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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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눈을 감아도 부모님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잊어서는 안 되는데....
매일 같이 떠올리면 잊지 않을 줄 알았다. 그래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매일 같이 생각했건만 어느새 부모님의 얼굴이 오래된 그림처럼 점점 희미해져 간다.
아버지는 점잖은 분이셨다. 무공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았으나 늘 올곧게 살려고 노력하셨고,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협객이셨다.
어머니는 인정 많고 눈물도 많았으며, 늘 온화한 미소를 띤 분이셨다. 어머니가 웃으시면 여름철 활짝 핀 해당화가 떠올랐다. 천생 여자셨던, 참 고왔던 어머니.
하지만 폭우가 휘몰아치던 어느 날 밤, 두 분은 어린 나만 혼자 두고서 나란히 이생을 하직하셨다. 애타게 나를 바라보던 어머니의 그 슬픈 눈빛은 아직도 내 가슴에 깨진 유리 조각처럼 박혀 있다.
부모님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은 눈 옆에 길게 찢어진 흉터가 있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그 사람에게 더러운 마교 놈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더러운 마교 놈.
한번 본 그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매일 같이 떠올렸다. 그래야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 테니.
그래서일까.
원수의 얼굴은 떠오르는데 부모님의 얼굴은 자꾸만 희미해져 간다.
- 작가의말
연재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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