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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순백 연재중입니다.

좌충우돌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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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이에너
작품등록일 :
2016.04.19 01:14
최근연재일 :
2016.04.19 01:16
연재수 :
1 회
조회수 :
161
추천수 :
12
글자수 :
1,666

작성
16.04.19 01:16
조회
161
추천
12
글자
4쪽

1. 빈대, 들러붙다.

DUMMY

그는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옆에 있던 여자는, 소녀는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뭔가 안타깝다, 그렇게 생각했지? 지금?”


깨어난 첫마디가 그거라니, 참 사람마음을 이상하게도 읽는 취미가 아닐까. 흑발의 소녀는 대답하려다 입술을 깨물고, 그리고 두려움에 찬 눈으로 남자를 보았다.


“난 황제다.”


그게 무슨 상관일까.


“황제 할아버지가 와도 우리집에서 못 재우니까 당장 나가, 당장.”


“하루만 재워달라. 난 갈 곳이 없다는 걸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알지. 그게 자업자득이라는 것도 잘 알고.”


옥구슬같은 눈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없이 정박되어 있었다, 황제에게. 그는 더 이상 황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상투적이고 표면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그럼 넌 그거 알지? 난 니가 싫다는거.”


황제의 대답은 심드렁했다.


“아니.”


그는 팔베개를 한 채로, 벌써 자려는 자세였다. 그러나 딱딱하다 느껴질 정도의 척추뼈를 자극하는 좋은 쿠션을 만끽하기도 전에, 커다란 솜베개는 사라졌다. 그녀는 팔뚝에 베개를 필사적으로 끼고 있었다.


“당장 나가라고!”


“어허, 성질머리하고는.”


“난 당신 보모가 아니야!”


“그럼. 난 보모라고 한 적 없다. 내 스승이 아니더냐?”


“스승 앞에서 밥이나 축내는 식충이가 왜 이렇게 뻔뻔해?”


그 말에 황제는 피식 웃었다. 은은한 강물에 흘러가는 나뭇잎처럼, 더없이 한가로운 태도였다. 말투도 그렇게 흐르는 말투였다.


“밥 먹고 일을 머슴처럼 해줬어봐라. 식충이란 소리가 붙겠느냐. 일이라도 잘한다 했겠지.”


“당신은 일 안할 거 아니까. 빨리 꺼져! 근위대 부른다?”


그 말에 황제는 멈칫했다. 그리곤 손을 눈가에 붙이고...울먹거리는 표정을 짓고...


“아함.”


...하품을 했다. 그리고 눈곱을 떼어냈다. 그 지저분한 것을 침대에 슥슥 문지르는 걸 본 그녀는, 식충이가 문제가 아니란 걸 직감했다.


“...죽여...죽여버릴거야.”


“어허, 좋다. 내가 제안하마.”


여자는 팔짱을 꼈다. 그리곤 황제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대꾸해버렸다.


“싫은데? 또 이상한 짓꺼리를 하려고 하는군. 그럴 줄 알고 대답을 많이도 준비했어. 근데 대답이 다 똑같네. ‘싫어, 싫어, 싫어’라고.”


“그럼 강제로 뺏는 것도 고려해봐야겠는데.”


“어딜?”


“여기.”


한 손으로 머릴 받치고 왼쪽 다릴 꼬고 누워버린 황제는, 영락없는 황제의 기품이 흘렀다. 그게 침대라는 게 문제였다. 게다가 침대는 ‘다른 집’ 여자의 침대였다.


“침대에서 빨리 내려오지 못해! 깨진 바가지는 어느 짝에도 쓸모가 없다더니!”


“잠 좀 자자. 짐은 이 나라의 황제가 아니더냐.”


“흥, 지금의 네가 황제?...황제도 아닌 것이...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감히...그러고 보니 흑마법사를 우습게 보는 데에도 정도가 있지...빨리 안 나가면 부른다?”


“뭘 말이냐?”

“흑마법사가 할만한 게 달리 뭐가 있겠냐? 악마를 불러서...네 간이라도 빼먹으라고 해주지.”

그러나 황제는, 손질도 안되어 다 헝클어진 짧막한 흑발을 매만졌다. 그리곤 무심하게 대답했다.


“맘대로 하려무나. 여튼 난 잔다. 깨울 시 그 악마의 간이 없어진다는 것만 기억하도록.”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방어막을 쳐버렸다. 그것도 속이 안 보일만한 불투명한, 회적색 빛이 감도는 특이한 질감이다 싶을 방어벽이었다. 그러나 여자도 만만하지 않았다. 질감이고 나발이고, 방어벽을 냅다 걷어차 버린 여자가 바닥에 침을 내뱉었다.


“이런, 천하의 쌍것 같으니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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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15 오수제너
    작성일
    16.04.19 09:19
    No. 1

    잘 보고 가요. 사연은 나중에 나오나요? 여자의 위치는 무엇인지? 음...황제보다 높은 위치라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비사이에너
    작성일
    16.04.19 14:58
    No. 2

    네! 높진? 않지만 스승제자 사이인데 예의를 추구하는 괴짜? 같은 걸로...

    님의 글을 보고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데빌플라워에 다신 댓글 보고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오수제너
    작성일
    16.04.19 22:36
    No. 3

    제 댓글이 작가님한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상심하는 일은 없길요!! 그롬...말 많은 오수제너는 후다다닥!!!!!!!!!!!!!!!!!!!!!!!!!!!!!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비사이에너
    작성일
    16.04.20 00:23
    No. 4

    언제나 좋은 댓글만 달아주시면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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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빈대, 들러붙다. +4 16.04.19 162 1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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