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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으노 님의 서재입니다.

성좌들이 좀비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송으노
작품등록일 :
2021.01.15 19:09
최근연재일 :
2021.01.17 17:18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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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33,572

작성
21.01.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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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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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06: 우리들의 바이러스 세상(2)

DUMMY

나는 문을 열고 김가람에게 달려갔다.


김가람은 환도를 옆에 두고 두 손으로 눈을 가리며 시체 앞을 지키고 있었다.


김가람의 반도 시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김가람. 야!”


나는 김가람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지만 움직일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더 세게 김가람의 어깨를 흔들었다.


“빨리 나가자.”

“내가···”


김가람은 조용히 말했다.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친구를 죽였단 말이야. 나가고 싶지가 않아.”


나는 참 이기적인 놈이었다. 장수영이 친구를 죽였을 때는 아무렇지 않더니 친한 김가람이 이러니 마음이 같이 아파왔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할 것 아니야.”

“몰라. 살고 싶지도 않아.”


그 순간, 스피커로 성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가람 학생. 당장 학교에서 삐져나가세요. 친구랑 같이.”


“제발. 제발 같이 가자. 아무리 네가 친구를 죽였어도 살 사람은 살아야 돼.”


그저 누워있던 내가 이런 말을 하니 저절로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할 말은 하고 자책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흠. 30초 뒤에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잘 선택하세요.”


스피커가 뚝 끊겼다.


“김가람. 제발 정신 차리고 나 쳐다봐봐.”


내 말에 김가람은 손을 내리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 나를 쳐다봤다. 나는 거짓말을 이어나갔다.


“제발. 뭔 느낌인지 잘 알아. 그··· 친구를 죽였다는 거 말이야.”


이런 씨발. 거짓말이 너무 술술 나와 멈출 수가 없었다.


“끔찍하겠지. 쌓아왔던 추억도 있고, 죽이고 싶지도 않았겠지. 근데, 이렇게 된 이상, 살아야 돼. 친구가, 친구가 아무리 친했어도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진 않잖아.”

“너도 죽였어?”

“그래.”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귓 속으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가람은 내 말에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결국 자신의 검을 잡았다.


“그래. 잘했어. 나가자, 이제.”


가람과 함께 교실 밖으로 나가는데, 창문으로 건물 윗층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김가람이 먼저 교실 밖으로 나가게 하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천장은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고, 건물 자체가 흔들렸다.


건물에 깔려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김가람은 계단을 내려가다 가끔씩 주춤했다. 내려가는 중에도 자신이 죽인 친구가 떠오르는 듯했다.


“빨리 가!”


나는 김가람이 느끼는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며 말했다.


먼지를 뒤집어 쓰며 건물을 내려가는데 1층과 2층 사이 계단이 끊겨 있었다.



1층 계단을 내려가는데 내가 올라간 거와는 달리 끊겨 있었다. 김가람은 난간을 잡고 미끄러지지 않으려 발버둥을 쳤고, 나 또한 넘어지듯이 속도를 멈췄다.


“야, 어떡해?”

“어떡하긴, 바닥으로 떨어져야지”

“진심이야?”

“그럼 뭐 여기서 죽을려고?”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계단에서 떨어졌다. 다행히 여유롭게 바닥에 안착할 수 있었다.


계단에서 내가 밟은 부분이 바스라지더니 계단이 더 부서졌다. 김가람은 계단을 보며 팔을 떨고 있었다.


“잡아줄게. 할 수 있어.”


김가람은 내 말에 눈을 질끈 감더니 난간에서 손을 떼고 심호흡을 길게 내쉬었다. 갈수록 건물은 무너지고 있었다.


“뛰어. 할 수 있으니까 뛰어!”


김가람은 나와 시선을 맞추며 뛰었다. 다행히 잡아줄 필요도 없이 여유롭게 바닥에 떨어졌다.


1층에 도착한 나와 김가람은 난장판이 된 복도를 지나 건물 밖으로 나가는 문을 향해 뛰었다.


건물 밖으로 나가는 문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나와 김가람은 문틀을 허들 마냥 넘어갔다.


건물 밖으로 나왔지만 학교 건물이 나와 김가람이 뛰는 방향으로 넘어지고 있었다.


성좌 새끼. 건물 전체를 터뜨린 게 아니었다.


한층만 터뜨려서 그 위를 넘어뜨릴 작정이었다.


그림자는 이미 나와 김가람을 집어삼켰고, 이제 넘어지는 것만 남았다.


위를 바라보자 건물 옥상이 넘어지고 있는 것이 훤히 보였다.


“진짜 세상 좆같이 해놨네, 성좌 새끼가!”


나는 답답한 마음에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뱉어버렸다.


멀리서부터 건물이 땅에 내려앉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나와 김가람의 발걸음보다 빨랐다.


온 정신이 교문 밖을 향해 있었다. 그건 김가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다행히 나와 김가람은 교문 밖을 나왔고, 학교 건물은 교문에 맞춰 모조리 넘어지고 말았다.


먼지 연기가 주위를 물들였다.


.

.

.


나와 김가람은 먼지 연기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침을 해봐도 입 안에 먼지가 가득했다.


눈 앞도 먼지에 가려져 실루엣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야, 어딨어?”

“여기, 여기 있어.”


연기에 빠져나가고 나서야 입 안에 있는 먼지를 뱉어낼 수 있었다.


먼지를 하염없이 뱉어내고 숨을 진정시킨 다음에야 김가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진짜 도대체 뭔 일이 일어난 거야?”

“성좌 혹시 못 봤어?”

“아니, 보기야 했지. 달걀 귀신 같은 모습에 정장 입고 모자 쓴 애. 근데 이런 짓을 할 줄 알았냐고.”


띠링.


나와 김가람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떴다.



재난안전문자


[서울시청] 검은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을 볼 시 바로 도망칠 것.



검은색 군복? 내가 봤던?


내 핸드폰에만 메시지가 다시 떴다.


-잘 살았어. 근데 절대 성좌 욕하지 마


너 같으면 안하겠냐.


“이제 뭘 어떡하는 거지?”

“동료를 만들라고는 들었는데, 그게 어떻게 달성하게 하는 거야?”


김가람의 대답에 나는 무너진 학교 폐허를 바라보았다.


“나도 모르지.”


그 순간, 메시지가 또 도착했다.


이번에도 발신자 제한표시가 떴는데, 가람의 핸드폰에도 떴다.


-동료를 구하신 분은 메시지로 상대방 이름을 적으시면 되겠습니다.


“성좌가 보낸 걸까?”

“그렇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저렇게 메시지를 보내.”


나는 일단 메시지 창에 김가람을 쳤다. 김가람도 메시지를 토도독 누르고 있었다.


나와 김가람이 메시지 창에 이름을 쓰자 메시지가 또 달렸다.


-좋습니다. 김가람과 성준우씨. 둘이 잘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머리를 터뜨리는 놈이었다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성좌는 예의 갖춰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 미션은 총 100명의 생존자들이 죽은 다음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참 대단한 성좌네.”


비꼬는 듯한 김가람의 말에 나는 아무 반응 없이 핸드폰을 가방 안에 넣었다. 장난치려고 한 말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

.

.


폐허가 된 학교 주변엔 좀비들이 아직 보이진 않았다. 학교가 무너지는 걸 알았는지 모두 피한 듯했다.


그 틈을 타서 나와 김가람은 골목길을 통해 집으로 가고 있었다. 이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진 않는 거리였다.


그래서인지 나와 김가람은 단 한 번도 좀비를 마주친 적이 없었다.


정적을 걷다시피한 상황에 김가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성좌는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아무리 자기들끼리 싸우면 멸망이라고 하긴 해도.”


김가람의 말에 나는 질린 듯이 말했다.


“우리를 뭐 닭싸움 하는 쌈닭 정도로 생각하는 거겠지. 지들은 닭 키우는 거고.”

“닭이라니. 완전히 바퀴 정도로도 생각 안 하는 것 같던데.”


나는 검 손잡이를 만지며 말했다.


“그래. 딱 하찮은 바퀴벌레 같은 존재처럼 보겠지. 수도 많고, 잘


사람을 막 ㅈ······.”


나는 입을 손으로 막았다. 뭔 놈의 입이 이렇게 문제야.


나는 괜히 무안해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봤다. 11시 46분.


김가람은 괜히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겠지. 사람 막 죽이고. 막 죽이게 하고.”

“미안해. 괜히···.”

“괜찮아.”


그럼에도 말투에 슬픔이 묻어나왔다. 감정을 태워서 남은 재처럼 무덤덤하지만 바로 알 수 있었다.


“괜···괘.”


결국 김가람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도 친구를 죽였다면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하염없이 울었겠지.


고작 18살짜리가 사람을 죽여놓고 무덤덤할 수가 있을까. 죽지 않으려 죽이는 개같은 세상에.


“좀 있다 가자.”


나와 김가람은 골목길 건물 벽에 붙어 앉았다.


김가람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슬퍼하고 있었고, 나는 알 수 없는 그 감정에 위로를 해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할 순 없었다.


세상은 이미 반쯤 뒤집혔고, 성좌의 말처럼


.

.

.


1시간 정도가 지나고 나와 김가람은 큰 길로 나왔다, 김가람은 진정한 듯 주먹을 꽉 쥐고 있었고, 길가엔 좀비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띠링


메시지가 또 왔다.


-한 시간 안에 도착해야 돼. 어차피 빌라로 갈 거잖아. 성좌가 널 흥미롭게 보고 있어. 그러니까 뛰어.


여기서 내 자취방까지는 고작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좀비도 없는 상황에 무슨 한 시간 안에 도착하라니.


나는 고개를 휘저으며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 안에 넣으며 김가람에게 말했다.


“괜찮아?”

“어, 괜찮아졌어. 고마워.”


그 후로 나와 가람은 아무 말 없이 빌라를 향해 갔다.


그럴 ‘줄’ 알았다.


차도에 있는 차 한 대에서 쾅 소리와 함께 무언가 떨어졌다.


깜짝 놀라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좀비 한 마리가 보닛 위에 떨어져 있었다.


“뭔···.”


그 순간, 더 많은 좀비들이 하늘에서 내렸다. 자세히 보니 건물 위에 좀비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있었다.


띠링


또 메시지.


김가람이 핸드폰에 온 메시지를 읽었다.


“잘 살아보라고?”


진짜 정정해야겠다.


개미친 씨발놈이다. 예의는 개뿔, 예의 차려줄테니 닥치고 살라는 거구만.


성좌를 욕하는데, 그림자 하나가 내 위로 커져갔다.


위를 쳐다보자 좀비 한 마리가 입을 벌리며 코앞에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좀비가 나를 공격하지 못할 정도로 뒷걸음질쳤다. 그 탓에 좀비는 뼈가 아스라지는 소리를 내며 인도에 떨어졌다.


좀비가 떨어지자 검은 피가 인도에 퍼져나갔다. 좀비는 눈이 뒤집힌 채로 나를 향해 엉기적 엉기적 기어왔다.


또 다시 한 마리, 두 마리 좀비들이 떨어졌다.


김가람은 좀비들을 피하며 검을 뽑았다.


“성준우, 괜찮아?”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뛰···뛰.”


순간적으로 입이 막혀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뭐?”

“뛰자고!”


그 말에 김가람은 빌라 쪽으로 뛰기 시작했고, 나도 뒤이어 뛰기 시작했다.


좀비는 하늘에서 내리는 폭탄마냥 무작위로 떨어졌다. 하다 못해 차도에 떨어지는 좀비들도 있었다.


김가람은 고개를 푹 숙이며 달렸고, 나는 바닥에 떨어지는 좀비들을 보며 달렸다.


사방에서 떨어지는 좀비에 정신을 차리질 못할 정도로 좀비가 하늘을 덮었다.


마치 같이 죽자며 물속으로 빠트리는 물귀신 같았다.


좀비가 떨어질 때마다 튀기는 피가 내 시야를 방해해도 나는 버텨야 했다.


.

.

.


달리고 달려 빌라 근처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을 때였다.


“거의 다 왔어!”


김가람의 말에 나는 신고 있는 신발 밑창이 닳을 정도로 뛰었다.


그렇게 빌라에 도착하나 싶을 때,


끼이이!


주차장에서 나오던 하얀색 자동차가 나를 들이받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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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화는 극 긴장감을 위해 성좌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21.01.17 30 0 -
» 006: 우리들의 바이러스 세상(2) 21.01.17 31 1 11쪽
5 005: 우리들의 바이러스 세상(1) 21.01.17 33 0 11쪽
4 004: 첫번째 시련(2) 21.01.16 34 0 12쪽
3 003: 첫번째 시련(1) 21.01.15 61 0 12쪽
2 002: 망했다 21.01.15 49 0 12쪽
1 001 세상이... 21.01.15 17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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