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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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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7.30 16:44
최근연재일 :
2021.07.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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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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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서장-



1592년 음력 5월 7일 새벽-(조선 선조 25년 임진년)



쐐애애애액---!


신기전에서 쏘아올린 화살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하늘로 솟구쳐올랐다.

오른쪽 방향에서 화살이 터진걸로보아, 우척후장(정 6품) 김완이 이끄는 협선에서 왜구들의 함선을 발견하고 신호를 보낸 것이리라.

나는 병사들을 독려했다.


“정신줄 놓지 말고 침착하게 움직여라.(勿令妄動 靜重如山)”


사악- 사악-


내 말에 응답하듯, 판옥선 28척이 옥포 해협을 가르며 조용히 나아갔다.

우리 수군의 숫자는 왜구들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수.

전쟁은 언제 끝날 지 몰랐으므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다.

전면전은 피하고 기습을 가하는 것만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

그래서 적이 우리를 눈치채지 못하게 답답하리만큼 느리게 배를 몰아갔다.


꿀꺽.


혹시라도 소리가 샐까봐, 배에 탄 모두가 마른침만을 삼키며 사방을 주시했다.

어두운 망망대해에서 어디에 있을지 모를 적선의 불빛을 쫓아 눈을 빛내고 있으려니,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전라 좌수영의 병력을 총 동원해 당포 앞바다로 나와서 싸워야 합니다.]


원균이라는 빌어먹을 새끼가 올린 장계(狀啓)다.

듣기로는 저 새끼가 도망치기 위해서 싸우지도 않고 100여척에 달하는 판옥선을 스스로 침몰시켰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빌어먹을 새끼다.


'그런 놈도 우수사(정3품)라니...'


침통한 탄식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제깟놈의 비루한 목숨을 살리고자, 싸우지도 않고 배를 버리고 도망친 것이다.

그것도 제대로 맞붙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적들에게 배를 빼앗기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그랬던 놈이 이제와서 지원군을 요청하고 있었다.


'출전을 해야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전라도의 좌수사인 내가 경상도 해역에 출전하는데는 많은 고민이 따랐다.

자리를 비웠다가 내 관할 구역에 왜적이 침몰하기라도 하면 큰 일이었고, 경상도 해역은 우리 병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바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함께 출전하기로 한 전라 우수사 이억기는 약속한 5월 1일이 되도 오지 않았다.


"영감, 이억기 영감은 오시지 않고 왜적은 점점 서울로 다가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왜구를 물리치지 않는다면, 이대로 조선이 왜적들의 손아귀에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녹도 만호(종4품) 정운의 말이었다.

결국 5월 3일 출전을 결심했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오늘.

마침내 왜구의 흔적을 찾은 것이었다.

이윽고 날이 밝았고 시간은 정오에 도달할 무렵.

마침내 옥포 포구에 정박해 있는 왜구의 함선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수는 대략 50여 척.

나는 서둘러 작전을 지시했다.


"동쪽과 서쪽. 둘로 나뉘여서 적선을 포위하라."


배들은 명령대로 천천히 움직여 적선을 애워쌌다.

적함의 정면에 있던 우리배는 서서히 반원을 그리며 회전했다.

그리고 화포가 정확히 왜구들의 함선을 향한 순간.


“발포하라!”


나는 발포명령을 내렸다.


쾅쾅쾅-!!!


곧장 수십 개의 포대가 불꽃을 토해내며 탄환을 쏘아올렸다.


콰직-!


격중당한 적 함대가 요란한 비명을 지르며 물속으로 잠겨 들어갔다.

모르긴 몰라도 그쪽은 아비규환에 휩싸였을 것이리라.

이렇듯 불시의 기습은 큰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런데.


“적, 적함이닷-!”


뱃머리에서 한 병사가 소리쳤다.


"뭐라?"


아니나 다를까 적의 배 5척이 내가 탄 배로 몰려오고 있었다.

어딘가에 숨어있던 매복선인 모양이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수년간 전란에서 몸을 단련해온 왜구들과의 백병전은 우리에게 너무나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쿵-!


어떻게든 뿌리쳐야 한다는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우리 선채에 적함선 하나가 다가와서 부딪혔다.


“모두 당황하지 마라. 적들이 넘어오기 전에 화살로 쏘아버려라.”


선채에 있던 병사들이 급하게 활시위를 당겼다.

허나 왜구들은 쏟아지는 화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배로 건너오기 위해서 갈고리를 마구 던졌다.


"밧줄을 잘라내라."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갈고리를 잘라냈다.

적들과 부딪혀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아는 것이다.

그런데.


탕- 탕-


왜구들의 조총에서 불꽃이 튀었다.

명중률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화살보다는 뛰어났고 괴상한 소음과 어우러진 그 파괴력은 화살 이상이었다.

갈고리에 묶인 밧줄을 잘라내던 병사들은 그 탄환에 연달아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놈들은 하나 둘 우리 함선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빌어먹을.”


나는 서둘러 활시위를 당겼다.


쐐애애액-


퍽!


막 우리배로 건너온 왜구 하나가 이마 한가운데에 화살을 맞고 꼬꾸라졌다.

그러자 이어서 건너온 왜구들의 시선이 곧장 내게로 향했다.


“흥-!”


나는 연달아 활시위를 당겼다.


퍽-! 퍽-! 퍽-!


순식간에 왜구 세놈의 이마에 화살을 꽂아버렸으나 화살대에 더는 화살이 남아 있지 않았다.

넉넉히 화살대를 채워넣지 않은 불찰이었다.


스르릉-


검을 뽑아들었다.

이제는 백병전말고는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뛰어들기 전 형세를 살펴보니, 우리 군이 많이 불리해 보인다.

확실히 적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배의 앞뒤를 제대로 방비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결전을 치르는 수밖에...


챙-!


왜구 놈의 칼을 쳐내서 자세를 무너뜨린 후, 그대로 깊숙이 놈의 몸을 베었다.

피가 내 얼굴로 뿌려졌지만, 숨돌릴 틈이 없다.

재빨리 몸을 회전해서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놈을 베어들어갔다.


슈칵-


그 놈을 베고 이어서 세 번째 놈이 칼을 들어 올리는게 눈에 들어왔다.

가까스로 칼을 가로로 들어올려서 놈의 공격을 방비한 후에, 앞으로 발을 내딛으며 옆구리를 베었다.


츄아아악-


놈의 옆구리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헉-! 헉-! 빌어먹을..."


48세의 노쇠한 몸인지라 이렇게 몸을 연달아 움직이는 것은 역시나 무리가 따랐다.

허나, 정신을 차리고 병사를 독려해야만 한다.


"검을 든 자들은 앞으로 나서서 적을 막아라. 나머지는 물러서서 화살을..."


탕-


이상하게도 그때.

누군가가 쏜 조총의 폭음이 내 귀에 메아리쳤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총알이 내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 탄환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점차 거대해지는 탄환이 내 가슴을 꿰뚫을 무렵.

나는 의식을 잃었다.


1화


1


"응애- 응애-"


눈을 떴을 때는 다시 아기의 몸이었다.

벌써 여러번 겪는 일이었지만, 죽음 뒤에 곧장 찾아오는 탄생은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대체 언제까지....'


옥포 해전에서의 죽음을 시작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회귀가 있었다.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인지, 나는 계속 같은 시대를 살아야 했다.

회귀 때마다 역사는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빌어먹을 왕이 겁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고, 왜구들이 1592년 조선을 침범하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이순신으로 태어나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한번쯤은 왕으로 태어났어도 좋으련만...'


여러번의 회귀 속에서 왕좌를 차지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왕이 되어서 왜구를 쓸어버리고, 증강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옛 고구려의 땅을 되찾으려는 야망을 품었었다

허나 그런 모반을 일으키려고 하면, 곧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었고, 내 삶은 아기부터 다시 시작됐다.

어떤 생에서는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문관이 되기로 마음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문관 시험을 급제하자마자, 또 다시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었고 내 인생은 아기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운명을 바꿔보려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되었다.

그런 수 많은 시도 끝에, 나는 이 회귀의 삶에 일정한 제약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왕에게 충성하는 무관으로 살아야했고, 왜놈들과의 전쟁에 참여해서 그들을 물리쳐야만 하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어이없게도 그 전쟁에서 내게는 단 한번의 패배도 용납되지 않았다.

만약 패하게 되면 내 인생은 아기부터 다시 시작됐다.


'이름. 이름이 운명을 결정지어 버린 것인가.'


이순신(李舜臣)

고대의 전설적인 왕인 순임금의 신하라는 뜻.

아마도 이 이름 때문에 나는 철저히 왕의 신하로만 살아야하는 운명인 모양이다.


'빌어먹을, 이왕 지을 거 이름에 왕자라도 넣어주지.'


왕족도 아닌 자가 이름에 왕이라는 글자를 넣었다가는 대역죄로 다스려질 것이 뻔했지만, 회귀할 때마다 그런 욕심이 났다.

이번 회귀 직전.

나는 명량에서 싸우다 죽었다.

벌써 몇번이나 여기서 죽음을 맞이한 것인지 모르겠다.

적의 배는 133척, 내가 가진 배는 12척.

10배가 넘는 적과 싸워서 승리하라니.

솔직히 좀 버거운 전투였다.


'그래도 죽기 전 날 적은 일기는 큰 수확이었어.'


나는 사건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 전쟁 중에 항상 일기를 썼다.

신기하게도 일기로 써놓은 일들은 다시 태어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고 덕분에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게 해 주었다.

죽기 전 날 적었던 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명량해전에서의 전투가 복기되기 시작한다.

엄청나게 힘든 싸움이었다.

나도 모르게 미간에 힘이 들어간다.


"허허, 이것보시오. 변씨. 우리 세째가 인상을 쓰고 있다오."

"그러게요. 무슨 안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요?"


나의 부모가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어쨌든 이제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할 시간이다.

제약이 있는 삶이었지만, 매번 똑같은 인생은 아니었다.

하늘이 정해놓은 굵직굵직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많은 것이 바뀌는 삶이었다.

이번 삶은 어떻게 살아볼까?

이번에는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건 괜한 기분탓일까.

잠이 온다.

아직 아기의 몸인 탓이다.


2


운이 좋게도 이번 생은 한성에서 시작했다.

손 위의 두 형을 관직에 진출시키고야 말겠다는 부모의 마음 덕분이다.

수도에서 삶을 시작한다는 것은 분명 큰 이점이 있다.

명문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특출난 인재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위의 두 형이 관직에 진출이라도 한다면 내 앞길이 탄탄대로를 달릴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문관이 될 수는 없는 운명.

문관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를 적당히 맞춰주면서 무관이 될 준비를 해야했다.

서당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를 하는 척 했지만, 뒤로는 동년배와 손아래의 아이들을 이끌려고 노력했다.

지휘관이 되기 위한 연습인 것이다.

그 결과, 몇몇 아이들이 나를 따르기 시작했다.


"순신아..."

"뭐야, 너희들 얼굴이 왜 그래?"


나를 따르는 아이들 네 명이 눈물을 훌쩍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모양인지 얼굴이 씨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송감용 형님 패거리가..."


사건의 발달은 단순했다.

평소부터 우리 무리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송감용 패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 패거리로 들어오라고 권했으나, 거부하자 우리 아이들을 때린 것이었다.


"이 놈들이..."


이상하게도 요즘 송감용 패거리가 심심찮게 시비를 걸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내가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자, 한 녀석이 와서 말렸다.

우리 패거리의 부관같은 녀석 권동우다.


"결판을 내야지."

"결판? 너 감용이 형이 누군지 몰라서 그래?"


송감용.

녀석은 서당에 다니는 녀석들 중 가장 덩치가 컸고, 힘도 셌다.

그래서 녀석을 따르는 녀석들이 많았고, 패거리의 수도 가장 많았다.

한마디로 이 동네의 대장 같은 녀석이었다.


"알아."

"그런데 어쩌려고?"

"친구들이 당했는데, 사과를 받아내야지."


당연하다는 듯 말을 마치고, 걸음을 옮겼다.

내 뒤로 8명의 아이들이 따랐다.

우리 무리의 전부이다.

같이 가봐야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의리를 지키는 모습이 기특했다.


3


"겨우 네까짓 놈이 나랑 해보겠다고? 머리에 피도 안마른게?"


아이들이 주위를 가득 에워싼 가운데,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어보이는 송감용이 말했다.

나이도 나보다 세살이나 더 많은 15세다.

아무리 회귀했다지만, 지금은 힘으로 당해낼 수가 없는 건 확실하다.


"흥, 네 놈이 내 친구들을 건드렸으니, 가만이 있을 수가 있겠어? "

"뭐라고? 놈? 놈이라고 했냐? 이 쥐방울 만한 놈이?"


송감용이 당장이라도 머리를 쥐어박으려고 달려들었다.

저 놈과 힘겨루기를 해서는 곤란하다.

나는 몸을 피하면서 슬쩍 다리를 걸었다.


쿵-


다리에 걸려 몇발작 걸음을 헛디디다가 넘어진 송감용의 눈에 불똥이 튄다.


"이 쥐새끼같은 놈이!"


아직 어린 놈인지라 도발하는 말이 한정적이다.

나는 피식 웃었다.


"흥, 삐쩍 마른 멸치똥 같은 놈이 말만 많구나. 나이가 많다고 함부로 나대다가는 분명 피똥을 싸게 될 거야."


송감용의 얼굴이 붉그락 푸르락 해지면서 달려든다.

도발에 이렇게 쉽게 평정심을 잃다니, 승기가 보인다.


빡-!


녀석의 주먹을 계속해서 피할 수 있을 만큼 아직 단련이 되지 않은 몸이다.

그래서 녀석이 주먹을 내뻗으면, 머리로 받아버릴려고 마음 먹었다.


"아악-"


물렁한 곳을 노리고 들어온 주먹을 머리로 받았다.

그것도 타격점보다 앞서서 들이밀었기에 꽤나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운이 나쁘면 손가락이 부러졌을 지도 모르고....

물론 내 머리도 눈물이 찔끔 흘러나올 만큼 아팠다.

그것을 꾹 눌러 참아야한다.

그래야 상대를 몰아세울 수 있다.


"어떠냐? 피똥쌀만큼 아프지?"


나는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이 새끼가...!"


고통에 손을 부여잡고 있던 송감용.


"가만 안둔다."


그가 다시 한번 달려든다.

저 손을 쓸 수 없으니, 이번 공격은 아마도 발길질이 확실하다.

송감용은 오른손 잡이이니, 아마도 오른발을 쓸 것이다.

놈이 발을 땅에서 떼는 순간, 나는 놈의 오른쪽으로 몸을 피했다.

휘두른 발이 허공을 가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

나는 자세를 낮추고 축이 된 놈의 왼발을 걸었다.

이미 균형을 잃은 자세에서 다리까지 걸어버리니, 놈은 더이상 서있을 수가 없었다.


쿠당-


이번에는 틈을 주지 않았다.

그대로 달려들어 송감용의 배 위에 올라탔다.


"항복해라."


괜히 어린애를 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꼴에 자존심은 있는 것인지, 송감용의 눈빛은 항복이 아니었다.

저항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는 없었기에...


퍽! 퍽! 퍽!


주먹을 마구 뻗어서 놈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코피가 흐르는 몰골.

어린아이들의 싸움은 그걸로 끝이다.


"흥, 어서 내 친구들에게 사과해!"


나는 일어나서 의기양양하게 요구했다.

싸움에서 진 송감용도 사과를 받게 된 아이들도 예상밖의 결과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터.

때문에 주변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어서!"


나는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사실 이 사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송감용을 이겼다는 것.

아이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군림하고 있던 송감용을 이겼으니, 이제 대장은 내 차지라는 것.

그것이 중요했다.


"미, 미안...하다....흑..."


뭐가 그리도 억울한지 송감용은 눈물을 흘렸다.

예상하지 못한 사과를 받게 된 아이들은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마무리를 지어야 하나보다.


"좋아, 오늘은 이쯤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멸치 똥의 패거리들은 잘 들어라. 내가 너희 대장을 이겼으니, 너희들은 이제부터 우리 패거리에 들어와야한다. 불만 있는 사람은 없겠지?"


예상밖의 말이었는지, 송감용의 패거리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보다 나이가 어린 내 밑으로는 들어오기 싫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와 동갑내기 이거나 어린 아이들은 내 밑으로 들어올 터.

이제 양측의 숫자는 거의 비슷해 질 것이다.

나는 결정타를 먹이기로 했다.


"우리 무리에 들어오지 않는 녀석들은 보름 후에 우리와 전쟁을 치룰 것이니 그리 알아라."


이것은 나름의 선전포고 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예전에 시놉 써놓았던 글을 연재해볼까 합니다.

한달간 열씸히 써서 베스트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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