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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희 님의 서재입니다.

운수 좋은 나(我)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로지희
작품등록일 :
2018.08.17 21:51
최근연재일 :
2018.08.20 23:22
연재수 :
5 회
조회수 :
502
추천수 :
15
글자수 :
23,422

작성
18.08.19 19:29
조회
86
추천
3
글자
12쪽

<호기심>

DUMMY

<호기심>








“야! 그게 뭐 운이 좋은거냐. 드릅게 나쁜거지!”

내 처음이자 마지막 스포츠 프로토.

바르셀로나의 108년만의 패배로 프로토를 안하 게 된 썰을 풀자 친한 친구인 동규가 한 말이었다.

그런데.

걔가 그 이후 프로토로 아마 오백만원을 잃었다지...?


“야... 그 년이 나쁜년이지. 너가 뭘 운이좋아! 꼬일대로 꼬인거지!”

어장관리 당하고 3개월만에 빠져나왔을 때 민재가 한 말이었다.

그런데.

너가 5개월째 대쉬하는 그 친구도 어장관리 같은데...

지금쯤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친구야.


“야.. 그래도 연애를 포기하진 말아라. 공부가 다 가 아냐!”

과 수석을 세 번째 했을 때였나...

매일 미팅을 다니던 다빈이가 한 말이었다.

그 친구는 간신히 학점 3.0을 유지하고만 있었고.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은 기업 지원서만 수 백장 쓰고 있다는 것.

다시 본다면 꼭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응. 공부가 다는 아닌데.

좀 크긴하지...?


나의 찬란한 금빛 물줄기를 따라 왜인지 그 친구들의 얼굴이 보였다.

두둥실 떠내려가는 개미들.

- 살려줘어어어어

마치 절규를 하듯.

억울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개미들이 보였고.

그 모습에 친구들의 얼굴이 왜 비쳐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 찌이이익

그렇게 바지 지퍼를 올리며.

그저 나는 시원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느껴지는 몸의 변화.

‘몸이... 가볍다.’

시원하게 볼 일을 봤기 때문만은 아닐 터.


제자리에서 가볍게 툭툭 뛰어보니.

목과 허리에서 지속적으로 느껴지던 뻐근함이 사라졌다.

느껴지는 건 목에 둘러진 깁스의 이물감.

‘다 나았어...’

마치 게임 같았다.

레벨업을 하면 모든 상태이상과 체력이 회복 되듯 한 순간에 몸이 회복되었다.

그리고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새로운 것.


흰색의 사람 모양 아이콘.

초록색 비상구 모양이랑 비슷했다.

다른점은 앞을 보며 정직하게 서있는 그 자태에.

- 나를 눌러라!

마치 관심을 가져달라는 듯.

흰색 불빛이 깜빡깜빡하고 들어오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 녀석을 누르려했다.


< 눈을 깜빡여 ‘상태’ 창 활성화. >


마치 내 특이한 행태를 못 봐주겠다는 듯.

친절하게도 메시지가 떴다.

이 시스템은 최첨단 시대를 따를 줄 알았다.

‘크흠... 그렇지 대세는 안면인식 기능이지.’


그렇게 손을 회수하며 아이콘을 쳐다보며 눈을 깜빡였다.


그러자 무언가 팍! 하고 앞에 나타났다.


[ 상태 ]


- 이름 : 이성민

- 레벨 : 2

- 경험치 : 4 / 500

- 힘 : 알 수 없음.

- 민첩 : 알 수 없음.

- 정신력 : 알 수 없음.

- 체력 : 알 수 없음.

- 잔여 스탯 : 1


홀로그램 창처럼 연두색 반투명한 글씨로 내 정보로 추정되는 것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름, 레벨, 경험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알 수 없음’.

분명히 눈 앞의 창에는 ‘알 수 없음’으로 떠있지만.

알고 있는데 숨겨둔 듯.

- 아직은 아니야.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지금 주어진 정보에서 추측할 수 있는 사실.

고작 개미를 잡아 레벨업을 한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는 것.


물론 켄타로우스를 잡은 경험치면 몇 번은 레벨업을 할 수 있었을테지만.

다시 되살아나는데 그 경험치가 사용되었고, 그 남은 경험치가 레벨업 직전에 걸쳤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리고 또 하나.

‘밀당하니...?’

이 글씨가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면.

이 녀석은 분명 연애고수임에 틀림없다.


이 새로운 변화에 자연스러운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이 호기심이 의도적으로 유도된 감정이란 생각에 약간은 마음이 불편했다.

‘당하는 기분이긴 한데...’

그저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이 글씨는 나로 하여금.

돌연변이를 ‘사냥’ 하라 독촉하고 있다고.


‘지금의 레벨업은 운이 좋았던 것이고...’

첫 죽음이 기억났다.

켄타로우스의 박치기에 저 멀리 퉁-하고 튕겨져나가 벽에 쳐박히는 고통이 여전히 생생하다.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호기심.

만약 인간에게 그러한 감정이 없었더라면,

신화 속 판도라 상자는 영원히 닫혀있을 것이다.

‘아...! 궁금해!’

이 상태창이 주는 떡밥에 레벨을 꼭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점쟁이가 나에 대해 일부를 맞추고는.

‘그..그래서 어떻게 해야되는데요!?’

내가 허덕이며 답을 요구할 때.

- 좀 준비되어 있나?

검지와 엄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그리며 돈을 요구하는 그러한 느낌.

지금의 돈은 ‘사냥’이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하지만 어떻게...?’



...



병원 앞 넓은 공터.

그 곳에 5살 남짓한 아이는 비둘기에게 자신이 아끼는 과자를 주고 있었다.


“마니머거어~”

아이는 특히 비실비실해 보이는 비둘기를 향해 고사리같은 손으로 과자를 한 웅큼 집어 던져 주었다.

그 비둘기가 과자를 콕콕 쪼아 먹는데.

-푸다다닥

금새 몇몇 비둘기들이 자신도 먹겠다고 날아들었다.

그러자 그 비실비실한 비둘기는 기분이 나빴는지 부리로 옆에 있는 비둘기 머리를 콕 찍었다.


놀랍게도.

두부마냥 머리에 퐁- 구멍이 뚫린 비둘기.

비둘기의 머리를 따라 뇌수가 주르륵 흘러나오더니 이내 쓰러진다.


한 10초 지났을까.

부들부들 떨며 뇌수를 흘리며 일어난 비둘기.

마찬가지로 그 비둘기는 옆 비둘기의 머리를 툭 하고 쫀다.

퐁! 하고 뚫리는 머리.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수 십 마리의 비둘기는 머리에서 뇌수를 뚝뚝 흘린 채.

떨어진 과자를 다 집어먹고는.

새로운 먹이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


-푸다다다닥

처음의 비실비실한 비둘기가 날아오르자 옆의 비둘기들이 다 같이 날아오른다.


“우아아아!”


비둘기가 자신에게 한꺼번에 다가오자 신난 듯 목소리를 높이는 아이.

자신이 아끼던 과자를 주었기에,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으아아악”


그 행복은 순식간에 비명으로 바뀌었다.

순식간에 아이를 둘러 싸더니

눈알을 파먹고, 아이의 연한 살을 뜯어 먹는 비둘기들.


그렇게 순식간에 아이가 해체(害體)된 뒤.


비둘기는 고개를 돌렸고

그 곳에는 흰색의 병원 건물이 보였다.


...


내가 산책을 마치고 병실에 들어왔을 때


“하하하하. 너무 재밌으세요. 어머니~”

“아니 글쎄 그 녀석이 말이야... 엇 아들 다녀왔니?”


어머니는 병실에서 누군가와 즐겁게 얘기 중이였다.

어머니와 꽤나 친해 보이는 단발의 여성.

좀 더 가까이 가서 그 상대를 확인 했을 때.

나의 동공이 커졌다.

그 곳에는 채린이 앉아있었다.


“어... 여긴 어떻게...?”

“몸은 이제 좀 괜찮으세요? 얼마나 걱정했다구요.“

“어...”


그렇게 말문이 막힌 나였지만.


“이 녀석은 이쁜 아가씨만 보면 얼어버린다니깐~”

“하하하. 역시 어머니가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그럼~ 내 눈이 보통 눈이니?”


어머니의 농담을 가볍게 받는 그녀.

채린은 예상외로 제법 싹싹했다.


그제야 알게 된 사실.

채린은 내가 혼절한 직후 즉시 신고를 했고.

덕분에 나는 출혈이 더 생기기 전 병원에 올 수 있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채린 덕분에 내가 제 때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을 했는지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진짜 채린이 아니였으면 우리 아들 어떻게 됐을지 몰라....”

“아녜요! 오히려 제가 할 말인걸요!”


당사자인 나를 가운데 끼고 그렇게 실랑이를 하는 그녀들.

채린은 내가 생명의 은인이라는 낯 부끄러운 말을 쉽게 내뱉으며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저.. 진짜 그 때 선배 없었으면 어떻게 됬을까요...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아... 아니에요.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텐데요.”


그때.

어머니는 갑자기 박수를 탁 치며.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이 녀석아! 손님이 왔는데 차라도 대접해야지! 자. 일단 너 카드 없을테니까 이걸로 밑에 가서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와.”

“아.. 아니 무슨...”


난처해하는 나였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어머니는 카드를 마구잡이로 내 주머니에 푹 쑤셔 넣더니 나를 등 떠밀었다.


“에휴... 다녀올게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차 한잔하고 그만 돌아가 볼게요.”

“호호. 그래요. 요새 흉흉하니깐 몸 조심하고!”


그렇게 인사를 하고 문 밖을 나가는데.

어머니는 나만 보이게끔 윙크를 딱 날리더니.

엄지를 스윽 하고 올렸다.


‘아들... 파이팅..!’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지하 1층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에휴... 우리 어머니가 불편하게 만든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녜요! 어머니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오히려 즐겁던걸요!”

“하하... 그러면 다행이고...”

“그럼요! 참. 제가 드릴게 있어요!”


그녀는 자신의 가방에서 뜬금없이 무언가를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투욱-

무게가 꽤 나가는지 테이블이 울렸다.


“...칼?”


갑자기 카페에서 ‘칼’이라니?

30cm 정도 되는 길이에 긴 초승달 모양.

은색 빛이 띄는 철제 칼집에 얇은 가죽으로 감겨 있는 손잡이 보였다.


그녀는 말 없이 칼을 쭈욱 뺐고.

-스으윽

쇠가 긁히는 소리가 들리며, 아주 예리하게 갈린 칼날이 보였다.


“저희 큰일을 겪었잖아요... 그래서 호신용으로 꼭 필요할 것 같아서요. 음... 작은 선물이에요..”

“아... 선물...”


당황스러웠다.

갑작스러운 ‘칼’ 선물이라니.

살다보니 여자에게 칼 선물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네. 사용하실 땐 주의하셔야 되요. 엄청 예리하거든요.”


자신의 말을 증명하려는 듯 그녀는 칼날을 테이블 끝에 갖다 대었다.

사악-

마치 종이 잘리듯 떨어지는 나무 테이블.


난 자세를 공손하게 고쳐 잡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녀의 프레젠테이션 기술 중 하나일까.

그렇게 테이블 위에 예리한 칼을 올려놓고 말을 시작했다.


“저희 정말 큰 일을 같이 겪었죠?”

“응... 그렇지... 그 이후로 넌 좀 괜찮니?”

“네. 덕분에요... 음.. 그래서 전 그 이후로 최근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꽤 알아봤어요.”

“아. 그래?”

“사실 저희 아버지가 정부 소속 모 연구소에서 일 하시는데...”


그렇게 아버지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 그녀.

채린은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흐름을 조곤조곤 설명하기 시작했고.

그 이야기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러니까... 그... 돌연변이 종이 단순한 지구 생명체가 아니라고?”

“네. 아직 곧 공식 발표가 있겠지만, 이미 많은 CCTV에서 찍혔어요. 그 돌연변이라고 생각되던 몬스터들이 공간을 쭈-욱하고 찢고 나타나는 것이요. 아무리 돌연변이라고 해도 그런 일은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하죠.”


공간을 찢고 나오는 몬스터라...

켄타로우스라는 이름을 봤을 때 어렴풋이 예상은 했다만.

제 3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조금은 얼떨떨함을 느꼈다.


“그래서 지금 정부는...”

그녀가 말을 더 이어가려는 그 때.


-꺄아아아아악!

-도...도망쳐!!


병원 정문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레벨업의 기회가 빨리 찾아온 것 같다.


이렇게 기회가 빨리 찾아왔으니.

‘...운이 좋은 거겠지?’


작가의말

성민아 빨리 레벨업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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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변화> +1 18.08.20 62 2 12쪽
» <호기심> +2 18.08.19 86 3 12쪽
3 <기연> 18.08.18 84 3 13쪽
2 <운수 좋은 날> 18.08.17 119 3 14쪽
1 <프롤로그> 18.08.17 151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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