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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해서 좀비 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Limbless
작품등록일 :
2020.02.13 22:23
최근연재일 :
2020.03.09 00:21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939
추천수 :
22
글자수 :
51,146

작성
20.02.25 23:27
조회
51
추천
2
글자
9쪽

7화

DUMMY

‘쾅! 쾅! 쾅!’

“저기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쾅! 쾅! 쾅!’

“문 좀 열어주세요.”


김민정이 문을 두드리며 사람을 불렀다.

문 건너편에서 작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도 들려왔다.

분명 이 너머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문은 계속 굳게 닫혔다.

밖에 좀비가 들끓는 다고 생각하는데 열어줄 리가 없다.

마냥 두드린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닌 거 같다.


“안 위험하니까 좀 열어주세요.”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곤거리는 소리가 조금 커졌다.

의견충돌이 있는지 조금 격해졌다.


“아저씨, 어떡해요?”

“내가 얘기해볼게.”


조금 쉬니 그나마 움직일만해졌다.

무거운 몸뚱이를 끌고 문에 기댔다.


“걱정하는 게 뭔지 잘 압니다.

감염 때문에 무서운 거겠죠.

그래도 저희 둘을 들여보내는게 더 안전합니다.

계속 좀비와 싸워왔기 때문에 상당한 전력이 될겁니다.”


열심히 호소해봤지만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안 열어줄 것 같긴 했다.


“부수고 들어가자.”

“그래도 돼요?”

“뭐 어쩌겠어. 우리가 들어가겠다는데.”


김민정이 창날로 문고리를 부쉈다.


‘콰직’


몸으로 밀어서 열려고 했지만 꿈쩍도 안했다.


“뜯어내야겠다.”


김민정을 시켜 문의 경첩부분을 부수게했다.

반대편 사람들의 반응에 답답해 하던 그녀는 시원하게 문을 부쉈다.

열받아 있던 게 조금 풀렸는지 표정이 가벼워졌다.

연결부위를 다 부수고 그대로 잡아 당겼다.

문짝이 완전히 분리됐다.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바리케이트가 보였다.

그것도 다 끌어내서 길을 만들었다.


“내 뒤에 딱 붙어서 따라와.”



안으로 들어가려하자 이쪽을 향해 후레쉬 여러 대가 비춰졌다.

눈 부셔서 인상을 쓸 수 밖에 없다.

방패로 앞을 가렸다.


“그 이상 들어오면 쏠 겁니다.”


서지은은 활시위를 팽팽히 당기며 위협했다.

두려운지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박대강도 우리를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싸우러 온 거 아닙니다. 그리고 그 쪽이 다 덤벼도 못이겨요.”


그들의 위협을 무시하고 들어갔다.

서지은은 계속 망설이기만 하고 활을 쏘지 못했다.

우리 둘이서 많은 좀비들을 뚫고 여기까지 들어왔다.

자기들은 겨우 도망쳐서 숨어있는데 놈들을 다 처리하고 온 사람이 있으니 무서울 거다.

섣불리 맞설 수 없겠지.

보통사람이라면.


“조용하고 여기서 꺼지세요.”


박대강이 대검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확실히 그는 정상이 아니다.

겁대가리가 없다.

처음에는 정신나간 사람인줄 알았다.

여자친구인 서지은이 없었다면 대피하는 대신 끝까지 좀비랑 싸웠을 것이다.


“저는 여러분들을 도와주러 온겁니다. 무기 내려놓고 서로 얘기합시다.”

“그쪽이랑 할 얘기 없고 그냥 나가주시라고요. 짜증나게 하지말고”


원래 이런 사람이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쟤랑 한 번 싸워주는게 낫겠다.

한 번 꺾어놓지 않으면 얘기를 안들어줄 거 같다.


“더 이상 안 넘어오는 게 좋을겁니다.”


김민정 보고 뒤로 빠져 있으라 하고 선을 넘었다.

바로 대검이 날아왔다.

위협하려고 휘두른 거다.

무시하고 한발짝 더 다가갔다.

이번엔 진짜로 공격해왔다.


검놀림이 조잡하다.

대검이란 게 참 다루기 힘든 무기다.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전회차의 실력을 알기에 지금 그의 실력이 더 허접하게 느껴졌다.


굳이 검을 쓸 필요도 없다.

방패로 흘려내고 발로 밀었다.

넘어진 그의 목을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한 번 봐줄게.”

“왜 반말이냐.”


검을 거두자 그는 다시 일어나서 또 덤볐다.

이번엔 달려들면서 찌르려고 했다.

뻔하다.


살짝 피하고 가까이 파고들었다.

다리를 걸면서 검자루 밑부분으로 등을 밀었다.

박대강은 대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 졌다.

다시 목에 검을 들이밀었다.


“두 번 봐줬다.”


실력차이를 느꼈을 거다.

그런데도 계속 덤볐다.

덤비고 쓰러지고를 반복했다.

이쪽은 최소한의 제압만 했다.

그가 큰 부상을 입으면 곤란하다.


한 시간 동안 스무 번도 넘게 바닥에 고꾸라졌다.

표정을 보니 지친 모양이다.

악에 받친 듯 이를 꽉 깨물고 다시 달려들었다.

그냥 방패로 공격을 받아내기만 했는데 자기 혼자 픽 쓰러졌다.


“씨발 니 맘대로 해!”


그는 대검을 던져버리고 큰대자로 뻗었다.

일어날 힘도 없어서 누운 채 씩씩 거렸다.

박대강이 혼자서 싸우는 동안 대여섯 명 정도 되는 다른 생존자들은 뒤에서 후레쉬만 들고 있었다.

섣불리 다가오지 않았다.

병풍처럼 그 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김민정과 함께 그들에게 다가갔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이 동시에 뒤로 물러났다.


“여러분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저흰 진짜 도와주러 온 겁니다. 보시다시피 감염도 안됐습니다. 한시간이나 있었는데 멀쩡하지 않습니까.”


평범한 사람들이다.

자기 안전을 생각하고 위험한 일은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실력을 보여줬고 멀쩡하다는 것도 보였다.

받아들이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겠지.

어차피 나설 사람도 없다.

그럴 사람들은 전부 문밖에서 좀비로 변했거나 한시간이나 덤비다가 저기 뻗어있다.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은 다치거나 좀비의 피를 뒤집어썼다.

그래서 좀 더 위험한 출구 쪽으로 격리된 상태다.

나머지 생존자들은 반대편 끝에 있다.

그들은 온갖 물건을 세워둬서 층을 반으로 갈라놓았다.

이쪽 사람들을 감염자 취급하면서 떨어트려놨다.

쳐들어가서 한바탕 하고 싶지만 지금은 조금 쉬고 싶다.


“저기요.”


서지은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남자친구와는 다르게 신중하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용기있다.


“네.”

“왜 무리하면서까지 여기 있으려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지금이야 저희 둘이서도 충분하지만 나중에는 역부족이라서 그렇습니다. 사람들이랑 모여있어야 한다고 화신이 말해주더라고요.”

“아, 화신이······.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러려고 했는데 저 친구 때문에.”


쓰러져있는 박대강을 가리켰다.

그녀는 머리를 숙이며 대신 사과했다.


“아, 죄송해요. 제가 말렸어야 했는데 성질이 워낙 불같아서.”


이렇게나 성격이 다른데 어떻게 잘 사귀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서지은은 이쪽 플레이어들에게 우리 입장을 전해줬다.

한 명이 동의하면 그 다음부턴 쉽다.

의견은 한 쪽으로 휩쓸리기 마련이다.

결국 받아들이는 걸로 결론났다.


다들 우리가 열어 놓은 바리케이트를 다시 막았다.

그리고 같이 안쪽으로 이동했다.

새까맣게 탄 좀비몸뚱아리가 한쪽에 무더기로 쌓여져 있었다.

바닥은 피범벅이었다.

살짝 굳었는지 발을 뗄 때마다 끈적하게 감겨왔다.

닦은 흔적은 있긴 했지만 여전히 더러웠다.

크게 다친 환자들은 그나마 깨끗한 바닥에 누워있었다.

어디 베이거나 부러졌다.

플레이어 보정이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둘은 다른 사람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다.

아직은 거리감이 좀 있다.

벽에 등을 기대자마자 잠이 쏟아졌다.

남은 체력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모아서 써버렸다.

이제 버틸 수가 없다.


“민정아.”

“왜요?”

“나 눈 좀 붙일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깨워줘.”

“좀 쉬세요.”


눈을 감자마자 깊게 잠들었다.


*


익숙한 라면냄새가 풍겼다.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향기다.

제일 좋아하는 제품이다.

침이 고였다.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졌다.


“아저씨 일어나요. 밥 먹으래요.”


김민정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습관적으로 손목시계를 봤다.

벌써 날이 밝았다.

실수다.

너무 오래 잤다.

다행이도 밤 사이 큰 일은 없었나보다.

분위기도 평화롭고 딱히 바뀐 것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침으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휴대용 버너 위에 큰 냄비가 올려져 있었다.

뜨거운 김이 피어 올랐다.


“이리 와서 같이 먹어요.”


서지은이 우릴 불렀다.

옆에 있는 박대강은 면발을 후루룩 들이키면서 눈을 치켜떴다.

아직도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급받은 컵라면에 스프를 넣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국자로 뜨거운 물을 조금 떠서 부어줬다.

면이 절반 정도밖에 안 잠긴다.

물을 아끼는 중이다.

심하게 짠 라면을 먹을 순 없었기에 스프를 덜어내고 먹었다.

부족하다.


확실히 이쪽에 물품이 부족하다.

트럭에 한 번 갔다오면 해결되긴 하지만 그 전에 반대쪽에 있는 얌체들부터 처리하고 싶다.


“민정아, 그거 다 먹고 따라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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