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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로너 님의 서재입니다.

강철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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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너
작품등록일 :
2022.06.05 02:26
최근연재일 :
2022.06.12 16:07
연재수 :
7 회
조회수 :
487
추천수 :
19
글자수 :
27,693

작성
22.06.06 21:40
조회
67
추천
3
글자
8쪽

4. 장전수 하르트만

DUMMY

한차례의 고비를 넘기자 뮐러는 헬멧을 잠시 벗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는 포탑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다들 다친 곳은 없지? 없으면 각자 장비 점검하도록."


그러자 모두들 각자 자신이 쓰는 장비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조종수 이상무."

"포수 이상무."

"장전수 이상무.

"좋아, 이상 없으니 다행이군. 노이만, T-55가 쫓아올지도 모르니 도시 안쪽으로 이동하자고."

"예, 차장님."


전차가 움직이는 동안 뮐러는 사령부와 교신을 시작했다.


"사령부, 여기는 안톤 1."


하지만 잡음만 들려올 뿐,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빌어먹을, 무전기가 작살났어."

"그러면 고립된 겁니까?"


뮐러는 얼굴에 손을 얹고 잠시동안 깊이 고민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노이만, 정지."


전차가 멈추자 뮐러가 고개를 돌려 하르트만이랑 슈뢰더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르트만, 슈뢰더. 기관단총 챙겨서 주변 좀 둘러보고 와."

"예, 차장님!"

"기꺼이 그러지요."


하르트만이랑 슈뢰더는 각자 MP5A3 한정이랑 여분의 탄창을 하나씩 챙긴 뒤 포수 해치를 열고 전차에서 내렸다.


"슈뢰더!"


슈뢰더가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뮐러가 슈뢰더를 멈춰 세웠다.


"예, 차장님."

"여기 쌍안경 챙겨가서 T-55 위치 확인하고 와."


뮐러는 그렇게 말하고는 목에 걸고 있던 쌍안경을 슈뢰더에게 던져주었다. 슈뢰더는 간신히 쌍안경을 받아내고는 왔던 방향을 따라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뮐러는 슈뢰더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본 후 전차 앞쪽으로 가서 조종수 해치를 두들겼다.


"노이만, 잠시 나와봐."


그러자 조종수 해치가 열리더니 노이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맙소사, 놈이 슈테판한테 제대로 상처를 입혔군."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인 거야."

"그나저나 루카, 이제 어쩌죠?"

"글쎄, 확실한 건 일단 여기가 우리나라는 아니라는 거지."

"그럼 우리가 동독에 들어왔다는 겁니까?"

"아마도."

"루카, 그게 말도 안 된다는 거 잘 알잖아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검문소는 보지도 못했는데..."

"어쩌면 아까 안개가 심하게 꼈을때 우리가 미처 못보고 지나친걸수도 있지. 일단 슈뢰더랑 하르트만이 돌아오면 생각해보자고."


그시각, 슈뢰더는 도심 외곽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냥 외각으로 나가서 정찰을 해도 되겠지만, 왠지 또 포탄이 날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외각으로 나가지 않고 근처에 있는 건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 젠장."


옥상문은 잠겨있었다. 하지만 문 손잡이가 그렇게까지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슈뢰더는 MP5A3의 개머리판으로 손잡이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쾅! 쾅!



세번을 내려치자 문 손잡이는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슈뢰더는 문을 열고 난간까지 다가간 뒤 쌍안경을 들고 T-55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T-55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슈뢰더는 쌍안경을 내리고는 다시 계단을 내려가 슈테판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슈뢰더가 슈테판으로 돌아왔을 때 뮐러랑 노이만은 전차의 시동을 끄고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중이었다.


"차장님, T-55는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 외에 특이한 건?"

"없습니다."


잠시뒤, 하르트만이 슈테판으로 돌아왔다.


"아무도 없습니다. 도시가 텅 비었어요."


노이만이 수통에 든 물을 마시고는 말했다.


"다들 어디로 피한 건가?"

"모르겠어. 그래도 지도를 하나 가져왔지."


뮐러는 하르트만으로부터 지도를 건네받아 살펴보았다. 지도는 이 도시와 그 외곽지대 일부를 그린 지도였다.


윗부분이 조금 찢어져 나간 탓에 이곳이 어딘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온전하게 남아있었다.


"이것만 가지고는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군."

"그럼 어떡하죠?"


뮐러는 지도를 접고는 담배를 길바닥 위에 집어던져 버린 뒤 입을 열었다.


"무전기는 고장이 났고, 적 전차한테 공격받았고, 도시에는 아무도 없는데다가, 우린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있어. 총체적 난국이군."


그때 슈뢰더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저 차장님, 저한테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만..."

"무슨 생각?"

"누군가 백기를 들고 T-55가 있는 곳으로 가서 거기 승무원들한테 물어보는 겁니다."


뮐러는 그때 도시로 들어가서 통신장비를 찾아볼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슈뢰더의 의견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고(어차피 통신장비를 찾는다 해도 도시가 정전인듯해서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누가 T-55한테 갈 건가?"


그러자 하르트만이 손을 들었다.


"제가 가죠. 만약 일이 잘못될 때를 대비해서 말이죠."


당연하지만, 모두들 하르트만의 말뜻을 이해하고 있었다. 장전수는 죽는다 해도 포수나 전차장이 장전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니 자기가 가겠다는 뜻이었다.


"좋아, 그럼 자네가 가는 걸로 하지. 그런데 백기는 어디서 구하지?"

"속옷 벗어서 손에 들고 흔들죠."


노이만이 웃으며 한마디 농담을 던졌다.


"설마 하의는 아니겠지?"


하르트만도 낄낄거리며 웃고는 MP5A3랑 P7을 바닥에 놓아두고 상의와 속옷을 벗고 난 다음 다시 상의를 입고는 뮐러에게 경례를 했다.


"그럼 금방 갔다 오지요."

"잠깐만 있어봐, 슈뢰더랑 같이 가라고. 혹시 모르니."


슈뢰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MP5A3에 매달린 멜빵을 손으로 단단히 쥐고 하르트만과 함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외각이 가까워져 오자. 하르트만이 슈뢰더에게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라고. 나 혼자서 갔다 올 테니."

"부사관장님 혼자서요?"

"백기를 든 사람이 무장한 놈을 데리고 갈 수는 없잖아? 금방 갔다 올테니 걱정 마라고."


그렇게 말하며 하르트만은 T-55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슈뢰더는 아까 그 건물 옥상으로 다시 올라가 쌍안경으로 하르트만을 지켜보았다.


하르트만이 T-55를 향해 다가가자, T-55의 포탑이 회전하더니 포신이 하르트만을 겨누었다.


하르트만은 싸울 의사가 없다는 표시로 자신의 속옷 상의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아직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네. 잘 풀렸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자마자 T-55의 공축기관총이 불을 뿜었고, 하르트만은 가슴팍에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부사관장님!"


슈뢰더는 하르트만이 죽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슬퍼할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시간도 없었다. T-55가 우레같은 엔진 소리를 뿜어내더니 도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슈뢰더는 쓰러진 하르트만을 마지막으로 쳐다보고는 슈테판이 있는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슈뢰더가 돌아왔을 때 노이만과 밀러는 멀리서 들려오는 기관총 소리를 듣고는 이미 슈테판의 시동을 걸어놓은 상태였다.


슈뢰더는 재빨리 슈테판 위로 올라가 포수 해치를 열고 포탑 안으로 들어갔다.


"하르트만은?"

"죽었습니다! 그리고 T-55가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그러자 노이만은 누군가를 저주하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개새끼들, 가만두지 않을 테다."

"좋아, 전원 전투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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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국가인민군 소속 T-55AM vs. 독일연방군 소속 레오파르트 2.

다음화에서 대개봉.

- 이브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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