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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뿐이야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속 야만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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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뿐이야
작품등록일 :
2022.10.28 09:04
최근연재일 :
2022.11.01 00:00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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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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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568

작성
22.11.01 00:00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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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프롤로그-귀환

DUMMY

천둥바람.

아니, 강현석은 누운 채로 눈을 부릅떴다.

이미 그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바닥을 구르는 약병들과 깨진 주사기들, 볼썽사납게 넘어져있는 금속제 수술용 카트.


‘여긴······.’


병원이었다.

수십 년 전의 기억이 맞다면 이 곳은 칼과 실, 각종 약물을 사용해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는 곳이었다.

그래, 분명했다.


“지구······.”


돌아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야만과 광신의 세계에 떨어진 지 수십 년.

정확히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길이 없는 세월동안 갈망했던 장소가, 그의 눈 앞에 펼쳐져있었다.


“하······.”


하지만 현석은 탄식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야만의 세계에서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눈물을 보이는 자였으니까.

그가 탄식을 내뱉은 이유는, 이미 현석 자신이 지구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살아온 세계에서 문명이란 광신의 다른 이름이었고, 광신자들과 끊임없는 전투를 반복해온 그의 정신과 육체는 수십 년에 걸쳐 야만인들의 삶에 익숙해져있었다.

문명이란 이름의 옷을 입기에, 그의 야성은 너무나 거대해져 있었다.

그러나.


‘뭔가···다르다.’


본능적인 직감의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순간.

현석은 단숨에 누워있던 침대에서 내려왔다.


쩌적

바닥에 깨진 유리조각들이 굳은 살로 범벅이 된 현석의 발 아래 부스러졌다.

현석은 재빨리 수술실 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메스 몇 자루를 주워 한 손에 움켜쥐었다.

그의 바위만한 주먹에 앙증맞게 쥐어진 메스들은 메스보다는 짧은 다트에 가까워보였지만, 인간의 살과 근육을 가르기 위해 만들어진 이 단검이라면 제법 쓸만한 호신수단이 되리라.


“후우.”


저벅 저벅

현석은 오감을 최대한 날카롭게 가다듬은 채, 으스러지는 유리들을 밟고 천천히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이건.”


복도로 나온 현석은, 깨달을 수 있었다.


이 곳은, 그가 알고 있는 지구와 다르다는 사실을.


화르르-!

곳곳이 무너지고 부서지고 타오르는 병원 복도의 모습 때문은 아니었다.

그 바깥의 깨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 때문도 아니었다.


“그으으······.”

“그워······.”


알 수 없는 울음소리와 함께, 허공을 휘적이며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수십의 사람들.

아니, 그것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뱃가죽이 찢어지고 그 속이 훤히 보이는데도 아무렇지않게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리 없으니까.

그 것은, 차라리 시체에 가까워보였다.


현석은 수십 년 동안 쓰지 않았던 지구의 말 중 한 가지 단어를 떠올렸다.


‘좀비.’


분명,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나오는 걸어다니는 시체를 부르는 말이었다.

사람을 먹고, 먹힌 사람을 자신과 같은 좀비로 만드는 일종의 괴물들.

현석이 알고 있는 지구라면 당연히 존재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눈 앞에서 어기적대며 걸어오고 있었다.


‘···앞으로 알아봐야 할 게 많겠어.’


하지만,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분명했다.



자신을 먹잇감으로 바라보는 괴물들을, 눈 앞에서 치워버리는 것.

싯누런 이빨을 들이댄 채 다가오는 수십의 좀비 앞에서.


“꺼-져-라-!”


그는 전투를 알리는 함성을 내지르며 시체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강현식이 아닌, 하늘부족의 위대한 전사 천둥바람으로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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