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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정령사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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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룩
작품등록일 :
2016.08.29 11:06
최근연재일 :
2016.10.23 21: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35,506
추천수 :
16,733
글자수 :
211,628

작성
16.10.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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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글자
11쪽

4. 책을 봅시다 #21

DUMMY

그렇기에 아주 좋은 값에 팔아넘길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심봤다!

“다행히 코볼트들이 미리 캐놓아서 다행이네. 그럼 피냄새를 맡고 몬스터들이 접근할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이것들을 챙기는 게 좋겠네.”

“와! 엄청 많아!”

그리곤 말을 마친 일행은 신속하게 광산 안에 보이는 구리광석을 모조리 쓸어 담아 공간 확장 가방과 인벤토리에 채워 넣었다.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보석이나 금속의 광석으로 보이는 것은 무조건 챙겨 넣다보니 곧 광산 안에는 그 이름이 무색하도록 허허벌판마냥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일행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곡괭이까지 싹 다 챙겼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럼 이제 얼른 니로타로 돌아가자.”

“음. 더 이상 넣을 공간이 없으니 그리 하는 게 좋겠네.”

“꺄! 이번 사냥은 오랫동안 노숙도 안 해도 되고 돈도 왕창 벌었으니 완전 짱이야!”

엄청난 양의 구리광석들을 모조리 쑤셔 넣자 더 이상 공간 확장 가방에 더 들어갈 틈이 없던 일행은 서둘러 니로타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사실 목표로 했던 사냥 기간의 반의반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엄청난 값어치를 자랑하는 물건이 수중에 가득하니 꼭 두둥실 구름 위를 걷는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 * *


보글보글.

밤이 찾아든 고요한 수림의 적막감을 깨듯, 맛있는 냄새와 함께 무언가가 끓고 있는 듯 한 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

“좋아. 조금만 더 있으면 완성되겠군.”

나무국자로 한번 솥을 휘휘 내젓던 현우가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현재 그들은 니로타로 돌아가던 도중, 밤이 되어 야영을 하던 중이었다.

다만 한 가지.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일행이 있는 곳이 지하의 쉘터가 아닌 지상이라는 것일까.

확실히 지하에 있는 것이 훨씬 안전하긴 하지만 이제 곧 여름이라 그런지.

요즘 따라 꽉 막힌 지하속이 평소보다 더욱 답답하게 느껴져, 도저히 불을 피워 요리를 만들 여건이 되지 않았기에 택한 방법이었다.

“그건 그렇고. 대충 우리가 니로타에 돌아가기까지의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 거지?”

“상당히 깊게 들어왔으니 걸어서 돌아간다면 대략 21일. 즉, 3주 정도가 소요된다네. 소지하고 있는 가방만 더 컸더라면 이 안쪽으로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군.”

그리곤 마르코가 얼굴에서 못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저 멀리 어두컴컴한 수림을 응시했다.

구리광산의 광석들을 쓸어 모은 것으로 인해 두둑해질 주머니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지만.

어쩌면 저 앞에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더욱 강한 몬스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스스로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는지도 모른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통은 21일은 족히 걸릴 테지만 우리한테는 실라페의 비행능력이 있잖아? 그러니 우리 속도면 아마 대략 15일쯤이면 니로타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조용히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현우가 팔짱을 낀 채로 릴리안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니로타로 돌아가는 길에 그는 실라페의 능력을 체계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떠올렸다.

특히 체력이 약한 릴리안느를 중점적으로 실라페의 비행능력을 이용해 장기간 이동하면서 지쳐 쉬는 시간을 최소화시켰다.

평소에는 릴리안느가 실라페의 힘을 빌려 비행으로 이동하지만 다른 동료들이 지칠 때마다 교대하는 식으로 말이다.

때문에 일행은 요즘, 평소보다 하루에 훨씬 더 긴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단 우리 모두 이번에 니로타로 돌아가게 되면 먼저 공간 확장 가방부터 큰 걸로 바꾸는 게 어때? 그럼 이번처럼 이렇게 곧장 니로타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테고. 값은 좀 비싸더라도 원래 큰 투자를 해야 더 크게 버는 법이니까 말이야.”

“자네의 말대로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이거야 원. 몬스터를 해치워도 그 부산물을 그대로 두고 가야할 판이니···.”

“응. 정말로! 이건 완전 가는 곳마다 바닥에 돈을 펑펑 뿌리고 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근처에 지나가던 다른 용병들이 발견하면 완전 거저먹는 거잖아!”

마르코의 말에 맞장구를 치던 릴리안느가 그동안 쓰러뜨린 몬스터들의 수를 떠올리며 몹시 분개해했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그놈들의 수를 모두 합치면 이미 몇 백 골드는 가볍게 손해를 봤으니까.

그리곤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일행이 완성된 요리를 한입 떠먹으려던 찰나였다.

「다수의 인간들 접근 중.」

“뭐?”

실라페의 말에 잠시 멍청한 얼굴을 하던 현우가 서둘러 손에 들고 있던 음식이 담긴 그릇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곤 갑자기 왜 그러냐는 듯,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르코와 릴리안느를 향해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모두 전투태세를 갖춰! 다수의 인간들이 이곳으로 접근중이다!”

그러자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잘 알기에, 확연히 달라진 안색을 한 두 사람이 서둘러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마르코는 천천히 검집에서 검을 빼들어 곧추세우며 주위를 경계했고, 릴리안느는 공간 확장 가방에서 폭약을 꺼내 로브 안에 숨겨두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그리고 현우 또한 주변에 소환되어있는 정령들에게 상대방에게서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곧바로 공격하도록 명령해두었다.

위이잉!

실라페에 이어 릴리안느가 설치해두었던 보안마법이 멀리서 요란한 경보음을 내자 일행의 얼굴이 점점 딱딱하게 굳어갔다.

“노엔!”

우르르릉!

경보음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노엔에게 쉘터를 만들게 한 현우가 릴리안느와 함께 그 안에 몸을 숨겼다.

쉘터 밖에서 묵직한 방패와 검을 든 채 전면을 주시하고 있던 마르코의 뒤로 노움과 운디네가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뚜벅뚜벅.

곧이어 들려오는 여러 사람의 발자국 소리. 일행이 더더욱 긴장하며 혹시라도 숨소리가 새어나갈까 싶어 숨을 죽이던 그때였다.

오로지 조용한 적막 속에서 타닥- 거리는 불똥이 튀는 소리와 그 숫자가 몇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발자국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곤 일행이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때 시커먼 그림자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렁이는 불꽃의 여파로 사람들의 모습이 시야로 잘 분별이 되지 않아, 더욱 마르코가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빠르게 그 숫자를 세었다.

그들의 숫자는 모두 9명. 그 중, 3명은 모두 남자로 다른 이들에게 업혀있었는데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듯 기식이 엄엄한 상태로 꽤나 중상이었다.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6명은 여자 둘과 남자 넷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 또한 상처투성이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잔뜩 흙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 꼭 전쟁 통의 난민 같은 것으로 보아 강한 몬스터를 만나 도망쳐 겨우 목숨을 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주변사람과는 달리, 유달리 혼자서만 아무런 상처 없이 고고하게 꼿꼿이 허리를 펴고 서있는 여자가 있었다.

허리를 훌쩍 넘는 긴 은발을 곱게 하나로 묶고, 마치 에메랄드를 콕 박아 넣은 것 마냥 커다란 두 눈 속으로 불꽃이 넘실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거기에 꽤나 자기 딴에는 보통의 여전사나 기사처럼 꾸미려고 한 듯 하나,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감히 평민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고급스러운 소재의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보호하듯 한발 앞에서 경계심 어린 눈빛을 한 채,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서 있는 감색 머리의 여기사가 있었다.

“···저 여자. 귀족이군···. 옷에 새겨진 저 문장은 데이몬 공작가문의 것이니 만드라고라를 찾으러왔다는 자식들 중, 그 딸이 틀림없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마르코가 낮게 읊조리자 그것은 실라페로 인하여 곧바로 현우의 귀에 들어갔다.

“데이몬 공작의 딸이라고···?”

“뭐? 그럼 습격자들이 아니라 귀족이란 말이야?”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야.”

쉘터안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던 중,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데이몬 공작의 자식들이 이곳에 와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설마 자신들과 이렇게 딱 마주칠 것이라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귀족이라 하더라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특히 귀족들의 더러운 면모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마르코로서는 오히려 용병사냥꾼들보다도 훨씬 더 위험한 것이 귀족이라는 것을 알기에 경계를 풀지 않았다.

써먹을 대로 써먹은 다음에 아무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귀족이었으며, 사람의 목숨을 파리마냥 가벼이 여기는 것 또한 귀족이었다.

“혹 그대는 용병인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듯, 데이몬 공작의 딸을 보호하던 손과 반대되는 손을 가볍게 하늘로 치켜세우며 여기사가 말을 걸어왔다.

“그렇다면 길안내를 의뢰하는 바이니 당장 앞장서도록. 사례는 톡톡히 해줄 터이니 믿어도 좋다.”

그러자 철저히 하대하는 말투로 말하는 그녀의 언변에 눈살을 찌푸린 마르코가 이내 가소롭다는 듯 한쪽 입 꼬리를 비틀어 올린채로 말하기 시작했다.

“내 지금은 비록 용병일지언정 본작은 결코 그대에게 하대를 받을 몸이 아니다. 본인 마르코 리히트만은 계승 남작가문인 리히트만 가문의 마지막 혈육이며, 당대 가주인 남작이 바로 본인이니 그대는 말을 조심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록 현재는 가문이 몰락하여 몬스터 헌팅을 하고 있는 처지이기에 내 직위를 그리 내세우는 바는 아니나. 그 상대가 바로 그대같이 준 귀족에 불과한 기사라면 감히 날 하대할 수 없다는 걸 그대도 잘 알고 있겠지.”

그리곤 말을 마친 그녀가 여전히 멍청히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기사를 째려보더니, 이내 왼손을 들어 보이며 끼고 있던 반지에 마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평소 그녀가 아버지께 물려받았으리라 짐작되는 검과 마찬가지로 소중하게 여기던 것이었다.

번쩍!

그러자 이내 실라페로 하여금 현재 쉘터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머릿속으로 보고 있던 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보통의 반지라고만 생각했던 그것으로 번쩍이는 빛과 함께 무언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반지의 중앙에는 커다란 이빨을 내보이며 입을 벌린 용맹스러운 늑대가 포효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바로 그것은 리히트만 가문의 인장이었다.

평소에는 그저 보통의 반지로 보이도록 마법적인 처리가 된 그것은 대대로 리히트만 가문의 가주만이 물려받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것을 본 여기사가 그제서야 눈에 띠게 굳은 표정을 하고는 곧바로 예를 갖추었다.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마르코 남작님. 본작은 데이몬 공작님을 모시는 기사 베스 라이너. 그리고 이쪽은 공작님의 영애이신 파밀라 공녀이십니다.”

그러자 여기사 베스의 소개를 받은 파밀라 공녀가 절도 있는 행동과 목소리로 그녀에게 명령했다.

“경. 물러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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