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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잡다한, 어쩌면 먼지 한 톨

웹소설 > 일반연재 > 시·수필

너울.
작품등록일 :
2021.06.28 06:31
최근연재일 :
2021.11.14 04:58
연재수 :
9 회
조회수 :
310
추천수 :
21
글자수 :
4,694

작성
21.09.25 04:14
조회
15
추천
1
글자
1쪽

마뜨료시카 규명하기

DUMMY

마뜨료시카 규명하기



내가 빚은 도기들은 미안이라는 말을 담고 있어

군데군데 금이 가 있다

도기를 빚을 때면 당신을 끌어다 썼고



당신의 오목눈에는 빛이 저장돼 있어서

암실에서 여러 도기의 흠집들을 찾아내는 용도로 쓰였다



찰칵 찰칵

셔터 누르는 소리와

서걱 서걱

작두를 내리는 소리가

엇갈리는 곳에서



오목눈이 오목눈이

다음에도 쓰려고 햇빛에 잘 말려두었다

당신은 눈이 멀어도 웃어주는 사람이었다



웃으세요 치즈

찰칵 찰칵

서걱 서걱

빛바랜 기억과

웃음인지 흠집인지

마주본 건지 등을 돌린 건지

헷갈리는 곳에서



가끔은 도기를 꺼내 잠깐만 슬퍼지곤 했다

당신의 흔적을 많이 앗아가는 바람에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을 담아두었다

자세히 보면 가공을 마친 도기에도 지문이 남아 있다

지문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당신에게 나는 진실이 중요치 않은 사람일 것이다


작가의말

지나고 보면 미안한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무엇이 그렇게 미안했을까요

제가 미안해하던 순간마다 지문이 남았더라면

견딜 수나 있었을까요

그래서 그 사람을 만날 때에는

웃음이 나오나 봅니다

미안한 표정을 짓기에는 

그 사람과 보내온 시간이 너무나 찬란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32 도저
    작성일
    21.09.25 10:15
    No. 1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지문이 찍힌 듯 불쑥불쑥 떠오르는 몇몇 기억이 있는데 그 뻔한 기억에 얼마간 심취할 때가 있어요.
    글을 읽고 보니 마트료시카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너울.
    작성일
    21.09.25 23:46
    No. 2

    그 지문에 심취해 있다 보면 여운이 오래 남더라구요
    그 기억이 부디 행복한 기억이면 좋겠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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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뜨료시카 규명하기 +2 21.09.25 16 1 1쪽
6 아웃복서 +2 21.09.01 24 2 2쪽
5 백귀야행 +2 21.07.28 27 1 2쪽
4 비는 추락의 아픔을 대비하고 있어 +2 21.07.18 38 4 2쪽
3 탄생일 1 +2 21.07.12 25 2 2쪽
2 원심력 +4 21.07.02 40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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