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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님의 서재입니다.

강호풍운록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송담(松潭)
작품등록일 :
2007.06.26 18:12
최근연재일 :
2007.06.26 18:12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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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2,701
추천수 :
7,117
글자수 :
428,485

작성
07.05.16 14:20
조회
20,927
추천
130
글자
8쪽

강호풍운록 (의기 義氣 2)

DUMMY

진여송은 홀가분했다. 비록 연휘에게 무자비하게 다져진 육신이 견디기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연휘앞에 공손히 시립하고는 양위가 넘겨주라던 모든 것을 전해주려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을 소개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기에 검마라는 별호와 진여송이라는 이름을 얘기했는데, 이때 연휘의 반응이 마뜩치 않았다.

“검마라고? 그런데 검을 쓸 줄은 아나?”

연휘의 노골적인 비난에 얼굴이 벌개 지는 진여송이다. 견디기 힘든 말이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덤빌 실력도 되지 않았지만 좀 전의 공포가 아직도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역시 진여송은 무인이었다. 아집은 꽤 있었지만 승복할 줄 아는 사내인 것이다. 연휘의 말을 흘려버리고는 자신이 해야만 하는 얘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암살을 전문으로 하는 살수 조직과, 무맹지부가 들어서 있는 남북 십삼 개의 성도에는 주루와 기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체들은 모두 특급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오백의 살수는 모두 일급이상의 실력자들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진여송이 풀어놓는 양위의 준비에 대해 들으면서 별로 가슴에 와 닿는 얘기가 아니라는 듯, 시큰둥한 표정의 연휘다.

작금의 강호 정세로 진여송의 얘기가 넘어가고, 상당히 지루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장내의 누구도 지루하단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진여송의 말은 충격적 이었던 것이다.

연휘가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진여송의 눈을 빤히 들여다본다. 뜨끔한 진여송이다. 뭔가 불길함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 같다.

“아직 멀었나?”

식은땀이 피부 곳곳에서 배어 나왔다. 머리에서 경종이 울려대고 육감은, 비상사태를 알려주는 지 소름이 온몸에서 돋아나고 있었다. 여기서 좀 더 얘기를 끌었다가는 죽을 것만 같았다. 급히 말을 맺었다.

“이상입니다.”

연휘가 다시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한 것은 진여송의 말이 끝나고 바로였다. 마치 진여송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이다.

대원들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진여송의 몸을 자연기로 치유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진여송에게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


진여송은 자신이 왜 또다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맞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말을 실수 한 것도 없었다. 단지 내용이 많았다면 좀 많았을 뿐인데, 그것도 지루해 하는 연휘로 인해 본래 내용의 반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미 연휘에게 승복한 상태였기 때문에 몸짓 하나도 조신하게 행동했었다.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도무지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굳이 찾아본다면, 연휘가 말을 듣는 내내 시큰둥했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다.

처음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극한의 고통이라더니, 인간의 뼈와 살로는 결코 버틸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아픔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몸에서 반발력이 생겼다. 광도와 대원들이 겪었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진여송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운남에서 손에 꼽히는 실력이었다지만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기라성 같은 고수들이 강변의 모래알처럼 널려있는 강호에서, 자신의 위치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복수도 못하고 있던 자신이었다.

그래도 잘 봐주면 백대고수에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나마도 지금은 자신할 수 없던 진여송이다. 또한 그런 수치로 실력을 잰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 줄도 익히 알고 있는 자신이었다.

그런 그에게 힘이 생기고 있었다. 연휘에게서 전해져 오는 힘이다. 이런 힘이라면 적이 얼마가 되었든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십대고수와도 한번 붙어볼 수 있을 것처럼 거대하게 느껴지는 힘인 것이다. 새삼 연휘가 더욱 커 보이는 진여송이다.


운남지부는 운남성에서도 남쪽으로 한참 치우쳐 있었다. 묘족과의 경계에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이다.

운남지부에서 곤명(昆明)으로 가는 관도상이다. 마차를 끌고 있는 말들이 “따각따각” 경쾌한 소리를 내며 속보로 가고 있었다.

어지간히 여유 있는 자가 아니고서는 타볼 엄두도 낼 수 없는 것이 마차인데, 지금 이것은 사두마차다. 진여송이 마부 노릇을 하고 있었다. 마차 안에는 연휘가 타고 있는 것이다. 상당히 넓은 공간이다. 아늑해 보이는 공간에서 연휘는 팔자 좋게 누워 코를 골고 있었다.


운남지부를 떠나 온 지 벌써 열흘 째였다. 이제 이틀만 더 간다면 곤명이 나오는 것이다. 운남성의 성도가 곤명이다. 그곳에 준비된 사람들이 있었다. 살수로 키워진 오백 명이 곤명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연휘는 서두르는 것이 없었다. 사두마차로 전속력을 내서 달린다면 오일이면 도착할 거리였다. 그런 거리를 열흘이 지나고도 이틀이나 더 가야만 하는 것이다. 도무지 급한 것이 없는 연휘다.


연휘는 머뭇거림이 없었다. 진여송을 치료하고는 광도를 비롯해 모두에게 무한전투를 지시했다. 무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은 전투를 해야만 했다. 일백일 명이 일백일 번씩 싸웠다.

그 결과를 가지고 백한 명의 서열을 나누었다. 그리고 삼인을 일조로 구성 했다. 광도와 검마를 제외하고 구십구 인이 삼십삼 개조를 만든 것이다. 열 개의 조를 묶어 소규모 부대를 구성했다. 삼십 명으로 구성된 부대다. 삼 개조는 광도가 직접 지휘하는 별동대 성격으로 두었다.


연휘는 척사단(斥邪團)이라는 무인 단체를 조직했다. 광도는 척사단 멸사대주(滅邪隊主)가 되었다. 멸사대는 지금 산골짜기를 누비며 능선을 타고 연휘를 따르는 중이었다. 그들의 등에는 식량과 침구등 노숙물품이 가득담긴 보따리가 짊어져 있었다. 허리춤에는 자신의 무기와 연휘의 강요에 의해 사용하게 된 작은 활이 하나씩 매달려 있었다.

가뜩이나 험한 산길이다. 짊어진 짐의 무게까지 더해져 한발씩 뛸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 그래도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연휘로부터 수없이 담금질을 당하고 무한전투를 거치며, 궁술을 연마하는 동안 몰라보게 달라진 몸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몸에 스며든 자연기가 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하루도 못 버텼을 것을 꿋꿋하게 달리고 있는 것이다.

연휘는 맹주선출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저 진군하다보면 다 걸려들게 마련이라고 했다. 십만이든 이십만이든 걸리면 박살을 낸다고도 했다. 정말 거침이 없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들은 산길을 달렸다.


진여송은 객잔 앞에 마차를 세웠다. 곤명까지 이틀을 남겨두고 하룻밤 묶어가기 위해서 객잔을 찾아든 것이다.

음봉(陰峯)이라는 마을이다. 작기는 해도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상업이 발달한 곳이다.

마차를 세운 곳은 음봉에서 가장 큰 삼 층짜리 객잔이다. 점소이에게 마차를 맡기고 익숙한 걸음을 걸으며, 진여송은 연휘를 삼층으로 안내했다. 호수는 없었지만 뒤편에 꽤 커다란 연못과 가산이 있어, 제법 괜찮은 경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여송이 곤명을 오갈 때마다 들렸던 곳이었기에 익숙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삼층 창가에서 경관을 둘러보며 술을 한잔 걸치던 중이다. 객잔 앞이 떠들썩하더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객잔으로 들어섰다. 곧이어 삼층을 오르는 계단이 소란스럽더니 모습들이 드러났다. 족히 이십 명은 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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