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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드 님의 서재입니다.

개통령으로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에아드
그림/삽화
까미클잭슨
작품등록일 :
2020.05.18 23:49
최근연재일 :
2021.05.08 22: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41,965
추천수 :
1,178
글자수 :
334,110

작성
20.07.23 23:52
조회
704
추천
23
글자
17쪽

바쁘다 바빠 (1)

DUMMY

“뭐예요 정말!”


자동차를 운전하는 내내 뒷자리에서 찡찡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물론 럭키였다.


“나 인간처럼 움직였던거 완전 쩔었지! 또 보고 싶지?!”


흥분한 럭키가 다다다다 침을 튀기면서 하는 말에 나와 깜이와 베아트리체는 속으로 대답했다.


‘아니.......’


하지만 굳이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혼자 실망하다가 흥분하기를 반복하던 럭키가 카시트에 털썩 앉았다.



다음 날, 개의 모습으로 돌아간 럭키는 눈을 뜨자마자 실망한 눈치를 감추지 못했다.

두 발로 일어서려던 럭키는 금방 우당탕 옆으로 넘어지더니, 계속 뾰로통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나름 위로를 해주던 깜이와 베아트리체는 불평이 길어지자 모르는 척하고 자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깜이 저놈은 베아트리체랑 같이 놀더니 연기를 좀 배웠나보다.

불리한 일이 있으면 자는 척하는 모습을 은근히 보였다.


“반드시 마법의 가루가 나오는 원천을 찾아야돼요!”

“무슨 수로 찾게.”

“바로 나, 개의 후각이죠!”


잘난척을 하던 럭키는 금새 시무룩해져서는 또다시 카시트에 털썩 앉았다.


“하긴, 이 이상 욕심을 부리면 안 되죠. 제가 실험실에서 살아난 것 자체가 커다란 기적이었으니까요. 목숨을 부지했다는 기적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예요.”


뭐냐 쟤 듣는 사람 짠하게.

나는 묵묵히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낮추었다.

점점 보호소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시식용으로 만든 간식을 들고 우리는 보호소로 가는 길이었다.

트렁크에는 대략 100마리 정도 되는 개들을 위한 간식이 꽉 채워져 있었다.

모두 나와 럭키가 둘이서 밤새 수다를 떠는 동안에 만든 것이었다.


자동차 길은 점점 좁아지고, 이윽고 저 멀리 보호소가 보였다.

사기꾼 이은영을 감옥에 쳐 넣느라 경찰서에 왔다갔다 하던 중, 이 보호소에 대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소문으로 보호소는 옛날부터 운영했던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아주 많은 할머니였다고 하는데, 결국 사기꾼 이은영이 그 할머니를 등쳐먹고 헐값에 인수받은 게 이 보호소라고 한다.

하여간 이은영은 여러 가지로 죄가 많은 인물이다.

나 개인이 누군가의 죄질을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나중에 개똥을 먹는 지옥에 떨어질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크으. 오랜만이군.”


보호소를 발견한 럭키가 감개무량하다는 듯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래 봐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인데 굉장히 오랜만인 것처럼 말한다.

평균수명이 훨씬 짧은 개들에게는 일주일이라는 날짜가 오랜 시간일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 개들이 하루라도 더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기분 좋게 눈을 지그시 감던 럭키가 갑자기 인상을 팍 쓰더니 코를 킁킁거렸다.


“피비린내가 나는데?”

“그래?”

“아주 진해요. 소독약 냄새도 나고....... 기분이 좋지 않은데요.”


럭키가 내게 하는 말을 듣고 깜이와 베아트리체도 코를 킁킁거렸다.

베아트리체가 콧잔등을 찌푸렸다.


“우욱. 온갖 역겨운 냄새가 뒤섞였어.”

“쇠 냄새가 난다.”


깜이 역시 표정이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나는 서둘러서 보호소를 향해 뛰어 들어갔다.


공터에는 낯익은 자동차가 주차돼있었다.

천막 안에서 소리 없이 나오던 남자를 본 나는 숨을 들이켰다. 피 묻은 라텍스 장갑을 낀 남자가 나를 천천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소장님 오셨군요.”

“원장님.”


강지철 수의사였다.

방금 치료를 끝냈는지 피가 묻은 라텍스 장갑을 벗어 던지고 있었다.

어휴, 깜짝 놀랐잖아.

저 선생님은 멀끔하게 생겨서는 저렇게 어둠의 자식 같은 연출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딱히 성격이 음침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유쾌하다면 유쾌한 사람이었다.

오래된 부채가 가끔 원장님을 수심에 잠기게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저런 양심있고 착한 사람은 미친 듯이 밀려오는 매상으로 혼쭐을 내줘야 하는데.


나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본 강지철이 말했다.


“방금 개들의 중성화 수술을 끝냈습니다.”

“아. 그게 오늘이었나요?”


바빠서 영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머쓱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였다. 오늘이었구나.

녀석들 괜찮을까.


“수술은 아주 잘 됐어요. 이녀석들 굉장히 얌전하더군요.”


그거야 사고방식이 깊은 산 속에서 수련 중인 도인 같은 놈들이거든요.

나는 치료가 끝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큰 수술을 마친 개들은 푹 잠든 상태였다.


“고생하셨어요.”

“제가 할 일이죠. 그나저나 급한 일은 마치신 건가요?”

“여기 결과물이 있습니다.”


나는 장바구니에 담긴 간식 꾸러미를 들어 보였다.

강지철은 단번에 알아봤다.


“멍멍이들 간식이네요.”

“만들어봤어요.”


지금 내 계획을 말해도 될까?

괜히 찾아온 수줍음에 조금 머뭇거리다가 시원하게 밝혔다.

보호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알아두는게 좋을 것이다.


“보호소 공터가 넓으니까 간식 공장을 세워볼까 하거든요.”

“오호라. 간식 공장이요?”

“네. 좀더 양질의 간식을 만들 수 없을까 하고요.”


강지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멋진 아이디어에요.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간식을 빤히 보던 강지철이 입을 열었다.


“먹어봐도 되나요?”


뭐라고요?


“아니 그걸 어떻게 먹어?”


아이고.

너무 황당한 나머지 속마음이랑 하려던 말이랑 반대로 나왔다.

내 말을 듣고 하하하 시원하게 웃은 강지철이 말했다.


“뭐 어때요. 사람이 먹을 수 있으면 멍멍이들한테도 안전한 간식이에요. 후배중에서는 안주로 개 간식을 즐겨 먹는 수의사도 있는데요.”

“.......”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다.

내 머릿속으로는 점잖은 수의사 선생들이 개간식을 쩍쩍 뜯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준비해온 간식들을 하나씩 주면서 설명했다.


“괜찮으려나? 둘 다 삶은 소 힘줄 베이스에요. 하나는 고구마를 감았고, 다른 건 말린 쇠고기를 감았어요.”


냄새를 킁킁 맡은 강지철이 탄성을 내뱉었다.


“맛있는 냄새!”


강지철의 목울대에 침이 꿀꺽 넘어갔다. 맙소사.

도저히 못 보겠어.

내가 만들었지만 개 간식을 먹는다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실눈을 뜨고 강지철을 쳐다보았다.


내 쪽에서는 표정 관리를 하는 것과 다르게, 강지철은 누가 보든 아랑곳하지 않고 정말로 간식을 맛있게 먹었다.

개 간식을 이렇게 잘 먹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혹시 이 사람도 강아지 강씨 아니야?


“소장님도 드셔보세요. 맛을 알아야 판매도 하죠.”

“아. 네.......”


으에읽 내가 왜.......

마지못해 강지철이 권한 꼬구돌돌이를 하나 들고 먹어봤다.


“오?”


맛있네?

걱정했던 것처럼 비릿한 맛이 나지 않았다.

달콤한 고구마맛이 내 식욕을 자극했다.

무슨 요술을 부린 건지 하나로는 아쉬울 정도로 감칠맛이 난다.

이 정도면 사람 간식으로 판매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수준이었다.


“맛있죠?”

“네!”


개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얼른 간식들을 챙겼다.


“그럼 저 간식 좀 나눠주고 올게요.”


그렇게 시식회가 벌어졌다.

맛있는 간식이 준비된 보호소는 파티 분위기였다.


“줄을 서라구! 씹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노견들 먼저 줄게!”


배식은 깜이와 베아트리체 그리고 럭키가 도왔다.

시식을 마친 개들의 감상평을 기록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었다.

개들의 의견은 제품 개발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간식을 많이 먹으면 췌장염에 걸리는데 그게 좀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

아예 족발을 푹푹 삶아서 식혀 진공포장을 하면 어떨까 궁리했다.


기록을 끝내고는 사무실에 들어가서 커피포트에 물을 받았다.

집에서 가져온 커피포트에 지하수가 쫄쫄쫄 떨어졌다.

나는 싱크대에 연결한 지하수 수도꼭지를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보호소에 끌어다 쓸 수 있는 지하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연결한 수도꼭지였다.

지하수는 전기세만 조금 들 뿐이지, 많이 써도 수도세가 들지 않아서 이런 보호소를 운영 하는데 적합했다.

언제 자금이 바닥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절약할 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감사할 노릇이었다.


믹스커피 한 잔을 호록 마시면서 보호소와 관련된 업무를 기록하는 노트를 열었다.

보호소를 관리하면서 시작된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매일 같은 나의 하루는 저장할 가치도 없는 낙엽처럼 느껴졌다.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게 된 지금은 순간순간이 정말 소중하다.

정말 나는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돼가고 있었다.


“형아 뭐해?”


사무실 문가에서 깜이가 머리를 불쑥 내밀었다.

나는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은 채 깜이의 두 눈을 쳐다보았다.

내 삶에 빛을 내려준 고마운 깜이.

인생은 고난이 아닌 흥미로운 도전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모두 깜이 덕분이다.


“이자식 이리와.”


껴안고 마구 머리를 쓰다듬자 깜이가 깨무는 시늉을 하면서 앞발로 내 손을 밀었다.


“왜 이래, 술 마시고 들어와서 먼저 자는 애들 깨우는 가장처럼.”

“야....... 너.......”


내 감동 물어내! 당장 깜이의 목덜미에 장난치듯이 헤드락을 걸었다.

깜이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듯이 나에게 강력히 저항했다.

장난스럽게 둘이 치고 받고 하면서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강지철은 그새 어디에 갔는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퇴근하라고 말해야 하는데 또 어디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일 중독자 강지철을 찾아서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볼 때였다.


“아빠! 청소 끝냈어요!”


발랄한 목소리와 함께 머리를 깨끗하게 하나로 묶은 여자애가 천막 안에서 모습을 쏙 드러냈다.

척 봐도 대학생인 여자애는 하얀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아빠? 딸인가?

다른 사람이 온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 조금 당황한 내가 그녀를 멀뚱멀뚱 보자 여학생이 얼른 허리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강은수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한재민입니다.”


먼저 유쾌하게 소개를 하는 은수에게 나도 엉겁결에 내 이름을 소개했다.

강은수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눈이 보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초롱초롱 맑은 눈이었다.

그러고보니 누구를 많이 닮았다.

강은수....... 가만히 있자. 강씨라고?


“강지철 원장님의 친딸이자 일일조수입니다! 그래봐야 청소랑 시다바리 뿐이지만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은수는 청순하게 웃었다.


“유후.”


옆에서 휘이익 휘파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깜이 그리고 언제 왔는지 모를 베아트리체와 럭키가 이쪽을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이욜~. 예쁜데?”

“첫 만남인데 레이디에게 악수를 청해야죠!”


깜이가 놀리는 말에 베아트리체가 옆에서 더욱 부추겼다. 이자식들 실실 웃고 있는 거 봐라.

럭키는 천진난만하게 꼬리를 흔들었다.


“저도 중성화가 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운명적인 사랑을 경험했을 텐데요.”


조용히 해 이것들아...!

뭐라 대놓고 말을 할 수도 없어서 흠 헛기침만 했다.

급 어색해진 기분에 내 소개를 이어갔다.


“저는 여기 보호소 소장입니다.”

“네, 아빠에게 들었어요! 저 많은 강아지들을 책임지신다니 정말 멋져요. 저는 아빠 따라서 수의학과에 들어온 학생이에요.”


은수의 순수하고도 자신감 가득한 눈이 나를 올곧게 쳐다보았다.

20대의 나는 스스로가 참으로 작은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이 여자애의 자신감은 멋지다.

내가 악수를 청하자 은수가 씨익 웃으면서 악수를 받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뵙게 돼서 반가워요. 아빠가 소장님 얘기 많이 하셨어요. 동물을 정말 아끼는 사람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강원장님이 사람의 기를 읽는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이다.

도인도 아니고, 농담이겠지.


“아버지께서 강원장님이니, 따님도 보호소 활동이 처음이 아니시겠어요.”

“그럼요. 어릴 때 아빠 따라서 자주 다녔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면허가 없으니 심부름 같은 보조만 하는 신세지만...... 이제 본과 4학년이니까 국시 합격하고 수의사 되면 저도 본격적으로 의료활동을 할 거예요!”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 은수는 개구쟁이처럼 혀를 쏙 내밀었다.


“국시만 붙어봐요. 제가 보호소 동물들 다 돌봐줄 거예요!”


그때 강지철이 고깔을 뒤집어쓴 개를 안고 나타났다. 피부과 치료를 했는지 개의 표정이 한결 후련해보였다.

은수는 내 눈을 보면서 비밀스럽게 속삭였다.

참 사람 눈을 똑바로 잘 보는 애다.


“아빠한테는 비밀이에요. 저를 무조건 수의대 교수로 만들겠다는 분이시거든요.”


그렇게 제멋대로 비밀을 떠안긴 은수가 맑은 목소리로 아빠! 부르면서 강지철에게 달려갔다.

강지철에게 개를 건네 받아 안아 드는 은수를 보며 훈훈한 가족을 감상하는데 전화기가 다급하게 울렸다.

바로 요리조리반점에서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울음 섞인 알바생 여자애의 절규가 들렸다.


「매니저님. 오늘 안 오세요?」

“왜.”

「소은언니 오늘 빵꾸 냈어요.」

“뭐? .......아 이 자식 결국엔.”


수화기 너머로 알바생이 징징거리면서 하는 소리에 맥이 탁 풀렸다.

들어올 때부터 말썽을 피웠던 알바생이 말도 없이 안 나온 것이었다.

미쳤다 정말. 하여간 그런 놈들은 처음부터 싹이 보인다.

나이도 제일 많은 놈이 철딱서니가 없다.


“바빠?”

「장난 아니에요. 오늘 알렉 팬클럽 성지순례 날이잖아요.」


알렉이 우리 집에 다녀간 이후로, 요리조리반점은 팬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일회성 방문이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알렉이 SNS에서 한번 더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아주 커다란 한방이라 알렉의 팬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그리운 고추짬뽕. 조만간 한 번 더 가야지.

#요리조리반점」


이 포스팅 이후로 알렉의 팬들은 요리조리반점을 성지순례 장소로 정하고 매달 정해진 날짜에 방문을 하게 됐다.

성지순례라고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알렉이 직접 방문해서 맛있게 먹은 음식점이며, 두 번째는 알렉이 SNS에 등장 예고를 한 이상 언제 여기에 다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 아 이런. 오늘 17일이구나.”


홀이 얼마나 바쁠지는 안 봐도 눈에 훤했다.

표정이 수시로 바뀌는 나를 보고 개들이 눈치를 봤다.

쟤들이 눈치 볼 일은 아닌데, 개들 천성이 워낙 착하고 제 가족을 아껴서 그러는 거다.


“알겠어. 하던 일 끝내고 바로 갈게.”

「기다릴게요.」


간곡하게 부탁하는 알바생을 뒤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내 눈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의 개들이 보였다.

깜이가 생각에 잠겼는지 꼬리를 느리게 흔들었다. 베아트리체와 럭키는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래?”

“가게 좀 가봐야 할 것같아. 알바생 하나가 빵꾸를 냈대.”

“마법의 약이 있었더라면 우리가 서빙을 봤을 텐데요!”


이때다 싶어서 럭키가 왕왕 짖었다.

두 발로 서는 개들이 서빙을 하는 가게라면, 손님 대신에 방송국 사람들로 가득하지 않을까.

같이 따라가고 싶어서 맹렬히 꼬리를 흔드는 개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밥이며 간식이며 끼니를 채울 음식을 챙겨주었다.

나는 셋 중에서 대장을 하고 있는 깜이에게 알렸다.


“애들이랑 놀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텔레파시를 보낼게.”

“그래, 내가 꼭 받아야 할 텐데 말이다.”


대충 대꾸하면서 뽀득뽀득 씻은 물그릇에 생수를 쏟으려고 보니까 아차, 새로 사둔 게 없다.

순간 싱크대에 설치한 지하수에 시선이 갔다. 지하수라고 하지만 무척 깨끗해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었다.

지금까지 개들에게는 생수를 주고, 나는 지하수를 마시고 있었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너희도 지하수 마셔볼래?”

“무슨 맛이 나는데?”

“똑같은 물이야. 생수보다 이게 더 신선할 거야.”


개들이 각자의 물그릇 앞으로 몰려와 고개를 숙이고 물을 짭짭 마셨다.

깜이가 입맛을 다셨다.


“기분 탓인가? 이 물이 더 맛있는데?”

“나두!”

“입에 착 감기는데요?”


베아트리체와 럭키도 뒤이어서 한 마디씩 감상평을 보탰다.

먹는 물이 다 똑같지 무슨 맛이 나겠냐.

신발 안에 발을 구겨 넣으면서 재차 당부를 했다.


“위험하니까 괜히 보호소 밖으로 쏘다니지 말고. 응아할 때 빼놓고는 안에서만 놀아.”

“밖에서 놀고 방안에다 응아를 하는 건 어떨까.”


깜이가 하는 말을 못들은 척하고 문을 닫았다.

문 안쪽에서 깜이가 ‘치사한 한재민!’이라고 소리지르는 게 들렸다. 뭐 임마.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바쁘게 중국집으로 향했다.




그 뒤에 연달아 일어난 일들은 도저히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까미클잭슨입니다.

먼저 너무 늦어진 연재에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연중을 고민하다가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쓸 수 있을 때까지 해보려고 합니다.


소설의 제목이 변경됩니다.

새로운 제목은『개통령으로 인생역전!』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71 군만두장인
    작성일
    20.07.24 02:17
    No. 1

    크흐~드디어 오셨군요!! 잘보고 있다가 너무 자연스럽게 사라지셔서 기분이 좀 꿀꿀했었는데 정말 다행이도 다시 와주셨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에아드
    작성일
    20.07.28 07:03
    No. 2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써주신 덕분에 힘이 됐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주니오
    작성일
    20.07.24 06:07
    No. 3

    쉬엄쉬엄 쓰셔도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에아드
    작성일
    20.07.28 07:04
    No. 4

    감사합니다... 현재 목표는 늦어도 일주일에 세 편 올리기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뭬얔
    작성일
    20.07.24 06:52
    No. 5

    제발 연중만은 말아주세요. 천천히라도 완결의 미를 보여주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에아드
    작성일
    20.07.28 07:05
    No. 6

    뭬얔님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힘이 되고 있습니다. 몇 편으로 완결이 될지 모르겠으나 그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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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새우개 (2) 20.08.28 422 16 14쪽
43 새우개 (1) +2 20.08.16 499 16 14쪽
42 정가분의 비밀 +2 20.08.15 600 14 19쪽
41 바쁘다 바빠 (5) +3 20.08.04 537 22 17쪽
40 바쁘다 바빠 (4) +6 20.08.01 606 21 16쪽
39 바쁘다 바빠 (3) +3 20.07.30 572 23 15쪽
38 바쁘다 바빠 (2) +2 20.07.28 678 22 19쪽
» 바쁘다 바빠 (1) +6 20.07.23 705 23 17쪽
36 번외편 : How Are You? +2 20.07.03 675 17 10쪽
35 나는 보호소의 대장님 (5) +2 20.07.01 797 23 11쪽
34 나는 보호소의 대장님 (4) +3 20.06.29 742 25 13쪽
33 나는 보호소의 대장님 (3) +2 20.06.24 760 26 10쪽
32 나는 보호소의 대장님 (2) +1 20.06.22 778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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