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풍뢰의사신 님의 서재입니다.

마 왕이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7.07.09 01:45
최근연재일 :
2017.07.09 11:35
연재수 :
2 회
조회수 :
316
추천수 :
2
글자수 :
6,362

작성
17.07.09 01:47
조회
201
추천
1
글자
6쪽

프롤로그

DUMMY

우리 집의 아침은 바쁘다.

우선은 7시 반에 세팅해 놓은 자명종 시계를 끄고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게 조심하며 잠자리를 빠져 나온다.

그리고 어제 미리 준비해뒀던 재료로 간단하게 아침을 차리고 있으면 음식의 냄새에 우리집 먹보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암... 마왕님 안녕히 주무셨어요오...”

잠이 덜 깬 얼굴로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레아가 부엌에 얼굴을 내밀었다. 자는 동안 마법이 풀렸는지 머리색이 분홍색으로 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처음 봤을 때는 위화감이 장난 아니었는데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건지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참 무서운 거구나.

“안녕. 잘 잤어?”

“네헤에...”

반쯤 눈이 감긴 채로 부엌에서 나는 냄새를 쫓아 코를 킁킁대는 모습이 강아지를 연상시켰다. 저런 얼빠진 모습을 보면 먹을 것에 낚여서 모르는 사람을 따라간다거나 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뭐, 평소엔 착신한 아이니까 그럴 리가 없나.

......정말로 괜찮겠지?

“세린이랑 네린이도 깨워서 세수하고 오렴.”

“네에.”

프라이팬을 흔들며 말하자 레아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러 갔다. 꺼져 있던 거실에 불이 켜지고 잠들어 있던 집에 활기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려 왔다.

아이들이 씻으러 간 사이에 완성된 볶음밥과 국을 식탁 대신 사용하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다른 밑반찬들을 곁들이면 아침 식사 준비는 이걸로 끝.

아침부터 기름 진 볶음밥은 좀 아닌 것 같지만 식욕 왕성한 아이들이 좋아하니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준비를 마치고 먼저 앉아서 텔레비전을 켰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날씨정돈 쉽게 알 수 있지만 구태여 오늘의 날씨를 보려고 뉴스 채널을 틀었다.

아침 식사를 하며 오늘의 날씨를 보는 것이 좋은 것이다. 기상 캐스터분의 상쾌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고.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맑을 것 같다. 빨래가 잘 마를 것 같은 날은 어째선 지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야.

느긋하게 흘러가는 뉴스를 보고 있자니 씻으러 갔던 아이들이 거실로 돌아왔다.

“마왕님 안녕!” “안녕!”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린 세린이와 네린이가 손을 번쩍 들며 기운차게 인사했다.

“안녕. 잘 잤어?”

““네!””

이른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 두 아이는 방긋방긋 웃으며 활발하게 대답했다. 보고 있는 나까지 기운이 나는 것 같아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럼 늦기 전에 아침부터 먹자.”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세린이와 네린이는 꺄꺄 거리며 내 양 옆에 앉았다. 그리 크지 않은 테이블이라 이렇게 옆에 앉으면 불편할 만도 하건만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렇다면 나만 불평을 말하는 것도 멋없는 짓이리라. 다소의 불편은 감수하도록 해야지.

다른 곳에 놔뒀던 볶음밥 두 그릇을 옮겨서 세린이와 네린이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 놈들! 마왕님한테 너무 어리광 부리면 안 돼!”

엄한 목소리로 두 사람에게 말하는 레아는 평소의 똑 부러진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머리도 마법으로 다시 물들여서 검은색이 돼있었다.

단지 눈만은 아침 식사에 그대로 고정되어 있어서 무서워 보이기는커녕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난 괜찮으니까 얼른 먹으렴.”

“잘 먹겠습니닷!”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레아가 숟가락으로 볶음밥을 잔뜩 떠서 입에 욱여넣었다. 먹어도 된다는 주인의 말을 들은 강아지 같았다.

““잘 먹게씀미다.””

레아에 이어 세린이와 네린이도 숟가락을 쥐고 볶음밥을 먹기 시작했다. 혼자가 아닌 아침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신선한 감각을 곱씹을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 바쁘게 시간이 지나감을 느낀다. 나쁘지 않아.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식기를 치우는 동안 아이들은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바쁜 아침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마왕님. 네린이 양말이 없어.”

“마왕님 마왕님! 세린이 머리 묶어줘!”

“잠깐만 기다려.”

설거지 거리를 싱크대에 넣어두고 달라붙어 오는 세린이와 네린이를 달래며 준비를 서둘렀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서 갔다 와.”

“잘 다녀 와!” “다녀 와!”

교복으로 갈아입은 레아가 우리들의 배웅을 받으며 먼저 현관을 나섰다.

한 명분 소란스러움이 빠진 집 안에서 빠르게 설거지를 끝내고 대충 세수를 했다. 그리고는 텔레비전을 보며 기다리고 있던 세린이와 네린이를 데리고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

“으응... 마왕님. 이제 나가는 거야?”

그 때 닫혀져 있던 방문이 열리며 뒤늦게 일어난 루미나가 얼굴을 내밀었다. 평소라면 더 늦게 일어날 텐데 웬일인지 오늘은 기상이 빨랐다.

“응.”

“오늘도 아르바이트?”

“어어. 오늘은 세 군데 밖에 안 되니 저녁 전엔 들어올 것 같아. 세린이랑 네린이도 나중에 내가 마중 갈 테니까.”

“흐응... 돈이라면 내가 얼마든지 벌어줄 수 있는데... 저기 마왕님. 아르바이트 같은 거 가지 말고 나랑 놀지 않을래?”

요염하게 몸을 비틀며 말하는 루미나에게서 슬쩍 시선을 피했다. 얇은 옷차림이라 여러 부분이 어른스러운 루미나를 직시하기가 어려웠다.

“아하하... 아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루미나는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래... 아쉽네. 언제든지 생각이 바뀌면 말해줘 마왕님.”

말을 마치며 윙크를 하는 루미나에게 나는 어색한 웃음 밖에 지어줄 수 없었다.

비록 인간이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여성에게 호의를 받았던 적이 없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빨리 가자 마왕님.”

“늦어 버리겠어.”

현관에 우두커니 서있던 내 손을 잡아당기며 세린이와 네린이가 재촉했다. 아직 시간에 여유는 있었지만 늦장부릴 필요는 없지.

“잘 다녀와요~”

장난스럽게 손키스를 날리며 배웅하는 루미나를 뒤로하고 우리는 집을 나섰다.

아침의 향기를 머금은 산뜻한 바람과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오늘 하루를 축복하듯 우리를 맞이해 줬다. 분명 오늘도 좋은 날이 되겠지.

내 이름은 마 왕. 평범한 20대 인간 남성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 왕이 살아가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 1화 17.07.09 115 1 8쪽
» 프롤로그 17.07.09 202 1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