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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찬. 가면을 씁시다. 쪽팔리지 않게. 항상 당당할 수 있도록.

돈으로 쳐라.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노경찬
작품등록일 :
2021.07.22 22:06
최근연재일 :
2021.07.30 13:21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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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5,262

작성
21.07.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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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04. 놈의 스케일.

DUMMY

디디디비비디디디.

약속된 신호에 의해 초인그룹 인공위성 JD-00이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호를 어디론가 연결 시켰다.

“지원팀입니다.”

연결된 곳의 신호를 다시 보내는 인공위성 JD-00.

“난데.”

“네. 주인님.”

“먹을 것 좀.”

“알겠습니다. 10분 안에 도착하겠습니다.”

“알았어.”

상대의 신호가 끊기자마자 초인그룹 지원팀장 송명호는 책상에 놓여 있던 버튼을 하나 눌렀다.

삐이이! 삐이이!

사이렌이 울리며 지원팀의 비상이 걸리기 시작했다.

송명호는 이어폰마이크에 크게 소리를 질렀다.

“주인님 위치 파악!”

“JD-00에서 위치 전송 완료되었습니다.”

이어폰으로 누군가의 보고가 들리자 송명호가 말했다.

“주인님이 허기를 느끼게 했다는 보고가 정실장에게 올라가면 우리 모두 옷 벗어야 한다. 신속하게 움직여라.”

수십여명의 손가락이 필사적으로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고, 곧바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평상시 즐겨 드시던 중국집의 섭외 완료.”

“한식집 진미정 연결완료!”

“레스토랑...”, “베이커리.”

곳곳에서 보고가 들리기 시작하자 송명호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각자 맡은 곳을 향해 신속하게 사람을 파견한다.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말이 정실장에게 들어가면 우리 모두 잘린다. 조리 과정이 긴 음식은 진공포장으로. 짧은 건 요리사를 직접 데리고 간다. 얼른얼른!”


“정말 기다리면 되는 거야? 이 빵 정말 안 먹어도 되는 거지?”

이동철의 물음에 만수로는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만한 일쯤은 쉽게 처리하라고 돈을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전 우리집 사람들을 믿습니다.”

“짱개 몇 그릇 먹는 데 뭔 믿음까지... 기다리면 되겠지.”

“네. 그런데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

“지금 누굴 감시하고 있는 겁니까?”

장현수가 대답했다.

“이태성. 들어는 봤지?”

“이태성.”

만수로가 기계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흑곰파. 구로망치파. 개두파. 단두파가 연합해 만든 연합파의 서열 2위. 검찰에서 밀수, 매춘, 살인교사 혐의로 매번 기소를 했었지만, 증거부족으로 무죄를 받고 나왔지요.”

“휘이! 우리 신참 공부 열심히 하고 왔구나.”

“우리 2반에도 머리 좋은 놈 하나 들어와 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그래서 널 데리고 온 거냐?”

이동철의 물음에 만수로는 대답했다.

“전국 이백여개 파의 족보와, 육천여명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모두 외우고 있긴 합니다.”

“그걸 전부?”

장현수가 놀라 묻는 말에 만수로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모두 비슷비슷한 놈들이라 금방 외워지던데요.”

“어찌됐거나 신참이 그 정도면 훌륭하다.”

이동철이 칭찬할 때 장현수는 만수로에 대한 정의를 수정하고 있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고문관이지만 기억력이 좋아 잘하면 써먹을 때가 있을 것 같네.’

그렇게 세 형사가 잡담을 하고 있을 때, 이동철이 뭔가 발견한 듯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저거... 뭐냐?”

이동철은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의 손가락을 따라가보니 하늘에서 5층 높이의 건물, 아니 헬기 하나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 건물같은 헬기는 2개의 거대한 프로펠러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거 설마... 여기에 착륙하려는 거야?”

그리고 그 거대한 헬기는 주변을 배회하다 착륙할 만한 지점을 발견 한 듯, 논에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뭔 헬기가 소리가... 저 정도 크기면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나야 하는 거 아니야?”

그 거대헬기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착륙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소리가 나지 않고 있었다.

“소리를 못 나게 할 수는 없지만, 그 소리를 잡아 줄 수는 있어요. 궁금하시면 어떤 원리인지 알아봐드릴까요?”

만수로의 물음에 이동철은 고개를 저었다.

신기한 건 신기한 거지, 그 이유를 굳이 공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마음이 생겼다 하더라도, 그 원리를 알기 위해서라면 막대한 시간을 투자해야 했을 테고 말이다.

“어. 뭐가 나옵니다.”

거대헬기 답게 거대한 문이 열리며 거기서 1톤급 트럭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트럭들은.

“왜 이리로 몰려오는 건데?”

자신들을 향해 곧장 달려오는 자동차 행렬을 보며 이동철이 당황했고, 장현수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만수로에게 물었다.

“혹시 저거........”

“집에 있는 백숙수를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집안 사람들도 생각 해야해서. 하지만 저들이 만든 것들도 나름 먹을 만 합니다. 나중엔 백숙수에게 도시락을 싸달라 해서 가지고 올 테니 오늘은 이걸로 참으십시오.”

“뭘... 참으라는 거냐.......”

장현수가 중얼거리고 있을 때 어느새 트럭들이 잠복하고 있던 형사들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지원팀 송명호가 만수로에게 달려와 고개를 숙여 보이며 물었다.

“늦었습니다. 여기다 셋팅할까요?”

“그렇게 해.”

만수로의 대답이 떨어지자 송명호가 익숙하게 지원팀 직원들을 이끌고 주변에... 주방기구등을 셋팅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셋팅이 끝나자 송명호가 다시 와 물었다.

“조리시간이 길어지는 것들은 바로 조리해서 헬기로 공수될 예정이고, 나머지는 요리사들에게 주문을 하면 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만수로는 입을 딱 벌리며 굳어 있는 이동철과 장현수를 보며 물었다.

“선배님. 뭐 드시고 싶으십니까? 일단 기본 세팅은 끝났으니 웬만한 요리는 다 만들어 드릴 겁니다. 혹시 주문하신 게 없으면 바로 공수 해올 테니 문제 없고요.”

“.........”

이 황당한 사태에 두 형사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자 만수로는 송명호에게 말했다.

“선배님들이 뭐 드시고 싶은지 잘 모르니까 그냥 뷔페식으로 준비했으면 해.”

“그럼 곧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송명호의 신호에, 김포 한 논밭에 요리 대회가 열리기라도 한 듯이, 주방장들이 일제히 저마다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엄청난 광경에 이동철, 장현수 두 형사는 벌린 입을 더욱 크게 벌렸고, 잠시 후 김포 평야에 1000명규모의 뷔페 식단이 차려졌다.

“이제 원하는 거 드시면 됩니다.”

만수로의 말에 장현수는 이 신참에 대한 정의를 다시 수정해야 했다.

‘다이아몬드 수저 물고 태어난 놈’


@


“입맛에는 맞으십니까?”

만수로의 물음에 이동철이 입 안 한가득 음식물을 내보이며 웅얼거렸다.

“입맛이고 뭐고 정말 맛있다.”

“장 선배님은요?”

장현수 역시 이동철과 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빵 조각 아닌 게 어디냐! 일단 그걸로도 충분하다. 물론 이 음식이 맛 없다는 게 아니라... 잠복 근무에서 이런 식사를 해 본 형사가 우리 말고 또 있을까?”

장현수는 입 안의 음식물을 넘기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다이아몬드... 아니 돈이 있다고 해도 좀 무리 한 거 아니냐? 아니 많이 과하다 싶은 생각도 있다.”

“할머니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 말에 신나게 먹고 있던 이동철도 눈알을 돌려 만수로를 보았다.

“자고로 일하는 사람은 잘 먹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솔직히 선배님들이 그 봉지빵을 허겁지겁 먹으려는 걸 보고 속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왠지 비참한 기분에 두 형사는 급히 빵에 대한 변론을 늘어 놓았다.

“빵이 어때서... 매일 먹으면 이것도 적응이 돼.”

“컵라면이 국물이 있어서 좀 더 낫긴 하지만, 빵도 한 끼 식사로는 나름........”

만수로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게 먹으면서 범인은 어떻게 잡습니까? 영화를 보니 범죄자들은 아침부터 한우 스테이크 썰고, 형사들은 매일 컵라면이나 봉지빵으로 해결 하는 걸 보고 설마설마 했는데... 그게 사실인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영화?”

“네. 형사들이란 제목의 영화였는데 아십니까?”

이동철이 아는 체 했다.

“아! 그거. 볼 시간이 없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만들었다더만.”

“네. 멋진 영화였지요. 여하간 잘 먹어야 범인도 잡는 게 아닙니까?”

“영화에서 어찌 표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비참한 건 아니야... 그래도 이 직업만큼 보람과 성취감 느끼는 직업도 드물고... 물론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잘 먹을 수 있으면 그게 좋은 게........”

만수로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순간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잠복용 도시락 통을 만들면 되겠군요.”

“잠복용 도시락?”

“보온과 음식이 변질되지 않는 완벽한 보완성을 가진 도시락통을 만들면 빵이 아니라 밥을 먹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한국 사람의 힘은 밥심이라고도 하니까요.”

“그래. 그러면야 좋긴 하겠지만....”

“퇴근하고 나서 당장 개발팀에 개발지시를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게 있어도 귀찮아서 쓸 수나 있을까?”

“안 귀찮은 제품으로 만들어야지요. 얼마나 걸릴진 모르지만 꼭 개발해야 할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만수로가 마치 자신이 원하는 건 금방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자, 장현수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다이아몬드 수저 물고 태어난 도련님이 맞구먼. 돈 쓰는 거야 모르겠지만......’

장현수는 그리 생각하며 말했다.

“그래. 그런 거 있으면 좋을 거야. 그런데... 걱정이다.”

“뭐가 말입니까?”

장현수는 감시중이었던 별장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얼떨결에 이렇게 먹고는 있지만 이거 이태성이 무슨 눈치라도 까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 와 있는데... 밖을 보기라도 한다면........”

그제야 이동철도 자신들이 실수 했다는 걸 깨닫고, 장현수와 마찬가지로 별장을 볼 때였다.

“아! 그런 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것도 준비 안하고 선배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했을까봐요.”

“무슨 수라도 있냐?”

이동철의 물음에 만수로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선배님들은 안심하시고 식사하셔도 괜찮습니다. 조금도 걱정하지 마시고요.”

두 형사는 더 묻고 싶었지만 워낙 자신 있는 목소리에 다시 먹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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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01. 첫출근 21.07.22 1,307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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