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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님의 서재입니다.

실수로 재벌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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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작품등록일 :
2020.09.19 15:51
최근연재일 :
2021.01.02 11:15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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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7,187

작성
20.09.22 18:1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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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글자
12쪽

3화 : 금융감독원?

DUMMY

난 지금 집구석에서 싱글벙글 혼자 미친놈처럼 키득키득 한 번씩 웃으며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다.


‘보통 복권 1등 당첨되면 뭘하지?’


2000억이라는 엄청난 돈이 생겼지만 뭘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하자 잡식인에 올라온 여러 가지 댓글이 보였다.


-님들 복권 1등 돼서 10억쯤 생기면 뭐할꺼임?


댓1: 뭐하긴 집 사야지


댓2: 난 차 꺼임 스포츠카 뚜껑 열리는 거


댓3: 솔로 탈출이닷!


댓4: 솔로 탈출은 돈만 있다고 되는 거 아님. 일단 거울부터 보셈.



인터넷 방구석 워리어들 끼리 싸우는 모습도 그냥 다 재미있어만 보였다.


댓5: 각목 조심하고 돈 있는 거 숨겨야 한다. 무서운 세상이다. 이순신장군님 띵언도 있잖아. 내가 돈이 있다는 사실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댓6: 개솔도 정도껏. 통장에 1억도 없는 것들이.


헛소리 같은 댓글이었지만 막상 이런 댓글 보고 나니 덜컥 걱정도 되었다.

맨 몸뚱이인 나에게 2000억이 넘는 돈이 생겼으니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코스모다이나믹스 쪽이라던가 그날 은행에서 지점장도 내가 돈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일단 경호원부터 구해야 하나.’


막상 큰돈이 생기니 주변이 다 강도로 보이는 망상까지 생겼다.


그렇게 밖에 나가지도 못 한 체 집에만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나마 좋은 점은 이제 생활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정도랄까?


하지만 집에서 스마트폰에 찍힌 숫자들만 봐서인지 사실 실감이 덜 났다.

손에 직접 만져지는 것 없이 숫자로만 000이 연속되어 있으니 이게 진짜 돈인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래서 일주일 만에 집 밖으로 나왔다.


‘우선 밥부터 먹을까?’


난 먼저 중국집에 들어가 멘보샤라던가 크림 새우라던가 평소에는 안 먹던 요리를 잔뜩 시켰다.


따지고 보면 비싼 음식도 아니지만,

그동안은 짜장면에 군만두로 된 저렴한 세트메뉴만 먹어왔던 나로서는 큰 도전이었다.


식사한 후 근처 아울렛 매장에 들렸다.

사실 백화점을 갈까 생각했지만 오랜 가난뱅이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백화점은 허들이 꽤 높았다.

일단 무난하게 근처 아울렛 매장에서 이것저것 옷을 뒤적여 보았다.


매장 아주머니는 그다지 내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어딜 봐도 만원짜리 티셔츠나 한 개 살 거 같은 후줄근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보니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채 다른 손님들 응대하기 바빴다.


난 특별히 가격표를 보지 않았다.

어차피 내 통장에 돈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게 더 큰 목적이라 이왕이면 비싼 거로 고르고 싶었다.


난 캐주얼 정장 스타일에 옷 몇 벌을 골라 갔다.

평소에 입고 싶었지만 비싸서 눈도 두지 않았던 옷들이었다.


“이거 입어 봐도 될까요?”


“네. 위에 재킷은 걸쳐보셔도 되는데요. 셔츠는 땀 때문에 입어보시면 안되구요. 옷 입으실 때 조심해서 입어주세요~”


이래저래 조심하라는 주의를 주더니 다른 손님 응대하기 바쁜 매장 아줌마는 다른 손님에게는 콧소리까지 섞어가며 사은품까지 챙겨 주기 바빴다.


난 옷을 모두 입어 본 후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어떤 거 계산 하실 거예요?”


매장 아줌마가 투명스럽게 물어봤다.

사지도 않을 옷을 이렇게 엉망으로 뭉쳐서 가져다 났다고 생각하니 정리할 생각에 조금 짜증이 난듯했다.


“전부 다 계산해주세요.”


“네?”


내가 옷을 전부 계산하겠다고 하자 매장 아줌마는 약간 벙찐 얼굴이었고 옷을 계산하더니 말했다.


“손님 이거 전부 185만원 인데요?”


“그러네요. 계산해주세요. 아 혹시 배달도 해주시나요?”


그때부터 매장 아줌마에게 나는 ‘하늘 같은 손님’,‘ 손님은 왕, 이 되어버렸고 이젠 나에게 사은품 챙겨 주기 바빴다.


다른 손님들이 들어와도 관심도 주지 않고 내 옆에 착 달라붙어 콧소리를 내며 다른 상품도 권하기 시작했지만 일단 난 사기로 한 옷들만 계산하고 얼른 나왔다.

옷은 집으로 배송받기로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집 근처 알쥐전자 매장에 들렸다.

평소 이 길을 지나갈 때면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각종 전자제품을 부럽게 쳐다만 보며 지나쳤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직원이 깍듯하게 인사하며 반겼다.


“TV 모니터 좀 볼 수 있을까요?”


“어떤 제품 원하시나요?”


“최신형으로 한 50인치 정도?”


“이 제품 어떠세요. 저희 회사 올해 신형 상품입니다. 초고화질이라 실제 사물보다 더 색감이 살아 있습니다.”


“가격은 얼마인가요?”


“80만 원입니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죠”


“그러게요. 저렴하네요.”


사실 인터넷 최저가로 사면 더 저가로 살 수 있었지만, 맞장구를 쳐주며 구매하겠다고 했다.


‘지금 집은 너무 작아서 50인치도 너무 크긴 하지만... 어차피 이사도 갈 테니까 미리 사놓지 뭐 히히’


난 내 계좌와 연동되어 있는 체크 카드를 건네며 말했다.


“혹시 사은품 있나요?”


아까 아울렛 매장에서 양말과 팬티 등을 서비스로 잔뜩 받았더니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져 버렸다.


그런 내게 직원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손님 결제 승인이 안 되네요. 혹시 다른 카드 있으신가요?


나는 놀라며 대꾸했다.


“그럴 리가요. 이거 그냥 체크 카드라 통장에서 돈이 나갈 텐데”


하지만 결제 승인이 되지 않은 걸 보며 매장을 나와 스마트폰으로 확인을 해보았지만, 통장에 돈이 사라지거나 한 건 아니었다.


난 황급히 은행으로 갔다.

조금 있으면 은행 문 닫을 시간이고 해서 서둘러 갔다.


난 마음이 급했고 조마조마했다. 혹시 은행에서 결제를 막은 걸까?


그때였다. 알 수 없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난 빠르게 은행으로 걸어가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금융감독원 김미영 팀장입니다.”



금융감독원이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직감적으로 분명 뭔가 잘못된 것임을 눈치챘다.


“현재 본인 명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되셔서 이렇게 연락 드렸습니다. 간단한 인적사항 확인 드리겠습니다. 이름이 반은성 씨죠?”


“네 맞아요.”


“네 전화번호 뒷자리가 08xx 번이시구요?”


“네 맞아요.”


“지금 본인 명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된 게 확인 되었구요. 일단 현금을 모두 보내드리는 계좌로 보내 놓으셔야 안전하게 지키실 수 있으세요. 계좌는 문자로 보내 놓겠습니다.”


“저 혹시 제가 일부 돈을 사용했는데 이건 어쩌죠?”


“어휴 어쩔 수 없지만, 정상참작 가능하시니까 걱정 마시구요. 나중에 법정에서 이 부분 따질 수도 있으니 되도록 빠르게 본인 무죄 입증을 위해 계좌로 돈을 보내세요.”


나는 눈물이 나올 거 같았다. 어차피 가던 길이니 이젠 뛰어서 은행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금방 직원과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고객님께서는 저희 은행 vip시라 2층 vip룸으로 가시면 보다 빠르게 응대 받으실 수 있으세요.”


지난번 그 여직원이었고 그녀는 날 기억하고 있었다.

어떻게 까먹겠는가 통장에 2100억이나 찍혀있는 고객을.

어쩌면 난, 이 은행 지점에 요주인물로 찍혀있을지도 몰랐다.


“저 이체가 안 되는데요. 어떡하죠? 저 지금 엄청 급한데요.”


여직원은 전산으로 확인을 해보았다.


“네 고객님 체크 카드 한도가 일일 200만원 이시라 결제가 안되셨나 보네요. 현재 보유하신 카드는 결제를 최대한 늘리셔도 일일 천만원까지만 결제가 가능하세요. 아니면 다른 체크 카드 상품으로 바꿔 드릴까요? 최대 일일 1억원까지 가능한 상품이 있습니다. 1억 이상 결제도 은행에 본인확인 전화만 주시면 가능하십니다.”


여직원은 친절하게 응대했다.


“은행에서 직접 계좌 이체해도 그런가요?”


“아닙니다. 창구를 통해 이체하실 경우 한도 없이 이체 가능하십니다.”


“하아... 정말 다행이네요.”


“여기 종이에 이체금액 써주시면 되세요.”


난 종이에 2100억과 이체 할 곳을 적었다.


여직원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혹시 이거 어디로 이체 하시는 건가요?”


“금융감독원으로 송금 할게요.”


여직원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호갱..아니 고객님 이거 보이스피싱 인 거 같은데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나는 은행 여직원 덕분에 돈을 지킬 수 있었다.


보이스피싱 이라니...


이전 같으면 충분히 수상하다고 생각할만한 일이었지만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최근 이상한 일을 겪다 보니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나중에 꼭 보답해야지. 진짜 큰일 날뻔했다.’


은행에서 하루 한도 1억원짜리 체크 카드로 바꾸었고 별도로 신용카드도 한 장 만들었다.


또 지난번에 지점장이 말한 투자상품에도 100억 정도 가입했다.

대신 그 여직원을 담당자로 해주는 조건으로 가입했기 때문에 아마 여직원에 인사점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방구석에서 인터넷 부동산을 보고 있었다.


“음... 집 좋네 백억? 싸네.한국은 집값이 참 저렴해서 좋구나~”


예전 같으면 집 좋네 하고 스쳐볼 만한 것들도 지금은 진짜로 살 수 있게 되니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다.

주변에 시설은 어떤지 치안은 괜찮은지 등등.


“어머니 모시려면 정원이랑 텃밭 같은 게 있는 집이 좋겠지?”


어머니는 시골에서 자라셔서 그런지 늘 작은 텃밭을 가꾸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이왕이면 정원이나 뒷마당이 있는 집을 찾아보고 있다.


어서 집을 구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늦게라도 효도 좀 하고 싶었다. 미리 용돈도 좀 보내드리고 싶었지만 집을 보여드리며 놀래켜 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도대체 돈이 어디서 났는지 솔직히 말하기 쉽지 않아서 변명거리를 생각하기 바빴다.


“아니 우리나라는 무슨 부동산 보유세를 이렇게 많이 물린데. 건물 좀 여러 개 사려고 했더니 다시 생각해봐야겠네.”


전 같으면 건물주들 더 세금 내게 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줄여야 한다고 열변하던 내가 돈이 생기니 마인드가 180도 바뀌어 버린 것 같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걸까? 아냐 열심히 돈을 팍팍 써주지 뭐 부자들이 돈 쌓아두기 바쁘니 돈이 밑으로 흐르질 못하는 거야. 내가 대신 팍팍 써서 대한민국 경제에 도움이 되면 좋지 뭐. 히히!”


한참 즐겁게 부동산 정보를 보고 있던 때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번호였다.


“누구세요?”


일단 전화를 받았다. 또 보이스피싱이면 욕이나 한 바가지 해줄 요량이었다.


“반은성씨 폰인가요?”


“그런데요.”


“야! 나 근택이야 이근택 기억나지? 고1 때 니 뒷자리”


이근택.

누구인지 기억났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나 고등학교 1학년 때 내 뒷자리에 앉아 내 뒤통수를 항상 쳐대던 놈 이놈 때문에 고등학교 생활이 최악이었지.


서울에서 사고치고 지방으로 전학 왔다는 소문 때문에 처음부터 겁나던 놈이었는데 하필 고1 때 내 뒷자리에 앉아 나를 괴롭혔다.


심지어 고2 때는 다른 반이었는데도 쉬는 시간이고 점심시간이고 불러대며 지 담배 피는 곳에 같이 있게 했다.

그러고는 담배 보관 라이터 보관을 시키며 내가 지 인벤토리라는 개소리까지 해댔고 빵 셔틀 담배 셔틀 체육복 셔틀 온갖 셔틀은 다 해댔다.

결국, 고등학교 시절 동안 내 별명은 재떨이였다.


이근택 재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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