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합리의 신념으로, 극단의 감정으로, 승리의 운명으로.

거믄밤의 이야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거믄밤
작품등록일 :
2018.05.25 07:22
최근연재일 :
2020.08.01 09:1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261
추천수 :
5
글자수 :
48,606

작성
18.12.20 22:19
조회
103
추천
0
글자
8쪽

헌터, 모든 신을 받다 Next Story : 네버 엔딩

외전입니다. 해당 외전의 본편은 거믄밤으로 검색하여 보실 수 있습니다.




DUMMY

헌터 모든 신을 받다 Next Story : 네버 엔딩

시점 : 에필로그 이후


*


“여름이다, 여름!”


태석의 옆에서 대한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태석은 귀가 아플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것에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렇게 신났어?”


그렇게 말하는 태석도 한껏 꾸민 모양새였다. 선글라스를 이마의 머리카락 위에 얹은 채 하얀 반팔 티를 입고 있다. 하체는 바지가 아닌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트렁크 형태의 수영복이다.

대한은 어째서 그런 걸 묻느냐는 투로 말했다.


“몰라서 묻냐? 바다잖아! 바다!”

“바다가 뭐 어때서.”

“바다라면 말이지······.”


대한은 세상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었다.

나참······ 너무 신났네, 신났어.

태석은 한숨을 푹 내뱉으며 신나서 난리를 칠 것 같은 대한을 보면서 살짝 걱정했다.

왜냐면 대한은 분위기에 쉽게 취하고 난동을 피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도 분위기에 취한 상태이고 곧 난동을 피워서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거다.

태석은 대한과 오랜 친구였기에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한이 눈을 부릅뜨며 태석에게 고개를 들이밀고 소리쳤다.


“태석! 지금부터 헌팅이다! 너의 변신 능력으로 아름다운 여자로 변해서 여자들을 유인해! 그러면 내가······.”


팟.

전격이 그대로 태석의 이마에서 튀어나와 대한의 복부에 명중했다. 대한이 복부를 부여 잡으며 비틀비틀 떨었다. 그리고는 태석을 보면서 말했다.


“너무하는 거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너도 남자니까 알 것 아냐.”

“모르거든.”


게다가 만약에 여자를 헌팅한다해도 큰 장애물이 존재했다. 장애물이라기에는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곧이어 그 장애물······이라기 보다는 대한과 태석을 이곳 휴양지로 오게 만들어준 귀하신 분들이 천막을 걷어내고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다가왔다.

태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드디어 나오셨네요.”

“아아, 그래.”


하얀 원피스의 수영복을 입고 있는 여자였다. 이름은 고란 홀. 성천주 고란으로 잘 알려진 여자였다. 곧이어 옆에서 여자 한 명이 다가왔다.


“저도 왔어요. 헤헤.”


성천주 고란 홀의 부하 헌터, 성시연이었다. 성시연은 어울리지 않게 검고 천의 부위가 의외로 적은 쳐다보기 부끄러운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시연씨?”

“아, 알아요. 저도 부끄러우니까요. 고란님께서 꼭 입어야 한다고 하셔서······.”


그때 고란이 킬킬 웃으면서 시연의 등짝을 몇 번 후려쳤다.


“푸하하하! 적어도 남자를 꼬시려면 시각적인 자극을 줘야 한다고 새끼야!”

“아, 아니에요. 적어도 그런 타입의 남자는 아니······.”

“남자는 다 똑같아, 멍청아!”

“아, 아니 그건······.”

“그렇게 어물쩡하다가는 뺏긴다고!”

“빼, 뺏길 리가······.”


그렇게 말하고는 불안한 눈치를 태석 쪽으로 보내고 있었다.

아아, 알겠다.

대한은 한숨을 푹 내뱉으며 태석과 시연을 번갈아보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결국 그런 이유로 헌팅을 하지 않겠다는 거였냐.”

“그보다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고란 홀 저택의 안사람들이라고.”

“그런 거야?”

“응. 만약에 헌팅했으면 죽었을 거야.”


그 말을 딴청을 부리느라 듣지 못한 고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둘이 뭔 얘기를 하고 있던 거지?”

“아닙니다.”

“아니, 아닙니다!”

“······? 그러냐. 그러면 뭐 말고.”


고란은 기지개를 펴며 긴장감을 풀고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피곤할 거다. 지난 며칠간 북한 쪽에서 괴수 사냥에 나섰으니까. 태석과 대한, 시연과 고란이 괴수 사냥을 위해 먹을 것과 잠자는 것까지 줄여가면서 싸웠고, 북한 일대의 괴수의 반절을 해치우는 데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대한은 C랭크로 승격. 태석은 정식으로 SSS랭크 헌터로 승급했다. 사실 원래의 실력을 드디어 인정 받는 거라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다. 당연한 걸 왜 이제 줘? 라는 느낌이다.

태석은 반쯤 눕는 의자에 앉은 채 음료수의 빨대에 입을 가져다대고 주웁 빨아 들여 마셨다.

아아, 기분 좋다.

이대로 잠에 들고 싶은 심정이다.

대한과 시연, 고란이 뭔가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잘 모르겠다. 모르겠다기보다는 듣기 싫었다. 눈을 감고 잠에 들었고······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


가끔 꿈을 꾼다.

어두운 하늘에 별이 정신없이 빙글빙글 도는 세상- 강신 세계에 있는 꿈을.

강신 세계는 이제 없다. 왜냐면 태석이 유일신을 죽이기 위해 세계를 일변시켰고 그 과정에서 신과 신화들이 거의 사멸했기 때문이다. 사멸한 신과 신화들을 다시 되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았다.

다만 이상한 것은 어째서 신이 없는 세상이 된 곳에서 태석은 신의 힘을 여전히 빌릴 수 있는 거냐는 거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신과 신화를 더욱 연구하고 있지만······ 알 수 없었다.

그런 고민 때문에 강신 세계에 홀로 있는 꿈을 꾸는 것인가 싶었다.

지금도 그 꿈을 꾸고 있었다.

태석은 한참을 그곳을 지키고 있다가 쓰게 웃었다.


[정말이지, 한 여름밤의 꿈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공간이네.]


아름답지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그립지만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다.

그런 세상.

더 기억해봤자 쓸데 없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으려 할 때였다.


[그렇게 생각하는가.]


남자의 목소리였다.

태석은 고개를 돌려 남자 쪽을 보았다.

정말이다.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태석은 몸을 일으켜 그 남자를 노려 보았다. 뒷줌에서 단검을 역수로 잡아 꺼내 들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가?]


턱에 수염이 자글자글했다.

머리는 허리까지 올 정도로 길었으며 눈은 거칠게 날카롭고 뚜렷했다.

그런 그가 말했다.


[정말로 그걸로 끝인 건가? 너의 퀘스트는.]


[무슨 소리야?]


태석의 물음에 남자가 한숨을 뱉었다.


[어이가 없군.]

[아까부터 혼자서만 중얼거리니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

[간단한 이야기다.]


음······ 이제 알겠다.

지금 눈앞의 남자는 대화를 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 알고는 있지만 잊었다는 느낌이다.


[나는 한혁. 나는 모든 세상을 관리하는 관리자. 그리고 너는 퀘스터. 세상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

[그런 퀘스터가, 퀘스트 하나를 끝냈다고, 모든 것이 끝날 리가 없지.]

[나에게 뭘 원하는 거지?]

[너에게 한 가지 퀘스트를 주겠다.]

[······뭐?]

[세상을 구해라. 가면의 세계를.]


그 순간이었다.

세상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점멸하고 눈을 떴을 때는 어두운 밤하늘이 가득한 해변가에 있었다.

태석은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 구석에서 대한과 시연과 고란이 고기를 구워먹고 있었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가 여기까지 흘러나왔다.

태석은 기지개를 펴며 아까 전의 꿈을 생각했다.

대체 무슨 꿈일까.

가면의 세계? 퀘스터? 퀘스트? 관리자?

알 수 없는 단어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었다.


아직 엄태석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태석 본인조차 잊어버린 무언가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야! 야! 태석! 깼냐? 고기 먹어, 고기!”


태석이 피식 웃으며 고기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맛 좋은 냄새가 코를 찔러 위장을 탐식하는 느낌이었다.

일단 먹고 보자.

조금 더 고민하자.

아직은 시간이 많으니까.


이 세상, 아니 이 세계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작가의말

다음을 기약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거믄밤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거믄밤의 이야기에 대하여……. 18.05.25 474 0 -
11 마왕 전투력 SS : 마계가 인정한 한국의 놀라운 점! 20.08.01 31 0 14쪽
10 잡템으로 강해지는 남자 SS : 신새봄이라는 이름의 도화선 19.01.14 211 0 7쪽
9 잡템으로 강해지는 남자 X 헌터, 모든 신을 받다 Next Story : 모두의 연장선과 교차선 19.01.11 106 0 12쪽
8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신년을 맞이하며 18.12.31 136 0 7쪽
» 헌터, 모든 신을 받다 Next Story : 네버 엔딩 18.12.20 104 0 8쪽
6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현지가 땅개가 된 이유? 18.11.26 194 0 8쪽
5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태석, 변신해라! 18.11.02 106 0 7쪽
4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자신과의 야회夜會 18.07.24 166 0 13쪽
3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길 잃은 고양이 18.07.22 176 1 10쪽
2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모든 걸 잃은 자와 태어난 자 18.06.06 283 1 11쪽
1 헌터, 모든 신을 받다 SS : 엑스의 에너지 18.06.01 595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