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관대하신 독자님과 퍽 쏠쏠한 운의 덕으로 작가를 자처하는 글쟁이, 일단이거라고 합니다.
이번 글, '주인공을 찾습니다'는 사실 꽤 원대한 야망으로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못해도 20권짜리 장편을 써보겠다 하는 다짐으로 기획한 글이었거든요. 사실 전편을 빨리 끝냈더니 수입이 빨리 떨어져서, 다른 인기 작가님들처럼 연금을 하나 들어보자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물론 애초에 구상이 장편이긴 했습니다. 제가 처음 구상했던 내용은 저기 유명한 삼국지처럼, 삼국지연의 말고 삼국지처럼, 누가 좋은 놈 나쁜 놈 할 것 없이 적당히 착할 때 착하고, 나쁠 때 나쁜 인간들 세력 몇이 물리고 물려서 때론 힘을 합치고, 때론 뒤통수를 치는 그런 소설을 쓰려 했습니다.
전작에서도 그런 기미를 느끼신 분이 혹시 있으실지 모르지만, 저는 어떤 절대적인 선의 주인공과 절대적인 악의 악당이 싸워 결국은 '정의가 승리했다!'로 끝나는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현실은 시궁창인 법이지요.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제가 쓰려던 내용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어지간한 필력과 기획이 없으면 힘들 것 같더군요, 그리고 아직 제 필력은 별로고, 다급하게 시작했던 이글은 기획이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무려 5권이 넘어가는데 아직 주인공 성장시키기가 바쁘니, 제대로 된 라이벌들은 언제 나올 것이며, 그들의 이야기는 언제 쓸 수 있겠습니까. 처음부터 호흡을 너무 길게 잡은 것이 악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강조해서 말씀 드리지만, 돈이 안 될 것 같아서 글을 접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아주 소박한 소비 생활을 가지고 있고, 요즘 조회수와 선작수가 늘어나는 속도를 봤을때, 늦어도 이달 말에는 유료화를 해도 먹고 살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독자님들이 많이 봐주셨습니다.
하지만 돈을 벌려고 스스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낀 글을 계속 쓰는 건 독자님들이나 저에게나 서로 좋은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혹시나 싶어서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 돈 좋아합니다.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 장래희망인 사람입니다. 또 무슨 거창한 작가로서의 프라이드 그딴 것도 없습니다.
단적인 증거로, 이 글은 완결이 나고 나면 곧 유료화가 될 겁니다. 진짜 작가님이라면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글을 돈 받고 팔 수 없다! 라고 외치겠지만, 저는 소심한 글쟁이라 그럴 수 없고, 담당자님과 의논해서 유료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의논이라고 할까, 앞으로 방향을 이야기하다 좀 말린 느낌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러니 아직 덜 읽으신 분들은 빨리 읽으세요.
아, 물론 신규 유입 독자님이 '완결이 이게 뭐야!' 하고 허무해하지 않도록 미리 경고문은 써 놓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이런 형태로 완결짓는 것은, 오로지 제 부족함 때문입니다. 너무 욕심만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조금 더 짧은 글들을 쓰면서, 실력을 더 키워서 다음에 다시 도전하고 싶네요.
또 이번에는 조금 제대로 준비해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나름 생업이 작가인 사람인데 너무 오래 시간을 투자하진 못 하겠고, 일단 이 글을 완결내고, 고민도 좀 하다가 다음 달 초 쯤에는 신작을 가져오지 않을까 합니다.
혹시 여유가 있으시다면, 다음 글을 올릴 때 쪽지를 드릴 테니 선작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꼬리 인사로 매일 사용해서 이제는 진부한 느낌마저 있지만, 어느 분의 말처럼 진부함이 그 말의 담긴 진심마저 훼손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항상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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