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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우 님의 서재입니다.

도착한 이세계가 평행세계의 대한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김산우
작품등록일 :
2019.07.22 22:26
최근연재일 :
2019.08.12 19:3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946
추천수 :
25
글자수 :
40,772

작성
19.07.22 22:35
조회
271
추천
3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오늘도 서울 교통 공사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열차는 공덕, 공덕행 열차입니다.]


느지막한 밤, 어리숙해보이는 소년이 지하철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번 역은 2호선 열차로 갈아타실 수 있는···]


이따금씩 크게 덜컹이며 지하철은 가고, 환승을 할 수 있는 역을 지나칠 때마다 사람들이 떼로 타고 내리고는 했으나 소년은 용케 깨지도 않고 정신없이 꿈나라 행이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내리실 분은 원활한 승하차를 위해 미리 준비하여···]


간혹 그런 날이 있다. 반드시 필연적으로 일어나야할 일을 위하여, 하루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은 날.

아침부터 있었던 싸움도, 집을 뛰쳐나오던 순간에 자잘하게 신경을 긁던 이상한 징조도,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일도

괜히 성질이 뻗쳐 일부러 더욱이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러버리게 되는 것까지 모두 다 사실은 예견된 것처럼, 극의 무대처럼 짜여진 것 같다는 이질적인 느낌을 받은 것이 소년의 오늘이었다.


"으··· 여기가 어디지."


소년은 입가에 줄줄 흐른 침을 닦아내며 주춤주춤 일어서다가 덜 깬 졸음이 밀려오는 듯 다시 하품을 쩍 하곤 눈가를 비볐다.

지하철은 문이 활짝 열린 채 멈춰있었다.


"뭐야. 종점인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열차에서 내렸지만, 지하철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은 채 멈춰서 서있었다.


‘원래 이런가? 막차를 타고 종점까지 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아니, 하다못해 안내방송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소년은 연신 투덜거리며 역 안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이, 학생!"


역무원인 듯한 사람이 멀리서 뛰어왔다.


"왜 집에 안 가고 앉아있어. 지하철은 방금 게 마지막이야."

"······."

"요즘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 얼른 어른하고 집에 가."

"······."

"학생."


역무원이 재촉하자 소년이 버티기를 포기한 듯 입을 열었다.


"집 없어요."

"가출했어?"

"······."

"허어."


역무원이 곤란한 듯 한숨을 쉬었다.


"부모님이 걱정할 거라고 말하고 싶어도 부모님이 싫어서 뛰쳐 나왔을텐데. 이를 어쩌누."

"부모님도 없어요. 보육원에서 있다가 짜증나서 나온 거예요."


인상 좋은 역무원이 곤란해하는 것이 보였으나 소년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말을 툭툭 던졌다.


"다신 그곳으로 안 갈 거예요. 원장은 제멋대로에 괴팍해서 수틀리면 두들겨 패기나 하고, 부원장이나 다른 선생님들도 똑같아요.

밥도 제대로 안 주고 집안일이나 부려먹는다고요. 방장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모함이나 하고···."


씨근거리며 말하다보니 감정이 북받쳤다. 말을 멈춘 뒤 숨을 고르자 안타깝게 보던 역무원이 말을 걸었다.


"참 딱하구나. 우선 경찰서에 가서 다 설명하는 게 낫겠다.

거기 가면 알맞은 조치를 해 줄거다.

이 밤에 혼자 남겨지는 건 너무 위험한 짓이야."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지 않는다고 약속하면요."

"약속하마. 하고 말고. 자, 가자."


소년은 대합실까지 역무원을 따라갔다.

역무원이 전화로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끊는 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아까부터 느꼈던 의문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위험하다는 거예요?"

"음? 당연하잖니."


퇴근을 준비하는 듯, 물건을 정리하며 역무원이 말했다.


"장산범이 돌아다니니까 말이야."

"···네?"


역무원은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고 멍해진 소년을 의아하게 바라보다가, 금세 도착해 대합실 쪽으로 걸어 들어오는 경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깁니다, 이 경장님."

"아, 예. 요새 도깨비며 장산범이며 밤에 하도 난리라 골치가 아프네요."

"밖에 안 다니는 게 상책이죠."

"네. 저 학생인가요?"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 대화를 들으며, 소년은 멍한 얼굴로 잊고 있었던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손에 쥐고 홀드를 풀었다.


[통화권 이탈 지역]


액정에 뜬 메세지를 보고 소년은 생소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여기는,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6 Uool
    작성일
    19.08.12 21:08
    No. 1

    속보) 지하철로도 이세계 출입 가능함 밝혀져.. 트럭 운전사들의 실직률이 늘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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