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천만 번 이지러져도 그 모습 그대로이고……
장사꾼은 천만 번 넘어져도 오늘 장터로 떠난다.
그것이 ‘장사꾼의 곤조’다.」
[본문 내용 중에서]
부르릉-
다해가 사는 청암아파트를 향해 자동차들을 운송하는 대형 트럭이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트럭 위에는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뚜껑 없는 신형 스포츠카 일곱 대가 무지갯빛처럼 일곱 가지 색깔로 도색을 한 채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대형 트럭은 다해가 사는 아파트 A동 현관 앞에 멈추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 트럭과 그 위에 놓인 스포츠카들을 보고 무슨 일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멀리서 아파트 주위를 순찰하던 경비원이 기겁을 하며 달려왔다.
“어어엇! 이런 큰 차가 단지로 들어오면 안 돼요! 어서 차를 빼란 말입니다!”
덜컥!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하류가 확성기를 들고 내려섰다. 그리고는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해가 사는 아파트를 향해 큰소리로 떠들었다.
“다해야, 오빠다! 언젠가 뚜껑 없는 차 사 주겠다고 약속한 적 있었지? 근데 그때 네가 차 색깔을 찜해 주지 않아서 일단 빨주노초파남보로 대충 7대를 몽땅 끌고 와 봤어! 난 약속을 지키는 사나이고 싶다구! 어서 나와서 맘에 드는 색깔로 1대만 골라 봐! 맘 변하기 전에 어서 나와서 딱 1대만 골라 보라니까!”
다해는 아파트 베란다 창문 앞에 서서 밖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하류를 보고 기가 막히기도 하고 황당하고 부끄럽기도 해 얼굴이 구겨졌다. 원래 엉뚱한 면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막무가내로 돌진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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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화 제1장 장사의 귀신(1) | 19.03.20 | 1,040 | 8 | 1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