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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마도사의탑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0.05.12 18:58
최근연재일 :
2010.05.12 11:3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99,525
추천수 :
115
글자수 :
37,652

작성
10.05.04 00:35
조회
13,454
추천
11
글자
7쪽

마도사의 탑 9화 - 어린기사 2

DUMMY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 주자 에르의 볼이 약간 불그스름해진다. 부끄러운 모양이야. 에구구 귀여운 녀석.

쓱쓱.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다시금 쓰러져 있는 녹색 머리카락의 예쁘장한 꼬맹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때 녀석이 눈을 느릿느릿하게 뜨는 게 보였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눈을 뜰 줄은 몰랐네.

“좋은 꿈 꾸었나?”

녀석은 두 눈을 깜빡거린다. 그러고는 눈을 굴려 나를, 그리고 에르를 한번 본다. 매우 침착한 모습에 솔직히 감탄이 나온다.

그 눈동자는 머리카락만큼 밝은 연녹색을 띠고 있었고, 눈매는 부드러우면서도 크고 아름답다.

다만 고집이 있어 보이는 듯 약간 눈매가 매서워서 이렇게 보니 매우 예쁘장한 소년처럼 보이기도 한다.

표정과 목젖 때문에 소년처럼 보이는 거로군.

“대단한데. 아주 침착해.”

마갑에서 꺼낸 직후에 포션을 발라 주고, 생명 마법으로 상처도 치료해 줬다. 사실 마갑에서 안 꺼냈으면 알아서 치료될 상처였다.

저 마갑에는 상처 치유의 마법 기능도 있었으니까.

스륵.

녀석은 말도 없이 상체만 일으켰다. 그러고는 주변을 한번 돌아본 다음 나를 바라본다.

“구해 주신 거라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나를 붙잡은 거라면 할 말은 없다.”

“호오.”

새콤한 말투를 쓰네? 이 녀석도 보통의 꼬맹이는 아닌 모양이군. 하기야 보통 꼬맹이가 게로돔 군대의 표적이 될 리가 없지.

“구해 준 거니까 그렇게 딱 잘라서 말할 필요는 없다. 우선 내 소개를 하지. 대마도사인 라임드라고 한다. 이쪽은 내 제자인 묘인족 베리에르.”

내 말에 두 번 눈을 깜빡이던 고요한 기색의 미소년 녀석은 나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다.

“실례했습니다. 샤일리온 백작가의 장남 레토 T 그란데 샤일리온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등을 꼿꼿이 펴고 기백이 있어 뵈는 모습으로 나를 보며 다시 말을 잇는다.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주 딱딱하게 예절을 차릴 필요는 없다. 아, 그리고 이래봬도 나이가 많으니까 반말한다고 기분 상해하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신을 잃은 지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아주 명석한 녀석이군. 게다가 절대로 평범하지 않아.

“3일 정도 지났다.”

“3일…… 혹시 그동안에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까?”

“게로돔의 군대가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지.”

“게로돔…….”

말을 흐리더니 으득 하고 이를 갈고 있다. 크게 당한 모양이군. 그러다가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놀란 얼굴을 한다.

“설마 그 거대한 괴물의…….”

“내가 만든 거지. 거대 골렘이라고 한다.”

남자의 로망은 거대 골렘! 옛날에 그 생각 때문에 만들어 낸 거였지.

“그나저나 너는 매우 똑똑하군. 게다가 특별해. 어렸을 적부터 그런 건가? 아니면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그런 특별한 심성을 지니게 된 건가?”

이런 종류의 인간을 옛날에도 본 적이 있다. 바로 천재라는 종자들. 하지만 천재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군왕의 자질을 가진 자, 천재 전사나 검사, 혹은 마법의 천재나 행정의 천재. 이 녀석도 그런 천재로 보인다.

다만 어느 쪽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어느 종류의 천재일까?

“무슨 의미의 질문이신 겁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혼잣말이지.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서.”

사실 대마도사, 아니 마도사만 되어도 호기심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에르는 조금 떨어져서 나와 이 녀석의 대화를 듣고 있는 중이다.

“혹시 게로돔의 군대가 물러갔는지 아십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우선 적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는 건가? 아주 좋아. 전략 계통의 천재일지도 모르겠군.”

내 말에도 녀석은 반응 없이 신중히 나를 바라보고만 있다가 잠시 후에 입을 열었다.

“그것은 제가 여쭌 질문의 답이 아닌 듯합니다만.”

역시 독특해. 한번 시험해 볼까?

“확실히 네가 한 질문의 답은 아니지. 답을 원하나? 하지만 내가 해 주는 답이 진실이라는 보장은 어디에 있지?”

빙글빙글 웃으며 질문을 던지자 녀석은 그저 입을 다물고 나를 보고만 있다.

“흐음. 이런 면에서는 그다지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군.”

내 말에 녀석은 여전히 침묵한다. 하지만 몸의 움직임이 조금 흐트러진 것이 내 툭툭 건드리는 말투에 기분이 상한 듯싶다.

“좋아, 가르쳐 주지. 나는 라임드 호르데 모르페우스. 꿈의 주인이라고 불리었던 대마도사이며, 마도의 극의를 좇는 자다. 내 소개가 되었겠지.”

내 장황한 소개에 녀석의 눈이 약간 찌푸려진다.

“그런 광오한…….”

“광오? 하하하하! 광오라고 했냐? 하지만 네 앞에 선 나는 진실로 위대한 자다. 뭐. 내 말투가 껄렁한 것은 내 성격이 이래 먹어서 그런 것뿐이지만.”

유쾌하게 웃으며 상반신을 일으키고, 그대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이 은신처는 일단 내가 만들었다. 그리고 이 밖에는 결계가 펼쳐져 있어서 게로돔의 군대가 아무리 애써도 나를 찾을 수가 없어. 매우 특별한 마법이 사용되었고, 그것을 게로돔의 군대에서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봐야겠지.”

이 시대의 마법 수준이 무언가 기괴하게 뒤틀려 있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내 마법보다 우월하지는 못하다.

천년전에도 나와 비슷한 이는 있을지언정 나보다 뛰어난 대마도사는 없었다. 그런 내가 만든 마법 결계를 찾을 수 있는 자는 없다.

“도움을 주시지 않으시겠다면,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는 거냐?”

“도와주실 거라면, 진즉에 도와주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똑 부러지는 녀석이로군. 왠지 유쾌한 녀석인데? 내 말투가 기분 나쁘다 이거지?

“그래? 확실히 보통은 그렇지. 하지만 나는 보통이 아니고 변덕도 심한데다가 성격도 괴팍한 녀석이라고 할 수 있단다.”

내 스스로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웃기지만 나는 실로 그러하다. 괴팍하고, 뒤틀린 이상한 성격을 가졌다.

“네가 정중하게 부탁한다면 도와주지. 게로돔의 정보를 알고 싶나? 부탁한다면 가르쳐 주마. 저들을 몰살시켜 줄까? 네가 부탁한다면 그렇게 해 주마. 단번에 몸을 낫게 하고 싶으냐? 네가 부탁한다면 그렇게 해 주겠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아. 단지 네가 나에게 정중하게 부탁만 하면 된다. 어떠냐?”

“저를 구해 주셨다고 하더라도 저를 모욕하신다면 참지 않겠습니다.”

척 봐도 지쳤고, 힘도 다 떨어져 보인다. 그럼에도 녀석은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오오, 고결하고 긍지 높은 그 신념이여.

하지만 아직 어리군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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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는 강직한 소년 입니다.

강직한 엘프 소년 기사닷!!


이제 남은 제자는 딱 한명 더 로군요. 그럼 앞으로의 이야기 전재를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이만 흙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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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도사의 탑 10화 - 소년 백작 +47 10.05.06 12,563 6 8쪽
» 마도사의 탑 9화 - 어린기사 2 +59 10.05.04 13,455 11 7쪽
7 마도사의 탑 3화 - 묘인족 남매 2 +50 10.05.03 13,044 12 9쪽
6 마도사의 탑 3화 - 묘인족 남매 +55 10.05.02 13,893 8 9쪽
5 마도사의 탑 2화 - 하달론에서 3 +44 10.05.01 14,054 10 3쪽
4 마도사의 탑 2화 - 하달론에서 2 +41 10.04.30 14,852 13 9쪽
3 마도사의 탑 2화 - 하달론에서 +48 10.04.29 15,297 7 8쪽
2 마도사의 탑 1화 - 천년전의 대마도사 2 +87 10.04.28 15,371 10 6쪽
1 마도사의 탑 1화 - 천년전의 대마도사 +48 10.04.27 18,545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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