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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카 님의 서재입니다.

한 여름 밤의 꿈 : 루시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로맨스

이소카
작품등록일 :
2016.05.24 17:49
최근연재일 :
2016.05.27 16:24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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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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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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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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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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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프롤로그 : 사고

DUMMY

"세연아, 2차로 운동장에서 밴드부 애들이랑 한 잔 할껀데 같이 갈래??"

"으음, 방금까지 마셨는데 또 마시려고요??"

"당연하지! 오늘 공연 분위기 좋은거 너도 봤잖니. 김시현이 같이 고기 먹자고 연락왔더라. 그 쪽에서 고기하고 장비들 챙긴다니깐 우리는 술만 가지고 가면 되. 동방에 남은 술 있지??"


세연은 동아리방 한 구석에 있는 박스를 떠올렸다. 작년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 방에 들어왔을때 세연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박스였다. 고등학교의 동아리와는 다른 유쾌한 대학교 동아리의 환상을 단 한번에 깨트린 박스였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박스를 가득 채웠던 술들은 여기저기서 가져가고 마시고 한 탓에 작년 축제땐 너덜해진 빈 박스만 남기도 했었다. 술 박스는 금방 채워졌지만 축제때문에 어제 세연은 빈 박스가 된 걸 봤었다.


"음, 저는 못 마실 것 같아요. 또 저번처럼 울기는 싫거든요. 그런데 언니, 우리 남은 술 없을껄요?? 다 가져갔을 거에요."

"어? 없어?? 으이구, 내가 또 가서 사야겠다. 세연아, 애들하고 먼저 동방에 가고있어. 편의점 다녀올게."

"제가 다녀올게요. 목이 좀 말라서 음료수를 사러갈 생각이었는데 술도 같이 사서 갈게요."


윤하는 감동했다는 눈빛으로 세연을 쳐다보았다. 윤하는 이렇게 나서는 세연을 보니 작년의 신입생 이세연이 생각났다.

작년 축제 전까지 조용하게 지냈었기 때문에 금방 동아리를 탈퇴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축제 공연 날 연우혁의 추천으로 노래를 부르게 된 세연은 마치 가면을 쓴 것 처럼 당당하게 노래를 불렀고 그 날 부원들을 포함한 관객들은 세연에게 열광을 했었다. 그 이후부터 조금씩 말도 하고 활동도 열심히 해서 지금의 이세연이 된 것이 윤하에게 묘한 뿌듯함을 안겼다.

윤하는 세연에게 자신의 우산을 맡긴 뒤 가방에 있던 지갑을 꺼내 카드 한 장을 건네주었다.


"이 카드로 결제하면 되고 내가 연우혁 불러줄까?? 전화하면 금방 올꺼야. 내가 같이 가 주고 싶지만 애들 챙겨야 할 것 같아. 진해신 저 놈 많이 취해서 말이야. . "

"괜찮아요, 어차피 술집 건너편인데 혼자 다녀올게요. 그리고 저 우혁선배하고 사귀는거 아니라니깐요."

"크크크, 알았어. 조심해서 잘 다녀와. 밤길 조심하고."

"네."


되돌아가는 세연에게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는 부원들에게 그녀는 인사를 해주었다. 세연은 내심 윤하가 말했던 연우혁과 같이 가고 싶었지만 그는 벌써 동아리방에 도착했을 것이다. 편의점과 학교가 서로 멀진 않지만 우혁이 술집을 나설때 약간의 비틀거림을 봤기 때문에 지금 불러내면 그가 싫어할 것 같았다. 세연은 혼자 가기로 했다.

도로를 건넌 뒤 물웅덩이를 피하면서 가던 세연은 곧 편의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편의점에 들어가니 같은 대학교로 추정되는 학생들이 술과 안주 등을 사고 있었다. 그들을 요리조리 피해 소주와 맥주, 숙취해소음료와 따로 마실 바나나우유를 하나 구매했다. 담긴 비닐봉투가 어느정도 무게가 있었으나 세연의 기준으로 무거운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술을 한 병 더 구매했다. 계산 뒤 바나나우유는 세연이 그 자리에서 먹었고 비닐봉투를 들고 편의점을 나섰다.


교문 앞 가로등이 어렴풋이 보일 쯤 세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름을 확인하니 연우혁이었다. 그가 왜 전화를 했는지 알 것 같았지만 세연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모른 척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세연이니?? 지금 어디에 있어??"


휴대폰 너머로 연우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제나 두근거리게 만드는 목소리였지만 세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혁의 목소리 넘어로 시원하게 들리는 빗 소리, 그는 지금 밖에 있는 것 같았다.


"편의점에서 술하고 음료 좀 사서 가는 길이에요. 거의 다 왔는데 혹시 밖에 계세요??"

"어, 어?? 윤하가 너 혼자서 편의점 갔다고 하길래 걱정되서 가려던 참이었어. 혹시 건너편에 있는 노란 우산 혹시 너니??"


그가 세연의 노란색 우산을 본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가로등 아래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투명한 우산을 쓴 남자였다. 남자의 얼굴은 세연을 향해있었고 오른손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입고 있는 옷과 체구, 그가 확실했다. 연우혁.


"네, 저 맞아요. 저도 이제 선배 보여요. 투명한 우산, 맞죠?? "

"응, 미끄러우니깐 조심히서 건너와. 여기서 기다릴게."

"네."


세연의 말을 마지막으로 통화는 끊겼다. 방금까지 통화한 휴대폰엔 그의 이름과 번호가 찍혀있었다.


연우혁


[너, 세연이지?? 이세연. 혼자 먹는 거야?? 그럼 같이 먹자.]


환영회에서 처음 마주친 후 환하게 웃으며 옆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던 그가 생각났다. 그땐 그저 잘 생기고 노래를 잘 부르는 선배로만 알고 있었다. 세연은 그의 행동을 호의로 받아들였다. 선배가 후배에게 해 주는 그런 호의. 그 이후에도 우혁은 매주 월요일마다 세연과 같이 밥을 먹었고 종종 맛있는 것을 사 주기도 하며 학과선배, 동아리선배로서 이것저것 도움을 주기도 했었다.


[세연아, 이거 한번 봐바!! 정말 연우혁 하고 사귀는거야??]


과제를 하고 있던 세연에게 윤하가 불쑥 휴대폰을 내밀었다. 화면엔 세연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었다. 내기에서 진 연우혁의 휴대폰이었고 그는 벌칙으로 음료수를 사러 나갔기 때문에 동아리방에는 그가 없는 상황이었다.


[썸 탄다더니 진짜였어??]

[...설마요, 그냥 후배사랑...이겠죠.]


이세연의 이름 옆에는 하트가 있었다. 하트를 본 세연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지만 그런 세연을 모르는 듯 윤하는 호들갑을 떨며 스크롤을 내려주었다. 주소록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있었지만 옆에 하트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직 이세연 뿐이었다. 윤하의 다그침은 밖에서 들려오는 연우혁의 발소리가 들리자 끝이 났다.

세연은 그의 호의가 싫은건 아니었다. 아니, 그와 만날 때마다 항상 두근거렸었다. 연우혁의 마음도 기대했었지만 세연에겐 그것이 너무나도 과분했었다. 단순한 후배사랑을 그렇게 본다고 연우혁이 실망할 수도 있었다.

신학기를 맞이하는 화창한 어느 날, 세연은 이 감정을 그저 가슴 속에만 품기로 했다.


- roaming around whirly world


세연의 휴대폰 벨소리가 상념에 빠진 그녀를 깨웠다. 전화를 건 사람은 연우혁이었다. 깜빡거리는 신호등의 초록불빛과 10을 향해 달려가는 카운트, 그리고 그의 전화.


"죄송해요. 잠깐 뭐 좀 생각하느라 신호 바뀐 걸 못 봤어요. 지금 갈게요."

"괜찮아, 천천히 와."


우혁에게 '선배 생각하느라 신호 바뀐 걸 못 봤어요' 라고 말할 순 없었기에 세연은 대충 넘긴 다음 신호등을 건너기 시작했다. 한 걸음씩 걸을때마다 연우혁의 얼굴이 조금씩 가까워졌다.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세연은 저도 모르게 그를 향해 웃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가로등의 불빛이 불안하게 깜빡거렸다. 종종 깜빡거리는 가로등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반대편의 가로등도 깜박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정전이 되 불안하게 깜빡거리던 불빛이 모두 사라졌다. 환하게 웃었던 연우혁의 얼굴이 사라지고 우산을 든 윤곽만이 보였다. 더 거세진 비와 정전된 두 개의 가로등, 이런 분위기가 도로 위에 서 있던 세연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시야확보가 어려운 주인공을 차에 치이게 만드는 그런 장면. 으, 불길함에 고개를 휙휙 돌린 세연은 서둘러 신호등을 건너가기 시작했다. 아니, 건너가려고 했다.

세연의 왼쪽 시야에 하얀 불빛이 나타났다. 어지럽게 흔들리는 두 개의 빛이 세연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세연은 홀린듯 멈춰서 그 빛을 바라보았다. 눈을 뜨기 힘들정도로 밝은 빛이 다가오고 있었다.


"세연아!!!!"


우혁이 우산을 내팽겨치고 세연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세연이 한창 상념에 빠져 있었을 때, 저 멀리 차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헤드라이트로 장난을 치고 차선을 위험하게 바꾸는 걸 보고 음주운전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도로 위에 차가 한 대 뿐이었기 때문에 그저 학생 한명이 장난으로 운전하는 걸로 생각했었다. CCTV도 있기 때문에 멈출 꺼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신호가 바뀌어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연우혁이 짝사랑하는 둔한 후배 이세연에게.


"제발!! 이세연!!!! 어서 피해!!!!!!"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방울들이 우혁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일그러진 시야 사이로 이세연의 모습이 보였다. 세연이 상념에 빠졌을때 신호등을 건넜어야 했다. 아니, 처음부터 이세연을 술집에서 나온 뒤에 바로 챙겼어야 했다. 우혁은 팔을 힘껏 뻗었다. 조금만 더 뛰면 세연의 팔을 잡을 수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그녀를 구할 수 있었다.


-쾅!!!


부딪치고 깨지는 소리가 울렸다. 우혁은 눈앞에 있는 붉은 액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붉은 액체는 빗물과 만나 급격하게 퍼졌고 우혁의 발 밑 까지 번졌을때 우혁은 무릎을 꿇었다. 붉은빛의 웅덩이 중앙엔 쓰러진 이세연이 있었다. 눈은 감겨 있었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세,세연아...이세연!!!"


힘이 풀려버린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어 세연에게 다가갔다. 깨진 유리파편은 보이지도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만진 세연의 볼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코에 갖다댄 손가락엔 차가운 바람만이 스쳐갔다. 입술은 새파랬고 그녀의 심장에 귀를 댔지만 심장의 울림은 없고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만이 들렸다.


"안돼!!!!! 이세연!!!!정신차려!!!!!!"


연우혁의 울부짖음은 비바람에 묻혀 사라져갔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 초짜 중의 초짜 이소카 입니다 :) 시작한 지는 일주일 도 안됬습니다 ..ㅠ

중~고등학생때부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막상 쓰면 오글거리고 시간도 없어 그냥 머리속으로 상상만 하다가 끝났는데 이번엔 한번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여..연재..는.... 직장인이라 틈틈히고 뭐고 글 적을 시간이 없습니다 ㅠㅠ

집에 돌아와서 씻고 갈아입으면 주는 자유시간이 2시간정도 뿐이라 일주일에 1~2번 정도만 될 듯 합니다.. ㅠ

사회초년생이 쓰는 초짜글을 너그럽게 봐주시고 지적같은건 열심히 해주세요! :D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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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Personacon 김우재
    작성일
    16.05.27 16:28
    No. 1

    화이팅하시고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 이소카
    작성일
    16.05.27 16:34
    No. 2

    :) 감사합니다!! 김우재님도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오수제너
    작성일
    16.05.27 20:49
    No. 3

    화이팅이야요!! 김우재 작가님이 먼저 다녀 가셨네요^^ㅎㅎ 이렇게 쓰면 되는거죠. 초짜라고 하셨는데 글을 잘 쓰시는데요??!! 오잉!! ㅎㅎ 기대됩니다. 판타지...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시간이 없으면 없는대로 하시면 되야요. 아자! 아자!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지요^^ 즐건 저녁 시간 되시고 맛난 저녁 드시고 미리 굿밤 이어요. 자주 올게요. 세연이 기대할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 이소카
    작성일
    16.05.28 10:42
    No. 4

    ㅎㅎ 이렇게 첫 글로 시작했으니 끝을 마무리 잘 지어야 할 텐데 ㅠㅠ 노력하겠습니다!! 칭찬 감사하고 오수제너님 글 또 보러 가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이브비버
    작성일
    16.05.29 04:34
    No. 5

    나도 오수제너 님 서제서 보고 왔는데, 잘쓰시넹~~~~ 오수제너 글 제목 버전으로 말슴 드릴게여.

    당신 글은 초짜가 아니야! ㅋㅋㅋ 계속 건필요! 홧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 이소카
    작성일
    16.05.30 10:33
    No. 6

    ㅇ//ㅇ 칭찬 감사합니다!! 끝까지 잘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당!!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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