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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의 하루] 우연한 표절 일보직전

머릿속에서 구상하던 현대판타지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간의 무의식을 다루는 내용이었는데

구체적인 설정과 시놉시스를 짜고 에피소드를 끼워맞추는 단계였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가 끝나면 곧바로 시작하려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던 참이었죠.

그러다가 어젯밤 잠이 안오길래 Hulu를 틀어서 Fringe라는 미국드라마를 보게되었는데요

1회를 보다가 정말 너무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그 드라마에 제가 생각했던 차기작의 설정과 거의 90% 정도 똑같은 내용이 나오지 뭡니까.

대체적인 얼개는 흔한 거라서 비슷한 것이 있을 수 있는데 놀라운 것은

세부적인 설정과 묘사,  기술의 구현방법까지 제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겁니다.

맥이 탁 풀림과 동시에 아찔하더군요.

저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믿고 있던 것이 벌써 2009년에 영상화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전 어제 밤까지 Fringe 라는 드라마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 

Fringe를 보지않았으면 제 구상대로 소설을 썼겠죠.

그리고  미드 팬들에게 Fringe를 보고 베꼈다는 소리를 들었을 겁니다.

Fringe를 알 턱이 없는 저는 내가 머릿속에서 짜낸 독창적인 아이디어인데 

무슨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를 하냐고 대들었을 것이고

Fringe를 아는 독자들은 제가 표절한 주제에 뻔뻔스럽게 배를 내밀고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표절은 의도적으로 이루어집니다만 

이렇게 본의아니게 표절의 누명과 굴레를  쓸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머리끝이 쭈뼛 서네요.


이걸로 기획단계에 있던 모 작품은 영원히 사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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