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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손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 SS급 사이보그 헌터가 영주가 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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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손
작품등록일 :
2021.07.30 17:36
최근연재일 :
2021.08.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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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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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1)

DUMMY

두두두두.

수십 필의 말이 먼지를 일으키며 어딘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이들을 이끄는 애꾸눈의 사내.

이 근방에서 잔학하기로 유명한 마적단 두목 베인이다. 현상금이 붙을 정도로 알아주는 마적단인 이들이 노리는 것은 보통 중소 규모의 상단, 소수로 이동하는 여행객, 치안이 불안한 외곽지역의 마을이다.


오늘 쳐들어가는 마을도 비슷한 경우.

백작가와 비교적 가깝기는 하지만, 어중간하게 가깝기 때문에 주둔하는 병력이 없다. 치고 빠지기에는 최적. 소식을 듣고 출발한, 백작가 병력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나 있을 것이다.

옆에서 나란히 달리던 부하 한 놈이 베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두목. 백작가 순찰로와 너무 가까운 것 아닙니까? 혹시 순찰이라도 나온 기병대와 마주친다면, 위험할 텐데요.”

털이 많아 털보라 불리는 부하가 묻자, 베인이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흥. 며칠 전 토벌대가 지나갔다는 정보를 들었다. 클라우드 백작가가 영지전에서 많은 병력 손실을 보았다는 것을 잊었느냐? 예전의 클라우드 백작가가 아니야. 여력이 없을 거다.”


털보는 클라우드 백작가가 건재할 때, 클라우드 기병대로부터 가까스로 도망쳐 살아남은 기억이 있었다.

어찌나 지독한지, 몇 되지 않는 기병대에 수십의 마적들이 쓸려나간 기억이 있던 터라 쉽사리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작은 마을인데 털 건더기가 있겠습니까? 차라리 상단을 터는 게 어떻겠습니까?


베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상단은 뭐가 다르지? 상단을 지키는 용병이나 모험가는 없을까 봐? 차라리 지금 가는 마을 같은 곳이 더 짭짤한 경우가 많아. 얼마 전, 마을에서 약초를 대량으로 판매해 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달의 눈물이 얼마나 비싼지 알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쓰지 않았을 거고.”


“그, 그래도 혹시나 재수가 없을까 봐 그렇습니다. 역시 수송 중인 상단을 터는 게···”


부하들이 그래도 낑낑대는 강아지들처럼 안심하지 못하자, 눈빛이 악귀처럼 변한 베인이 털보의 뒤통수를 후려치면서 소리쳤다.


퍽! 퍽!


“닥치고! 말이나 들어. 이 쫄보 새끼야. 시키면, 시키는 거나 잘하라고. 네 의견 물어본 게 아니니까!”


다른 부하들은 감히 두목을 말리지 못했다. 두목은 무서운 자였다. 자신들도 살인을 밥 먹듯 하지만 두목에게는 절대 대들지 않는다. 지금껏 대들다 두목에게 목숨을 잃은 부하들만 십수 명이다. 두목은 익스퍼트의 강자.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것. 그것이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오늘은 실컷 약탈하고, 실컷 먹고, 취하고, 즐기는 거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상관 하지 않겠다.”


베인은 공포와 육포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사내. 들개들에게 공포를 줬으니 육포를 던져줄 차례라는 것을 알았다. 베인의 외침에 들개들은 이내 공포를 잊고는 벌게진 눈으로 부르짖었다.


“다 죽여 버리자~아!!!”

“다 쓸어버리자!!!”


***


에반스는 기사단을 이끌고 달리며, 힐끗 에단의 모습을 바라봤다.

‘뭔가 달라졌다.’

비단 행동뿐만이 아니다. 애초에 에단의 기마술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복귀해서 듣기로는 말을 타고 절벽에서 굴러 죽을뻔한 것도 얼마 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마적을 상대하기 위해 무거운 중갑을 벗고 경갑을 입긴 했지만, 고속기동에서는 쉽게 지치기 쉬운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사실 에반스는 내성 연병장에서 요하임이 앞으로 나설 때 도착했었다. 하지만 에단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지켜보기 위해 나서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압도했다. 수십의 병력이 에단의 기백에 눌려 출동했다.


사실, 에반스도 영주성에서 드워카 마을이 보인다는 것을 쉽게 믿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에단이 보인 확신과 에단이 말한 대로 만에 하나라도 있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일이다. 만일 그곳에 아무 일이 없다면, 에단이 임시가주직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위신이 크게 상할 것이다.

‘가서 확인해 보면 알겠지.’

어차피 그곳에 도착해보면, 모든 것이 정리될 일이다. 마을을 구하던지 에단의 체면이 바닥에 처박히던지.

“모두 속도를 높인다.”


에반스의 명령에 기사들은 말을 채찍질하자, 더욱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왜 자꾸 쳐다보는 거야? 말 처음 타는 티가 났나?’

[그럴리가~없어! 내가 네게 전한 기마술은 수천 년 인류의 기마술이 축적된 농축액이라고.]

‘그놈의 수천 년 또 나오네. 그건 그렇고 나 아까 좀 멋지지 않았냐? 멋짐이 폭팔 하지 않았어?’

[멋짐은 모르겠고. 영주 같아 보였다고 할까? 근데 너 처음에 안 한다고 한 것 치고는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생명이 걸린 일이잖아. 허투루 할 수 없지.’

[훗. 좋은 마음가짐이야.]

그때.

`스윽`하고 에단의 시야를 가리는 그늘.

‘뭐야 왜 이렇게 갑자기 어두···워진.’

“형님!”

‘X발, 깜짝이야. 이놈은 깜빡이도 없이 들어오네.’

[깔깔깔. 곰에게 뭘 바라는 거야?]

에반스에게 신경 쓰느라, 커다란 로벤이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에단은 하루빨리 코어를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했다.

“무슨 일이야?”


에단의 곁으로 바짝 다가선 로벤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은 아직 몸도 성치 않은데, 직접 출동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에단이 고개를 돌려 로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얘는 진짜 무슨 생각일까?’

[아무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상당수 가신이 자신을 차기 가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 아니야?’

[나중에 한 번 물어봐. 얘는 진짜로 대답해 줄 것 같아.]

진지하게 아이의 말대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을 한 에단이 말했다.


“내가 시작한 일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책임을 져야지. 임시지만 그것이 가주의 역할이다.”

“형님···”

“그런데 좀 힘들어 보인다.”

에단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로벤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핫. 아닙니다. 지금 컨디션 최상입니다. 제가 마적 놈들을 다 때려잡을 테니, 형님은 구경만 하십시오.”

하지만.

‘아니 너 말고, 말이 힘들어 보인다고.’


로벤의 말은 다른 말들에 비해 심하게 헉헉 거리고 있었다. 로벤의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대형 전투마인데도 힘들어했다. 아마 웬만한 말은 로벤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


[정말··· 말이 뭔 죄냐. 쓰러지겠다~쓰러지겠어.]

에단이 애처로운 말의 울음소리를 외면하며 대답했다.


“고맙다.”


***


드워카 마을.

클라우드 백작가와 북쪽에 있는 검은 숲 사이에 있는 마을. 검은 숲을 향하는 모험가나 토벌대가 가끔 오가는 마을이다.

드워카 마을의 주 수입원은 약초 재배.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검은 숲 근처에서 자라는 풀인 달의 눈물을 재배하기 위해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었다. 검은 숲과 가까워서 가끔 길 잃은 소형 마물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기에 자경대를 조직해 운용하고 있었다.

자경대장 제이크는 요즘 들어 진지하게 용병이 되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겨우내 말린 약초를 팔러 도시에 다녀왔다. 화려한 도시의 경관을 보고 온 뒤로는 자꾸 눈에 아른거리고, 드워카 마을이 너무 볼품없게 느껴졌다.


“잭. 아무래도 난 도시로 가야겠어.”

그러자 잭이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말했다.

“도시? 갑자기 웬 도시 타령이야?”

“갑자기가 아니야. 계속 생각 중이었는데, 이번에 도시에 갔다 오면서 확실히 깨달은 것이지. 도시로 가서 유명한 용병이 될 거야.”

“용병? 용병이 얼마나 위험한 직업인데··· 아줌마는 어쩌고? 네 형이 몇 해 전 그렇게 됐는데 너마저 없으면 아줌마는 어떡하라고.”

“난 금방 성공할 자신이 있어. 금방 돌아올 거야. 그동안, 우리 엄마 좀 간간이 살펴 줘. 너도 알잖아. 내가 한 쌈질 한다는 걸.”

잭은 자신이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모르지만, 그 정도 싸움질로는 어림도 없단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친구의 성격을 알기에 설득하는 것을 택했다.

“차라리 정규군에 지원하는 것은 어때? 너 정도 실력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용병보다는 정규군이 덜 위험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한 말에 제이크가 벌컥 화를 내며 말했다.


“정규군은 절대로 안 해!”


잭은 제이크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짐작했지만, 다시 한번 말했다.


“그나마 클라우드 백작가가 대우도 좋데. 너희 형의 일이라면, 그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형과는 상관없어. 클라우드 백작가는 이제 가망이 없어. 계속 밀리고 있잖아 멀지 않아 사라질 가문이야.”


제이크의 형은 클라우드 백작가의 정규군이었다. 처음 형이 정규군에 합격했다고 했을 때, 가족 모두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어린 제이크에게 클라우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언젠가 자신도 형이 있는 클라우드 정규군이 되는 것을 꿈꿀 정도로.

하지만, 형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 날. 어린 소년이 가졌던 선망은 패배자에 대한 경멸로 바뀌게 되었다. 어린 제이크에게는 형의 죽음을 탓할 대상이 클라우드였기 때문이다.


“내가 용병으로 자리 잡으면, 너도 불러줄게. 같이 용병대를 세워 운영하는 거지.”

“나는 싸우기 싫어. 난 이곳이 좋아.”

“용병대에 꼭 싸울 사람만 필요하냐? 넌 꼼꼼하니까 사무를 볼 사람도 필요할 거란 말이지.”


아직 용병도 되지 않았으면서 꿈의 나래에 젖어 드는 제이크를 보며, 잭은 할 말은 많았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때 잭에게 미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제이크. 땅이 약간 울리는 것 같지 않아?”

“그래? 듣고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네.”



제이크가 귀를 땅에 대어본 뒤, 망루 위에 올라가 있는 자경대원을 향해 소리쳤다.


“어이. 톰! 거기 뭐 좀 보여?”


가끔 출몰하는 소형 마물이 아니라면, 매우 조용한 마을이다. 망루 위에 앉아서 멍이나 때리던 톰이 제이크의 말에 느릿느릿 앞을 살피기 시작했다.


“잠깐 기다려봐. 어? 어어!”

톰의 목소리가 갑자기 급박해지자, 제이크가 소리쳤다.


“무슨 일이냐고!”


톰은 제이크의 고함에 대답할 겨를도 없다는 듯이 바로 망루에 달린 종을 잡고 세게 흔들며 소리쳤다.


땡땡땡땡!!!


“마적이다!!! 마적이라고!!!”


삽시간에 모두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혼란스러워했다. 그때, 제이크가 소리쳤다.


“정신 차려! 이럴 때를 대비해서 훈련했었잖아. 훈련한 대로만 하면 돼! 먼저 방책을 뒤로 물려! 어서! 짝. 정신 차려!”


제이크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명령했다. 넋이 나간 이들의 뺨을 후려치며, 소리쳤다.


“폴은 봉화용 건초에 불을 지피고, 샘은 마을로 가서 남자들은 모두 나오라 하고 여자, 애들, 노인들을 한곳에 모아. 어서 움직여!”


제이크가 고함을 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굳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이크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니 이제는 땅에서도 보이는 수준이다. 순식간에 도착할 터.


“방책 앞에는 방패를 든 1조가 서고, 뒤에는 창을 든 2조가 선다. 3조는 활을 날리다가, 앞사람이 부상을 당하면 교대할 준비 하라고!”


제이크가 빠르게 적들의 숫자를 세었다.

‘제길 대충 세봐도 50기가 넘어.’

자경단이라고 해봤자. 청년 스무 명이 조금 넘을 뿐이다. 제이크는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며, 대원들에게 말했다.

“봉화를 올렸으니까 조금만 버티면, 순찰 중인 클라우드 순찰대가 올 거야!”


제이크는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되지만, 사기를 북돋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클라우드는 그렇게 빨리 올 리 없어. 빌어먹을 클라우드.’


이윽고.

마적들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면서 코앞까지 다가왔다.

선두에 선 애꾸눈의 사내.

그가 검을 뽑아 들고 포스를 일으켜 소리쳤다.


“남자는 한 놈도 살려 놓지 말고 모조리 죽여버려라!”

“와아아아. 다 죽여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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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작전명 키므센다르(2) +1 21.08.19 145 4 14쪽
18 작전명 키므센다르(1) +1 21.08.18 166 6 13쪽
17 치료는 치료사에게, 사기는 사기꾼에게 21.08.17 167 3 12쪽
16 우리 돈 좀 써야겠습니다. 21.08.16 178 4 15쪽
15 자신이 없다. 안 썰 자신이. +1 21.08.14 201 7 13쪽
14 좋아. 너로 정했다. +1 21.08.13 211 7 13쪽
13 원본이 너무 어렵다 +1 21.08.12 229 8 12쪽
12 네가 나의 후손이구나? 21.08.11 217 7 12쪽
11 나는 그런 충성 따윈 필요 없다. 21.08.10 219 8 13쪽
10 초월감각은 개뿔...그런데 넌 왜 그래? 21.08.09 228 7 13쪽
9 목마른 영주가 우물을 찾는다. 21.08.07 224 8 12쪽
8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2) 21.08.06 226 10 11쪽
»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1) +1 21.08.05 231 9 12쪽
6 여기에서 보인다고? 21.08.04 253 9 12쪽
5 곰이야 사람이야? +1 21.08.03 286 10 12쪽
4 999년이나 지났다고? +2 21.08.02 329 13 12쪽
3 혼자 가진 않는다. +2 21.07.31 334 17 13쪽
2 빌어먹을 AI +2 21.07.30 373 14 11쪽
1 프롤로그. +3 21.07.30 401 1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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