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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마음 비운 KIA 한기주, 제2의 투구 인생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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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한기주(연합)

 

프로야구 06학번은 역대 최고 학번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리그 출신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필두로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이상 두산), 이재원, 김성현, 이명기(이상 SK), 황재균, 김문호(이상 롯데), 유원상(LG), 차우찬(삼성) 등 프로 각팀에서 주축 전력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로 넘쳐난다.
 
박찬호, 故조성민, 정민철, 임선동, 박재홍, 염종석, 송지만, 차명주, 김종국, 최기문의 92학번이나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오승환, 김강민, 정상호, 채병룡, 박재상,, 박종윤 최준석, 채태인, 손승락의 01학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06학번 중 가장 아쉬운 선수는 역시 한기주(28·KIA 타이거즈)다. 아마 시절 명성을 감안한다면 한기주는 지금쯤 프로무대를 그야말로 씹어 먹었어야 했다.
 
광주 동성고재학 시절 이미 150㎞를 넘나드는 광속구를 뿌리며 고교무대를 평정한 한기주는 프로에 입성하기 전부터 이미 ´제2의 선동렬´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쟁쟁한 동기생들 중에서도 단연 ´원톱´으로 꼽혔다. KIA 타이거즈에서 그에게 10억이라는 역대 최고 계약금을 안겨준 것도 이러한 이유였다.
 
06학번 동기생들이 한창 맹위를 떨치던 고교시절 한기주는 ‘한국의 스지우치’로 불리기도 했다. 05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무려 167개의 공을 뿌리며 한국을 울렸던 스지우치 타카노부는 아마무대에서 '괴물투수'로 불렸다.
 
좌완투수로 156km를 던졌던 그는 고시엔 최고의 유망주로 불리며 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당시 ‘제2의 마쓰자카 다이스케’로 평가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부상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며 프로무대에서 존재감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방출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한기주 역시 아마 시절 이름값에 비한다면 아쉬운 행보를 걷고 있다. 한기주는 2006년 데뷔 첫해부터 140.2이닝 10승 11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6를 기록,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4년간 주로 마무리로 뛰며 평균자책점 2.88(303이닝)을 남겼다.
 
그럼에도 야구팬들은 늘 아쉬워했다. 고교시절 이름값에 비한다면 그 같은 성적마저도 부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KIA팬들이 기대한 것은 류현진과 함께 대한민국 좌우를 대표하는 대형투수의 모습이었다.
 
사실 한기주가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것은 고질적인 ´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미 프로에 들어설 때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고교시절 무리한 투구가 화를 불렀고, 프로 데뷔 이후엔 단 한 번도 정상 컨디션으로 공을 뿌려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리그 상위권 마무리 투수에 국가대표로 활약할 수 있었다는 점은 한기주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팔꿈치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한기주는 150㎞를 훌쩍 넘는 엄청난 직구를 뿌려댔다. 가운데만 노리고 던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제구가 잘되는 날은 타자들이 알고도 치지 못할 만큼 가공할 위력을 떨쳤다. 변화구를 제대로 던지지 못했던 상황에서 직구 일변도의 승부를 주로 펼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단했다.
 
하지만 그런 상태로 꾸역꾸역 버티어오던 한기주는 결국 탈이 났고 2009년 팔꿈치, 2011년과 2012년 손가락 인대, 2013년 오른 어깨 회전근을 수술하는 등 종합병원이 되고 만다.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었다.
 
한기주가 어떤 상태로 공을 던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KIA팬들은 간절하게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16일 무려 1064일 만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라 수술 전에 비해 구속은 10㎞가량 줄었지만 그가 다시금 마운드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팬들이 대다수다.
 
현재 불펜투수로 4경기 4와1/3이닝, 방어율 2.08을 기록하고 있는 한기주는 마음을 비운 상태다. 당장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일구 일구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 오랜 재활기간 동안 멘탈 면에서도 큰 성장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오랜 공백을 딛고 돌아온 한기주의 절실함이 어떤 기적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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