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노스티아 님의 서재입니다.

재능흡수?! 그런 게 가능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노스티아
작품등록일 :
2019.04.11 23:27
최근연재일 :
2019.04.25 22:37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535
추천수 :
110
글자수 :
33,662

작성
19.04.22 22:50
조회
352
추천
9
글자
10쪽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7)

DUMMY

욕을 뱉으며 뒤를 돌아보려는데 순간 요원씨가 양 손으로 덥썩 내 볼을 잡았다.


"에··· 에?"


눈을 마주친 채 잠깐의 정적. 뭐야, 이 여자가 미쳤나?

3초 정도 흘렀을까? 요원씨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놓았다.


"죄송합니다. 저··· 돌아보시면 안 될 거 같아서."

"설마 쟤 지금 아예 안 입었어요? "

"예..."


나는 골이 아파오는 걸 느끼며 일단 밖으로 나와 문을 닫아버렸다. 근데 뭐라고 둘러대야되지? 아니, 생각해보니 굳이 둘러대야하나? 내가 왜? 내가 잘못한 게 있어?


"용건이 뭐죠?"


내 말에 요원은 잠깐 말문이 막히는 것 같더니 이내 표정을 수습했다.


"예, 김정훈씨의 적성검사에 오류가 있는 것 같아 그 부분을 확인..."

"죄송해요. 지금 보시다시피 좀 곤란한 상황이라."


'보시다시피'가 무슨 뜻인지는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으로 팔짱을 끼고 일부러 거만하게 말했다. 하··· 그래, 차라리 그냥 오해 해줘라. 인간처럼 보이는 괴수를 길들여서 집으로 데려왔다고는 도저히 말 못하니까.


요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살짝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후에 다시 찾아뵙죠. "

[치익··· 여기는 뻐꾸기, 일단 복귀하겠습니다.]

[그래. 알겠다. 각오는 해두고.]


음, 복귀해서 뭔가 혼날 분위긴데. 그녀는 진빠진 얼굴로 부은 볼을 매만지며 돌아섰다.


"아, 잠깐."

"네?"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얼음팩을 꺼내왔다. 다행히 수연은 그 새 이불 덮고 자빠져 자고 있었다. 이 자식 설마 알몸으로 침대에 들어간 건 아니겠지?


"볼에 대요. 조금 나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성함이?"

"수진··· 설수진입니다."


그녀는 얼음팩을 볼에 대고 돌아갔다.




다음 날, 창가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 아래 우리는 주말의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푸히히히히 낄낄낄낄!"


츄리닝 바지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북북 긁는 수연. 침대에 반쯤 누워 콜라 페트병에 입을 대고 꿀꺽꿀꺽 먹다가 끄으으윽~ 하고 트름을 날려준다. 어우 씨.


"야, 입대고 먹지마."

"응 내맘."


티비에 나오는 철지난 개그 프로를 좋다고 낄낄대며 보고 있다. 상 위의 과자를 집어서 봉지 째 입에 털어 넣는데 부스러기가 침대 위에 다 떨어진다. 혈압오르네···


"뭐, 할말 있지 않아?"

"나중에."


나는 리모컨을 들어 티비 전원을 꺼버렸다. 그녀는 새초롬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침대에 풀썩 누워버렸다.


"내 이름은 드랏 칼 크자트 베히모스. 우리 세계에서도 꽤 강력한 괴물이지. 목적은 지구 정찰이야. 지구의 전력이나 대응 방식같은 걸 확인하는 거지."

"너희 세계라는 건 레드 게이트 너머를 말하는 거지?"

"맞아. 붉고 황량하고 꽤 많은 종류의 괴물들이 서식해. 서로 먹고 먹히는 일반적인 먹이 사슬관계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우리 괴물들은 기본적으로 더 강한 존재에게 길들여지게 되어 있어. 그래서 싸우고 또 싸우고를 계속 반복하면서 무리가 커져."


자기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좀 어색하지만 그녀 입장에서도 달리 부를 말이 없나보다.


"인간들도 무리를 짓고 점점 세력이 커지지? 그거랑 비슷한 거긴한데 우리는 훨씬 더 직관적이고 무리가 커지는 속도가 빠르지. "

"계속 커지다보면 하나로 통일 되는 거 아냐?"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아마 그렇게는 안 되는 거 같아. 음··· 이유는 잘모르겠지만 여튼 그래."


응? 말하는 투가 뭔가 묘하다.


"무슨 소리야 그게?"

"네게 길들여지면서 기억 대부분이 사라졌어."

"뭐?"

"나는 상위종 중에서도 지능이 높은 편이니까 타세력에게 빼앗기거나 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나봐. 그래서 날 길들여놨던 자가 내게 금제를 걸어놓은 것 같아."


음··· 뭔가 그럴듯한 말로 얼럴뚱땅 넘어가려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변신은 어떻게 한 건데?"

"의태능력과 언어 습득능력은 종 자체의 능력은 아니야. 아무래도 이전 주인이 부여한 능력이겠지. 정보전 특화병이랄까? 실제로 게이트가 열릴 때면 자주 이 모습으로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꽤 얻었어."

"정보라면 어떤 거야?"

"음·········. 기억 안나. 다 지워졌나봐."

"하나도? 전혀?"

"아예 다 지워진 건 아닌데 음··· 유일하게 남은 기억이··· 수도권 맛집 리스트 정도일까?"

"······"


나는 어이가 없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뭐야, 그 한심하다는 눈빛은? 중요한 정보는 다 지워졌으니 어쩔 수 없잖아!"

"그래 그래. 잘했어. 네 이전 주인도 맛집 리스트가 굉장히 알고 싶었을 거야."

"전 주인 얘기는 하지 마. 짜증나니까."

"왜?"

"누군가에게 길들여졌다는 거 자체가 짜증나.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도 짜증나고."

"음? 하지만 넌 지금도···"


난 말하다 말고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수연은 이미 삐쳤는지 미간을 좁혀 날 째려보다가 이불을 훽 뒤집어썼다.


"야, 잠깐. 이야기 다 안 끝났어."

"해, 들리니까."


그녀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미동도 없이 말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완전 인간이랑 똑같단 말야.


"나한테 길···...들여졌다고 했잖아. 그럼 이제 네 목적은 뭐야?"

"뻔하잖아. 왕똑똑씨가 그걸 몰라?"

"모르니까 물어보지. 뭔데?"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목적은 항상 똑같아."

"그러니까 그게 뭔데."


그녀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자나? 흔들어 볼까? 아니면 음식으로 꼬셔볼까? 그런 고민을하는 중에 나지막한 소리가 들렸다.


"널 왕으로 만드는 거."




왕이 된다는게 뭘까? 적어도 대한민국에는 일단 왕이 없다. 대통령제 국가니까. 그렇다고 국가 체제를 전복시켜서 왕으로 만들겠다는 건 설마 아니겠지. 애초에 왕이라는 말 자체가 애매하다. 괴수들의 세계에는 지능이 높은 종이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고 다스린다는 개념자체가 없는 것 같으니 여기서 말하는 왕이란 단지 최강자를 뜻하는 게 아닐까?


물론 인간 세계에서는 육체적으로 강하다고 해서 남들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렇게 치면 러시아의 대통령은 효도르였겠지. 어쩄거나 추상적인 개념이라곤 해도,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뻔하다. 재능을 있는대로 흡수하는 거지. 그래서 우린 지금 택시를 타고 열심히 달리고 있다. 오늘 택시비 많이 깨지겠네. 기사 아저씨는 기분이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룸미러로 우리를 흘끔흘끔 살폈다.


"두 분 어디, 데이트 가시나봐요?"

"예, 뭐..."


나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사람 씹어먹던 괴수하고 데이트하게 생겼냐. 생긴 건 이쁘장하게 생겼는데 알맹이가 알맹이다보니 정말 흥미가 1도 안 간다. 어느정도냐면 여동생보다 더 짜증나는 급이다.


지금만 해도 집에서 티비 볼 거라고 버티는 걸 겨우겨우 달래서 데리고 나온 거다. 마침 티비에서 풍선껌 부는 장면이 나왔는데 거기에 흥미가 동한 거 같길래 풍선껌을 미끼로 겨우 끌어냈다. 그 결과 지금도 풍선껌을 세 개 씩물고 푸푸~ 거리고 있다. 그래서 풍선이 불어지냐고? 전혀.


물론 두고 나오는 방법을 생각안 해 본 게 아니다. 하지만 그 결과 찾아올 문제가 너무나 분명하고 치명적이었다. 일단 첫째로 혼자 두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둘째로 혹시 군에서 찾아올까봐 걱정이 된다. 신원 확인을 시작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셋째가 어찌보면 제일 심각한데 바로 컴퓨터다. 지금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이 녀석이 컴퓨터를 내버려 둘리가 없다. 혼자 자취하는 나로서는 은밀한 영상을 굳이 숨겨두지도 않았으므로 반드시 걸릴 테고 그러면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다.


"데이트는 아니고요. 사내들이 옷벗고 달라붙어서 헐떡이는 데 가요."

"미친..."


수연은 그렇게 말하고는 특유의 못마땅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그리곤 풍선을 부는데 이번에도 막 풍선이 커지려는 찰나 푹!하고 구멍이 나 축 늘어져버렸다.


"야, 너 나 엿먹으라고 일부러 그러지."

"왜~ 맞잖아?"


속삭이는 나와 일부러 큰 소리 내는 수연. 으아 진짜 여동생이면 쥐어박는 건데!


"허허··· 그, 그런 곳이 지금 영업을 안할 텐데···?"

"아녜요 기사님. 저희 종합격투기 도장에 가요. 구경 좀 하러요."

"응? 아아~ 그렇구나. 허허. 아유 이쁜 아가씨가 아주 재치가 넘치네. 남자친구가 재밌겠어~"

"어머~ 감사합니다."


이번엔 코앵앵대는 소리까지? 기가막혀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어보이다가 날 보면서는 다시 평소의 무표정으로 쓱 돌아온다.


"야, 이 풍선껌 사기 아냐?"

"뭐가."

"아무리 해도 티비처럼 안 되잖아."

"니가 못하는 거야."

"응~ 아니야~"


아, 혈압이··· 나는 얼른 손을 뻗어서 아직 남은 풍선껌을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그리곤 분노의 질겅질겅후에 불어보였다. 푸우~~ 하고 대번에 풍선껌이 커진다.


"봤냐?"


의기양양하게 말하자 존심이 팍 상한 그녀의 눈에 분노가 이글거린다.


"······다시 해봐."

"왜, 또 하라면 못할 줄 알고?"


푸우~풍선을 다시 불어보였다. 그 순간 풍선을 터뜨리며 주먹이 날아왔다.


퍼억!!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능흡수?! 그런 게 가능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괴물 사냥꾼이 되다 (1) +5 19.04.25 317 9 7쪽
9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8) +2 19.04.24 289 8 9쪽
»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7) 19.04.22 353 9 10쪽
7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6) 19.04.20 441 9 8쪽
6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5) +2 19.04.18 477 9 7쪽
5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4) 19.04.16 588 11 8쪽
4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3) 19.04.15 584 9 11쪽
3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2) +2 19.04.13 699 13 7쪽
2 이런 능력은 전세계에서 나 하나뿐이라고? (1) 19.04.12 893 17 8쪽
1 프롤로그 19.04.11 895 16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