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글쓴이 배현입니다.
이번 글 [전장의 패스파인더]는 이렇게 191화, 그리고 외전 몇 편으로 나름의 결말을 짓게 되었습니다.
에이드의 이야기에 끝까지 함께해주신 독자분들께 무한한 감사 말씀 올립니다.
세 번째 외전의 세 번째 이야기는, 후편에 대한 복선이라기보다 사족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작품을 쓴다면 으레 바다 이야기를 쓸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전혀 다른 이야기가 생각날지도 모르니까요. 다시 연재될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언젠가, 쓰고 싶으면 쓰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글을 썼던 것처럼요.
단지 저 안의 이야기가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 정도의 느낌으로 썼습니다.
남겨주신 댓글은, 나중에 몰아서 확인하는 편이었습니다. 곧바로 확인하고 답장드리지 못한 이유는, 연재가 한창일 때는 언제나 멘탈이 유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격려의 말씀인 것을 알고 있지만, 혹시나 제 가슴을 찌르는 댓글이 있을 때 적잖이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려주시는 댓글은 제게 힘이 되기도 하니, 이보다 모순이 또 없죠. 댓글을 언제 확인해도 멘탈이 튼튼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는 수밖에요. 더 힘내겠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완결을 지었습니다만, 아마 곧바로 다음 글을 쓰게 되겠죠. 그 글이 곧바로 유료화로 연결될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노력해보겠습니다.
이 아래는 사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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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아시겠지만, [전장의 패스파인더]는 제 첫 작 [노예병 크로스]의 세계관과 이어진 이야기입니다.
‘크로스’는 저 스스로는 나름대로 만족하는 글입니다만, 결말 부분의 연착륙에는 실패했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결말에서 많은 분들은 그 후의 이야기도 보고 싶어 하셨죠.
그래서 이번에는 제 나름대로 연착륙에 신경 썼고, 후일담의 이야기도 곁들였습니다. 하지만 괜찮은지 어떤지는 여전히 모르겠네요. 뭐, 이러면서 배워가는 거겠죠.
이번 글은 웹소설로 완결지은 세 번째 소설입니다.
[노예병 크로스]는 시험 삼아 처음 써본 글을 얼결에 유료화시킨 터라 이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잖아요? 그때 전 너무 용감했던 거죠.
그 이후 쓴 두 번째 작, [천마 하고 싶은 거 다 해!]는 남에게 소개하기 부끄러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설프게 시장을 이해하고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방향에서 헤매다 졸속 결말로 마무리 지었죠. 염치가 없어 차마 후기조차 못 적겠더군요.
혹시 그 글을 읽으신 독자분들이 계신다면 그때 작가답지 못했던 점, 이 자리를 빌려 정중한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하지만, 두 번째 글 ‘천마’에서 느낀 점도 있습니다.
상품성과 자기만족, 둘 다 글의 연재를 유지하는 원동력이지만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천마’의 경우엔 초반부터 자기만족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오로지 지표만을 보고 이것저것을 흉내 냈지만, 유료지표가 무너지자 제 페이스도 단숨에 무너져버렸죠.
그 이후에 전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습니다. 시장에 먹힐까도 물론 염두에 뒀지만, 가장 중심에 있는 건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인가’였습니다. 이런 부분은 사실 프로답지 않은 마음가짐일지는 모르겠지만, 포기는 못 하겠더군요.
전 계속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고, 결국 이륙하지 못한 몇몇 이야기는 지금도 애착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빛을 볼지는 모르겠네요.
수많은 무료 연재의 무덤 속에서 결국 다시 쓰게 된 게 바로 ‘패스파인더’였습니다.
사실 크로스의 이야기를 완결 낸 후 언젠가는 그 후속 이야기를 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더 나은 상업작가가 된 다음의 일이었죠. 그리 수요 있는 시장이 아님을 알기에, 부족한 이름값으로라도 홍보하고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쓰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는데 그걸 제쳐두고 다른 글을 쓰니, 잘 될 턱이 없었습니다. 결국은 에라 모르겠다, 못 참고 질러버리고 말았죠.
사실 이번의 지표는, 솔직히 말해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제 역량이 무르익었다면 더 나은 글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는 않은 글이 된 것 같아 위안이 됩니다.
부족한 점은 제 역량 부족으로 생긴 일이니 어쩌겠나요, 제가 나아지는 수밖에요.
언젠가 다시 다른 지면에서 뵙게 되겠죠. 그때까지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저와 함께 해주신 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20. 9. 16 글쓴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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