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후배 하나가, 내 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누나, 그건 그냥 야설이야. 예술도 아니고 뭣도 아니야. 당장 그만둬.'
'그래,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내가 써서 잼있어. 날 치료하기 위한 거야.'
'치료는 의사한테 가서 해. 당장 그만둬. 요새 뭐하고 있나 싶었더니, 그런 거 하고 있던 거야?
어우~ 진짜 안 어울려, 누나.'
'난 잼있는데 왜.'
'누나, 우아함을 잃지 마세요. 누나답지 않아요.'
뭐가 나다운 걸까....
언제나 느리고 고운 말투로 대답하고 질문하고....
곱고, 아름답게 보이려 힘쓰고,
내가 살아온 게 어떤 모습이기에......
내가 미친 걸까?
001. Lv.12 김이륙
23.07.15 15:34
그 후배 분은 아마도 하윌라님을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 여겨집니다만
어떤 것을 자기 기준으로 판단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타인에게 전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자칫하면 그것은 강요가 됩니다.
여기 야설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후배 분에게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라깡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쨋든 그에 의하면 나라는 주체는 타자의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를 들여다보면 그곳은 텅 빈 공간입니다.
우리는 그곳에 무엇인가를 채우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사람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 이래야 한다.
하는 것은 그 보다 한참 뒤에 있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예술은 이 문제에 질문을 할 뿐, 이것을 규정하지 않습니다.
002. Lv.23 하윌라
23.07.15 16:58
예술은 논란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기도 하지요. 상식적이면 예술이 아니다. 예술가는 항상 사회적 금기와 터부를 맘껏 넘나들어야 한다. 파쇼의 무대에서는 더욱더 풍자가 낭자한 예술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예술은 어떠한 권력과도 맞설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저는 권력밖의 권력이 예술이라고 봅니다.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아주 습하고, 무더웠지만, 생각의 환기가 필요해서요.
적절히 머리를 식히시면서, 작품활동 하세요.
바깥은 더 많은 창작요소들이 있습니다.
산책은 더 좋구요.
날이 더우니 밤산책이 더 좋겠군요^^
003. Lv.17 moontray
23.07.16 22:18
예술은 모르겠고 나를 위해서 쓰는 사람입니다.
내가 좋아서, 내가 즐거워서.
지인들도 제가 글 쓰는 줄 알아요.
취미라고 말하거든요.
하지만 뭘 쓰는지, 필명이 뭔지 비밀입니다.
나를 위한 글에 이방인은 읽을 자격이 있으나
지인에겐 자격을 안 주었죠.
나만 아는, 내가 지키고 싶은 나를 위해서~^^
누구나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어요.
한 가지 색으로 정의하지 맙시다.
004. Lv.23 하윌라
23.07.16 22:51
달쟁반님 말씀 감사합니다.
님의 서재에 답을 남겼습니다. 안타깝게도 방명록을 못 적게 되어서.. 아쉽 ㅜㅜ
내가 지키고 싶은 나를 위해서-라는 말씀은 너무 멋있네요.
한 가지 색으로 정의하지 말잔 말씀도, 참 와닿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