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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교화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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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작품등록일 :
2024.08.05 11:52
최근연재일 :
2024.09.11 21:4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502
추천수 :
102
글자수 :
180,739

작성
24.08.05 11:54
조회
161
추천
6
글자
12쪽

부관 릴리안

DUMMY

 「이 퀘스트를 클리어한 플레이어는, 퀘스트 종료 시점에 누적된 KP(Kill Point 처치 점수)를 현금으로 환산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환산 비율 : 1 포인트당 1 만원.

 또한, 이 퀘스트 한정 보상으로 신화 등급 아이템을 5개 획득할 수 있습니다!」


 “1골드당 1만원? 게다가 종료시 소지 점수가 아니라 벌어들인 점수 누적으로 계산한다고? 대바아아아악! 거기다가 신화 등급 아이템? 무려 5개?”


 게임내 최고 등급 아이템. <아이템 걸베이>에 팔면 큰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다.

 너무도 솔깃한 이벤트. 하지만 호영은 그간의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혹하는 일에는 늘 혹이 따라오는 법.


 “이 게임 회사가 미치지 않은 이상에야 돈을 퍼줄 리가 있나. 어디에 함정 조건이 있겠지. 상세 페이지 안 보보면 흑우되는겨.”


 비록 고졸에다 웹소설 이외의 책과는 내외하는 사이지만, 계약서를 볼 때는 늘 꼼꼼히 체크하는 호영.


「유의 사항

 - 본 퀘스트는 하드코어 모드가 적용됩니다. 패배시 재도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 포인트 환전금에 대한 제세공과금은 수령자가 부담합니다.

 - 본 퀘스트는 1인 1계정으로만 참여 가능하며, 대리 계정 이용, 해킹,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등 부정행위를 하였을 경우 보상이 몰수됩니다. 부정행위를 발견한 수호자 님께서는 적극 신고 부탁드립니다. 소정의 보상을 드립니다.」


 “엥? 이게 끝이라고?”


 상당히 상식적인 조건들이었다. 물론 ‘죽으면 끝’인 하드코어 모드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보상이 보상인만큼 납득할 수 있었다.


  액정이 뚫어져라 상세 안내문을 읽었지만 함정이라 할만한 건 발견하지 못 했다.


 “이러면 완전 개 혜자잖아? 신규 유저 유입하려고 만든 이벤트인가? 확실히 화제성은 쩔겠네.”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해보니 과연, 이 <아우포킬립스 영지 디펜스>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돼있다.


 [나리나리] : 이거 않하는 놈이 볍씨 아님? 50+@짜리 스테이지니까 채소 10억 버는거임

 [블블베리] : 계정파실분 9함미다

 [치요치요] : 위에놈 신고해서 포상금받자. 신고하면 보상준댔음

 [망치단장] : 웬지 참가버튼 누르면 이세계로 가게 됬을듯

 [쿠키젤리] : 됬x 됐o 웬지x 왠지o  

 [인나브] : 다들 닥쳐 보상은 내꺼니까 내가 최초클리어할거임 

 [내가고라니라니] : 최초 클리어 유저한테만 주는 거 아니라고. 클리어하면 다 주는 거라고 아아악! 문맹들 왤케 많냐


 “시끌벅적하구만. 사이트 터지겠네. 하긴 이런 이벤트는 당연히 해야지. 못 먹어도 고! 잠깐. 이건 또 뭐냐. 긴급공지?”


 참가 버튼을 누르기 직전 새로운 공지사항이 떴다.


 “페널티 추가. 클리어 실패시 플레이어의 모든 계정 정보와 데이터가 삭제됩니다. 귀속된 아이템은 모두 소유권 제한이 풀린 상태로 경매에 부쳐집니다?”


 소리내서 읽어보던 호영은 오만상을 찌푸린다.


 “에라이, 민들레 홀씨 발아! 그럼 그렇지. 퉷. 솔깃하다 했어.”


 공들여 키운 계정이 날아간다니 달가울 리가 없다.


 [바드아] : 게임사가 경매 수수료로 돈 벌려는 수작이네. 돈독이 아주 토실토실하게 올랐네 

 [킹기세] : 이거 대놓고 부계정 파서 해라는 소리 아님? 

 [이승사자] : 딱봐도 존나 어려워보이는데? 고렙들 아니면 1스테이지도 못깰걸. 그리고 이벤트 기간이 3개월인데 그동안 언제 부캐키우고 아이템이랑 특성 채울래? 

 [디케이] : 아니 그래서 안할거냐고ㅋ 로또가 눈앞에 있는데

 [호이이] : 당연히 하지. 아이디는 또파면 그만이야~


 심각한 내적 갈등에 들어간 호영.


 “해? 말아? 해? 말아?”


 지금 자신이 가진 아이템들을 다 팔아본들 5백만원이나 나올까? 그걸 잃는 빡침보다는 클리어했을 때의 쾌감이 훨씬 클 것 같았다.


 ‘10억 이상이라···.’


 지난 3년간 동생들을 굶긴 적은 없지만, 번듯한 곳에서 맘편히 외식해 적도 없었다.


 ‘그 돈이면 애들 하고싶은 거, 사고싶은 거, 먹고싶은 거 다 해줄 수 있겠지. BTX 콘서트도 보내주고 학원도 보내주고. 막내는 티니삥이니 아쭈삥이니 하는 인형도 사주고. 아니, 애들 대학 등록금까지 싹 해결할 수 있겠네.’


 마음을 굳힌 호영은 참가버튼을 눌렀다.

 

 「시즌 한정 퀘스트 <아우포킬립스 영지 디펜스>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미디어 볼륨을 꺼놨는데 어째서 안내 음성이 들리는 건지?

 

 「긴급 패치 : 초 하드코어 모드가 적용됩니다. 클리어 실패시 플레이어 님의 게임 데이터가 모두 사라질뿐 아니라, 플레이어 님의 사망으로 이어집니다.」


 화면은 어느새 게임 인터페이스 대신 처음 보는 풍경을 띄우고 있었다.

 한 포기 풀도 없는 거친 황무지. 나무라곤 뿌리조차 보이지 않는 벌거숭이 산맥.


 「포기할 수도 중지할 수도 없으며」 


 그 너머로 거대한 흑룡이 나타나


 「퀘스트를 마치기 전까지 게임 밖으로 나가실 수도 없습니다.」


 검은 불길을 토해냈다.


 “으···으아아아!”


 화면밖으로 뻗어 온 흑염이 그를 집어삼켰다. 


*** 


 정신 차리니 게임 캐릭터 조렌 테이머의 몸으로 빙의한 호영.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그에게 상태창이 일러준 정보들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첫 번째. 알 수 없는 이유로 현세와 게임 세계가 연결되었고, 그 때문에 게임속 세계가 일그러졌다. 호영은 그를 바로잡기 위해 선택된 존재. 

 두 번째. 게임 세계관 속 인간들은 죽더라도 성직자를 통해 부활이 단 한 번 가능하다. 조렌 테이머의 경우, 작전 중 사망으로 인해 부활 의식을 거치는 중 그의 영혼에 호영의 영혼이 덧 씌워진 것.

 세 번째. 그 때문에 호영은 조렌의 기억과 능력을 완전하게 활용할 수 없게 됐다. 대신, 호영에겐 <교화>라는 스킬이 주어졌다.


 “야, 상태창. 그건 확실하지?”


 하지만 호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것보다


 “게임 속에서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현실속 시간은 멈춰있다는 거.”


 자신이 없는 동안 동생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걱정.


 「안심하십시오 수호자님. 수호자님의 세계에서는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수호자님이 클리어에 성공한다면, 수호자님의 육신과 영혼은 소환 당시의 시점으로 회귀합니다.」

 “즉 점심시간으로 되돌아간다는 거지?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쉬는 호영. 그에게는 천만다행이었다. 자신이 없어진 동안 동생들이 그를 찾아다닐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욱씬거렸으니까.


 “이젠 어쩌냐 하···.”


 게임 스토리를 아는 덕분에 여왕의 근위대장이 되는 운명을 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변방백이 되어 오지 영지를 지키러 가는 신세가 되었으니.


 ‘퀘스트 이름이 영지 디펜스 어쩌고인 게···이렇게 될 운명이었단 말인가? 차라리 데이지 여왕한테 가서 빌어봐? 아니지. 그년이 어떤 년인데···들어줄 리가 없어.’


 후회해본들 소용은 없었다.


 『여왕의 몸은 강철만큼 강했고, 의지는 단다니움보다 굳셌다.』


 데이지로 플레이했을 때 자주 보던 문구를 떠올리며 호영은 눈을 감았다. 


 “중대장님, 아니 백작님. 괜찮으십니까.”


 그때 군막으로 들어선 이가 있었으니, 그의 부관이자 부중대장인 릴리안.


 “괘, 괜찮네.”


 호영은 그녀의 눈을 피했다. 걱정과 의심이 섞인 눈빛이 거북하기도 했거니와


 <릴리안> ★★★☆

[ 스탯|등급|기본 수치 ~ 최대 수치 ]

무력   A    : 75~87 (명검급 창술사. 아우라를 다루는 데 능숙함)

지력  B+   : 60~68

마력  C     : 10~22 (다방면에 적성이 있으나 타고난 마나가 적음)

매력  B+   : 55~76

통솔  A     : 70~83

정신력 B+   : 65~79 (기벽 : 코볼트를 멸종시키고 싶어합니다)

교화도 S+   : 95~150

(릴리안은 현재, 그녀가 동경하는 상관이 크게 달라진 것에 대해 의구심과 실망감을 품고 있습니다)


 *배경*

 코볼트에게 온가족을 잃었던 소녀.

 그녀 또한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조렌 테이머가 구해 주었습니다.

 그가 내민 손을 잡고 따라나선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군인이 되었지만, 기사가 되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존경하는 남자의 부하로 언제까지나 남고 싶어서.


 눈을 쳐다보면 스탯이 주르륵 펼쳐졌으니까.


 “상태창이라는 것은 누구입니까?”

 “으, 응?”

 “백작님 눈에만 보이는 사람입니까?”

 “아니, 사람은 아니고···.”

 “그럼 무엇입니까?”


 그녀의 단발머리와 같은 적갈색 눈동자가 호영을 쏘아보았다.


 “남쪽 평원에서 이곳 수도 <카이네아>로 오는 며칠 동안, 상태창이란 말을 계속해서 하셨습니다.”


 호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불편한 상태창 같으니.


 ‘목소리 내서 부르지 않으면 안 나타나는데 어쩔 수가 있나. 아오.’


 상태창에 대해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랬다간 자신이 조렌 테이머가 아니란 것을 스스로 알리게 되는 꼴이다.


 ‘그랬다간 무슨 돌발 이벤트가 또 생길지 모르지.’


 호영으로서는 참으로 답답한 지경이었다.


 “별 거 아냐. 부화···”

 “부활 후유증이라고 말씀하실테지요. 벌써 열 세 번째 들었습니다.”

 “알면서 왜 물어보···아니 됐다. 내가 자네에게 걱정끼친 거라면 미안하군.”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한숨 쉬는 호영.

 별 거 아닌 동작이지만 릴리안에겐 정말 낯선 모습이었다. 사망하기 전의 조렌 테이머는 단 한번도 그런 동작을 한 적이 없었으니까.


 “중대장님. 감히 백작님이 아닌 중대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러도록. 이제 중대장이 아니지만 말이다.”


 변방백에 임명됨과 동시에 호영, 아니 조렌 테이머의 보직은 저절로 사라졌다.


 “한 가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한 가지만 하게.”


 릴리안은 성큼 다가선다. 그 기세에 호영은 움찔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당신은 제가 아는···제가 알던 기사 조렌 테이머 님이 맞습니까?”

 “맞아.”


 다른 사람을 속이는 건 성미와 맞지 않는다. 하지만 호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중대장님이 저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한 가지만 묻는다며!

 호영은 이 동갑 처자가 영 부담스러웠다. 여왕 누님처럼 무서운 건 아니었지만서도.


 “물론 기억하지.”


 빙의된 지 며칠이 지난 덕분인지 조렌의 기억을 꽤 더듬어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지금의 경우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릴리안 캐릭터를 해금시키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몇 번이고 플레이해오며 봤던 장면이었으니까.


 “그때 제게 뭐라고 말씀하셨죠?”


 그때 군막으로 병사 한 명이 들어왔다.


 “중대장···아니 백작님. 병사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왕 데이지는 중대원의 처분을 변방백에게 일임했다. 가신으로 삼든 군부로 되돌려보내든 마음대로 하라는 말과 함께.


 “알았다. 곧 가지.”


 얼마간 말이 없는 상관을 보던 릴리안은 몸을 돌렸다.

 조만간 기억 없는, 상관없는 추억이 될 거라면 굳이 되새기고 싶지 않았다.


 “릴리안.”


 발길을 옮기려는데 어깨를 잡아끄는 손.


 “함께 가자.”


 10년 전과 같은 말.


 [2화 - 부관 릴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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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협상의 기술 24.08.05 131 7 12쪽
4 어벤죄수 +1 24.08.05 140 6 12쪽
3 감화 24.08.05 144 6 10쪽
» 부관 릴리안 24.08.05 162 6 12쪽
1 변방백이 되었다. 24.08.05 226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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