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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실현 님의 서재입니다.

Re:Progamer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스포츠

메디나인
작품등록일 :
2021.01.06 20:13
최근연재일 :
2021.01.27 12: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128
추천수 :
66
글자수 :
98,528

작성
21.01.08 18:20
조회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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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화려한 데뷔

DUMMY

4. 화려한 데뷔


게임이 시작되자 진우는 팀원들에게 초반 동선을 지시했다.


“우리 다 모여서 레드 쪽 시야 뚫자.”


“레드?”


“상대방 분명 이쪽으로 와드 박으러 올 거야. 부쉬 안에서 기다려.”


“오케이. 형 믿어볼게.”


진우는 7년 전의 경험으로, 잼믹스 스톰의 초반 동선을 알고 있었다. 진우는 팀원들과 미리 부시 속에 숨어 상대방이 오기를 기다렸다.


‘분명히 이쪽으로 온다.’


역시나. 상대 탑 솔로와 정글은 진우팀 레드 부쉬에 와드를 설치하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진우는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선호야 지금이다!”


“옙.”


-휘리릭!


자에라의 ‘휘감는 넝쿨’이 잼믹스의 탑 솔로와 정글 모두를 관통했다. 김선호의 정확한 스킬 샷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진우가 말했다.


“알리스부터 노려!”


“오케이, 오케이! 다 잡았다. 다 잡았어!”


1초 동안 발이 묶인 상대는 나원의 협공에 죽음을 맞이했다. 나원 게임즈는 시작하자마자 2킬을 따낸 것이다.


-퍼스트 블러드.


-더블 킬.


임상훈이 격렬한 환호성을 내질렀다.


“나이스! 멍청한 놈들! 너흰 우리 손바닥 안이야!”


“선호야. 스킬 샷 좋았다!”


“나이스 김선호. 굿 굿.”


게다가 2킬 모두 이진우의 리 핀이 먹었다. 상대 탑과 정글의 점멸까지 빼고 잡은 것이라서 그 이득은 더욱 컸다.


임상훈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형, 형. 적 탑 점멸 빠졌으니, 바로 탑 갱 콜?”


“알았어. 알았어. 흥분하지 마.”


“헤헤. 미안.”


본진으로 귀환해 아이템을 사온 진우는 리시를 받아 작은 골렘과 레드 골렘을 사냥했다. 그리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상대방 정글로 달려갔다.


시작하자마자 2킬을 먹었기에 할 수 있는 과감한 선택이었다.


‘이곳에 와드는 없었다. 내가 제대로 된 카운터 정글을 보여주마.’


진우의 예상대로 앨리스는 레드 골렘을 사냥하고 있었다. 진우는 잼믹스의 알리스에게 리 핀의 스킬, ‘공명의 파동’을 날렸다.


피유우웅!


공명의 파동이 정확히 알리스의 몸통을 관통했다. 이후, 순식간에 알리스와의 거리를 좁힌 리 핀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평타 공격을 이어나갔다.


퍽! 퍽! 퍽!


레드가 묻은 평타 공격은 일정량의 도트 데미지를 주며, 상대방의 이동속도를 감소 시킨다.


이미 점멸이 빠진 알리스는 리 핀에게서 도망칠 수단이 없었다.


-적을 처치하였습니다!


진우의 닉네임이 전광판에 화려하게 떠올랐다.


-Nawon Overlord 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한 놈 해치웠고. 그 다음은..’


진우는 미니맵을 살펴보았다.


상대방의 미드라이너가 사라졌다. 르브랑이 자신을 잡기 위해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군 미드는 라인이 밀려있어 커버가 느리겠지만, 다행히 탑은 백중세다.


진우는 자신의 남은 체력과 아이템 상태를 확인했다.


‘르브랑 혼자 오는 거라면 할만하다.’


“태동이 형. 라인 대충 만들어 놓고 바로 커버 와주세요.”


“그냥 빼는 거 아니었어?”


“아뇨. 이거 잡을 수 있어요.”


“오케이. 한번 해보자.”


이대로 빼기만 해도 충분한 이득이다. 하지만 진우는 스노우 볼을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첫 경기니 만큼 기선 제압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


진우는 머릿속으로 르브랑의 스킬 콤보를 떠올렸다.


르브랑 폭딜의 핵심은 논 타겟 속박 스킬인 어둠의 사슬이다. 그것만 맞지 않으면 그렇게 큰 데미지가 들어오지 않는다.


진우는 왼손 검지를 키보드 F 버튼에 놓아두고 정신을 집중했다.


‘피하자. 집중하면 피할 수 있어.’


역시나, 르브랑은 진우를 잡기 위해 정글로 들어왔다. 그리고 진우가 반응하지 못하도록 점멸 사용 후 ‘어둠의 사슬’ 스킬을 날렸다.


피유우웅!


순간,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진우의 리 핀이 르브랑의 점멸-어둠의 사슬 콤보를 맞 점멸로 피했다. 그리고 침착하게 공명의 파동을 르블랑의 본체에 맞추었다.


허공에 스킬을 날린 르브랑은 리 핀의 반격에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르브랑이 도망 갈 곳은 협곡 어디에도 없었다. 어느새 라인을 받아먹고 온 김태동의 오레아나가 르브랑의 퇴로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적을 처치하였습니다.


“됐어. 르브랑도 잡았다!”


7년의 경험과 젊은 육체가 만들어낸 슈퍼 플레이였다.


킬 스코어 4:0.


경기 시작 3분 10초 만에 게임이 터졌다. 상훈과 태동은 큰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


“이얏호! 진우 형 나이스 플레이! 이거 게임 터진 거 아냐?”


“나이스! 정글!”


그 후, 게임은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진우의 잇따른 카운터 정글 때문에 알리스는 리 핀과의 레벨 차이가 세 단계까지 벌어졌고, 잼믹스의 라이너들은 잘 성장한 리 핀의 갱킹이 무서워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라인을 압박하려던 조합이 라인을 압박당하고 있다. 잼믹스 입장에서 이보다 최악의 전개는 없었다.


게임 시간 22분. 잼믹스의 본진 앞에서 최후의 한타 싸움이 열렸다.


임상훈의 자크스가 용맹하게 적진을 향해 뛰어들고, 김태동의 오레아나와 김선호의 자에라가 이를 지원했다.


각종 광역 스킬에 순식간에 체력이 줄어든 상대는 제대로 된 싸움도 해보지 못하고 하준수의 이스리얼에게 하나 둘씩 정리 당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쿼드라, 펜타 킬! 마무리!


-Nawon Sopa님은 전설적입니다!


“나이스 하준수! 펜타킬!”


“우후~ 나 방금 킬 양보 했다? 나중에 치킨 사라 준수야.”


경기 시간, 24분 11초. 나원 게임즈는 모든 오브젝트를 챙기며 손쉽게 1경기를 승리했다. 7년 전의 복수를 완벽하게 해낸 것이다.


진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큰소리로 외쳤다.


“좋았어! 1승이다!”


“나이스 플레이였어요. 진우 형!”


“우리 팀 전부 잘했어. 이대로 집중력 잃지 말고 가자.”


“넵!”


“물론이지. 2경기는 내가 캐리할 거야.”


*


그 시각, 캐니언 오브 스톰 중계석.


전용진 캐스터가 목청이 떨어질 정도로 크게 외쳤다.


“아!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나원 게임즈가 승리했습니다! 킬스코어 14 대 2. 압도적인 승리에요. 역시 경기는 실제로 붙어봐야 아는 거네요. 자, 두 해설위원 분. 이번 경기 어떻게 보셨나요?”


이번에도 나강민 해설위원이 먼저 말했다.


“충격적입니다. 오버로드 이진우 선수. 말 그대로 게임을 지배했어요. 이 선수가 전문 정글러가 아니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네요. 나프타 한정우 선수를 상대로 정글 차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어요!”


웬만하면 선수를 칭찬하지 않는 김동훈 해설위원도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근래에 본 경기 중에 가장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한 명의 플레이어가 이렇게까지 게임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네요.”


“이진우 선수에 대한 극찬이 쏟아집니다. 그만큼 굉장한 경기력을 보여준 이진우 선수였어요. 잼믹스 스톰은 이제 상당히 난처해졌군요.”


김동훈 해설위원이 말했다.


“예, 특히 잼믹스 정글 한정우 선수의 멘탈이 많이 상했을 거예요. 다음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되네요.”


나강민 해설위원이 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래도 잼믹스 스톰의 라이너들이 개인 기량에서 밀린 건 아니에요. 초반 카운터 정글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한타 조합을 구성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뻔한 말이었지만, 이렇게라도 균형을 맞추어야 했다. 중계가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서는 시청자들의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하, 그렇군요.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아! 이제 막 두 번째 경기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정말 기대됩니다.”


*


잼믹스 스톰의 부스 안.


“젠장, 한 방 제대로 먹었어. 초반에 인베이드 실패만 안 했어도 이렇게 안 되는 건데.. 빌어먹을.”


잼믹스 스톰의 주장, 한정우는 손톱을 질끈 깨물었다. 전략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미리 세워둔 전략으로 승리를 따내는 것을 즐긴다.


이번 최종예선전도 마찬가지였다. 탑 챔피언 3밴으로, 임상훈의 캐리력을 억제하고 ‘르브랑-리 핀 혹은 알리스’란 강력한 교전 능력을 가진 조합을 꺼내 들어 상대 정글을 압박한다.


한정우의 예상대로라면 경기 전날 급조된 정글러인 이진우는 이 압박에 무너질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그 계획이 실패했다. 이진우를 무너뜨리긴커녕 자신이 그에게 농락 당했다.


챌린저 47위, 나프타 한정우. 그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이대로 팀이 본선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밴 픽이 시작되었다. 잼믹스 스톰의 미드 라이너 최상준이 물었다.


“정우 형 두 번째 경기 밴 픽은 어떡하죠?”


“그대로 해.”


“그, 그대로요?”


한정우의 말에 최상준은 마우스를 잡은 손을 멈칫거렸다.


보통, 이 정도까지 완패를 하고 나면 밴 픽을 수정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한정우는 밴 픽을 수정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망설이고 있는 최상준에게 한정우가 말했다.


“이번엔 우리가 블루 팀이잖아. 우리가 리 핀 가져가면 돼. 그럼 이길 수 있어.”


“그렇긴 하지만 주장. 그래도 밴 픽을 조금 수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최상준의 반응에 한정우가 발끈했다.


“야, 최상준. 내 실력 못 믿는 거야? 나 챌린저야. 그리고 이 팀에서 1부 대회 경험해본 건 나 뿐이잖아. 밴 그대로 하고 리 핀 먼저 잡아.”


“네.. 알겠어요.”


상처 입은 프라이드는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한정우는 이진우의 실력을 인정하기보다 현실을 부정했다.


‘1경기의 패배는 운이 좋지 못해 벌어진 사고다. 2경기에서는 내 계획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마.’


경기 준비가 끝났다. 중계석에 있는 전용진 캐스터가 크게 외쳤다.


“나원 게임즈 대 잼믹스 스톰. 본선 진출을 위한 외나무다리 승부! 나원 게임즈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미지의 3경기로 향할 것인가? 지금 밴 픽~ 시작합니다!”


밴 픽이 시작되었다.


잼믹스 스톰의 밴 픽은 알리스를 제외하면 1경기와 똑같았다. 임상훈의 주력 챔피언인 잭크, 이젤리아, 트린가이어를 밴하고 리 핀을 가져갔다. 또다시 공격적인 초반 운영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진우는 코웃음이 피식 튀어나왔다.


‘OP(Over Power) 챔피언을 2개를 넘겨주고, 리 핀을 가져간다? 이건 너무 감정적이야. 완전 아마추어로군.’


진우가 팀원들에게 말했다.


“이러면 우리가 쓰래시와 자크스를 전부 가져가자.”


“오케이. 당연하지.”


덕분에 나원 게임즈는 쓰래시와 자크스를 모두 가져 올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횡재였다.


나원은 뒤이은 챔피언 선택 과정에서 오레아나와 이스리얼까지 가져왔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한 조합이 완성되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퍼즐 조각은 정글.


진우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했다.


‘이미 조합 완성도는 우리가 높아. 무난하게 한타 단계로 넘어가면 100% 승리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간단해.’


진우는 눈을 뜨고 말했다.


“선호야. 제이르반 골라줘.”


“네.”


제이르반은 혼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한타가 좋고, 상대방의 공격적인 수를 받아치기에 좋은 챔피언이다.


진우는 이번 경기에서 주인공이 되기보다 조력자가 되길 택한 것이다.


항상 팀의 승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프로 7년 차 다운 현명한 판단이었다.


모든 챔피언 선택이 끝났다.


잼믹스 스톰 진영.


탑: 쉰

정글: 리 핀

미드: 르브랑

원거리 딜러: 케틀린

서포터: 자에라


나원 게임즈 진영.


탑: 자크스.

정글: 제이르반

미드: 오레아나

원거리 딜러: 이스리얼

서포터: 쓰래시


서포터인 김선호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우리 조합 너무 좋은데요? 대회에서 이런 조합을 완성 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진우가 피식 웃었다.


“잼믹스가 고집을 피운 덕분이지. 1경기를 완벽하게 패배해서 약이 잔뜩 오른 모양이야.”


“후후, 그러게요. 어리석네요.”


“자, 그럼 2경기 깔끔하게 이기고, 감독님한테 소고기 사달라고 하자.”


“소고기! 네, 좋아요.”


“소고기? 오, 좋은 생각이야!”


“음..!”


소고기 얘기에 나원 게임즈의 선수들은 의욕을 불태웠다. 그렇게 나원 게임즈와 잼믹스 스톰의 2경기가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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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고삼2000
    작성일
    21.01.24 22:23
    No. 1

    초반에 인베로 더블 따고 다시 카정에서 정글이랑 미드 다 잡아서 4킬입니다.

    (7년간의 경험과 젊은 육체가 만들어낸 슈퍼 플레이였다.

    킬스코어 3:0.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메디나인
    작성일
    21.01.24 23:07
    No. 2

    오류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할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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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정의구현 +1 21.01.20 10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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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주목을 받다 2 21.01.16 114 3 9쪽
10 주목을 받다 1 21.01.15 110 3 8쪽
9 박상민과 정한별 2 21.01.14 114 3 8쪽
8 박상민과 정한별 1 21.01.14 116 3 8쪽
7 서포터로 캐리하라고? 21.01.13 121 5 12쪽
6 도전 챌린저 21.01.12 124 4 15쪽
5 화려한 데뷔 2 21.01.11 135 4 14쪽
» 화려한 데뷔 +2 21.01.08 139 4 13쪽
3 7년전의 벽을 넘어라! 21.01.07 147 4 13쪽
2 다시 얻은 기회 21.01.06 160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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