라 생각 한진 모르겠지만, 난 신부가 아니야.”


한번 더 차가운 거절을 끝으로 자리를 뜨려 했지만 못내 발걸음이 무겁다. 뒤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멎자 나는 왜 이리 착한가 스스로를 자책하며 뒤돌았다.


“가방에 뭐가 들었지? 거짓말은 거절의 의미로 알겠어.”


무언갈 들킨듯한 표정의 남자는 우물쭈물하다 겨우 입을 연다.


“말하지 않았나··· 데마티스의 피라고···”

“없던 말로 하지. 뜨내기들도 그 큰 짐이 데마티스의 피로 가득차 있다는건 안믿을거야.”

“제발··· 제발 묻지 말아주게. 내 더 이상 귀찮게 안할 테니”

“난 신뢰 없는 사람과 동행하지않아.”


“너도 찔리는 게 있어서 이런 험한 루다스의 절벽으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

설령 신부가 아니더라도 그의 추종자들도 국경 정도는 쉽게 넘을 수있지.”


가슴이 철렁했다. 허술하게 만 보였던 남자가 이리도 날카로웠다니.

결국 우리는 동행을 선택했다.

서로에 대한 불신을 끝내 버리지 못한채.



“저.. 같은 배를 탄 김에 통성명이나 할까?”

“흐흠.. 나는 ‘야고’라고 하네.”

“야고···. ‘크리스티아 아벨’이다. 그냥 편하게 아벨이라 불러.”

“하하하!! 이제야 동행을 하는 것 같구만!!”


야고의 호탕한 웃음이 절벽에 부딪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예상에 없던 일들이 많아서 인지 해는 언제부턴 가 눈에서 사라진 지 오래됐다.

결국 우린 목적지의 반도 오지 못한 채 모닥불을 피우고 자리를 정리했다.

타닥타닥 불씨가 타오르는 소리만 들리는 야심한 밤, 스프를 끓이면서 야고는 나에게 무심히 한마디 던졌다.


“샤를리아엔 왜가는거지?”

“정확히는 샤를리아 대륙의 미필리아로 갈거다.”

“미필리아라면···. 행복의 땅이구만.

사제로서 못다 이룬 꿈이라도 있나보지? 하하하!”


“그냥··· 그냥 뭘 좀 찾을게 있어서.”


말 뒤에 찾아오는 알 수 없는 우울함에 나는 먼저 잠을 청했다.



‘도망쳐!!!!!’

‘살려줘, 제발 살려줘!!!!!’


“아벨!! 일어나 아벨!!!”

다급한 야고의 목소리와 함께 어수선한 주변의 분위기 때문에 잠이 확달아났다. 하지만 몸은 잠 기운에 취했는지 머리는 아프고 삭신이 쑤신다.

“ㅁ..무..뭐야?”

“포르네의 노예상들이야. 다행히 절벽 밑으로 지나가고 있으니까 얼른 지나가자고.”

“잠시만.”


“ㅇ..아벨! 그러다 들키면 나까지 줄초상 치러야돼.”


고개만 슬쩍 내밀어서 내다본 풍경은 가히 지옥이었다.

아이들은 일렬로 말의 뒤꽁무니에 묶여 질질 끌려갔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손과 발에 마력 족쇄가 채워져있었다.

자랑스러운 흔적이라도 남기듯 그들이 지나간 자리 뒤에는 본보기로 죽인 아이들의 시체만이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쯧쯧··· 포르네 출신 아이들구만..”


뒤따라온 야고가 혀를 차며 이내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알았어요?”

“포르네 출신 아이들은 지역 탓인진 몰라도 기운이 안좋아. 그래서 값어치도 상당히 낮은 편이고.

저렇게 험하게 다루는 노예들은 포르네 출신밖에 없지···”


“이만 가죠.”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다. 나에겐 익숙해’


“엥? 구하러 가겠다고 난리를 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럴 시간없어요. 구원은 제가 아니라 신이 대신 해주겠죠.”


“하하하 보기보다 매정한 놈이었구만, 자 가세 얼른.”


걸음을 서둘렀지만 머릿속에 아이들의 비명소리와 끌려가는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근데 내가 신부처럼 보였어요? 신부라고 하기엔 너무 어리지않나···”


“이 사람아, 나이가 어리다고 신부를 못하나?

샤를리아에는 13살남짓 하는 신부님들도 계신다고.

물론 신력이 받쳐줘야 하지만..”


“그정돈 나도 알아.”


“ㅁ..모···ㄱ 크흠···”


“어? 뭐라고?”


“자네 목 말이야 목!!! 목에 떡하니 검은 점이 보이는데 어떻게 모르나.”


“ㅇ···아”

‘언제부터 보였던거지.. 잘 가린줄 알았는데..’


치부라도 들킨 듯 나는 얼른 목을 손으로 가렸다.

세계에는 여러신들이 존재하고 추종자들이 따로 국가를 만들만큼 신의 힘은 절대적이다. 태어날때부터 신의 눈에 띈 아이들은 모두 신체에 점이 생기는데

이는 신에게 가까워질때마다 점차 형태로 발현하며 신력또한 강해진다.


“아벨 너의 신은 누구야? 워낙 다양해서 누군지 모르겠구만.”

“검은 점이면 대게 데마티스 아닌가?”


“몰라.”


“응?”


“모른다고.”


이래서 점을 들키기 싫었다. 누군가 이점에 대해 물어볼때마다 나는 항상 창피했고, 수치스러웠다.

난 내 아비, 신이 누군지 모르니까.


“괜한 소릴 했구만.. 미안하네.”

“드디어 루다스의 절벽의 끝이 보이네, 저기 봐바 아벨.

‘마카리아’다!


“그러네..”


무거운 분위기를 화제전환하기 위한 야고의 노력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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