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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군주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허란
작품등록일 :
2013.12.16 18:34
최근연재일 :
2016.11.24 06:1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5,146
추천수 :
206
글자수 :
54,063

작성
14.04.22 23:13
조회
1,022
추천
14
글자
7쪽

◈ 천재 군사 (2)

DUMMY

절대왕정은 300년 전 전설적인 귀족 발라프 공작이 세운 공국의 통치시스템이었다. 장원영지를 소유한 귀족이 왕에게 군사력과 세금을 헌납하는 봉건체제가 아니라, 왕이 영지 구석구석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새로운 유형의 지배시스템이었다. 역사상 발라프 공작 홀로 절대왕정을 성공시켰다. 절대왕정을 통해 군사력을 중앙에 집중한 발라프 공작은 과세체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중간 관리들이 착복하는 세금을 대폭 줄였다. 발라프 공작은 결국 왕국을 세운 후 스스로 왕이되었고, 대륙의 황제와 적대관계 되었다. 대륙 전체를 적으로 돌린 발라프는 숱한 역사의 이적을 남겼지만, 결국 반발라프 연합에 무릎을 꿇고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발라프 공작의 사후에도 대륙은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억하고 있다.


“레토린 호르마라면 충분히 가능하겠군.”


쥬디의 설명을 들은 페레오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페레오 공작도 한때 절대왕정에 깊은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페레오 공작은 황제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 지나치게 위험하기 때문에, 절대왕정이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페레오 공작의 세력은 제국의 수도와 인접하기 때문에, 절대왕정의 움직임을 보이면 즉시 황제의 견제를 받게 될 것이다. 아무리 제국의 황제가 허수아비라고 하더라도, 페레오 공작 홀로 대륙 전체를 상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서대륙의 경우 황제의 눈을 피해 절대왕정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다. 외부에서 보면 레토린 후작이 단순히 영지를 확장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는 위험한 적은 철저히 응징했지만, 데브린과 같이 우둔한 귀족은 그 세력을 충분히 남겨둔 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2중 3중으로 가려진 은막 때문에, 레토린의 절대왕정 수립계획은 오직 페레오 공작의 눈에만 띄였을 뿐이다.


“그럼 이제 무얼 해야 하지?”


페레오 공작의 질문에 쥬디는 갸우뚱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더니,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페레오 공작에게 질문을 했다.


“절대왕정은 수립하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다만 만약 그의 무모한 도전이 성공한다면 대륙에서 그를 견제할 수 있는 자는 부지런한 페레오 공작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쥬디의 말에 페레오는 빙긋 웃었다. 페레오 공작이 젊은 시절 별명은 '게으른 군주'였다. 가까운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페레오 공작은 대부분 시간이 한가해 보였고, 실제 한가했다. 그는 다양한 여가를 즐겼기 때문에, 덕분에 페레오 공국의 문화는 대륙에서 가장 발달한 편에 속했다.


비록 페레오 공작이 한가롭게 보인다고 해도, 그는 살면서 권력의 중심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가 공국의 주인이 될 때, 쟁쟁한 형제 경쟁자들이 많았지만 손에 먼지 하나 묻히지 않고 권력을 계승받았다. 자신의 형제들이 권력 계승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때, 레온 페레오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여유롭게 유희를 즐기며 그들의 경계에서 벗어났다. 경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정치적 타격을 입을 일이 없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에게도 기회가 다가왔다. 그는 단 한 번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페레오 공국의 주인이 되었다. 마치 그 자리가 애초부터 자신의 것이었던 양,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처럼 보였다.


레온 페레오는 부하들을 믿었고, 그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는 법을 알았다. 그는 일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부하들은 언제나 분주했다. 유능한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부하가 되었고, 유능한 부하들은 그를 유능한 군주로 만들어줬다. 그의 페레오 공국은 어느순간 자연스럽게 대륙 최고의 권력집단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페레오의 속내를 잘 몰랐지만, 천재 쥬디는 페레오가 가진 야망의 크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 동안 여유로웠던 레온 페레오 공작이었지만, 레토린 호르마라는 천재적인 라이벌이 등장함으로써 이제 더 이상 페레오도 여유를 부릴 수 없게 된 상황을 콕 찔러낸 것이다.


"자네는 참 재미있는 사람이란 말이지. 구체적인 전략은 뭔가?"


쥬디가 답했다.


“주군께서는 9클래스 마법사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쥬디의 말에 페레오 공작의 눈끝이 살짝 굳어졌다.


"그대의 생각을 말해보게."


"자기 혼자 잘난 맛에 사는 레토린은 9클래스 마법사에게 위협을 느껴 그를 축출했습니다. 하지만 주군께서는 사람을 잘 사용하시는 덕장이십니다. 다소 위험하긴 해도, 대륙에서 9클래스 마법사를 거느리실 자격이 있으신 유일한 군주는 바로 주군이십니다.”


쥬디의 말은 언제나 도발적이다. 이는 오직 천재군사 쥬디에게만 허락된 권리였다. 페레오는 쥬디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더기 고개를 절레 저으며 말했다.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나?"


페레오 공작의 말에 쥬디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음.. 아직 생각을 못했어요. 생각 중인데 자꾸 말하라 하셔서..”


정말 난처한 표정의 쥬디를 보며, 페레오 공작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대들의 생각은 어떤가? 다른 의견이 있는가?”


페레오 공작이 시선을 돌리자 다른 가신들이 말을 이었다.


“당연히 황제 폐하께 넌지시 언질을 주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아니오. 아직 왕정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프게 정보가 새면 레토린 후작의 행보를 더욱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당분간은 레토린 후작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해서 한 번에 섬멸해야 합니다.”


“자칫 세력이 강대해진 상태에서,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누가 절대 왕정에서 강하게 조련된 대군을 막을 수 있단 말이오?”


"레토린의 세력을 균열시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레토린의 반대하는 귀족 중 2~3개의 세력만이 유의미합니다. 황제를 동원해서 그들을 지원해야 하고, 우리도 그들을 도와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레토린을 이정도 수로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보다 세밀한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레토린 후작의 행보, 일거수 일투족을 파악하고 있어야합니다.”


여러 가신들이 각자 맡은 위치에서 쥬디의 분석을 해석하며 의견을 쌓아갔다. 마법사를 비롯한 문신들은 정치적 접근을 주장했고, 무신들은 보다 강한 군사력을 주장했다. 사뭇 다른 이야기 같지만, 차분하고 빠르게 이야기가 정리되고 종합되어갔다. 페레오 가문의 레토린 대응전략이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이제 이야기의 주요한 구도가 드러났네요.

드디어 프롤로그가 끝이 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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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우로보로스의 굴레 14.04.26 849 13 10쪽
8 ◈ 위그드라실의 의지 14.04.23 943 14 9쪽
» ◈ 천재 군사 (2) 14.04.22 1,023 14 7쪽
6 ◈ 천재 군사 (1) 14.04.21 1,437 17 7쪽
5 ◈ 천재 지도자 14.04.20 1,522 25 7쪽
4 ◈ 계승자의 숲 14.04.20 1,375 17 7쪽
3 ◈ 전야의 적막 14.04.20 1,135 19 7쪽
2 ◈ 그를 잡아라. +2 13.12.21 1,561 28 7쪽
1 ◈ 전쟁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2 13.12.16 1,899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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