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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독존왕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2.09.13 13:25
최근연재일 :
2013.02.06 18:02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03,118
추천수 :
1,125
글자수 :
20,840

작성
12.05.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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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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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글자
8쪽

독존왕獨存王 - 서 - 눈을 뜨다 1

DUMMY

이글은 퓨전 판타지 입니다. 무협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서 - 눈을 뜨다.


사람들은 누구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것은 후회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행했던 일들의 결과에 대한 후회.

그러나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는 말이

있듯이, 누구도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



-철학야사 제갈곡





무공에 인생을 바친 지가 벌써 수십년.

내 나이 일흔에 이제 곧 무경의 이치를 깨달아

탈각(脫却)을 하고, 승천(昇天)을 이룰 수 있었는데.

이제와 입마(入魔)에 들어 생을 놓칠 줄이야.

허망하도다. 허망하구나.

내 삶의 끝이 겨우 이 정도였더냐.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에는 반드시 무의 끝을 보리라.


***


눈이 따갑다.

안구가 불에 댄듯한 뜨거움과, 그 표면에 모래가 뿌려진 듯 한 감각이 들었다.

고통은 곧 고해일지니.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그는 언제나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내가진기를 움직이기 위해서 정신을 모았다.

정신은 곧 의념(疑念)이고, 의념은 곧 진기도인의 추가 된다.

진기도인이란 기(氣)라는 힘을 전신의 혈관을 통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그를 통해서 진기가 사지 전체에 퍼져 나가고, 그것은 곧 활력이 되어 전신을 강건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치 밥을 먹어 영양분을 흡수하듯이, 진기라는 이름의 힘이 전신에 불어 넣어지는 것이었다.

그런 진기도인을 행하려던 그는 곧 의아함과 기이함을 느껴야 했다.

진기가 움직이지 않아?

천하십존(天下十尊 : 하늘 아래에 열명 밖에 없는 존귀한 자)의 한명으로서 강호인들 모두의 두려움을 샀던 광무존(狂武尊 : 무공에 미친 존귀한 자)인 그로서는 의아한 일이었다.

그는 여든살이 될 때까지 무공에 매달렸고, 화경을 넘어 현경의 벽을 넘어선 절대의 강자. 설사 주화입마라고 할지라도 진기도인이 안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현경에 들어선 자는 백회혈이 열리고, 그때 부터는 의념으로 기운을 통제할 수 있는 이능과도 같은 힘을 얻기 때문이었다.

잠깐.

주화입마?

일순.

그는 눈에 느껴지는 고통 보다도 더 거대한 두통을 느끼고 말았다.

“크윽!”

인내심이 바다와도 같이 넓은 그였지만, 이 고통에는 불현 듯 신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는 신음과 동시에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하나하나 떠올렸다.

무공에는 끝이 없다.

하나의 경계를 넘으면, 사람들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무공을 수련하다 보면, 무공을 이해하는 정신적인 벽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벽을 부수면.

그 경계를 넘게 된다면.

더 높고, 더 새로운 무공의 이치를 알게 된다.

새로운 무공의 이치를 알게 되면, 몸을 쓰는 방식이 달라진다. 힘을 사용하는 데에 존재하는 진리를 체득하게 된다.

그것은 무척이나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동시에 달성만 한다면 어마어마한 기쁨이 찾아온다.

광무존이라고 불린 그 역시 그러했다.

때문에 계속해서 자신을 가로 막고 있는 벽을 두드렸다.

진리라는 이름의, 법칙이라고 하는 명칭의 그 벽을 두드려 부수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평생동안.

그러나.

결국 그는 무공의 끝까지 내딛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군.”

그의 입에서 젊은 청년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는 죽은건가.”

생각을 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육성으로 소리를 낸다. 그것은 그 스스로에게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주화입마.

여든살의 나이에도 멈추지 않고 고행을 거듭하던 그에게, 무인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무공수련 와중에, 작은 빈틈이 생긴 것이었다. 그로 말미암아 그의 심장이 그의 막강한 기운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심장이 폭발하고, 그의 몸 내부에 피가 가득 차 올랐다. 내장이 썩고, 몸이 엉망진창으로 변하는데 그리 큰 시간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게 죽음이 그에게 찾아왔다. 세상을 떨어 울렸으나, 그의 죽음은 아무도 없는 연공실에서의 쓸쓸한 곳에서 이루어졌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는 지금 지독한 고통 속에서 깨어났다.

불가에서 말하는 지옥에 떨어졌을까?

그의 목소리가 젊은이의 것으로 변한 것은 어쩌면 영혼은 나이를 재지 않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의 생각은 그가 알고 있는 여러 지식을 꿰어서 낸 것이었다.

“지옥인가...”

지옥에 온 것이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는 평생을 살며 무수히 많은 이들과 싸웠고, 무수히 많은 이들을 죽였다.

강호십존에 이름이 오르기 까지, 그에게 죽은 자의 수는 적어도 천여명이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 이상함을 느꼈다.

눈에서 이는 아픔이 점점 줄어들었고, 두통도 끝나 있었다. 그리고 두통이 끝나면서 무언가가 그의 정신 속, 내면에서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으윽!”

그것은 육체적인 고통이 아닌, 전혀 다른 종류의 고통이었다.

그것은 하명의 인간이 가진 자아였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 났을까?

-다리를 쓸 수 없다니.

-왕자님을 사랑해요.

-배신자!

-으아아아악! 용서치 않겠다!

-하하. 나는...쓸모 없는 인간이야.

그는 눈을 감고서, 자신의 안으로 침범해 들어와 격류가 되는 또 다른 사람의 자아를 관조하였다.

이것은 누구의 것인가?

그렇게 관조하고, 관조하며, 그대로 계속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자아 역시 ‘자신’이다.

시간을 알 수 없는 어느 때. 그는 여든살의 노련한 강호인이었다. 그러나 주화입마로 세상을 등지고, 그의 영혼은 거대한 어떤 흐름에 빨려들어가게 되었다.

어느 순간.

그는 거대한 흐름에서 떨어져 나와 지상에 떨어지고, 한명의 여인에게 깃들게 된다.

전생.

환생.

윤회.

그렇게 그는 다시 태어났다. 전생의 기억은 하나도 하지 못하는 순수한 아기로서 태어난 것이었다.

그것은 또 다른 그 자신이었다.

비록 전혀 다른 자아라고는 하지만, 영혼이 동일하기에 그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전생의 자아가 깨어나고 말았다. 이유는 별게 아니었다.

“허. 내 비록 환생하였다고 하지만, 음독자살을 할 줄이야.”

그는 두 눈을 떴다. 고통은 가라앉고, 이제는 몸이 편안했다. 아픔이 완전히 가신 것이다. 그의 두 눈에는 처음 보지만, 오래동안 보아온 천장이 있었다.

그의 자아는 이 천장을 처음 보지만, 그의 환생체였던 왕자 그라니안은 이 천장에 몹시도 익숙했기에 벌어지는 현상이었다.

아직은 완전한 합일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영혼은 동일하나 자아가 두 개였고, 그 두 개의 자아가 합일 되면서 영혼에 상처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 두 개의 자아의 합일 자체가 불완전해져 버렸다.

주자아는 전생의 것이지만, 마치 모래에 물이 스며들 듯이 현생의 자아가 스며들어와 그를 변질 시키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성격이었다.

전생과 현생의 성격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는데, 그것은 영혼이 동일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사실까지는 그 자신도 몰랐으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알았다.

“하하하. 나라는 자가 이렇게 까지 떨어졌을 줄이야. 그러면 이제 부터는 어떻게 한다?”

광무존이며, 6왕자 그라니안이기도 한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피식 웃었다.

“내가 하고자 할 일이 하나 밖에 더 있으랴. 이왕 이렇게 된 것. 무공의 끝을 보고 말겠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짙은 안개처럼 달라붙는 크나큰 피로가 그에게 휴식을 요구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작가의 말


안녕하십니까.
글쟁이 고렘 성상영입니다.
작년에는 저에게 상당히 다사다난한 나날들 이었습니다.
우선 루트미디어라는 출판사에서 기획1팀장으로서 일을 하고 있었고, 아버지께서 말기암 판정을 받으셔서 병간호를 했었습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흘러, 제가 글을 쓰지 않은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루트미디어에서 내던 마도사의 탑을 마지막으로, 글을 쓰지 못했었죠.
이제는 여유가 생겨서 다시금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어떤 독자분들은 싫어하시고, 어떤 독자분들은 좋아하시는.
저만의 색체로 이번에도 글을 쓸까 합니다.
이번 글의 제목은 독존왕으로, 이것에도 저 나름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사람은 사회적인 생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가끔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긴 합니다.
그래서 그런 홀로서기를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보고 싶어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재미있게 즐겨 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소설의 장르는 무협이 아닙니다. 퓨전 판타지입니다.
그럼 글쟁이 고렘은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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