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개작두를 대령하라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서칸더브이
작품등록일 :
2023.10.19 11:43
최근연재일 :
2023.12.04 17:5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81,325
추천수 :
2,500
글자수 :
229,575

작성
23.11.22 18:50
조회
1,084
추천
39
글자
11쪽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3)

DUMMY

“부사 어른, 현입니다.”

“들어오너라. 알아보라는 것은 알아보았느냐?”

“예.”

“그래, 화산파 누가 왔다고 하더냐?”

“화산파 장로 황곽과 그의 제자들이라고 합니다.”

“뭐? 황곽이 왔다고?”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그 졸렬한 놈이 왔다고?’



【033화 –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3)】



비무대회 당일,

두만은 서호 그리고 현과 함께 연가대원을 찾았다.


“어서 오십시오, 부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항주에 온 이후로, 가주님의 명성과 덕망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은 곳에서 들었습니다. 이제라도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연효명을 포함해 연가의 장로들과 입에 발린 인사를 나누고는 비무대회가 열리는 무도관으로 향했다.

연효명의 동생이자 가문의 외당주인 연주명이 부사 일행을 안내했다.


“이번 대회에 포쾌들을 출전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대회가 더 크고 흥미로워졌습니다.”


연주명은 노련했다. 장남 연규랑에 비할 바가 아니다. 목소리가 차분하고 인상마저 푸근해, 하마터면 믿을 뻔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제가 감사하지요. 항주를 위한 일이라 생각해 그리했는데, 혹시나 연가대원이 여는 축제에 관이 초를 뿌린다고 여기시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하하하”

“그럴 리가요. 하하하.”


두만은 연가대원의 내부를 둘러보며 연주명의 장단을 맞췄다.

연가대원은 넓었다.

편가의 사합원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고풍스러웠다.

비무대회는 연가대원 동쪽에 붙어있는 무도관 노천 수련장에서 개최되었다.


“부사님의 호위무사들도 실력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동청용 대협의 칼솜씨가 무시무시하다고 들었는데, 오늘 대회에는 출전하시지 않으신다고요?”


청용과 서호는 출전하지 않는다.

사실, 좀 더 확실하게 하려면 청용이 출전했으면 좋겠지만, 무리한 부탁이었다.

금군 경비대 대장이었던 자였다.

아무리 지금은 호위무사라고는 하나, 이런 비무대회에 출전하기에는 급이 다른 자였다.


“대도호위 현이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경험상 이런 비무대회는 Lv. 20이면 우승할 수 있다.

Lv. 20이라 하니 약해 보이지만, 일반인들과 비교해 절대 약한 자가 아니다.

대략 20년을 수련해야 얻을 수 있는 내공이고, 체계적인 수련을 밟았다고 해도 족히 10년은 수련해야 도달하는 레벨.


4년마다 무림맹에서 주최하는 <천하제일 비무대회>도 보통은 각 문파의 제자들만이 나와 무예를 겨루기에 Lv. 40~50이면 우승을 노려볼 만한 수준이다.

그런데, Lv. 49 동청용에게 이런 대회에 나가라고?

강요할 수 없었다.


서호도 비슷했다.

서호와 현을 내보내 결승전에서 둘이 붙는다면 개인적으로야 재미겠지만, 괜히 중간에 붙게 되어 아우 현이 난처하게 되는 것보다는 현만 나가 우승하는 결과가 가장 좋은 전략이었다.

서호는 본인이 출전을 꺼리는 것도 있었고, 반면 현은 나가고 싶어 하는 것도 있었기에.


“그러시군요. 한눈에 봐도 무공 실력이 출중하신 무인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대회의 수준과 품격이 한결 올라가겠습니다.”


입에 발린 소리를 참 진심처럼 들리게 하는 재주가 있는 자다. 때론, 무공이 높은 자보다 이런 자가 더 위험하다.


“듣자 하니, 화산파의 적전제자들도 출전한다지요?”

“예.”

“역시 연가의 명망이 높습니다. 화산파 같은 명문정파의 속가제자도 아닌 적전제자들이 출전을 하고 말입니다.”


농월각 기녀 양양으로부터 들었다.

그녀의 설명과 아순이 알아 온 정보를 종합해 짐작했을 때, 적전제자라고는 하나 이제 갓 입문한 자들을 명목상으로 출전시키는 것이었다.

아마도 돈을 받았으니, 대회의 품격을 높여주기 위해 한두 명 출전시키는 것이었고, 그것을 이용해 다른 문파들의 참여도 독려하는 모양이었다.

이제 갓 입문한 자들이니 ‘아마 끽해야 Lv. 10쯤 되겠지’라고 추측했는데.

오판이었다.


“오, 마침 저기 오네요. 황 장로님!”


연가 측도 대비를 하고 있었다.


“출전 띠를 달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저기 오시는 대협들이 전부 출전하는···.”

“예, 이번 대회에는 특별히 황곽 장로님의 적전제자들이 출전해 주기로 했습니다. 항주부 현 소협을 비롯해서 황 장로님의 제자들까지, 이번 대회는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진율

▶레벨: Lv. 44

▶소속: 화산파

▶비기: 대라검


송청백

▶레벨: Lv. 41

▶소속: 화산파

▶비기: 대라검


사마윤

▶레벨: Lv. 36

▶소속: 화산파

▶비기: 대라검


두만은 순간 ‘지금이라도 청용을 등판시켜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출전하지 않는다고 이미 말을 내뱉은 상황. 그리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 뒤로 ‘자운’ 황곽의 모습이 보였다.


▶레벨: Lv. 91

▶소속: 화산파

▶비기: 대라검-일기화삼청


화산파 2인자 황곽,

현 장문 ‘자청’ 목민기보다 무공 실력이 높은 자.

이전 장문이 직을 내려놓고 기한 없는 면벽수련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장문을 임명했는데, 원칙대로라면 실력이 좋은 황곽이 돼야 했었으나, 성질이 급하고 경쟁심이 강하여 목민기를 뽑았다는 설이 있었다.


사실이었다.

원래 화산파의 대표 무공은 매화검인데, 그는 자기 말을 잘 따르는 제자들에게 대라검을 전수했다.

대라검이 더 빠르고 날카로웠기 때문이었다.


“황 장로님, 이쪽이 전에 말씀드렸던 항주부 부사이십니다.”

“안녕하시오. ‘자운’ 황곽이올시다.”

“부사님, 화산파 장로 황곽 대사부이십니다.”

“안녕하시오. 항주부 부사 포청천이오.”



*



농월각.


“비무대회를 보러 가시겠다고요?”

“응.”

“왜···?”


각주 소월이 비무대회를 보러 가겠다는 말에 농월각 호위대는 비상이 걸렸다.


“왜라니? 안 돼?”

“그건 아니지만···.”


소월은 항주 아니, 길림, 아니 중원에서 유명인이었다.

풍류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름을 한 번쯤을 다들 들어보았다.

그냥 나가도 미모 때문에 다들 쳐다봐 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지 않고 웬만하면 가마를 이동해서 가는데, 시간 많은 항주 사람이 다 모인다는 거기에 가겠다니 호위대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재미없다고 늘 안 가시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포쾌들이 출전해 사람들이 더 많이 모였다고 하는데···.”


호성이 가시지 않는 게 어떠하냐고 에둘러 말해보지만, 소월은 이미 차비를 끝냈다.


“그래서 가는 건데.”

“예?”


차라리 산적 떼가 우글거리는 산을 넘는 게 더 수월하다.

비무대회를 관람하겠다고 몰려던 인파 사이에서 각주를 보호하려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올해는 재미있을 것 같거든.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멀리 언덕 위에서 관람할 테니.”

“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각주님.”

“응.”

“화산파 적전제자들도 출전한다고 합니다.”

“늘 그래오지 않았어? 연가에 돈을 주고 명목상 적전이랍시고 이제 갓 입문 애들 출전시켜 왔잖아.”

“새로 입문한 자들이 아니랍니다. 방금 들었습니다. 화산파 ‘자운’이 직접 가르치는 자들이 출전하기로 했답니다. 진율도 출전한다고 합니다.”

“진율? 혹시 삼 년 전 <천하제일 비무대회>에 출전했던 그 진율?”

“예.”


지난번 <무림맹 천하제일 비무대회>에서 무당의 대제자 담목승을 상대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었다.


“이거 진짜 더 재미있겠는데, 안 되겠다, 호성아, 연가대원에 내가 간다고 정식으로 말해.”

“네?”

“그래도 내가 은소월인데, 안에 자리 하나 안 만들어 주겠어.”

“아···.”


아, 괜히 말했다.

호성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각주의 방을 나갔다.

뒤로 들리는 각주의 콧노래 소리가 얄미울 뿐이다.



*



윤 씨들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출전했는데, 오히려 장작만 넣어주는 꼴이 되어버리게 생겼다.

Lv. 39 현이 Lv. 41 송청백까지는 어떻게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Lv. 44 진율을 상대로는 거의 승산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했다.


“현아, 지금이라도 출전을 번복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부사 어른. 이제 와서 출전을 번복하라니요.”

“상대는 진율이다. 게다가 이 대회는 웃기게도 진검을 들고 하는 비무대회. 검이 없이 싸웠다면 모를까, 대라검을 상대로 네 음양오행지심공은 승산이 없어.”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사내가 출전하겠다고 했으면 출전해야지. 상대를 봐가면 싸움을 고를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 명령을 들을 수 없습니다.”

“아우!”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

내가 녀석의 입장이었어도 출전 번복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대충 청사 급한 일이 생겼다는 이유를 대고 서호와 현을 보내면 대외적으로는 문제 될 일이 아니었지만, 본인이 납득할 수 없겠지.

어차피 주최 측의 계략이 8~9할을 차지하는 이런 대회에서 우승이 의미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아는 나와는 처지가 달랐다.

나는 그 8~9할의 계략을 뒤집기 위해서 현을 데리고 나왔는데, 주최 측이 9.999할짜리 계략을 들고나왔다.


“아니네, 서호. 내가 말실수했어. 현, 네 말이 옳다. 사내가 출전하겠다고 하면 출전해야지. 다만, 이건 알아두거라. 오늘 대화에 나온 화산파 제자들의 비기는 매화검이 아닌 대라검이다. 대라검은 훨씬 빠르고 날카롭다. 살초(殺式)가 많아 본문에서도 전수를 꺼려하는 검술이야. 그러니···.”


근데, 왜 듣는 표정이 이렇게 멍하지?


“현아,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죄송한데요. 매화검은 뭐고, 또 대라검은 뭔가요?”


아차차- 그래, 그랬지. 장백산 골짜기에서 무공 수련만 하다가 이제 막 하산한 애들이었지.

매화검, 대라검은커녕 중원의 문파 이름들도 다 모르는 애들.


‘항주에 와서 모든 일이 너무 쉽게 풀려. 내가 너무 우습게 생각했던가?’


두만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현명할지 고민하는 사이,


둥—


대회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가 울려 퍼진다.


“대라검은 말이지······.”


짧은 시간 두만은 현에게 대라검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최대한 간략하게 요점만 설명했다.

화산파 무공을 잘 아는 그였기에 정문 문파 무공들을 잘 아는 무인이었으면, 매우 효과적이었겠으나.


“음- 예, 일단 알겠습니다.”


현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아— 이제 운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성격임에도 이번만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나가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하지만, 본인의 내공 레벨 역시 아직 고작 Lv. 10이었다.


“대회를 개시하겠습니다!”


그러나, 현에게 대라검법에 관해 설명하느라 바빠 다른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제1 대전에서 맞붙을 협객들은~~~ 먼저, 바람처럼 하여 ‘풍검’이라는 별호를 가진 화산파 적전제자 진율 대협!”


와와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진율 대협을 상대할 무사는 바로 항주부 대도호위 현 소협!”


와아아아아아아-


대진표 작성 권한이 연가대원에 있다는 사실을.


연가대원은 첫 대전부터 ‘건방진’ 항주부 부사에게 망신을 주고 시작하려는 계략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작두를 대령하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나름 노력해봤는데 연재중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23.12.16 559 0 -
45 중원이 술렁인다 +6 23.12.04 882 39 11쪽
44 그믐달이 뜬 밤에 (4) +3 23.12.01 926 44 11쪽
43 그믐달이 뜬 밤에 (3) +4 23.11.30 887 48 12쪽
42 그믐달이 뜬 밤에 (2) +3 23.11.29 924 46 11쪽
41 그믐달이 뜬 밤에 (1) +1 23.11.28 924 47 11쪽
40 규화가 온다 (2) +1 23.11.27 961 45 11쪽
39 규화가 온다 (1) +5 23.11.26 1,001 52 11쪽
38 독장 +2 23.11.26 1,007 46 11쪽
37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6) 23.11.25 1,032 46 11쪽
36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5) +1 23.11.24 1,071 45 11쪽
35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4) +2 23.11.23 1,065 48 12쪽
»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3) +3 23.11.22 1,085 39 11쪽
33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2) +2 23.11.21 1,148 45 11쪽
32 연가대원의 비무대회 (1) +4 23.11.20 1,216 49 11쪽
31 변화가 탐탁지 않은 자, 변화가 흥미로운 자 (2) +1 23.11.17 1,235 52 12쪽
30 변화가 탐탁지 않은 자, 변화가 흥미로운 자 (1) +5 23.11.16 1,275 54 12쪽
29 만귀가 벌레를 찢다 +2 23.11.15 1,345 52 11쪽
28 절강칠악 (3) +3 23.11.14 1,367 47 12쪽
27 절강칠악 (2) +1 23.11.13 1,436 46 12쪽
26 절강칠악 (1) +2 23.11.12 1,511 51 11쪽
25 항주가 술렁인다 +6 23.11.10 1,516 48 11쪽
24 편가장 (3) +4 23.11.09 1,464 54 11쪽
23 편가장 (2) +1 23.11.08 1,437 50 11쪽
22 편가장 (1) +4 23.11.07 1,542 49 11쪽
21 쥐새끼들 (3) +1 23.11.06 1,515 51 12쪽
20 쥐새끼들 (2) +4 23.11.05 1,532 51 11쪽
19 쥐새끼들 (1) +2 23.11.04 1,617 53 12쪽
18 하나씩 풀려가는 야월신공의 비밀 +3 23.11.03 1,676 51 11쪽
17 히든 특성 12개 들고 항주에 간다 (4) +2 23.11.02 1,701 5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