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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P9
작품등록일 :
2019.07.20 17:03
최근연재일 :
2019.10.01 17: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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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55
추천수 :
567
글자수 :
339,072

작성
19.07.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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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화

DUMMY

말콤은 경악했다.


“말도 안돼.”


이 숲에서 가장 무서운 몬스터를 고르자면 당연히 흰색 늑대들이었다.

그들은 절대로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

언제나 떼를 지어 다니며 자신들보다 수가 적다고 판단되면 일제히 달려든다.

그게 흰색 늑대들의 무서운 점이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소수를 상대하는데 있어서 다수가 가지고 있는 힘의 차이를 말이다.

그러나 대머리의 사내는 늑대들 앞에서 당당했다.

늑대가 남자에게 달려들 때 말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

남자의 죽음을 예상하고 눈을 떴지만.

현실은 달랐다.

짐승의 비명소리가 숲을 가득 매웠다.

도끼가 허공을 가를 때마다 늑대들이 죽어갔다.

한 번에 한 마리.

심지어 맨손으로 종이를 찢듯 늑대들을 찢어 발겼다.

그것은 소수가 다수를 상대로 내보이는 압도적인 폭력이었다.


“내가 뭘 본 거지?”


말콤은 어안이 벙벙했다.

어느덧 늑대들의 시체 속에서 남자만이 고고하게 서 있었다.

마치 역전의 전사를 목도한 것처럼 몸이 긴장되었다.


“쯧. 아침 운동도 되지 않는군.”


라이언은 혀를 찼다.

말콤이 들었으면 입이 쩍 벌어질 대사를 태연하게 내뱉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했다.

매일 목숨을 거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온 그에게 늑대들은 한 주먹거리도 안되었다.

싸움보다는 놀이처럼 느껴졌다.

달아오른 근육들을 진정시키며 엎어진 사내를 살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소?”

“아. 가, 감사합니다.”


말콤이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라이언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이 어디요?”

“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언어인데···”


말콤은 난감을 표했다.

그건 라이언도 마찬가지였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답답하군.”


라이언은 한 시라도 이곳이 어디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야 형제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나를 도시나 마을로 안내해줄 수 있겠나?”

“아! 마을 말입니까?”


수 많은 수행착오 끝에 드디어 뜻이 전달되었다.

입으로 하는 언어는 달라도 몸으로 하는 표현은 어디를 가든 통했다.

말콤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장서기 시작했다.

라이언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 뒤를 따랐다.


**


“저는 말콤이라고 합니다. 말콤.”


말콤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천천히 말했다.

라이언은 그게 이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나는 라이언일세. 라이언.”

“제 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늑대들의 밥이 될 뻔했습니다.”

“그래 나도 만나서 반갑군. 그래서 마을로 가려면 얼마나 걸어야 하나?”

“혹시 북부에서 오신 겁니까?”

“그나저나 이곳은 어디지?”


그들은 각자의 언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러기를 잠시.


“저기입니다!”


라이언이 눈을 빛냈다.

낮은 울타리로 둘러싼 마을이 그들을 반겼다.

입구에서 근무를 서던 보초병 하나가 말콤을 아는 체했다.


“오늘은 좀 빨리 도착했네?”

“늑대들과 마주쳤거든.”

“뭐! 어디 다친 곳은 없나?”

“다행히도 여기 있는 분 덕분에 목숨을 구했어.”

“늑대들은?”

“이 분이 다 처리했지.”

“혼자서?”


보초병의 시선이 라이언을 향했다.

떡 벌어진 덩치와 우락부락한 근육.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게 생겼다.

보초병이 마른 침을 삼켰다.

눈앞에 감당할 수 없는 몬스터를 마주한 것만 같은 기분.

라이언은 그저 뭘 보냐는 듯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에 불과했지만.


“이, 일단은 들어오시오.”

“고맙군.”

“···방금 저 사람이 뭐라고 한 거야?”

“아무래도 북부 대륙 사람인 것 같아.”


보초병은 금세 신기하다는 얼굴로 라이언을 바라봤다.

북부 대륙 사람이라니.

남부는 문명이 극대화로 발전되었지만 북부는 형편이 달랐다.

온화하고 따뜻한 남부와 달리 북부는 혹독한 추위 때문에 자원이 풍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한정된 자원을 두고 처절하게 싸울 수밖에 없었다.

이긴 자가 진 자의 권리를 모두 가졌다.

북부는 한마디로 약육강식의 세계.

그럼에도 자원이 부족해 북부에서 남부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 자도 그런 자들 중 하나인가 보군.’


보초병은 홀로 납득하며 그들을 마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곳이 제가 사는 마을, 로드릭입니다.”

“평화로운 마을이군.”


마을은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밭에서는 나이 많은 농부들이 야채를 가꾸었고, 아낙네들은 물을 길렀다.

말콤은 라이언을 안내하며 집으로 향했다.


“초라하지만 들어오세요.”


그의 집은 목재로 된 작은 집이었다.

라이언이 주변을 살피자 말콤이 의자를 빼며 대답했다.


“일단 배고프시지 않습니까? 여기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말콤의 호의적인 태도에 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곧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버섯 스프가 탁상 위에 올려졌다.

접시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라왔다.


“드시죠.”


라이언이 조심스레 숟가락을 들어 스프를 먹었다.

나름대로 먹을 만한 맛이었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마침내 라이언이 입을 열었다.


“이곳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나?”


**


라이언이 로드릭 마을에 머문 지 한달이 지났다.

한 달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은 라이언이 로드릭 마을의 일원이 된 것.

그를 이방인 취급하고 경계하던 사람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힘든 기색 하나 없이 해내는 라이언을 마을 사람들이 높게 평가한 탓이었다.

두 번째는 언어를 배우는 일이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어떤 정보를 묻고 싶어도 서로가 힘들었다.

이는 말콤이 전담으로 맡아 라이언을 가르쳤다.

라이언은 우수한 학생이었다.

비상적인 그의 머리는 일주일만에 모든 문자를 암기했고 일상 생활에 적용해 나갔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했다.

마지막은 이곳에 대한 정보였다.


“어이가 없군.”


라이언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의 앞에는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지도에는 자신이 모르는 국적들을 나타냈고 지형도 상당히 달랐다.

여태껏 알고 지내던 세계가 사라진 기분이었다.


“천지개벽이라고 일으켰나?”


그는 헛웃음을 지었다.

허황된 얘기였다.


“그렇다면 진짜로 내가 다른 세계에 떨어진 건가?”


-너는 세상을 잘 못 태어났다. 네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클클.


라이언은 제사장이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빌어먹을. 재수 없는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라이언이 의자에 몸을 눕혔다.

의자는 비명소리를 내며 그를 떠받쳤다.

형제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들이 잡은 괴물 놈 -몬스터 백과사전을 통해 바다에서 만난 괴물이 크라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을 가지고 영웅 서사시를 만들고 있겠군.

라이언은 내심 형제들을 다시 못 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또다른 세상이라.”


가슴 깊이 묻어둔 모험심이 들끓었다.

라이언은 모험을 좋아했다.

이곳은 미지의 대륙이었다.

괴물, 몬스터, 악마, 마녀, 엘프, 드워프 등...

자신이 보고 듣지 못한 것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그 놈들은 얼마나 강할까?”


바이킹 족이 지닌 전사의 피가 전신을 자극했다.

그는 뼛속까지 바이킹의 피를 타고난 사내였다.

라이언은 언제나 목숨을 건 혈투에 목이 말랐다.

바이킹 족들 사이에서 위대한 전사가 되고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

그곳에서 라이언을 당해낼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그가 모르는 미지의 적들이 즐비했다.

바이킹 족 최강자는 미지의 세상에서 도전자의 자리로 내려왔다.

비록 형제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크라켄과 싸울 때는 진심으로 즐거웠다.

어쩌면 자신이 당해낼 수 없는 괴물 같은 놈들이 있을 지도 모른다.

강한 자와 싸우고 싶다.

전력을 다해 맞부딪치고 싶다.

그리고 전력을 다한 상대에게 죽고 싶다.

그런 자에게 죽는다면 라이언에게 있어서는 크나 큰 영광이리라.


“재밌겠군.”


라이언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러려면 마을을 떠날 준비를 해야겠는데.”


로드릭 마을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자신이 날뛸 곳이 없었다.

이방인인 라이언을 받아준 그들에게는 감사한 일이지만.

조만간 마을을 떠날 채비를 챙겨야 했다.

라이언의 목적은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이 아니었으니까.


“라이언 씨! 큰일 났습니다!”

“음?”


그때, 문을 벌컥 열며 말콤이 들어왔다.

온 몸을 땀으로 샤워라도 한 건지 축축 젖어 있었다.

라이언은 그에게 배운 제국어로 더듬더듬 말했다.


“무슨 일, 말콤.”

“몬스터가 쳐들어왔습니다! 지금 자경단들과 대치 중입니다!”


“가지. 곧장.”


라이언은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처음 마주하는 몬스터가 어떤 놈들인지 궁금했다.

벽에 걸린 손도끼를 허리춤에 챙기고 말콤을 따랐다.

라이언은 자기 몫을 자경단들이 남겨줬으면 했다.


**


“모두 제자리를 유지하고 정렬을 갖춰!”


자경단장은 긴장된 목소리로 명령했다.

마른 입술을 핥으면 전방을 살폈다.

그들은 몬스터와 대치한 상태였다.


-키이이익!

-케에엑!


초록색 피부에 난쟁이 만한 키.

상대는 고블린이었다.

위험 등급도 낮아서 손쉽게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는 맞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어림짐작으로 살펴봐도 족히 마흔은 넘어 보였다.

그에 비해 자경단의 수는 열 다섯.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승리하더라도 꽤 많은 부상자들이 속출할 것이다.


“젠장.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봐!”

“다가오는 순간 꼬챙이로 만들어주지!”


자경단원들이 호기롭게 외쳤다.

그러나 팔과 다리는 연신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눈빛에도 공포가 엿보였다.

자경단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힘 있고 건강한 사내들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들은 마을을 지킬 뿐.

무기조차 제대로 잡아 보지 못한 시골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을 불러와야 하나?’


이내 자경단장은 고개를 저었다.

로드릭 마을의 인구는 100명을 넘지 않는다.

그중 인구 비율 대부분이 노인을 차지했다.

아무리 고블린이 약한 축에 속하더라도 힘없는 노인이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었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


“늦지 않았군.”


해결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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