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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전율 님의 서재입니다.

잉여로운 최강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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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전율
작품등록일 :
2021.11.02 15:43
최근연재일 :
2023.05.29 01:12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404
추천수 :
11
글자수 :
45,084

작성
21.11.02 15:44
조회
85
추천
1
글자
8쪽

돌아왔다.

DUMMY

흔히들 말한다. 각성은 축복이라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출근? 힘들고, 피곤한 그런 걸 왜 해? 던전에 들어가서 몬스터 하나 잡으면 그 부산물은 부르는 게 값이야. 각성만 하면 인생 좀 편하게 살텐데...


개소리하지 말라지. 각성은 그렇게 편하게 가지고 놀 장난감이 아니다. 각성은 인간의 한계 이상의 힘과 능력을 주지만, 그 힘과 능력은 통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힘과 능력은 애초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 결국 각성자는 각성에 잡아먹히고 만다. 어떤 능력을 각성했느냐, 얼마나 강한 능력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내가 각성한 능력은 간단했다.


『지옥』


주변의 영역은 지옥으로 변한다. 내 의지로 명령내리며, 고통주고, 생명을 거둔다. 죽은 자는 나의 권속이 되어 나를 따른다. 권속의 모든 것은 나의 소유가 된다. 지옥에서 나는 신이다.


‘강한 능력인 만큼 대가도 컸지.’


내가 각성한 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은 멸망했다. 지옥은 끝없이 영역을 확장했고, 일년이 지났을 때 유라시아 대륙 전체가 지옥이었다. 그리고 또 일년이 지났을 때, 문명은 멸망했다. 문명은 몬스터, 기후변화, 핵전쟁이 아닌, 한 각성자로 인해 끝났다.


그 각성자가 나다. 그런데...


“그런 나를 세상에 내보내겠다고?”

“일단 내 생각은 그래. 너는 어떤가 해서.”

“세상은 잘 굴러가고 있다며. 내가 이곳에서 버티는 게 낫지 않겠어?”


지금 있는 곳은 ‘차원의 경계’였다. 이곳에서 걸러지지 않은 몬스터가 현실에서 게이트와 던전으로 나타난다. 몬스터를 상대하는 건 매 회차의 최후인들로, 그들은 현실로 회귀할 수도, 경계에 머무를 수도 있었다. 얼마전까지는 다른 최후인들도 많았지만, 모두 세계로 돌아갔다.


“잘 굴러가는 정도가 아니라, 완벽하지.”


안경을 쓴 백발의 남자는 세계의 관리자였다. 동양인과 백인의 혼혈같은 외모의 그는 세계의 흐름을 관리했다. 세계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이전 세이브 포인트로 흐름을 되돌렸다.


“그러니까, 세이브 포인트를 지정할 때가 됐다는 거네?”

“맞아. 흐름을 저장하려면 이곳을 비워야 되거든.”

“그럼 세계에 가해지는 압박이 강해질텐데.”

“괜찮을거야. 먼저 돌아간 최후인들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정도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계에서 만난 최후인들은 강했다. 드래곤 그 자체인 각성자도 있었고,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소환하는 각성자도 있었다. 경계에 모인 모두가 각 회차의 최후인인 만큼 약한 자는 없었다. 그런 최후인이 여섯 명이나 회귀했으니···


“그렇겠네. 근데 문제는 나잖아?”

“각성을 제어할 수 없는 문제라면 괜찮을 거야. 개입력을 좀 썼거든.”

“그거 중요한 거라며.”

“네가 이곳에서 해준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해야지. 각성과 너를 분리해주는 경계를 만들었어. 경계 안에서는 능력을 조금만 사용할 수 있을 거야. 뭐, 그정도로도 충분하겠지만.”

“능력을 조금만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정신은 반짝반짝한 상태일거다?”

“그렇지.”

“...그럼 강한 적이 나타났을 때 내가 도와주긴 힘들겠네.”

“다른 최후인들도 있으니까.”


관리자의 대답이 아주 맘에 들었다. 다른 사람도 있다. 꼭 내가 하지 않아도 된다. 나만 아니면 뭘 못하겠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돌아가야지.”

“세계는 네 존재를 제외한 채로 전개된···”

“알아, 저번에 다른 애들 돌아갈 때 설명해줬잖아.”


대충 돌아가게 되면 날 아는 사람은 없다는 설명이었다. 괜찮다. 가족, 친구 다 좋지만,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하루종일 게임하다가, 치킨, 피자 시켜먹고, 빈둥거리며 영화보다가 맥모닝을 야식으로 먹고, 해가 뜨고나서야 잠드는···크흐흐···’


주말에야 한 번 즐길 수 있었던 잉여 라이프를 매일 즐길 거다. 반드시.


§


콰지직-


서울의 하늘이 찢어졌다. 균열에서 몬스터가 쏟아지면 게이트, 몬스터가 나오지 않으면 던전이었다. 일반인도 이제는 익숙한 균열이지만, 이번 균열은 달랐다. 서울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균열이었다.


왜애애애애앵-


사이렌이 시끄럽게 울렸다. 사람들은 대피소로 피했고, 각성자들은 전투를 준비했다. 대한민국 균열관리부의 김경보 부장이 자신의 두툼한 턱을 매만졌다.


“쩝, 오늘 죽으려나.”

“부장님, 전투원들의 배치는 어떻게 해요?”


균열관리부의 메뉴얼에 따르면 균열 발생시 전투원들은 경계배치를 유지해야 했다.


“배치는 얼어죽을, 싸울 준비나 시켜.”


경계배치에는 균열의 크기만큼 사람이 필요했다. 이번 균열은 너무 컸다. 퉁명스러운 부장의 말에 1급 전투원 이다연은 시무룩해졌다.


왜애애애애앵-


사이렌은 여전히 시끄럽게 울렸다. 거대한 균열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사이렌이 멈췄다. 세상이 고요했다.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고, 움직임도 없었다. 시간이 멈췄다. 그리고 거대한 드래곤이 나타났다.


“돌아왔군요, 하데스.”

“이렇게 맞이해줄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반갑네.”

“경계에서 함께했던 것은 소중한 경험이니까요.”

“다른 애들은?”

“각자 할일을 하고 있겠죠.”

“하긴, 여긴 경계가 아니니까.”


거리는 엉망이었다. 도로에 차들이 버려졌다. 곳곳에 충돌사고도 있었다. 전투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보는 채로 멈췄다. 균열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드래곤도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내 옆을 걸었다.


“사람 모습인 건 처음보네?”

“괜찮나요?”

“딱히 티는 안 나. 무지막지한 마력만 감추면 평범한 사람인 줄 알겠어.”

“...그런 걸 물은 게 아닌데요.”


그녀가 입술을 샐쭉거렸다.


“아무튼 신분이랑 거주지를 준비해 드리려고요.”

“오, 고마워. 신분을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는데.”

“신분증은 최대한 빠르게 거주지로 보내드릴 게요. 한국에 일이 있을 때 쓰려고 준비해놓은 곳인데 한 번도 쓰질 않았거든요.”


열쇠와 명함을 건네받았다. 명함에는 그녀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었다.


“적혀있는 주소로 가면 돼요.”

“...이름이 제네시스야?”

“예쁜 이름이죠?”

“어, 이름 괜찮네.”


그녀가 활짝 웃었다.


“그럼 전 가볼게요.”

“그래, 나중에 봐.”


드래곤으로 변신한 그녀가 공간이동으로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시끄러운 사이렌이 울렸다. 명함에 있는 주소는 처음보는 동네였다.


‘수호동...이란 데가 있었나?’


핸드폰도 없었기에 길을 물어가며 도착한 곳은 거대한 빌딩이었다. 들어가서 경비원에게 손짓했다.


“어디로 가면 될까?”


열쇠를 흔들어보였다. 경비원은 곧바로 게이트를 열고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


“거주자 분들만 사용가능한 엘리베이터입니다.”


맨 꼭대기 층인 77층을 눌렀다. 하지만 버튼이 눌리지 않았다. 그때 엘리베이터 버튼판에 열쇠구멍이 보였다. 제네시스에게 받은 열쇠가 부드럽게 꽂혔다.


띵-


77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우와···”


궁궐이었다. 조금 과장해서 제네시스가 드래곤 상태로 지낼 수도 있는 곳이었다. 테이블에는 언제, 어떻게 준비됐는지 알 수 없는 신분증이 있었다. 익숙한 주민등록증과 처음보는 각성증이었다.


하대수, 내 이름 석자가 찍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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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연의 집으로 21.11.19 34 1 8쪽
5 안정화 능력자 21.11.18 36 1 8쪽
4 지옥의 문 21.11.15 36 1 7쪽
3 제네시스의 원탁회의 21.11.14 44 1 8쪽
2 용돈벌이 21.11.14 51 1 7쪽
» 돌아왔다. 21.11.02 86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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