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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탄 님의 서재입니다.

풍운 선인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강정탄
작품등록일 :
2018.09.01 19:28
최근연재일 :
2018.11.18 12:48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380
추천수 :
137
글자수 :
79,691

작성
18.09.03 22:43
조회
997
추천
8
글자
7쪽

제6회 냉일선이 냉면서생 구지호를 만나다

DUMMY

나무꾼은 단정하고도 기품 있는 냉일선을 보고 엉거주춤 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인사를 받는 것이 당황스럽고 부끄럽다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나무꾼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소공자 나는 저 산기슭에 있는 심가둔에 살고 있는 심호라는 보잘것없는 나무꾼에 지나지 않소. 저 산 중턱에 있는 동굴에 사는 선인이 있는데 그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른 것뿐이라오.”


소년은 기쁜 듯이 서둘러 질문을 하였다.


“그 선인이 사는 동굴이 어디쯤 있지요?”


나무꾼은 지팡이를 들어서 오른쪽 숲을 가리켰다.


“저 쪽에서 이 오솔길이 양 갈래로 나눠지는데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되지요.”


냉일선은 공손하게 나무꾼에게 말하였다.


“고맙습니다.”


소년은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선인이 있다는 동굴을 향하여 나는 듯이 달려갔다.


갈래가 난 오솔길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자 오래된 고목에 늙은 기생식물들의 넝쿨이 늘어져 있었다.


말이 오솔길이지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어서 길의 형태가 없어져 가고 있었다.


큰 바위를 타고 올라가자 석굴이 나타났다. 석굴의 입구에는 넓은 돌 판이 놓여 있었다. 인위적으로 돌을 깎아 놓은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자연적인 것이었다.


돌 판에는 북두칠성의 모양대로 별이 새겨져 있었다. 동굴의 현판에는 “냉선동”이라고 양각되어 있었다. 소년은 망설이다가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의 우측 벽과 좌측 벽에는 맞대응되는 글귀가 조각되어 있었다.


‘크도다 건원이여! 지극하도다 곤원이여! 만물이 의지해 생기고 좇아서 하늘을 잇도다.’


동굴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통로가 좁아졌다. 이윽고 축축한 동굴의 통로를 기어서 가야만 하게 되었다. 조금 더 들어가자 시원한 바람이 이는 것 같았다.


굴이 점점 넓어지면서 큰 광장이 나타났다. 수많은 갈래 굴이 나타났다. 그 갈래 굴에는 또다시 갈래 굴이 연이어서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대담하고 영기 있는 냉일선 이었지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었다. 이미 길을 잃어 버렸던 것이다. 공포가 엄습하였다.


이제는 앞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두터운 가죽신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왔다. 점차로 동굴이 아래로 빗금 형으로 경사가 완만해져 가고 있었다.


미끄러져 내려갈수록 많은 물이 흘러내렸다. 바닥이 매우 미끄러워서 균형을 잃자 물과 함께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급격한 속도로 미끄러지다가 몸이 허공에 붕 뜨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밑에 물이 고여 있는 소로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한 참 후 비교적 넓은 소(沼)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냉일선은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원통형의 소(沼)는 물이 얕게 흐르고 구석에는 진흙이 많으며 침수(沈水) 식물이 무성한 곳이었다. 하루 중에 잠깐 동안 해빛이 비치지만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냉일선이 주위를 둘러보자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둥근 바위에 머리가 산발한 괴인이 앉아 있었다. 산발한 노인이 형형한 눈빛으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소공자 정신이 들었소?”


냉소년은 황급히 일어나서 머리를 숙였다.


“노선배님께 냉일선이 인사를 올립니다.”


노인은 즐거운 듯이 미소를 지었다.


“실로 사람을 본지가 10년이 넘었군. 여기 이 깊은 곳으로 들어온 후 사람의 말을 잊어버리다 시피 했었소.


나는 냉면서생 구지호라 하오. 일찍이 나는 요왕의 장손 경기(慶忌)의 부장이었는데 세상이 싫어 이곳에서 선인의 도를 닦고 있었다오.”


그는 냉일선을 반기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오나라 왕의 조카 광(光)공자가 모반을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다오. 그는 전제(專諸)에게 요왕을 살해하도록 시키고 정권을 잡았소.


오나라 왕의 아들인 경기(慶忌)는 위나라에 볼모로 와 있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는 비분강개하여 오나라를 쳐서 부왕의 원수를 갚으려고 하였소.”


산발한 노인은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쁜 듯이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운기조식을 하여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 냉일선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때때로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감탄하였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이기도 하였다.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이지요.”


“그는 의용병을 모집하였는데 오나라의 정통 왕은 자신이라고 하고 하늘이 불의를 징벌하므로 자신을 도와서 효도를 하게 할 것이라고 외쳤소.


그는 협객(俠客)들을 모았는데 그가 엄선한 천여 명의 용사들 중에 나도 뽑히었던 것이었소.”


그는 감회가 새로운 듯이 잠시 숨을 내쉬었다.


“경기는 의용병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소. 체력이 약한 자나 품성이 간악한 자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는 정병 천명이 있으면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다고 했었소.”


냉일선은 취한 듯이 냉면서생 구지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냉일선은 냉면서생의 이야기에 심취해서 빠져 나가기 어려운 소에 갇혀 있다는 곤란한 처지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경기공자는 무공이 뛰어난 사람인 모양이죠?”


냉면서생은 옛일을 떠올리려는 듯 눈을 감고서 말하였다.


“경기공자는 근골이 뛰어나게 훌륭하였고 담력이 대단하였소. 사냥을 나가면 산돼지를 달려가서 쫓아 잡았으며 날아가는 새도 뛰어 올라서 잡은 적이 있었소.


한번은 활 과녁이 되어서 날아오는 화살을 손으로 잡기도 하여 모든 사람이 그의 무공에 감탄을 했었소.”


냉일선은 냉면서생 구지호의 이야기를 듣고 경기공자의 힘과 담력에 감탄하며 말하였다.


“으음, 그는 인중지룡 이었군요. 그러면 경기(慶忌)공자는 천하의 주인이 되었겠군요.”


냉면서생은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요리(要籬)라는 자의 창을 맞아 죽고 말았지요.”


냉일선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당금 천하에 그처럼 뛰어난 무공을 지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호걸이 있었습니까?”


냉면서생은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실 이 요리란 사나이는 무공이 형편없는 자요.


신분도 낮고 몸집도 보통이고 명성도 없는 소인배처럼 보였소. 그러나 그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대단한 용기가 숨어 있었소.


후일에 알게 된 거지만 그는 세 치의 혀로 제(齊)나라 동해(東海) 출신의 초구흔(椒丘訢)을 무찔렀던 사람이요.”


냉소년은 집에서 책만을 읽었기 때문에 강호의 흐름이나 인물들에 대하여 아는바가 없었다.


“이 초구흔 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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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17회 조식조사의 제자 18.10.15 412 2 7쪽
16 제16회 서문표의 활약 18.10.14 407 3 10쪽
15 제15회 업성(鄴城)의 서문표(西門豹) 18.09.13 814 6 10쪽
14 제14회 연검칠식 18.09.12 799 5 8쪽
13 제13회 쇠스랑 춘삼이 18.09.11 811 5 8쪽
12 제12회 염소조사의 최후 18.09.10 854 6 8쪽
11 제 11회 염소조사의 불청객 18.09.08 811 5 8쪽
10 제10회 냉일선의 등장 18.09.07 831 5 8쪽
9 제9회 호걸 요리 18.09.06 851 5 8쪽
8 제8회 초구흔의 최후 18.09.05 840 4 8쪽
7 제7회 초구흔의 용력 18.09.04 931 6 8쪽
» 제6회 냉일선이 냉면서생 구지호를 만나다 18.09.03 998 8 7쪽
5 제5회 강호(江湖)의 냉일선 18.09.03 1,085 6 9쪽
4 제4회 청의동자의 복수 18.09.02 1,242 8 8쪽
3 제3회 동방선과 두 선동의 결투 +2 18.09.02 1,367 14 7쪽
2 제2회 동방선(東方善)의 활약 18.09.02 1,635 12 11쪽
1 제1회 대원수 동방선(東方善) 18.09.01 2,580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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