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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학사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퓨전

최혁
작품등록일 :
2014.06.23 14:09
최근연재일 :
2014.10.24 00:31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579,677
추천수 :
18,535
글자수 :
75,267

작성
14.07.23 21:34
조회
20,718
추천
787
글자
6쪽

6. 남매(男妹)

DUMMY

“오라버니 이자도 오라버니와 같은 지학이래요.”

하지만 그 말이 오히려 독이 되어 버렸다. 정이 자신과 동갑이라는 말에 냉큼 말을 놓았기 때문이다.

“아 너도 지학이야? 하하. 동갑이네. 난 정이라고 해 곽정.”

정의 태도에 사내는 어이가 없었다. 아영의 아명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보고 움찔했지만 아영이 정체를 들어 내지 않기 위해 아명을 가르쳐준 것임을 알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에게까지 말을 놓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당장에라도 황족 모독이라는 죄명 하에 감옥에 쳐 넣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들이 아바마마 몰래 황궁을 빠져나온 것이기도 했고 또 아영을 찾아준 자이므로 한번은 봐주기로 했다. 그래서 아영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끝까지 정체를 숨기기로 했다.

“나는 …윤문이라 한다.”

“윤문? 동생은 아영이라고 했는데, 그럼 넌 아윤문이야?”

가관이다. 참아주니 성도 이상하게 만든다.

“……그렇다.”

허나 무슨 수가 있겠는가? 정체를 숨기기로 한 이상 성을 알려줄 수 없었다. 그래서 윤문이라 했다. 그런데 정은 아영 때문에 성이 아씨 인줄알고 이름이 아윤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그렇게 각자 이상하게 통성명을 하고 난 뒤에 윤문은 아영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넌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게냐?”

“오라버니와 떨어지고 시정잡배들한테 못된 일을 당할 뻔 했지만 여기 있는 정… 오라…버니가 절 구해줬어요.”

시정잡배에게 못된 일을 당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윤문은 깜짝 놀랐다. 까딱 잘못했으면 큰일을 치를 뻔 했던 것이다. 그 상황을 상상하니 윤문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 것은 아영이 정에게 오라버니라고 한 것이다.

오라버니라니? 자신 외에 다른 사람에게 오라버니라고 부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일이기에 놀랐다.

그때 정이 끼어들며 말했다.

“내가 그때 때마침 거길 지나가서 다행이었어. 하하.”

“고, 고맙다.”

정의 반말에 적응이 힘든 윤문이다.

정이 이렇게 윤문에게 친근하게 대한 것은 여동생을 가진 오빠라는 동질감도 있겠지만 동갑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왜냐하면 환생을 하고난 뒤에 아직까지 정에게는 동갑 친구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딱히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정이 어릴 적 친구를 만들기도 전에 집안이 몰락해 버렸다. 겨우 귀족의 명맥만 유지하며 도망치듯 안국으로 갔지만 거기서 몰락한 귀족과 친하게 지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었고 그 결과 정은 친구 한명 제대로 사귀어 본적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찮게 동갑내기 친구를 만난 것이다. 그러니 친해지고 싶었다.

윤문은 이런 정이 부담스러웠다. 지금까지 살면서 황족인 자신에게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체를 밝히지 않은 탓에 그런 것이지만 이제 와서 정체를 밝힐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색하게 대답하며 대화를 계속 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윤문도 정과 마찬가지였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친구를 만들어 본적이 없었다. 감히 황족과 친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궁에 있을 때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전부다 자신을 어려워하고 무서워만 했지 누구하나 자신에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정은 자신의 정체를 몰랐기 때문에 어려워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고 친구처럼 편하게 대했다. 윤문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덕분일까? 처음에게는 마냥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던 감정이 점점 호기심으로 변해갔다.

“나도 영이 같은 여동생이 있거든. 하하.”

“너도 여동생이 있어?”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는 이제는 묘한 동질감도 생긴다.

“응. 내 동생 이름은 린이야. 곽린.”

“린이라… 예쁜 이름이네.”

“거기다 진짜 신기한건 동생들도 나이가 같아. 하하.”

“그러네. 우리도 동갑이고 동생들도 동갑이라니. 하하하.”

동생을 끔찍이도 아끼는 두 남자다 보니 동생이야기로 금방 친해지기 시작했다.

정과 윤문 두 사람은 여동생에 대한 애정과, 서로 마음을 둘만한 친구가 없다는 공통점 때문에 빠르게 서로를 향해 호감을 가지기 시작 했다.

본래 어린 아이란 그런 법이 아니던가?

이것저것 재고 따지기보다는, 서로의 마음이 맞으면 친구다.

정과 윤문이라 하여도 다를 것은 없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빠져 대화하다보니 이제 해는 완전히 넘어가버렸다.

급해진 아영이 윤문을 재촉한다.

“오라버니 벌써 해가 졌어.”

아영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그렇구나. 어서 가야겠네. 정 우리 먼저 가봐야겠어.”

“그래 조심해서가. 아! 영아 다음에는 길 잃어버리지 마. 하하.”

정의 놀림에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그, 그래 알겠다. 걱정 마.”

그렇게 정과 윤문, 아영남매는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졌다.

‘어디사는지도 못 물어봤네. 여기도 휴대폰이 있으면 참 편할 텐데 말이야.’

혼자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드니, 어디에 사는지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대신 회천비공을 배우고 처음가진 실전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어서 빨리 회천비공을 연마해야지.’

회천비공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져가는 정이다.


7. 전시(殿試).


그 일이 있고난 뒤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이제 칠주야만 지나면 전시 시험 날이다. 아무리 탈락자가 없는 시험이라지만 정의 목표는 상위권이었다. 상위권에 들어가 한림원 학사가 되어야 한다. 준비는 나름 열심히 했다. 충분히 상위권에 들어갈 자신도 있었다.

전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석이 정에게 서고일은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말했다.

원래부터 전시를 치기 전까지 일을 하는 것이었고 석도 그에 맞춰서 사람을 구했다. 그래서 이제 서고에 일을 하러 갈 필요는 없었다. 대신 석의 배려로 일하는 사람 외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서고에 정이라면 언제든지 책을 읽으려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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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8. 연회(宴會). +19 14.10.24 7,519 309 7쪽
25 8. 연회(宴會). +29 14.08.05 19,938 844 7쪽
24 8. 연회(宴會). +36 14.08.01 20,291 790 7쪽
23 7. 전시(殿試). +27 14.07.28 21,813 815 7쪽
22 7. 전시(殿試). +33 14.07.25 21,383 776 6쪽
» 6. 남매(男妹) +31 14.07.23 20,719 787 6쪽
20 6. 남매(男妹) +23 14.07.20 21,867 791 7쪽
19 6. 남매(男妹) +17 14.07.18 21,333 759 6쪽
18 6. 남매(男妹) +22 14.07.16 21,793 734 7쪽
17 6. 남매(男妹) +15 14.07.14 22,135 734 7쪽
16 5. 회남왕(淮南王). +17 14.07.13 22,262 712 7쪽
15 5. 회남왕(淮南王). +18 14.07.13 21,200 659 7쪽
14 5. 회남왕(淮南王). +17 14.07.10 22,379 699 7쪽
13 4. 송전기서(送傳奇書). +17 14.07.07 22,622 685 7쪽
12 4. 송전기서(送傳奇書). +13 14.07.06 22,552 679 6쪽
11 3. 귀신? +13 14.07.05 22,973 644 7쪽
10 3. 귀신? +11 14.07.04 22,330 651 7쪽
9 3. 귀신? +15 14.07.03 22,348 662 7쪽
8 2. 성장. +12 14.07.02 23,570 761 7쪽
7 2. 성장. +12 14.07.01 23,025 714 7쪽
6 2. 성장. +12 14.06.27 24,624 723 7쪽
5 2. 성장. +9 14.06.26 24,880 711 7쪽
4 1. 다시 태어나다. +13 14.06.25 24,803 722 7쪽
3 1. 다시 태어나다. +25 14.06.24 26,162 716 7쪽
2 1. 다시 태어나다. +20 14.06.23 27,421 740 7쪽
1 서(書) +15 14.06.23 27,736 71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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