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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뱀파이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한산이가
작품등록일 :
2023.05.11 12:16
최근연재일 :
2023.05.16 09:06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0,965
추천수 :
541
글자수 :
33,690

작성
23.05.13 10:05
조회
952
추천
61
글자
12쪽

찬양 인도자 [1]

DUMMY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래, 인싸가 되었느냐?"

"어? 이거 동아리 가입 신청 서류 아닌가?"

"그게 뭐 좋은거냐?"

"개좋죠. 이거 하나도 못 받아왔으면 망한건데 있잖아요."

"그래? 잘됐구나. 역시 은호다. 내 자네가 해낼 줄 알았어. 헌데 이 꼬불거리는 글씨는 어찌 읽는고?"

"CMF. 이것도 모릅니까?"


밤새....

놀았다.

술 한잔 먹지 않고 뭔가 이상한 놀이 방법을 알려주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엔 참으로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 소개하기라니.

소개하라고 해서 뭐라 할까 고민하다가, 뱀파이어라고 했더니 몇몇이 꺄륵 웃었다.

그보다 힘들었던 건 마피아 게임이었다.


"다음엔 어떻게 읽느냐?"

"크... 크리. 아 어렵네. 이건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역할이 정해지고 그 역할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데, 21세기를 무시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세상에 무슨 놈의 놀이가 그토록 심오하단 말인가.

그 숨막히는 거짓과 음모의 향연이라니....

심지어 공주 마마의 후손께서 실은 내가 마피아라고 손을 들었을 땐 정말이지 기절할 뻔 했다.

역시 타고난 피는 못 속이는 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만 해도 머리가 아픈데, 그보다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일이 있다.


"잘됐구나, 잘됐어!"

"제 덕분입니다."

"어째서?"

"MZ 어 안가르쳤으면 됐겠어요?"

"아, 그렇구나. 맞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니까 오늘도 혈액팩 한번만."

"하하 안될 말이지. 먹고 죽을래도 없단다."

"차에 한번 더 치이시면...."

"이 후레자식이."


내 앞에서 둘이 떠들어도.

좀 많이 아프게 된 친우가 유산균을 놓고 가도 별 소용이 없다.


'이런 경험은 내 평생 처음이었다....'


공주 마마의 후손께서 아침에 손수 라면을 끓여주시었다.

이 라면이라는 것이 참으로 오묘한 물건인데....

진짜로 맛이 좋다.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파를 썰다가 손가락을 다치셨고,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잡아다 한방울 정도 빨았다.

아 뭐 음흉한 짓을 하려던게 아니라 진짜 걱정이 되어서 그랬던 것인데....


'그때 후손께서 빈혈이 조금 있다는 것을 알았지.'


나 때는 피 한번 먹으면 진짜 양껏 먹었다.

좋은 기억이다.

선지가 아니라 사람 피를 그렇게 먹었다니.

안 먹어본 뱀파이어는 없겠지만, 아무튼, 안 해보면 모른다.

천상을 노니는 듯한 그 황홀경에 젖으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몰랐는데, 이게 조금 먹어보니 우리는 피에 담긴 어떤.... 정보를 알 수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자신 없었다.'


나는 이제는 동아리와도 별 상관 없는 주제로 떠들기 시작한 장로님과 창석이 대신 위대한 의사들의 전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인강 하다가 너무 힘들 때면 들여다 봤던 책들이다.

전기 치고는 이상하게 재밌어서 열심히 봤는데, 보다보면 자신이 없어질 수밖에 없었다.

괴물이라는 말이 실로 어울리는 놈들인데, 난 그런 능력이 없잖아.

헌데 있었다.


'심지어....'


공주 마마의 후손은 아파서 그랬나 얼굴이 빨개지는가 싶더니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더랬다.

뭐 조선 시대였으면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외간 남자가 손을 잡았잖아.

하지만 지금은 21세기다.

이 망할놈의 세상에선 모르는 남녀가 서슴없이 자고 한다더라고.

그러니 아팠을거다, 선배는.


'아무튼, 그때 심장 박동과 호흡수 등을 느낄 수 있었어.'


선무당이 사람 잡는 다는 말도 있으니 섯불리 판단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저 전기에 나오는 바에 따르면 심박동과 호흡수는 이른바 바이털 사인이라고 해서 아주 중요한 수치란 말이다.

그걸 나는 그냥 알 수 있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피 조금 맛보면 상태를 알 수 있고, 또 바이털 사인까지 알 수 있다면....

나 어쩌면 위대한 의사가 될 수 있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면 사실 헤벌쭉 웃을 일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다 못했다.


'CMF. Christian Medical Fellowship.... 기독 의료 학생회라....'


야소교에 들어가게 생겼다.

이전 같았으면 참수형이다.

지금이야 종교의 자유인지 지랄인지 하면서 참수까지는 안 당하는 모양이긴 한데....

내 아무리 공부 마마의 후손께서 계신다고 해서 야소교에 투신할 수는 없지 않겠나?

십자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진다.


'다음에 만나면 좋게 거절해야겠군, 그래.'


다행인 것은 종교쟁이들이라 그런가 나름 부드러운 사람들이란 점이었다.

다른 방, 그러니까 다른 동아리에서는 술을 너무 과하게 먹여서 혼절하는 동기들도 있었으니 그저 밤새 놀이나 했던 이 방은 분위기가 좋았다 할 수 있지 않겠나.

설마하니 거절한다고 해서 별일이 있겠나 싶었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장로님께서 실망할수도 있단 점인데....

다른 동아리라도 들어가면 될 일이었다.


-이거 타고 가서 한국대학교 역에서 내리면 돼.


3주.

그 동안 어떻게 거절하면 욕을 먹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했다.

아무튼, 창석이의 말에 따르면 지하철이라는 걸 타야했다.

땅 위를 오가는 철통은 그래, 내 익숙해졌다.

하지만 지하철이라니.

걷는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 걸었다.

다행히 한국대학교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아 2시간 만에 닿을 수 있었다.


'아, 피 빨고 싶다....'


한창 때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텐데....

뭔 놈의 학교를 언덕배기에 지어놨단 말인가.

목이 탄다.


"흐...."


해까지 떠 오고 있다 보니 더더욱 힘이 들었다.

진땀이 나서 슬쩍 땀을 닦고 있으려니 누군가랑 눈이 마주쳤다.


'남자, 40대...?'


이제 또 외모 멸시 들어가겠다 싶었다.

얼굴 빨개져서 돌아서겠지.

헌데 이 놈은 좀 달랐다.

빨개지긴 했는데, 오히려 다가오고 있다.

아니, 다가오는 걸 넘어 인사까지 건네고 있다.


"혹시 자네가 하은호인가?"

"어.... 어찌 아셨습니까?"


생을 수백년 살다 보면 딱 입 여는 것만 봐도 상대의 직급을 대강이나마 알 수 있게 되는 법이다.

뭐 조선시대땐 피냄새만 맡아도 알 수 있었지만.....

상놈들이 득세하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근본있는 사람이로고.'


이 냄새...

경주?

경주 김씨?

아마 그런 거 같다.


"아, 역시 이렇게 생긴 사람이 또 있을 거 같진 않았어."


전주 이씨보다 오래된 왕가의 일원이 어찌 이리 경박스럽단 말인가.

사람 얼굴을 보자마자 외모 얘기나 하고 있다.

뭐, 괜찮다.

난 익숙하니까.


"네, 뉘신지...."


아무튼, 반말이 참으로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점 그리고 다들 학생만 오가는 길에서 홀로 나이가 들었다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역시나 교수였다.

교수....

생각만 했는데도 딱 긴장이 된다.

의사들의 전기들을 통해 습득한 바에 따르면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 아닌가.


"아, 내 정신 좀 봐. 혈액종양내과 김창환이야."

"으앗."

"왜.... 왜 그러니?"

"아, 아닙니다! 몰라 봬서 참으로 죄송합니다. 어쩐지 아까부터 눈 앞이 환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슨.... 환해진 건 나지."


나 얼굴 너무 하얗다고 돌려까는 건가?

뭐 이런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혈액종양내과라지 않나.

줄여서 말하면 혈종!

내 목표, 내 태양이다.

당장 개처럼 짖으라고 하면 짖을 용의도 있었다.


"아무튼, CMF 들어 오는거지? 내가 거기 담당 교수거든."

"네?"


생각해라.

돌아라, 머리야.

이 순간 날 알아보았다는 건 나에 대한 언질이 있었단 얘기다.

뭣도 모르는 장로님은 내가 인싸인줄 알지만....

난 야소교 패거리들하고만 얘기를 해봤지 다른 사람들은 이름도 모른다.


'이 사람... 야소교 사람이로구나!'


그래, 그러고 보니 방금 슬쩍 열린 가방 사이로 야소교에서 믿는다는 성경책이 보인 거 같다.

내 알기로는 아무리 야소교 사람들이라 해도 성경책은 집에 두고 다니지 들고 다니진 않는다.

저거 딱 봐도 무거운데....


'중증 야소교로구나.'


그렇다면 나는 어찌해야 하는가.


"네, 들어갑니다. 주님 밖에 모르는 삶입니다."

"역시 그렇구나. 너가 우리 연진이 구해주었다고 들었다, 참 잘했어."

"당연히 해야했을 일입니다. 감히 무지렁이 상것들이 옥체에 손을 대려 한다니요."

"그, 그래. 주님의 자녀들이니 옥체라 할수도.... 있지."


누누히 말했지만 아부는 자신있다.

뭘 시켜도 할 용의가 있고.

당장 나 부터가 피 빨아 먹고 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기도 하고....

자해공갈로 돈 버는 장로님도 불쌍하고....

감방에 계신 가주님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돈다.


"아무튼, 이번주에 첫 예배 있으니까 그때 오는 걸로 하자."

"아.... 네. 영광입니다."

"그래. 그럼 난 수업이 있어서."

"네, 옥체 무량하시옵소서."

"그, 그래. 예의가 참 바르구나."


그 생각에 나는 교수님의 옥체가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좋게 거절하기로 했던 문구는 다 잊었다.

세상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야소교 사람이었다니.

그것도 그냥 야소교가 아니라, 중증의....


'어쩔 수 없지....'


일족의 미래가 내 어깨에 달려 있지 않은가.

십자가니 하는 거 보는 것만으로 속이 거북해지기야 하겠지만....

나처럼 오랫동안 살아온 흡혈귀는 더이상 허례허식에 물리적인 위해를 받지 아니한다.

막내라면야 좀 치명적일수도 있겠지만 이 자리에 있는 건 결국, 내가 아닌가.

각오를 다지며 수업을 들으러 갔다.

수업은....

의외로 별게 없었다.

첫주라 그런가 출석만 확인하고서 끝이 났다.


'역시 21세기는.... 나약하구나.'


나 때는 기강 잡는 겸해서 일단 때렸다.

아직도 훈장님한테 맞았던 거 생각하면 종아리 깨가 아려올 정도다.

물론....


"형제님, 오셨어요?"


그땐 야소교가 없었지.

암만 물리적인 영향은 없다고 해도, 큼지막한 십자가가 걸린 회당 안에 들어서는 건 크나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학교가 다 끝나고 시작한다는 점이었다.

해가 졌다, 이 말이다.

가라앉았던 몸 상태가 회복되고 있었다.


"네, 안녕하세요."

"듣던대로네."


나는 내 얼굴을 보며 미소 짓는 까마득한 선배를 지나, 연진, 그러니까 공주 마마의 후손 옆에 자리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얼굴을 붉히고 떠났을텐데, 연진 선배는 얼굴은 붉어졌을지언정 떠나는 일은 없었다.

역시 귀한 핏줄은 다르다.


"아, 왔구나. 그래, 더 반갑네."


그 옆에는 김창환 교수가 앉았다.


'노래 연습해서 오길 잘했구나....'


어쩌겠나.

입을 털어놨는데.

거의 날때부터 야소교인척 해놨으면 책임을 져야만 했다.

해서 노래 연습을 해왔다.

다행인 것은 내가 나름 가무에 능하단 점이었다.

거의 수백년을 시조 읊고 춤추고 놀았는데, 이토록 간단한 노래야 뭐....


"너 찬양 인도 해보지 않을래?"


헌데 너무 잘했나 보다.

야소교의 간부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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