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옥수수식빵 입니다.

사악한 악녀를 피해 튀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옥수수식빵
그림/삽화
바바저씨
작품등록일 :
2020.10.14 10:08
최근연재일 :
2020.12.17 10:44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653
추천수 :
47
글자수 :
114,953

작성
20.11.25 09:15
조회
106
추천
1
글자
11쪽

6.틀어진 시간축

DUMMY

'와~ 수십만이라매?'


뇌 스캐닝 때문에 은연중에 수십만이라는 인식을 심은 게 틀림없었다. 20만은 일단 깎아볼까 했던 게 20만을 깎았던 것이다.


"표면적으론 우리길드는 법을 지키고 있는데 마법 왕국을 뺀 모든 나라에서 마도구 계약서는 다 같은 규격의 양식을 사용합니다. 장당 1루칸이니 가격도 저렴하죠?"

"그럼 계약서는 마법 왕국에서 만들었겠네요?"

"아니요 마도구는 대부분 제국에서 만들어요. 제국의 기술인 것이죠"


민은 하얀 종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빈 종이에 빨간 동그라미 다섯 개 파란 동그라미가 빽빽이 적혀있었다. 나머지는 평범해 보였다.


"빨간색은 갑 파란색은 을을 뜻하는데요. 을이 없을 땐 두 쪽 다 빨간색에 손을 대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철이 먼저 손을 대고 기다렸다. 뒤이어 민이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위에 글자가 떠 올랐다.


파팟!


이민은 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보는 허공에 뜨는 라(글자)였다. 두 번째라서 신기함은 덜했다.



갑1 민 이

갑2 철 아이언


교환거래입니다.


갑1는 갑2에게 알고 싶은 정보를 제공한다.

갑2은 갑1에게 3일간의 식사, 숙소, 여행여비를 제공한다



철은 서둘렀다. 어차피 계약을 마치면 법으로 무조건 지켜야 했다.


"자 확인하시죠"

"3일은 짧은 것 같은데···"

"그럼 하루를 더 드리지요."




갑1 민 이

갑2 철 아이언


갑1는 갑2에게 알고 싶은 정보를 제공한다.

갑2은 갑1에게 4일간의 식사, 숙소, 여행여비를 제공한다


금세 내용이 바뀌었다.


"확인"

"확인!"


확인을 외치니 창이 사라졌다. 옆에 있던 야매는 한글을 사용하는 게 마법인지 모두가 사용하는 것인지가 궁금했다.


"진짜 신기하다. 근데 한글이네요?"

"제국에서 보급이 돼서 이 세계 공용어, 공용글자가 한글, 한국어입니다. 지구에서의 영어 같은 개념이죠. 보통 자신들의 말과 글을 쓰지만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면 공용어를 사용해요."


오늘 미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통역 축복이 걸려있거든'


"엥? 통역 축복 같은 게 아니었나요?"

"디안제국을 세운 게 디난이에요. 디안제국의 마스터의 첫 번째 숙원사업이 전 세계 공용어와 문자 무료보급이었죠."



역시 처음부터 설계였다.


'통역도 사기였어. 왜 그건 사기 쳐논거지?'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서 벌떡 일어났다. 여기서 걸개를 만나면 곤란했다. 갑자기 초조한 얼굴이 되어 안절부절 했다.


"다른 일행들은 언제 오지요?"

"네? 다른 분들이 계셨습니까?"

"아까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듣는다고 했잖아요?"


철은 빙긋 웃었다. 그냥 던졌던 것인데 떡밥을 물고 이리 순진할 줄은 몰랐다.


"그랬었나요?"

"아니, 사람들이 사기가 기본습성이야? 오늘만···"


말하다가 미아와의 일은 벌써 없던 일이 된 지라 입을 다물었지만 잘하면 이것도 돈을 받고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는 일단 사기는 안 쳤는데. 다른 사기는 어디서 당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알려줄 테니 그걸로 또 계약을 합시다. 이번엔 좋은 아이템을 주신다면."

"하지만 다른 사람의 계약을 함부로 말하는 건 역시 신사가 아니겠지요? 철이는 신사를 하겠습니다."

"읔··"


철은 쓸데없어 보이는 정보는 무료가 아니면 받을 생각이 없었다.


'철이···'


민은 아저씨의 3인칭을 들으니 아까 먹은 바나나가 다시 역류하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니 늦었어요. 식사부터 하고 주무신 다음 오세요. 그다음에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숙소도 식사도 미리 4일 치를 지불해놨으니 그 안에만 해주세요. 느긋하게 들어보겠습니다."

"아깐 3일이라매요."

"전 손해는 안 보지만 그렇다고 가치를 깍지 않습니다. 3일이었다가 하루가 늘어나니 보너스 받은 기분이시죠?"

"아니 원래 4일이라면서요?"

"4일일 때 계약은 싫다가 3일 되니 또 싫은데 다시 4일이 되니 계약하셨네요. 어째 좋아하시는 걸 보아하니 조삼모사라던 디난이 좋아하는 사자성어랑 비슷한 느낌도 있네요."

"원숭이 이야기는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리더의 정신건강이 걱정돼요"


아까전에 바나나 관련인 것 같았다. 임꺽정은 민을 리더로 정한 것 같았고 야매는 귀찮으니 별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벌써 졸음이 쏟아지는 얼굴이었다.


"혹시 숲에 과일형 몬스터인 속임수 바나나라고··"

"밥 먹으러 가자!"


득 될 것이 없는 내용이니 얼른 말을 끊어버렸다.




*




미아는 강가 근처에 왔다가 예상치 못한 놀라온 표정이 되었다. 터져있어야 할 핏자국도 디난들도 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튄 것이다.


"역시 그놈이 살아있는 건 아니었나?"


세 놈 중에 한 놈이 이능을 시전·· 아니 죽으면 이능은 못쓰게 되어있었다.


"시간의 축이 틀어졌다."


높은 확률로 이능을 사용한 게 민이라는 계산이 섰다. 타임백 기억 소거를 안 당하려면 본인 몸에서 사용됐던가 미아 같은 특이체질 이어야 했다. 그놈들이 남쪽으로 도망가려던 게 생각났다. 그렇다면 남쪽부터 샅샅이 뒤져야 할 것이다. 두 놈은 해부해서 쓰고 한 놈은 고문해서 이능을 밝혀내야 할 것 같다.


"헤헤헤헤헤!! 히히히히히!! 키키키키키키!!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마음을 놓고 있으니 또 정신이 돌아버리려고 했다. 얼른 정신을 차리고 남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텔레포트는 마력 소모가 심해서 싫지만·· 어쩔 수 없지."


마력을 모아 좌표를 계산했다. 텔레포트는 고 서클 바람계열 마법이었다. 불속성 적성인 미아에게는 20배 가까운 마력이 드는 힘든 마법이기도 했다. 준비과정에만 마력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며 약간 어지러워진 게 느껴졌다.


"텔레포트!"


미아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걸개는 민 일행이 사라진 동쪽을 바라보았다.


"이민, 이 새끼들은 왜 안 와!"

"그러게 잘해줘 봐야 튀기밖에 더 해? 배고파 죽겠네."


이렇게 있다간 모두 굶어야 할 듯했다.

모두 배가 고파 신경이 날카로웠다.

먼 쪽을 살펴보던 철봉이 외쳤다.


"뭉태기가 돌아왔다!"


뭉태기는 거지 중에서는 덩치가 가장 컸다. 아무도 뭉태기가 말하는걸 듣지 못해서 벙어리로 추정했다. 알아듣긴 하고 말만 못 했다. 성큼성큼 오던 뭉태기가 어깨에 메고 있던 반쯤 으깨진 사람 형상을 바닥에 떨궜다.


쿵!


모두 그곳을 바라봤다. 소설에서나 보던 못생긴 고블린이었다. 비릿한 피 냄새가 함께 퍼졌다.


"설마 이거 고···고블린?"

"뭐야? 징그러워"

"구워 먹자!"

"우엑!"


먹는다는 상상이 너무 역겨웠기에·· 여자둘은 헛구역질을 했다. 여자지만 유일하게 멀쩡해 보이는 깔치는 고블린 근처로 왔다. 어느새 품에 손이 들어가 있었다.




품에서 칼을 꺼냈다.


"서·· 설마··"


주우우우욱!


고블린의 배를 갈랐다.


"내장부터 뺀다. 손질은 내가 한다."


쓱~ 쓱~ 쓰윽!


가죽을 벗기고 내장을 빼내고 팔다리를 먹기 좋게 자르기 시작했다. 금방 해체되가는 고블린이었다. 깔끔하고 빠른 솜씨에 다들 놀랐다.


"2회차 인간인가?"

"저런 게 걸크러쉬인거야. 말만 쌔게 하면서 염병떠는건 걸크러쉬가 아니고 그냥 싸가지가 없는거지."

"쟤 인육 장사한 거 아냐?"

"거지인 척하는 중국 인육 조직 같은··"


깔치는 중국에 있던 적이 있었기에 거슬리는 게 있어서 거지들을 흘겨보았다.


"시끄럽네. 고기도 늘려볼까?"


걸개는 깔치의 느긋해 보이는 표정이 갑자기 누군가를 난도질 할 것만 같았다.

저 말이 진짜일까 농담일까?

대체 품 안에서 큰 칼이 왜 나올까?

궁금하지만 묻질 않았다.





불은 계속 넘실거리고 그 위엔 막대에 꽂아놓은 고블린 고기가 익어가는 역겨운 광경이 이어졌다.


치이이익!


걸개는 갑자기 막대를 들어 고기의 냄새를 맡았다. 안 씻은 듯한 냄새와 누린내가 확 퍼져서 인상을 찌푸렸다.


"누린내 장난 아니다. 배고프니 어쩔 수 없이 먹겠지만. 기생충 있는 건 아니겠지?"


떠들든 말든 상관도 안 하고 고블린의 피를 마시던 깔치였다.


벌컥벌컥


까딱까딱


이리 오라 손짓하자 목이 마른 뭉태기가 와서 피를 같이 마셨다. 철봉은 궁금증이 또 남았다.


"아니 이 몬스터를 어떻게 잡아 온 거지? 뭉태기 쟤는 상처하나 없어."


깔치는 다른 놈들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이 병신들아! 이건 다른 몬스터한테 죽은 거야. 사람의 흔적이 아냐. 몬스터가 아니면 트럭에 치였겠지."


그 소릴 듣자마자 양초는 배를 잡고 웃었다. 깐죽대는 건 매번 있는 일이긴 했다.


"트럭 이래 낄낄! 올해 들은 것 중에 제일 웃긴 듯. 엄마~ 트럭에 고블린이 치였어요~ 깔치야 엄···"


걸개는 얼른 양초의 입을 막아버렸다. 벌써 깔치의 눈이 이상해졌다.


"쉿!"


깔치는 오늘 징징거리는 여자들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난 상태였다. 양초가 너무 거슬렸다. 앞으로 천천히 걸어와서 양초 앞에 섰다. 어느새 걸개 손을 치운 양초는 장난스러운 얼굴이었다.


"아까 경고하지 않았어?"

"애깨 굥교호쥐 아놔쏭?"


과장되게 깐죽댔다. 눈치도 없이 계속 우스꽝스러운 표정이었다.


"잠깐 손 줘봐"


양초가 손을 들자 깔치는 그 왼손을 악수하듯이 잡았다.


푸악!


"으~흐아아아아악!"


팔꿈치 쪽이 불에 댄 듯 화끈해졌다. 어느새 꺼낸 칼이 양초의 팔을 팔꿈치를 경계로 썬것이다. 잘린 팔은 깔치에게 그대로 붙잡혀 있었다.


툭!

꿈틀


악수하던 잘린 팔은 바닥에 떨어졌다.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팔의 신경이 죽지 않고 움찔거리는 게 영화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금새 근처에는 피 웅덩이가 생겼다. 생각지 못한 가차 없는 손속에 나머지 거지들이 얼어붙었다.


"자르는 거 가능해."

"우우아아가악! 흐아앙! 흐하!"


양초의 장난스럽던 얼굴은 금세 눈물에 젖었다. 왼쪽 팔뚝을 붙잡고 엉덩이를 질질 끌며 뒤로 도망가려 했다. 고통이 몰려왔고 또 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악귀 같은 표정으로 변한 깔치가 잘린 팔을 지그시 밟으며 더 가까이 왔기에.


"영화에선 눈이 없으면 다른 쪽이 발전을 한다던데."


척!


양손을 든 걸개가 얼른 앞을 막아섰다. 가만 놔두면 머리를 자를 수도 가죽을 벗길지도 몰랐다.


"으아아아아 내가 대신!! 잘못했어!!"


일단 빌었다. 엉뚱한 사람을 죽이는 사람은 아닐 것이라 판단해서였다. 걸개도 눈이 마주치자 무서워 죽을 것 같아서 목소리가 떨려왔다.


"니가 뭘?"


정말 궁금한 표정·· 에 걸개의 뒤에서 양초가 겁에 질려 울부짖었다.


"흐어어어어엉"


죽일까 말까 하던 차라 차가운 목소리로 일갈했다.


"조용히 해주겠니?"

"헙··끄으으. 끄으으··"


또 해체쇼를 볼 것 같아서 마법처럼 정적이 흘렀다. 걸개는 눈을 감고 절대 앞을 비키지 않았다. 칼치는 헛웃음을 지으며 칼을 내렸다.


슥슥!


양초의 잘린 팔에 무심히 피를 닦았다.


"거참"

"······끄···"

"난 내 말을 따라 하는걸 두 번째로 싫어해. 알았어?"


눈물 젖은 눈으로 양초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얗게 질린 수미는 아까부터 사자 아가리 옆에 얼굴을 디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추천, 댓글은 큰 힘이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악한 악녀를 피해 튀어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2.실종된 대마녀 20.11.28 94 0 12쪽
21 21.2검성의 첫사랑(2) 20.11.28 93 0 12쪽
20 20.2검성의 첫사랑(1) 20.11.27 90 0 12쪽
19 19.붙잡힌 언니 20.11.27 76 0 12쪽
18 18.자매의 만남 20.11.27 86 0 13쪽
17 17.미노타우르스 러쉬 20.11.27 62 0 12쪽
16 16.오우거 20.11.27 55 0 11쪽
15 15.취직 20.11.27 60 0 11쪽
14 14.키에리의 악몽 20.11.26 70 0 11쪽
13 13.매혹의 마녀 20.11.26 136 0 11쪽
12 12.키에리 20.11.26 60 0 12쪽
11 11.오크들의 침략 20.11.26 57 0 11쪽
10 10.태양의 여신 20.11.25 80 0 14쪽
9 9.용병단 가입 20.11.25 68 0 11쪽
8 8.걸개의 위기 20.11.25 112 0 11쪽
7 7.범죄의 무게 20.11.25 112 1 11쪽
» 6.틀어진 시간축 20.11.25 107 1 11쪽
5 5.정보 길드 20.11.25 134 1 11쪽
4 4.마력트럭 20.11.24 146 3 11쪽
3 3.타임백 20.11.24 227 4 11쪽
2 2.빨간 천사 20.11.24 283 4 11쪽
1 1.초록 몬스터 +4 20.11.24 726 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