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상 은리가 초나라 왕족 출신 혹은 초나라 고위 귀족 가문 출신일거 같달까요. 작중 부소의 외할아버지인 창평군이 초 고열왕이 볼모 시절 진 소양왕의 서녀와의 사이에서 얻은 자식이고, 대략 5살 남짓에 초나라 태자였던 아버지 고열왕이 춘신군의 계책에 따라 가족 버리고 초나라로 빤스런 치면서 처지가 붕 떴었고... 그런 창평군이 연좌되어 처벌받지 않고 장성해서 고위직꺼지 올라갈 수 있었던건 창평군에게 아버지 쪽 친척이자 마찬가지로 초나라 미성 왕족 출신인 화양부인(소양왕의 며느리, 효문왕의 아내, 장양왕의 양모이자 진시황의 양할머니)이 뒤를 봐줬다는 추측이 있긴 했죠. 그렇게 자란 창평군이기에 고열왕에게서 난 다른 형제들이면 몰라도 다른 초나라 왕족들이나 귀족들과의 인맥이 흐트러질 이유는 없으니, 초나라 미성 왕족 여아를 받아서 외손주 며느리로 들이미는거 자체가 불가능한건 아닙니다만...
일반적인 미성 왕족 출신이나 그에 연결된 초나라 고위 귀족 출신이라고 해도 미 황후가 죽기전에 은리로 추정되는 애를 어화둥둥하고, 죽으면서 환관으로 신분세탁 하는거 자체는 일반적이면 커밍아웃 해도 호부인이 손 쓰는거랑 별개로 진나라 차원에서 죽일 이유는 없겠죠. 근데 쟤 본가가 진나라 쪽에 큰 뭔가 저질러서(...) 신분 커밍아웃 하면 얄짤없이 죽을거 같아서라고 생각하면 저렇게 신분 세탁 거친게 자유롭고... 그럼 결국 답은 하나로 수렴하죠. 항씨 집안 출신... 항연 쪽 직계 혈통이라면 창평군의 반란 이전에 항연이 창평군과 이리저리 교류하는 과정에서 받아와도 안 이상하고, 고위 귀족 출신이니 외손주 며느릿감으로 넣어도 손색없었을거고... 항연이 제대로 항복했다면 일사천리로 이뤄질 일이기도 했을겁니다만... 문제는 원역사대로 흘러가니 항씨 자체가 제대로 찍히는 바람에 은리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 비스무리하게 된거 같달까요.
아무튼 창평군과 항량의 동상이몽(...) 덕에 이뤄졌던 일이고 아마 창평군 입장에선 외손주 며느리로 삼을만큼 고위 귀족 집안이고, 항씨 자체가 군사 귀족 집안이니 부소의 치세에 칼로 쓰기 좋지 않을까라는 계산한게 아닐까 싶네요. 창평군 본인이 진나라 군부 가문들과 사이가 안좋았을 수도 있으니... 뭐 아무튼 이러면 원역사에선 부소 죽으면서 은리도 같이 죽었을테니 그 원수 갚는다고 항량 항우 등이 그렇게 거병하고 항우는 아예 함양 초토화 일으켰다라고 한다면 이상한건 아니네요. 은리가 어릴때 이별한 항우의 누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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