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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2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한 요원이 너무 강함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S1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5
최근연재일 :
2022.06.16 01:17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059
추천수 :
418
글자수 :
99,147

작성
22.05.25 23:52
조회
78
추천
9
글자
11쪽

최선의 방어는

DUMMY

[하현참!]


위력은 낮지만 넓은 반경을 한번에 베기 위해 역날로 고쳐잡고 수직으로 넓은 범위를 쳐올리는 변형 검술.


만들어낸 수천 개 바늘들이 허공으로 흩어지자 놈은 크게 뒤로 뛰었다. 그리고 염력을 이용해 주변의 쇠붙이를 들어 올려 던졌다.


날아오는 쇠붙이를 반으로 갈라버렸다.


“방금 건 솔직히 놀랐다. 형체를 가지긴 했으나 마법을 일격에 날리는 인간은 본 적 없다. 혹시 강화 인간인가?”

“곧 죽을 놈에겐 대답해주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내가 묻는 거에 대답해준다면 나도 대답해주지.”


“뭐지?”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는데도 큰 동요가 없는데 마법사란 놈들은 감정이 없나?”

“시답잖은 질문이다. 애초에 이익을 위해 같이 움직이던 사이였을 뿐이다.”


그래서 그렇게 침착했던 거였군.

옷자락을 챙긴 건 그저 조의를 표하기 위한 행위였던 건가.


“그리고 또 하나, 헬린느의 성경과 관련된 사람들은 왜 죽인 거냐.”

“안타깝지만 지금은 대답해줄 수 없다. 인간이 알 필요 없는 일이야.”


“쉽게 대답해줄 거란 기대는 안 했어. 근데 곧 너의 목을 꿰뚫을 건데 그땐 지금 말 안한 걸 후회할 거야.”


대화는 끝났다.


역날로 잡았던 소태도를 고쳐잡았다. 놈도 염력으로 쇠붙이들을 잘게 쪼갰다.


‘잘게 쪼개서 날릴 생각이군.’


지금까지 만났던 마법사들이 단순 물리계 마법만 사용했던 것에 비하면 까다로운 마법이다.


물건 한두 개 날리는 것은 하급 염력 마법에 속하지만 잘게 쪼개 일일이 마법을 담아 정확히 쏘는 건 상급 마법에 속한다.


저걸 탄환으로 일일이 받아내는 건 자살 행위다.

게다가 아까 폭발을 막아낸 것처럼 강력한 보호막을 상시 두르고 있는 놈이다.


‘일단 날아오는 저것들부터 처리하자.’


잘게 부순 쇳조각들이 날아오고 있다. 깊게 생각할 필요 없다.


카강


수많은 쇳조각들을 쳐내며 시간을 번다.


“언제까지 받아낼 수 있을 거 같으냐.”


일부러 본인에게 유리한 전장을 만들어 놓은 듯, 놈 주위에는 수많은 고철과 쇳덩어리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스무 번째 쇠구슬이 날라왔을 때 튕겨낸 쇠구슬 하나가 어깨를 스쳤다.

코트가 찢겨나가고 옷에 피가 배어나왔다.


'고작 한 번 스쳤을 뿐인데 이 정도라니.'


받아내기만 하다간 죽는다. 먼저 공격해서 놈이 공격할 타이밍을 없애야 한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피할 수 있겠나?"


쿠우웅


이전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많은 쇳덩어리들이 잘게 쪼개진다. 방패로 쓸만한 쇳덩어리는 전부 놈 뒤에 있다. 이젠 더 피할 곳이 없다.

도발도 안 통하고 원거리 공격은 더더욱 안 통한다.


남은 건 정면 승부로 놈에게 파고 드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날아오는 쇳조각을 뚫고 거리를 좁힌 다음 방어막까지 뚫어야 한다.


"이 방법은 안 쓰려고 했는데."


코트 안에서 유탄을 꺼냈다.


일일히 쳐내는 것이 어렵다면 유탄을 터뜨려 한 번에 쳐내면 된다. 하지만 폭발하면서 나까지 폭발에 휘말려버릴 수 있다.


게다가 공격을 상쇄한다고 해도 놈이 날린 조각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러나 더 망설일 시간이 없다. 점점 육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망설이지 않고 유탄의 안전핀을 뽑는다.


"자살 시도라도 하는 건가? 폭탄 따위는 내 몸에 닿지 않는 다는 걸 알 텐데."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번 무수히 많은 쇠구슬이 쏘아졌다.


죽음이 다가온다.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러 땅을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콰과광!


***


안전핀을 뽑은 유탄은 정확히 3초 뒤에 터졌다.

한민이 뛰어오른 공중에서 그대로 산화했다.


한민에게서 일어난 폭발은 천장을 부수며 쏘아진 쇠구슬을 사방으로 튀게 만들었다. 천장을 구성하고 있던 것들과 쇠구슬이 우수수하고 떨어졌다.


사방으로 퍼진 쇠구슬 중에서는 6레벨 염동계 마법사, 고든의 방어막에 닿았으나 그대로 상쇄돼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시한 결말이군."


놈은 강화를 이용해 전투를 하는 강화 인간이다. 능력으로 봐선 꽤 높은 레벨의 강화인간인 듯 했지만 그래봐야 카피 마법 수준이다.


신체를 강화하고 폭발을 이용해 쇠구슬을 튕겨낼 생각이었던 거 같으나 몸이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로 한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법 가루가 든 유탄은 하등한 강화 인간 따위가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고든은 로브를 뒤집어썼다. 오늘 잃은 여자 그림자술사는 꽤 쓸만한 자원이었기에 잃고 싶지 않았다. 아직 이뤄야 할 과업이 많은 고든에게는 다른 동료가 필요했다. 아침이 오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 다른 마법사를 구해야 한다.


폐건물을 빠져 나가기 위해 뒤를 돌려고 할 때, 고든은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들었다.

그리고 고든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방어막이 쳐졌다.


[사이오닉 실드]


염동계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방어막. 높은 레벨에 다다르면 정신을 뛰어넘는 자동 방어막이 만들어져 어떤 방향에서 오는 공격이라도 막을 수 있다.


방어막이 펼쳐지며 뒤로 크게 뛰었으나 수직으로 그어진 번개 같은 칼날은 방어막을 뚫고 왼쪽 어깨를 베었다.


촤악!


덜렁거리는 어깨를 잡은 고든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의 눈앞에 온몸에 유탄 파편이 박힌 채로 한민이 서 있었다.


"이걸로 동점이다."


고든은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분명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봤거늘.'


폭발 이후 마력을 통한 색적에도 어떤 생명의 신호도 느끼지 못했다. 물체를 예민하게 다뤄야 하는 염동계 마법사들의 색적 능력은 어느 마법 계열도 쫓을 수 없다.


"너는 두 합 안에 목이 뚫려 죽는다."


고작 한번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앞의 남자는 시건방진 소리를 지껄였다.


6레벨에 다다른 고위 마법사에게 한낱 인간이 하는 말은 대문 앞 개가 짖는 거보다 하찮았다.


한쪽 어깨의 감각이 없어지긴 했으나 고도의 정신 집중을 통해 마법을 사용하는 염동술에 팔 하나 없는 건 큰 지장은 없다.


"한낱 개새끼가 짖는구나! 건방 떨지 마라!"


이번엔 더 작고 많은 탄환을 준비한다.


[사이오닉 불릿]


고든은 이번에야말로 온몸에 구멍을 내주리라 생각하며 수천 개의 탄환을 쐈다.


***


공중에 뛰어오른 후 유탄을 등 뒤에 던져 터뜨렸다.

그와 동시에 코트에 강화를 때려 놓고 폭발의 반동을 이용해 빠르게 하강했다. 땅에 착지하자마자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후우욱-


[타임 브레이크]


중요한 암습 작전에서 작은 호흡 한번으로 적에게 들킬 수 있다.

요원이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기척 차단' 기술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 되면 익힐 수 있는 '타임 브레이크'.


실제로 시간을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호흡과 심장 박동을 순간적으로 멈추는 수준에 이르는 기술은 상대의 초감각마저 속인다.


다행히 폭발로 인해 천장에서 떨어지는 파편들에 가려져서 놈은 나를 보지 못했다. 파편들 사이에 숨어 땅에 납작하게 엎드린 후 마법사가 방심하는 틈을 노린다.


놈이 뒤를 돈 순간, 타임 브레이크를 풀고 땅을 박찼다. 순간적으로 돌아온 호흡 때문에 머리가 핑 돌았지만 가까스로 정신을 부여잡는다.


완벽하게 놈을 속이고 목을 베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것보다 빠르게 놈의 머리부터 시작해 방어막이 펼쳐졌고 아직 방어막이 닿지 않은 어깨를 찢었다.


덜렁거리는 어깨를 부여잡은 마법사는 다시 한번 공격을 준비했으나 이전보다 속도가 느려진 게 눈에 보였다. 원거리에서 싸우는 염동술사기에 신체에 입은 충격은 생각보다 큰 듯 했다.


'됐다.'


아깐 두 합 안에 목을 뚫어버린다고 했지만 한 합에 뚫어버릴 수 있겠어.

놈의 목을 뚫으려고 한 순간-


초감각에 다다른 오감이 위험을 경고했다.


죽는다.

이대로 다가갔다가는 무조건 죽는다.


몸에 역동작을 걸어 뒤로 한 바퀴 돌며 가까스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원래 있어야 했던 자리에 칼날비가 쏟아졌다.


파바바박


"숨겨 놓은 필살기 같은 거냐?"

"인간 따위에게 그런 기술을 내보일 필요는 없다."


"그러기엔 아까보다 호흡이 많이 거칠어졌어."

"부들거리는 다리에 힘부터 주고 그 얘기를 하는 건 어떤가."


"나름 잘 숨기고 있었는데 잘 봤네."


텅 빈 공간에 떨어진 칼날비는 땅에 닿자마자 사라졌다.


"두 합 안에 내 목을 뚫는다고 했지? 그 몸으로 가능하겠나?"

"당연하지. 이제 마지막 합이다. 숨긴 기술이 있다면 모조리 써야할 거야. 그래도 못 피하겠지만."


노리는 건 한 점. 오로지 한 점 만을 돌파하기 위해 모든 걸 쏟는다.

그 외 다른 것들이 몸을 뚫어도 상관없다. 내가 먼저 적의 목을 뚫어버리면 그 뿐.


안전핀을 뽑고 왼쪽 손바닥에 쥔 다음 '극점척' 자세를 취했다.


그저 점 하나만 찌르기 위한 돌격기인 '극점척'. 동양에서 오래 전 사라진 찌르기 검술의 변형. 각력 강화와 합쳐진 극점척은 베기에만 대비하고 있는 상대의 허를 찌른다.


오른손으로 소태도를 쥐고 칼끝을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얹는다.

영점을 정확히 목에 맞추고 양 팔을 고정한다.


놈도 마지막 공격을 준비했다. 칼날비는 보이지 않지만 이미 이전의 공격으로 어떤 형태인지 파악했다.


앞을 향해 왼발을 내딛는다.

마지막 도약으로 놈의 목을 꿰뚫는다.


[극점척!]


쇠구슬로 된 탄환이 날아왔다.

어깨와 허벅지, 팔꿈치를 뚫었지만 개의치 않고 달린다.


'드디어 한 보 남았다.'


칼날비가 놈의 등 뒤에서 떠올랐다.


"기다렸어."


왼손에 쥐고 있던 유탄을 으깬다.


"그거 가지곤 니 몸만 박살날 뿐-"


콰과과광


유탄의 폭발은 놈이 만든 칼날비를 무력화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염동술사는 없다. 쏘아대는 칼날비는 떠다니는 산소를 물체화 시킨 것.


분명 고위 레벨 마법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지만 폭발로 주위에 있던 산소를 태워버리면 자연스레 칼날비는 완성되지 않는다.


"크헉!"


손에 쥐었던 유탄 폭발로 영점이 조금 틀어졌지만 놈의 쇄골을 정확히 뚫었다.

뚫은 육체를 그대로 밀고 나가 소태도와 함께 벽에 박아버렸다.


"일부러 목을 뚫지 않은 건 대답을 듣기 위해서야. 진짜 거래는 이제부터라고."

"너가 원하는 건 얻을 수 없을 거다."


"아니 난 얻을 거야. 밖에 듣고 있지? 아까 얘기했던 걸 가지고 들어와."


끼이이익


폐건물의 입구에는 분명 죽어 없어졌을 여자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선작 추천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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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하룻 강아지 (1) 22.06.16 37 2 11쪽
22 노인의 기억 22.06.13 41 2 10쪽
21 범죄자에게 자비를 (2) 22.06.08 50 2 11쪽
20 범죄자에게 자비를 (1) 22.06.07 47 4 9쪽
19 6단계 강화 22.06.05 56 4 11쪽
18 짧은 휴식 22.06.02 62 5 10쪽
» 최선의 방어는 22.05.25 79 9 11쪽
16 양자택일 (2) 22.05.24 85 9 9쪽
15 양자택일 (1) 22.05.23 92 7 10쪽
14 바이블 (2) 22.05.20 102 7 10쪽
13 바이블 (1) 22.05.19 100 9 10쪽
12 플로엘 (2) 22.05.18 139 12 10쪽
11 플로엘 (1) 22.05.17 157 12 10쪽
10 주유소 습격 사건 +1 22.05.16 199 15 10쪽
9 혈투 (2) +2 22.05.14 307 23 9쪽
8 혈투 (1) 22.05.13 315 18 9쪽
7 빌스테인 (2) 22.05.12 330 20 12쪽
6 빌스테인 (1) 22.05.11 388 24 10쪽
5 오랜 친구의 방문 22.05.11 482 27 10쪽
4 회상 +3 22.05.11 582 42 10쪽
3 호출 (2) 22.05.11 639 47 9쪽
2 호출 (1) 22.05.11 812 52 9쪽
1 프롤로그 - 배운 건 도둑질 22.05.11 959 6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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