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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님의 서재입니다.

죽여야 할 악마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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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18.09.03 15:02
최근연재일 :
2018.09.12 00:04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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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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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2,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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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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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소개

DUMMY

서기 2100년, 지구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


“Incoming!(적군이다!)”


포화가 치솟고, 총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LA의 도심 한가운데에서 시뻘건 불길들이 치솟아 올랐다.


“Open fire! open fire!(사격개시!)”


방독면과 방호복을 입은 미군들은 도로 위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다가오는 무리들을 향해 총을 무차별적으로 쏘고 있었다.

러시아의 침공? 중국의 공격?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LA 시민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LA 시민들이었던 것들이다.


“그어어어...”

“캬아아아!”

“끼야아아아아아!”


그들은 총에 맞아 머리가 날아가고, 팔이 뜯겨지고, 다리가 부서져도 끊임없이 밀려왔다. 군인들은 더 이상 전진할 수가 없었다.

멀리서 자주포의 포탄이 날아와 건물에 부딪쳤다. 고층 빌딩들이 집중 포화에 맞아 하나씩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뚫고 더 많은 수의 감염자들이 나타났다.

한 남자가 무전기를 손에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Where are the volunteers! When are they coming!(지원병력은 어디 있나! 대체 언제 오는 거야!)”


무전기 너머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렸지만 지휘관은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어느새 다가온 감염자가 그의 목덜미를 물어뜯어버렸다.

방어선이 점점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때, 전장 한가운데에서 붉은 기둥이 높이 치솟아 올랐다.

붉은 기둥의 밑에서, 온 몸이 초록색 불길로 불타오르고 있는 한 남자가 전장을 바라보며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 준비는 끝났다!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30층 빌딩과 어깨를 나란히 한 붉은 기둥은 이내 붉은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이제 문이 열리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리니!”


그 모습을 본 군인들의 표정에 절망감이 새겨졌다.


“Mother Fuck...(젠장...)”

“The third Demon Impact is coming...(3차 데몬 임팩트가...)”


그때였다. 삶을 포기한 군인들의 뒤통수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오토바이 소리였다. 모두들 귀를 의심하고 뒤를 돌아본 순간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운전 좀 살살 못 하냐!”

“길이 이 지랄인 걸 어쩌란 거냐!”


두 남자가 엄청난 크기의 보랏빛 오토바이를 몰고 전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전장이 가까워지자 뒤에 타고 있던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트 위에 올라섰다. 양손에 두 자루의 칼을 들고서.


“벌써 큰 일이 난 거 같은데!”

“처리해야지.”


검은 머리, 청색 코트, 양손에 칼을 든 남자는 붉은 머리, 붉은색 코트, 오토바이를 몰고 있는 남자의 눈치를 살폈다.


“야, 바로 쏘게? 벌써? 재미없게?”

“여기서도 재미 찾다간 다 죽는다.”

“에이... 알았어.”


붉은 머리의 남자는 적당한 장소를 살폈다. 그의 눈에 마침 건물 잔해들이 언덕 모양으로 쌓여있는 곳이 보였다. 남자는 그쪽으로 오토바이를 몰았다.

전장 3m의 괴물 오토바이가 언덕을 타고 오르는 순간 청색 코트의 남자는 잽싸게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려 전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도무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는 엄청난 속도였다.

그는 멍한 표정의 군인들을 지나쳐 바리게이트를 뛰어넘고 새하얀 칼을 쉼 없이 휘둘렀다. 아주 찰나의 순간, 감염자들이 무채 썰리듯 얇게 썰리며 주위에 피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 위로 붉은 머리의 남자가 뛰어올랐다. 전장을 가로지르며 허공을 나는 오토바이를 이 전장에 있는 모두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토바이를 힘껏 들어올렸다. 그 순간 오토바이의 모양이 변하기 시작했다. 남자가 잡고 있던 손잡이를 중심으로 마치 종이접기를 하듯 오토바이가 접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윽고 보라색의 십자가로 변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남자는 그것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이번엔 십자가에서 하나의 거대한 5연장 대포로 변신했다. 이 모든 것이 단 5초도 안 되어 이뤄진 것이었다. 붉은 기둥 아래 있던 초록색 불꽃의 남자가 경악하며 팔을 뻗어 그를 저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도에 그쳤다. 어느새 다가온 푸른 코트의 남자가 그의 팔을 칼로 후려쳤다.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와 두 자루의 칼이 모두 부러졌지만 팔의 궤도도 흐트러졌다. 남자의 팔에서 뿜어져 나온 초록색 불꽃은 애꿎은 건물에 직격했다.

붉은 머리의 남자가 포탄을 발사했다. 한꺼번에 발사된 5개의 포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날아가 붉은 기둥에 적중했다. 붉은 기둥을 중심으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주변에 있던 감염자들이 모두 날아가 버릴 만큼 그 폭발은 굉장했다.

폭연이 걷히자 주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붉은 기둥은 그 폭발 속에서도 아직 건재했다. 초록색 불꽃을 두른 남자도 아직 그곳에 서있었다. 다만 그는 매우 지친 모습이었다.


“에구구.”

“끄응.”


후폭풍에 밀려 날아갔었던 두 남자는 어느새 다시 돌아와 전장에 섰다. 푸른 코트의 남자가 기둥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 저거 멀쩡한데?”

“아니, 충분하다.”

“멀쩡하다니까?”

“보면 안다.”


붉은 머리의 말대로 기둥의 상태가 아까와는 약간 달랐다. 여전히 기분 나쁜 빛을 뿜어내고 있긴 했지만 맹렬하게 튀기던 불꽃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네, 네놈들이 감히...”


초록색 불꽃의 남자는 기둥의 상태를 확인하고 분노에 휩싸였다. 그를 두르고 있던 초록색 불꽃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주변 일대를 초록빛 불길로 휩싸이게 했다.

그들은 코트로 불길을 방어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뜨겁지 않았고, 주변을 불태우지도 않았다. 마치 연기처럼 지나간 불길에 두 남자는 의아해했지만 이내 코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서로를 마주봤다.


“야, 김윤성. 저 아저씨 되게 화난 거 같은데.”

“어.”

“되게 재미있겠다.”

“시끄러.”

“아, 왜.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엉? 언제쯤 솔직해지려나, 그 망할 입은.”

“시끄럽고, 빨리 하자.”


두 사람은 진지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이내 손을 높이 치켜세웠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승자는 붉은 머리의 남자였다.


“이런 젠장!”

“멍청한 우리 강두희 군, 대체 언제쯤 나한테 이기려나.”

“아, 하나님, 부처님, 공자님, 또 뭐시기 님 맙소사! 왜 거기서 가위가 나오는 건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울부짖는 푸른 코트의 남자, 강두희를 뒤로 하고 붉은 머리의 남자, 김윤성이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


“기다렸냐? 뚜비.”


김윤성에게 뚜비라고 불린 남자는 너무나 황당해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반문했다.


“그게 뭐냐?”

“있어. 아주 옛날 만화인데...너처럼 초록색의 괴물이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지. 빌어먹을 악마자식아.”


악마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윤성은 등에 메고 있던 예의 보라색 십자가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보라색 십자가에서 한 자루의 칼과 권총이 튀어나와 그의 손에 쥐어졌다.


“할 거냐? 안 할 거냐?”


윤성의 말에 벙쪄있던 정신이 돌아온 악마는 사방에서 초록색 불꽃을 피워올렸다.


“요, 용서 못해!”


땅이 갈라지고, 공기가 울리며, 대지가 포효하고, 대기가 요동쳤다. 엄청난 압력이었다. 하지만 윤성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에서 다시 감염자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모습이 사뭇 달랐다. 방금 전에는 사방으로 마구 미쳐 날뛰었지만, 이번에는 몸에서 간헐적으로 초록색 연기를 뿜어내며 느릿느릿 걸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아까보다 배는 늘어난 그 숫자였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알 수 없는 그들은 또 다시 도시 밖으로 진군을 시작했다. 외곽에서 지켜보고 있던 두희가 눈을 빛냈다.


“소일거리가 생겼네.”


두희는 허리춤에서 또 하나의 칼을 뽑아들었다. 아까 빼들었었던 칼들과 달리 이 칼에선 어떤 이상한 기운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푸른색 오오라가 뿜어져 나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Fire!”


외곽에서의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 윤성은 붉은 코트를 휘날리며 악마를 향해 달려갔다. 앞을 가로막는 감염자의 목을 베고, 발로 차고, 총알로 머리를 꿰뚫으며 빠르게 전진했다.

지금 기둥이 잠잠한 것은 단순히 고장이 났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복구되어 결국 문이 열릴 것이 분명했다. 그전에 저 뚜비를 죽이고 핵을 없애 전원을 차단해야했다.


“죽어라!”


악마가 팔에서 초록색 불꽃을 쏘아 보냈다. 그는 감염자를 방패로 그것을 막아냈다. 약간의 폭발과 충격이 그를 뒤로 밀어냈다.

하지만 그가 주목한 것은 그것의 파괴력이 아니었다. 그것에 얻어맞은 감염자가 삽시간에 증발해버리는 것이 문제였다.


“아무도 막지 못한다. 20년 전의 실패를 우리는 기억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문을 열 것이다! 세상을 불로 정화할 것이다!”


악마가 또 다시 불꽃을 쐈다. 그는 이번엔 그 공격을 피해냈다. 불꽃은 애꿎은 바위에 부딪쳐 폭발했다. 하지만 거의 피해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을 보며 윤성은 그의 불꽃에 대해 분석했다.


‘저 불꽃에 영향을 받는 어떤 조건이 있다.’


그는 시민들이 어째서 이런 상태가 됐었는지 생각해냈다. 갑자기 도심 한가운데서 용암처럼 뿜어져 나온 초록색 가스, 그것에 노출된 사람들이 갑자기 주변인들을 미친 듯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땅에서 기어올라온, 아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의 존재들. 느릿하게 걸어다니고, 몸 하나 성한 곳이 없는, 영락없는 좀비의 모습을 한 녀석들.

능력의 실체를 파악한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뚜비가 아니라 세균맨이었냐?”

“이번엔 또 무슨 헛소리냐!”

“아아, 세균맨이 아니라 좀비맨이라 해야 하나.”“크아아아아아!”


악마는 초록색 불꽃을 마구 쏘아댔다. 윤성은 그것을 피하지 않고 전부 몸으로 받아냈다. 하지만 그에게 오는 피해는 전무했다. 그는 불꽃을 맞으며 앞으로 전진했다.

그 모습에 오히려 악마가 당황하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어, 어째서! 어째서 감염이 되지 않는 거냐!”


어느새 그의 앞에 다가온 윤성이 말했다.


“내 몸이 좀 특별하거든.”


윤성은 보라색 검을 겨누었다. 악마는 그 검을 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 아까는 멀어서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번엔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서, 설마. 네가 그 데스락의 주인, 소문의 하프...”

“죽어.”


악마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정수리에서 사타구니까지 일자로 반으로 쪼개져 바닥에 쓰러졌다. 윤성은 여유롭게 칼을 다시 십자가에 꽂아 넣었다.

그 순간, 붉은 기둥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기둥이 마치 심장처럼 쿵쿵 뛰기 시작했다. 뒤에서 두희가 크게 소리쳤다.


“멍청아! 뭐하고 있어! 빨리 끝내!”

“이런 젠장!”


윤성이 재빨리 칼을 뽑아 악마의 뒤에 있던 보랏빛 돌을 내리쳤다. 그 순간, 붉은 빛이 번쩍하며 모든 시야를 가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벌떡!

윤성은 이불을 걷어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은땀이 약간 흐르고 있었다. 이렇게 생생한 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귀찮네.”


그는 투덜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어제 대충 아무렇게나 던져둔 게임패드를 발로 밀어 넣고 밖으로 나갔다.

2102년 현재, 세상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하지만 저 멀리, 한바탕 비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0. 소개 – 종료.


작가의말



프롤로그입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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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 신이시여, 나를 버리소서 - 5 18.09.08 90 0 11쪽
11 2. 신이시여, 나를 버리소서 - 4 18.09.07 147 0 10쪽
10 2. 신이시여, 나를 버리소서 - 3 18.09.07 56 0 10쪽
9 2. 신이시여, 나를 버리소서 - 2 18.09.06 41 0 11쪽
8 2. 신이시여, 나를 버리소서 - 1 18.09.06 7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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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 전야제 - 5 18.09.05 6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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