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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먹거리의 서재입니다.

아빠가 요리를 참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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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먹거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8.21 10:21
최근연재일 :
2021.09.08 12: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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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4,386

작성
21.08.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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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3화. 최코파이 츄

DUMMY

13화. 최코파이 츄


“늦어서 죄송합니다!”


최유정은 입이 두 개여도 할 말이 없었다.

하필 긴급을 요하는 균열의 공략에 지각을 할 줄이야.


“괜찮아, 유정아. 사람이 지각도 할 수 있는 거지. 얼른 들어가자.”


악몽을 꾸고 잠을 설친 그날.

시간적 여유도 있겠다, 최유정은 오랜만에 아침을 챙겨먹었다.


그런데 웬걸?


먹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린 것이다.

하마터면 아예 공략에 참여도 못 할 뻔했다.

중간에 옥분이 이모가 취침실을 방문했기 망정이지.


사실 근래 들어 이런 기미가 조금씩 보이긴 했다.


악몽을 꾸면 여지없이 잠을 설쳤고.

그럼 그 여파가 고스란히 다음 날까지 전해졌다.

자잘한 실수가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실수는 단순히 최유정 본인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대한민국 유일, 아니 세계 유일의 전격계열 초능력 각성 헌터.

그녀는 언제나 균열 공략의 핵심자원이었다.

그녀를 중심으로 작전이 구상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런 핵심자원이 실수를 한다?

팀원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만약 그러다 균열 공략에 실패라도 하면?

끔찍했다.

생각하기도 싫었다.

균열을 튀어나온 괴수들이 활개 치는 꼴을 상상하면···.


최유정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짝짝- 소리가 날 정도로 본인의 뺨을 두드렸다.


‘정신 차리자, 최유정.’


하루 일과를 마치고, 취침실로 들어와서도 쉬이 그 여파가 가시질 않았다.


“에효.”


암만 생각해도 속상했다.

그런 최유정의 옆으로 김옥분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유정아, 고민 있어?”

“아니에요.”

“왜. 이모한테 말해봐.”

“그냥요. 오늘 지각한 거 때문에요.”

“에고. 뭘 그런 걸로 주눅 들고 그러냐.”

“저 하나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 거잖아요. 이모가 저 깨우러 안 왔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고요.”

“큰일 안 났으면 된 거지. 그리고 사람이 지각할 수도 있지. 너 지각한 걸로 누가 뭐라고 해? 그럼 이모가 다 혼내줄게. 딱 말해. 누구야?”

“아니요. 그건 아닌데···.”


실제로 최유정의 지각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그만큼 최유정을 아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기엔, 그녀의 양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최유정은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워서도,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입술을 삐죽 내민 채 발가락을 꼬물꼬물거렸다.

그녀 때문에 누군가 다치는 건, 더 이상 상상하기도 싫었기 때문이다.

수시로 꾸는 악몽에서도···.

그녀의 아빠가 그녀를 이끌고 마트를 빠져나가다가, 사라지지 않나.

누군가가 그녀의 앞에서 사라지는 건,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당분간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일에만 집중해야겠어.’


가뜩이나 특이 균열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시국에.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할 수 없었다.

스스로 각오를 다졌다.

그녀의 어금니가 꾸욱 맞물렸다.


‘에효. 근데 또 날 새겠네.’


잠시 고민하던 최유정은 이내 속으로 양을 세기 시작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갔다.



***


팀 무궁화의 관리소장 조남봉은 병실 침대에 앉아 한호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네, 덕분에 편안하게 쉬고 있습니다. 듣기론 얼마 전에 개업식을 하셨다고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전화를 끊을 무렵, 드르륵- 소리와 함께 병실문이 열렸다.


“아버지, 누구예요?”


조남봉의 자랑, 큰아들 조길수였다.

통화를 종료한 조남봉이 말했다.


“응? 도깨비 식당 사장님.”

“사장님이요? 무슨 일 있대요?”

“아니, 그건 아니고. 따님과 관련해서 뭐 좀 물어보시더라고. 그보다 넌 무슨 일이냐?”

“아버지 병문안 왔죠.”

“뭣 하러.”

“에이. 좋으시면서. 여기 사과 사왔으니까, 사과 좀 드세요.”


조길수가 보호자용 간이침대에 앉아 얌전히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


사각사각.

사과 껍질이 어설프게 깎여나간다.


조남봉은 병실 침대에 걸터앉아 그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생각해보니, 아들이 깎아주는 사과를 대체 얼마 만에 먹어보는 것인지.

고즈넉한 병실 안에는 사과 깎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졌다.


“아 참. 아버지, 사장님이 다른 말씀은 안 하세요?”

“다른 말씀? 무슨 말씀?”

“아직 안 왔나 보네요.”

“뭔데? 뭐가 안 와?”

“나중에 말씀 드릴게요.”

“그럼 아예 말을 꺼내질 말든가.”


조남봉의 불퉁한 목소리에 조길수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


“여기, 사과 좀 드세요.”


조남봉은 신경질을 내면서도 사과를 마다하진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조길수가 은은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게 아니라요. 사실은 오늘쯤 동네정보통 조연출하는 동생이 찾아간다고 했거든요.”

“그래? 혹시 그때 집에 찾아왔던 그 청년?”

“네, 맞아요.”

“주소는 잘 알려드린 거 맞아?”

“그럼요. 그 건물에 도깨비 식당이, 거기 말고 또 있나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따 전화나 해봐.”

“네, 아버지.”


조남봉은 다시 사과를 먹기 시작했다.

그는 오늘따라 사과가 참 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했다.


“너도 좀 먹어라. 나 혼자 먹기엔 너무 많아.”

“무슨. 한 개가 뭐가 많아요.”

“그래도 먹어. 아니면 더 깎든가.”


조길수와 조남봉은 그 이후로도 한참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


고즈넉한 저녁.

팀 무궁화의 길드 건물 지하 1층.

도깨비 식당.


한호는 주방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이 음식도 오랜만이네.’


우선 넓적한 전자레인지용 그릇 위에 나초 칩을 올린다.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나초.

그리고 그 위로 잘게 자른 채소들이 올라간다.

새까만 블랙 올리브와 초록색 할라피뇨.

큐브모양으로 자른 주황색 파프리카와 노란색 파프리카도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큐브모양으로 자른 빨간 방울토마토들도 추가.


잘게 다진 분홍색 김밥용 햄도 구석구석에 눈치 보듯이 들어갔다.


그 위에는 치즈를 듬뿍 뿌려줬다.


참고로 치즈는 한 가지보단 두 가지 이상을 섞어주는 게 좋다.


한호는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사용했다.

체다 치즈와 모짜렐라 치즈를 올릴 땐, 얇고 길쭉하게 잘라서 올려주었는데.

그럼 그 모양이 상당히 예쁘다.

하얀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특히 아름답다.


이내 그 위에 다시 한 번 나초 칩을 쌓고.

블랙 올리브와 할라피뇨, 파프리카, 방울토마토를 올려주었다.

잘게 다진 햄도 넣어주었다.

마무리로 치즈를 한 번 더 올려주면, 이제 익히기만 하면 된다.


2층 구조가 참 먹음직스럽다.


한호는 현무와 잡담을 나누며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현무야, 유정이가 이거 엄청 잘 먹었었다?”

“끼울?”

“그냥 그렇다고.”

“끼울!”

“그래서 이거 이름은 뭐냐고? 아빠표 나초 치즈 그랑데.”


주황색 불빛이 뿜어지며, 전자레인지 안의 나초 치즈 그랑데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실시간으로 치즈가 녹아내리고,

나아가 군데군데 갈색으로 변하는 게 보였다.

현무는 군침이 도는지, 옆에서 꿀꺽 마른침 삼켰다.


땡-


마침내 완성된 아빠표 나초 치즈 그랑데.

이 음식은 이렇듯 금방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우 적합한 음식이다.


모양은 딱 상상 속과 같았다.


하얀색 모짜렐라 치즈와 노란색 체다 치즈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녹아내려 있었고.

그 사이로 얼핏 큐브모양으로 잘린 파프리카와 방울토마토가 보였다.

검은색 올리브와 초록색 할라피뇨도 확 시선을 잡았다. 잘게 다진 햄도 보였고.

당연히 아래엔 노랗고 거친 나초들이 자리했다.


대략 알록달록한 햄과 채소들이 나초로 된 장판 위에서 치즈로 된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았다.


한호는 완성된 음식을 가지고 나왔다.

찍어먹을 사워크림을 준비한 뒤,

냉장고에서 캔맥주도 꺼냈다.


마지막으로 카운터에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이 요깃거리는 한호가 현무와 먹을 야식이다.


“현무야, 이것 봐.”

“끼울?”


핸드폰에서 카페 어플을 실행하며 말을 이었다.


“여기가 유정이 팬클럽이래. 아까 관리소장님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여기라고 알려주시더라고.”


한호가 굳이 딸아이가 생각나는 요깃거리를 만든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오늘 밤은 딸아이에게 흠뻑 젖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업식을 성황리에 끝마친 이후.

한호는 어떻게 하면 딸아이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개업식 날 한호가 직접 에스컬레이터 앞까지 나가 전단지와 백설기를 돌린 것처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볼 생각이었다.

많이는 아니어도 서로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정확히는 유정이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만큼만.

딱 그만큼만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선,

먼저 딸아이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알아야 했다.

그리고 그걸 파악하기 위해선, 또 딸아이에 대해 알아야 했고···.


그래서 생각한 게 팬클럽이다.


점심 타임에 한 무리의 손님들이 어떤 헌터의 팬카페를 보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걸 보며 떠올린 생각이었다.


그 얘길 듣고 관리소장에게 물어 찾아냈다.


한호는 본인이 부재한 10년 동안, 딸아이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지 못했다.


이런 것들을 팬카페에서 알아볼 생각이었다.


딸아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혹은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가치관이 어떻게 되는지.

이런 평범한 것들 말이다.


“근데 카페 이름이 엄청 특이하네.”


<최코파이 츄>


뜻을 알 수 없는 카페 이름을 보며 한호가 가입 신청서를 작성했다.


“가입 승인 기간 같은 것도 있구나.”


꽤나 철저히 운영되는 카페인 것 같았다.

평소라면 무슨 승인 기간씩이나··· 했을 수도 있지만,

딸아이의 카페라는 생각이 드니,

오히려 조금 더 깐깐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호는 가입 승인을 기다리며, 썸네일(미리보기)로 제시되어 있는 딸아이의 사진들을 바라봤다.


몇 장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한 장 한 장이 도무지 눈길을 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서 나오는 사진부터.

회식자리에서 웃고 있는 사진.

심지어 초능력을 사용하는 사진도 있었다.


한호의 눈빛이 촉촉하게 젖어갔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원래라면 이미 영업이 마감됐을 시간,

그 시간까지도 한호의 발길은 가게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어쩌면 그래서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한호의 가게를 찾아온 손님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딸랑딸랑-


한밤중임에도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여성이었다. 딱 붙는 가죽 상하의에 오토바이 헬멧을 들고 있는 여인.

여자는 잠시 가게 내부를 두리번거리더니 한호를 발견하고 이내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말했다.


“다행히 계셨네요. 혹시 지금 식사될까요?”


한호는 슬쩍 시계를 봤다.

문 닫을 시간은 진즉에 지난 상황.

하지만 한호에게 그런 건 원래 크게 중요치 않았다.

더군다나 오늘은 딸아이의 팬클럽 가입 신청을 하며 기분까지 좋은 상태.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까짓 거 문 닫을 시간쯤이야.


“네, 물론이죠. 들어오세요.”


정성스레 손님을 안내했다.

손님은 한호가 만들어둔 나초 그랑데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이내 자세를 바로하고 한호에게 말한다.


“음, 빨리 되면서 동시에 사장님이 가장 자신 있는 음식. 그렇게 부탁드릴게요.”


저런 식으로 주문할 줄이야.


한호는 잠시 여자를 바라봤다.


이건 한호의 실력을 믿는단 의미일까?

아니면, 그만큼 배가 고프단 뜻일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걸까?


참 신기한 여인이다.


지구에 와서 봤던 사람들 중에 가장 큰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여인.

그러니 아마 이 여자도 헌터이겠지.

그것도 꽤 높은 직급의 헌터.

그런데 권위나 품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자유분방하고 털털한 모습.

그 모습이 꼭 저쪽 세계에서 친하게 지내던 실비아란 엘프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보니, 얼핏 체형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뭐, 상관없지. 난 내 할 일이나 하면 되니까.’


어쨌든 상관없었다.

아니, 저런 주문은 오히려 고마웠다.


빨리 되면서 한호가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이라.


이러면 저쪽 세계에서 만들었던 요리들도 거침없이 시도할 수 있을 테니까.


한호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작가의말

평안한 주말 되세요. :)

ps. 8월 30일을 기준으로 ‘아빠가 돌아왔다.’는 ‘아빠가 요리를 참 잘한다’ 로 제목이 변경됩니다. 양해 부탁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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