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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56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02.02 14:19
조회
108
추천
1
글자
7쪽

2. 카할 캐이브 - 1

DUMMY

“어젯밤에 세어봤는데 금화가 아직도 15닢이나 남았더라고. 그래서 말인데, 캠프 등록하기 전에 미할 아저씨 아들을 한번 만나보는 게 어때?”


딥언더니아의 원형광장을 걸으며 이안이 묻자 수진의 표정이 환해지더니 고개를 바로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야. 이왕이면 같이 캠프에 참가했으면 좋겠어. 세 명이면 금화 9닢이면 되니까. 사실 그분 아들이 왠지 마음에 걸렸었거든. 근데 말이야, 미할 아저씨가 적어준 이 주소, 어째 좀 이상한데.”


그녀가 심각한 눈초리로 말하며 내려다보는 메모지에는 삐뚤삐뚤한 파란 글씨로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제5번 회전하는 철판, 꼭대기 70층, 왼쪽 벽으로 8번째 노란색 문’


그녀는 주소를 소리 내어 읽은 후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쪽지를 건네었다. 그 역시 눈을 찡그린 채 열심히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지만 당체 무슨 소리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눈치였다.


‘회전하는 철판은 도대체 뭐야?’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원형광장 한가운데를 지나가던 중이었다. 그는 달팽이관처럼 광장 벽을 따라 빙 둘린 좁은 길을 눈으로 쫓으며 꼭대기 층을 쓱 올려다보았다. 걸어서 저기 위까지 오르기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각 층마다 적어도 수 십 개의 노란색 문이 보이는 것으로 추측컨대 70층에 도착한다 한들 정확한 주소의 문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을 듯했다. 그는 계속해서 헤매었고 넓은 광장을 자꾸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점점 다리는 아파오고 힘들어진 그녀가 뾰롱한 표정으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지 말고 지나가는 분에게 한번 물어봐."


그러나 쑥스러워서 그런지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지, 그는 스스로 찾겠다며 또 길을 나서는 것이었다.


‘차라리 파란총알을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제5번 회전하는 철판을 찾아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그였다. 그래서 옆으로 몸을 돌렸는데 아뿔싸, 그녀가 옆에 없었다. 깜짝 놀란 그는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좀 떨어진 곳에서 길을 묻고 있는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 옆에서 험악한 죄수처럼 생긴 딥언더니아 아저씨가 어딘가를 손으로 가리켰고 그녀는 미소 지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 역시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는데 앞니 두 개가 쑥 빠져있었다.


이안에게 다가오면서 이렇게 쉬운 걸 갖고 왜 그 헛고생을 시켰냐며 힐난하는 듯 그녀가 사납게 쏘아보았다.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남자는 알다가도 참 모를 이상한 종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물으면 될 걸 굳이 혼자서 찾겠다고 끝까지 황소고집을 피우니 말이다. 이 어렵고 복잡한 세상을 좀 쉽게 살아도 되련만 어쩔 땐 여자가 보기에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 이안도 이번 기회에 그 소중한 교훈을 배웠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랄 뿐이다.


딥언더니아인이 가리킨 1층의 한 곳은 척 보기에도 옆으로 쭉 늘어서있는 다른 문들과 별 차이는 없어 보였다. 아니, 다른 것보다 너비가 아주 조금 더 넓고 문이 활짝 열려있어 계속해서 군중이 들락날락하는 점이 달랐다면 달랐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문 위로 ‘5’라고 새겨진 석판이 걸려있었다. 그곳이 맞는 것 같았다. 그들은 딥언더니아 군중에 섞이어 안으로 꾸역꾸역 밀려들어갔다.


그들을 먼저 맞이한 것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였다. 타원형으로 걸쳐진 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동그랗고 납작한 철판들이 한 줄로 나란히 얹어 있었는데 딥언더니아인이 각각 의자 삼아 그 위에 앉아있었다. 멀리서 보면 꼭 저울 위에 타고 가는 것만 같았다. 말 그대로 ‘회전하는 철판’의 오른쪽 줄은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는 방향이고, 반대편 줄은 꼭대기에서 1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오른쪽에 마구잡이로 서 있는 줄 맨 앞의 적당한 위치에 섰다.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다들 줄을 서고 있었지만 먼저 달려가 앉는 자가 임자라는 걸 알아차리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마침 비어 있던 철판들을 먼저 발견한 그들은 얼른 그 위로 몸을 던져 잽싸게 앉아버렸다. 철판은 딥언더니아인의 엉덩이 사이즈에 맞춰져 조금 작았지만 그럭저럭 앉을 만했다.


그들을 태운 철판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점점 높은 층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목적지 층에 다다르면 딥언더니아인은 엉덩이를 살짝 앞으로 내밀어 뛰어내릴 준비를 하다가 층수가 적힌 깃발이 걸린 통로가 보이면 바로 뛰어내렸다. 컨베이어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기에 적절한 타이밍에 뛰어내리기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벨트 설비 아래로 그물망이나 그 어떠한 안전장치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벨트에서 잘못 삐끗 만 해도 바로 추락이라는 공포가 이안과 수진을 계속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지인들은 아주 능숙하게 타고 내려서 안전에 별 문제는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비록 난쟁이의 작은 체구를 가진 그들이지만 유난히 탁월한 균형 감각과 민첩성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40층, 50층, 63층, 65층, 66층, 67층, 68층, 69층, 70층이라고 적힌 깃발이 나타났다. 이안과 수진은 엉덩이를 살짝 내밀고 쭈그려서 즉시 뛰어내릴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이윽고 70층에 다다르자 그들은 몸을 날려 깃발 걸린 통로 안으로 뛰어내렸다. 가볍게 내린 이안과 달리 수진은 온몸에 너무 힘이 들어가 하마터면 앞으로 꼬꾸라질 뻔했다.


어쨌든 무사히 70층에 도착한 그들은 출구로 나가 쪽지에 적힌 대로 왼쪽 벽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다행히 그들이 세기 시작해서 단 한집의 노란색 문도 발견하지 못했기에 미할의 집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수진은 걸어가면서, 유독 이 층의 나무문들이 다른 층보다 많이 낡았고 여기저기 금이 가 있는 등 상태가 썩 좋지 않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또한 북적거리는 아래층들과 달리 여기는 매우 한가해서 멀리서 걸어오는 한 딥언더니아인과 그들만이 길 위에 서 있을 뿐이었다.

삽화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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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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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1 18.05.11 50 1 8쪽
13 5. 침묵을 지키는 복도 - 2 18.05.04 49 1 7쪽
12 5. 침묵을 지키는 복도 - 1 18.04.26 55 1 6쪽
11 4. 소금궁전과 푸다크 별궁 - 3 18.04.13 50 1 9쪽
10 4. 소금궁전과 푸다크 별궁 - 2 18.04.06 52 1 6쪽
9 4. 소금궁전과 푸다크 별궁 - 1 18.03.30 49 1 7쪽
8 3. 메리슨 폰데 캠프의 개막 - 3 18.03.23 55 1 5쪽
7 3. 메리슨 폰데 캠프의 개막 - 2 18.03.16 80 1 7쪽
6 3. 메리슨 폰데 캠프의 개막 - 1 18.03.09 54 1 7쪽
5 2. 카할 캐이브 - 4 18.03.02 47 1 5쪽
4 2. 카할 캐이브 - 3 18.02.23 53 1 7쪽
3 2. 카할 캐이브 - 2 18.02.09 66 1 7쪽
» 2. 카할 캐이브 - 1 18.02.02 109 1 7쪽
1 1. 악의 도래 18.01.26 26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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