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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8.09.01 23:30
최근연재일 :
2018.09.18 06: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7,646
추천수 :
349
글자수 :
52,289

작성
18.09.18 06:00
조회
510
추천
14
글자
8쪽

성지 순례 - 사르나트 신전 (2)

잘 부탁드립니다! ^^




DUMMY

"키에에에엑~!"

"캬오옥~!"


고블린 다섯마리. 마법을 사용하는 매지션 고블린도 두 마리나 있었다. 하지만 에델의 마법이 훨씬 뛰어났다


"Λουράκι"


한 번의 주문으로 땅에서 흙과 바위가 솟아 올라 모든 고블린들을 속박해버렸다. 묶인 고블린을 처리하는 건 리퍼의 몫이었다.


"빨리 끝내요."


리퍼는 고블린들이 고통 없이 갈 수 있게, 한 칼에 숨을 끊었다.


"고블린의 마정석은 쓸데가 없으니, 시간 끌지 말고 그냥 이동하지요."


숨을 돌릴 세도 없이 에델 수녀는 걸음을 옮겼다.


"그러지요."


리퍼 역시 그녀의 뒤를 바른 걸음으로 쫓았다.


에델 수녀는 손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 예전에 웨버영지의 황무지에서 고블린을 만났을 때완 다른 태도였다. 그땐 고블린을 죽이지 않고 위협해 쫓아내었지만, 이번에는 가능한 신속하게 고블린을 처치한다. 막상 신탁에 들어가자 리퍼 때문에 당황하던 순진한 소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얼마나 강한 걸까?'


그녀는 고블린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했다. 전력을 다해 사냥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걸음을 걷듯. 계단을 오르듯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몬스터를 제압했다.


고블린 다음에는 나타난 괴물은 '놀'이었다. 개머리를 한 인간형 괴수. 놀은 제법 민첩하게 좌우로 리퍼와 에델을 협공했지만, 에델은 숨쉬듯 자연스럽게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땅에서 흙이 창과 같은 모습으로 압축되어, 놀의 몸을 관통해버렸다. 세 마리의 놀은 순식간에 꼬챙이가 되어 숨이 끊어졌다.


"이녀석 부터는 마정석이 쓸만하겠는데요?"


리퍼의 역할은 그저 짐꾼일 뿐이었다. 리퍼는 전투가 일어나는 동안 주위를 경계하고, 약한 몬스터와는 전투를 하기도 했고, 제법 등급이 높은 몬스터는 처지한 후 마정석을 채집했다.


에델은 정말 강했다. 하루 종일 몬스터가 두 사람을 습격했지만, 에델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그들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몬스터의 습격을 막아내느라, 이동 속도는 상당히 느렸다. 해가 지기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괴물은 애자일 리자드맨이었다. 힘과 근력은 형편없지만, 순수하게 빠르기 만으로 C급 몬스터에 랭크 된 놈들. 몬스터 등급은 종합평가니까, 스피드가 다른 약점을 커버한다면 실제 빠르기는 B급 이상 수준이라는 것이다.


'빠.. 빠르다..'


리퍼는 애자일 리저드맨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에델은 어림없다는 듯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주문을 외웠다.


"Φραγμένο νερό"


에델 주위로 물보라가 일어났다. 사람 머리 만한 두깨의 벽을 만들었는데, 이 벽은 다섯 겹으로 에델과 리퍼의 주위를 감쌌다.


"촤아아악~!"


애자일 리자드맨들은 빠른 속도로 두 사람 주위를 움직였지만, 물의 장벽에 걸릴 때 마다 속도가 느려졌다. 덕분에 동체시력이 높지 않은 리퍼와 에델의 눈에도 충분히 포착되었다.


"Παράθυρο της γης"


이어진 에델의 주문은 땅에서 모래와 진흙으로 만들어진 날카로운 창을 솟게 만들어 애자일 리저드맨의 몸을 꽤뚫었다. 에델이 하급 몬스터를 상대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격법이었다.


"쾌애애애액~!"


애자일 리자드맨 세 마리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리퍼는 에델의 엄청난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무서울 정도구나.'


가녀린 소녀의 몸에서 나올 수 있는 위력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애자일 리자드맨의 죽음을 확인한 리퍼는 시체로 다가가 마정석을 채집하려 했다. 하루 종일 전투를 한 에델은 그때 즈음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상처가..'


하이드라의 독이 응축된 옆구리 부위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사르나트 신전으로 빨리 들어가려 하는 바람에, 하루 종일 마법을 무리해서 사용했다. 덕분에 신성마법으로 눌러둔 독의 기운이 슬금슬금 다시 그녀의 몸으로 뻗어나가려 했다.


에델은 품에서 마법의 물약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청량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져나가더니, 욱신거림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평소처럼 생각하면 안되겠어. 독 때문에 힘을 반도 낼 수 없잖아..'


에델은 이번 신탁이 생각보다 위험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건은 이번 신탁을 수행하면서, 파트너가 얼마나 성장 할 수 있느냐다.


'지금은 전혀 쓸모 없지만..'


이번 신탁에는 두 가지 미션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는 에델의 상처를 치료 할 것. 다른 하나는 리퍼가 에르네스의 시험을 통과해 브레싱을 받는 것.


'그래도 저 사람이라면 잘 해내겠지.'


에델은 의식하진 못했지만, 그녀는 리퍼에게 꽤 깊은 신뢰를 갖고 있었다.


--


두 사람은 마지막 전투가 끝난 곳 근처에 야영장을 만들었다. 리퍼가 애자일 리자드맨의 피를 곳곳에 뿌리는 동안, 에델은 몬스터가 자신들을 알아볼 수 없게 숙소 근처에 결계를 쳤다.


리퍼가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마나를 다룰 줄 모르는 산짐승 정도는 잡을 수 있었다. 나무가지에 앉아 있는 꿩 한마리를 잡아, 야영지에서 불로 구웠다. 구수한 꿩고기 익는 냄새가 야영지 근처로 퍼져 나갔다.


'지구였다면, 이렇게 야영지 바로 옆에서 요리를 하면 맹수의 표적이 된다고 했는데..'


에델의 결계는 내부에 있는 인간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린다. 냄새, 모습, 마나, 소리 등. 리퍼는 안심하고 고기를 구웠고, 잘 익은 꿩다리를 뜯어 에델에게 건냈다.


"수녀님. 오늘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에델은 덤덤히 꿩다리를 받아 한 입 찢어먹었다.


"목이 마르죠?"


에델이 가볍게 손을 흔들자, 허공에서 작은 물줄기가 나타났다. 물줄기는 에델의 손짓을 따라 현란히 움직이더니, 리퍼와 에델의 물통으로 나눠 들어갔다.


"마법은 정말 편하군요."

"덕분에 영주님이 '물'이라는 무거운 짐을 들지 않으셔도 되지요."

"맞아요. 정말 그러네요. 고마워요."


리퍼는 미소를 지었다.


에델은 리퍼의 행동에 교양이 배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늘 정중했고, 사려깊었다.


'자상하기도 한 것 같아..'


에델은 리퍼를 바라보며,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지만 애써 감정을 무시하려 했다.


그때 리퍼가 에델에게 물었다.


"수녀님. 혹시 지하수를 뚫을 수도 있으신가요?"

"지하수요? 네에.. 어렵진 않죠?"

"수원이 깊은 곳에 있어도 가능할까요?"

"글쎄요.. 해본 적은 없는데 몇 십 미터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대단하시네요."


에델의 이야기를 들은 리퍼는 또 혼자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에델 수녀의 도움을 받으면, 황무지에 지하수로 물을 댈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별도의 어려운 공사를 하지 않아도 농지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성에 돌아가면 한 번 부탁해봐야겠구나.'


식사를 마친 에델은 가볍게 대지를 움직여, 움막 같은 집을 뚝딱 만들었다.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 두 개.


"전 이만 쉬어야겠군요. 내일 뵐게요."


에델은 졸린 눈을 비비며, 리퍼에게 꾸벅 인사를 한 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리퍼는 순식간에 이런 마법을 부리는 에델을 보며, 고래를 절레 저었다.


'못하는 게 없군.'


성지 순례. 첫번째 밤이 흘렀다.




추천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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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ky*****
    작성일
    18.09.18 08:30
    No. 1

    수녀의 마법은 만능이다.ㅋㅋㅋㅋ 신은 사실 이둘의 달달한모습을 원하는것 같은데... 맞을려나???
    맞는다면 커플 브레이커!!!!를 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허란
    작성일
    18.09.18 11:15
    No. 2

    음.. 그냥 둘이 사랑하게 해주면 안될까용?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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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 순례 - 사르나트 신전 (2) +2 18.09.18 511 14 8쪽
15 성지 순례 - 사르나트 신전 (1) +2 18.09.17 612 19 9쪽
14 여신이 내린 신탁 (3) +4 18.09.16 975 19 8쪽
13 여신이 내린 신탁 (2) +2 18.09.15 917 21 7쪽
12 여신이 내린 신탁 (1) 18.09.14 967 24 7쪽
11 쓸모 없어진 개를 삶아먹다. +2 18.09.12 1,018 20 7쪽
10 남은 식량은 어디에 쓸 거에요? (3) +1 18.09.11 987 24 7쪽
9 남은 식량은 어디에 쓸 거에요? (2) 18.09.10 1,013 28 8쪽
8 남은 식량은 어디에 쓸 거에요? (1) +2 18.09.10 1,148 24 8쪽
7 맞다! 여기 이세계였지! (3) 18.09.08 1,171 22 8쪽
6 맞다! 여기 이세계였지! (2) +5 18.09.07 1,211 21 7쪽
5 맞다! 여기 이세계였지! (1) +6 18.09.07 1,265 22 7쪽
4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3) +2 18.09.06 1,290 19 7쪽
3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2) +3 18.09.05 1,339 28 7쪽
2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1) +3 18.09.04 1,516 20 8쪽
1 최과장, 영주로 다시 태어나다. +2 18.09.03 1,707 2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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