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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님의 서재입니다.

길잡이가 탑을 오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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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wind
작품등록일 :
2018.08.30 01:59
최근연재일 :
2018.09.1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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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3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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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의 층 - 땅따먹기 (1)

DUMMY

날이 밝았다. 방에 창문이 없었기에 햇빛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시계를 통해 맞춰놓은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며 에드윈을 깨웠다.



에드윈은 적당히 씻고 식당으로 향했다. 어제 저녁을 거르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기에 상당히 허기가 지었다.



식당은 3층이었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식당에는 여러 음식들이 보기좋게 나열되어 있었다. 에드윈은 빵과 계란후라이 등을 접시에 쌓아 아무 자리에 앉았다.



식당은 한산했다. 오전 6시 반 밖에 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에드윈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여기 자리 있어요?"



12살 꼬맹이 카론과 여자 마법사 아르민이었다.



"아니, 없어요. 여기 앉으세요."



그 말에 카론과 아르민이 에드윈의 맞은편에 앉았다.



"식사 다 하셨나봐요. 되게 일찍 일어나시네요."


"아.. 원래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항상 아침 6시에 일어나곤 했거든요. 카론과는 어쩌다 같이 오게 된거에요?"


"카론이 아침 일찍 밥먹으러 가자고 해서요.. 서로 깨워주기로 약속하고 잤죠.



아르민은 카론을 쳐다보았다. 우유에 말은 시리얼을 열심히 먹고 있는 카론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 맞다."



카론이 책상을 치며 말을 꺼냈다.



"와 어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혼자 운동하다가 그렇게 다칠 수가 있어요?"


"어? 누구 다쳤어?"


"어제 에드윈 형이랑 그... 암살자 형. 루크였나. 둘이서 내 방 찾아왔었어. 막 복부쪽에 뼈가 부러지고해서 아파하더라고."


"아.... 저도 어제 루크씨가 크게 다쳐서 제 방을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운동하다가 아령을 놓쳐서 복부쪽에 떨어진 모양이더라고요."


"큰일이었네요. 그래서 카론이 치료해준거에요?"


"응, 내가 치료해줬어. 중간에 깨서 그런지 조금 피곤해. 하암."


"고마워요. 카론. 덕분에 루크 씨가 별 탈 없이 방에 돌아갔어요."



에드윈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카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카론은 싫지 않은듯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저는 먼저 방에 돌아가볼게요. 식사 맛있게들 하세요."



꾸벅. 목례와 함께 에드윈은 방으로 향했다. 나쁘지 않은 아침 식사였다.



-------------------------------------------



"식사는 잘들 하셨습니까?"



방 구석의 스피커에서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에드윈은 읽던 공책의 귀퉁이를 접은 후 책상에 내려놓았다.



"어제 각자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오늘은 시험이 없습니다. 다만 내일 있을 시험에 대해 미리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시험의 이름은 땅따먹기 입니다. 시험은 1층에 설치된 포탈을 통해 야외 필드에서 치르게 될 것입니다."



"필드는 총 30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각 구역의 크기는 1 제곱키로미터로 총 30 제곱키로미터 면적의 필드에서 시험을 진행합니다."



"각 구역에는 괴수가 존재합니다. 필드의 중앙으로 갈 수록 괴수는 더욱 더 강해집니다."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각 구역의 네임드 괴수를 잡으면 수정이 나온다. 수정 하나 당 1000룬의 가치를 지닌다.


2. 시험이 끝나기 전에 팀이 가지고 있는 수정의 가치만큼의 룬을 얻는다.


3. 다른 팀을 공격해 수정을 빼앗을 수 있다. 이 경우 수정을 갖고있는 사람이 항복하고 팀을 바꾸거나 죽음에 준하는 부상을 입으면 빼앗긴다. 단 길잡이가 수정을 갖고 있는 경우 항복 선언을 한다면 팀이 바뀌지는 않지만 팀 내 모든 수정을 빼앗긴다.


4. 처음 시작할 때 주어지는 수정이 있다. 이 수정은 빼앗길 시 팀 내 모든 수정을 빼앗기고 탈락한다.



"수정을 갖고 있는 사람만 항복을 할 수 있습니다. 죽음에 준하는 부상을 입었을 시에도 수정을 갖고 있는 경우에만 빼앗깁니다."



"예를 들어, 길잡이가 아무런 수정을 지니지 않은 상태인데 죽음에 준하는 부상을 입었을 경우 게임에서 리타이어 되지만 수정은 빼앗기지 않습니다."



"항복하여 팀을 바꾸면 영구히 유지됩니다. 다만 팀원이 8명이 넘어가게 된다면 다음 시험 전까지 6~8명을 다시 맞추셔야 합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상관없습니다."



"10팀은 각각 필드의 외곽쪽에 랜덤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시계의 홀로그램에 나오는 지도를 통해 각 팀의 팀원들의 위치를 표시해드릴 것입니다."



"시험은 내일 오후 1시에 치러질 예정입니다. 그 전까지 푹 쉬셔서 좋은 결과 나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뚝. 소리가 끊어졌다. 에드윈은 펜을 집어들어 이면지에 규칙을 다시 적어나갔다.



1. 괴수를 처치해 수정을 얻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갖고 있으면 수정 하나 당 1000룬을 얻는다.


2. 수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부상을 입거나 항복하면 수정을 빼앗긴다.


3. 맨 처음 주어지는 수정은 빼앗기면 팀의 모든 수정을 빼앗긴다.



'수정을 갖고 있을 사람이 상당히 중요하겠어... 그 사람이 큰 부상을 입거나 항복하면 수정을 빼앗기니..'



반대로 말하면 수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항복하거나 부상을 입게 되어도 팀적으로 손해가 될지 몰라도 수정을 빼앗기지는 않는다.



'암살자를 고려한 룰인가..'



만약 팀 vs 팀 형태의 싸움이 일어난다고 하면 암살자가 처음 시작할 때 주어지는 수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잡아도 승리하게 된다.



모든 사람을 제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는 수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특정할 수 있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검지손가락이 책상을 두들겼다. 에드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항복하면 팀이 바뀐다는 것은 팀을 배신하라고 장려하는 꼴이군...'



오직 길잡이만이 팀을 바꿀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첫 수정은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 아닌 이상 길잡이가 지니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였다.



에드윈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에드윈의 목표가 정해졌다. 이번 시험에서 7000룬. 즉 최종시험을 치르기 위해 필요한 룬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었다.



-----------------------------------


에드윈의 방에 팀원 6명이 모두 모였다. 시계에 있는 연락 기능을 통해 이곳으로 모여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바란이 끝으로 방에 들어오자 에드윈이 입을 열었다.



"내일 있을 시험에 대해서 좋은 의견 있으십니까?"


"......"


"나는 따로 다닐거다. 나머지끼리 알아서 뭉쳐 다녀라."



바란이 말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왠만하면 팀 단위로 뭉쳐다닐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바란님 혼자서 다니는 것은 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적당히 마법사 1명, 암살자 1명으로 다니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바란은 자신의 의견을 반박한 에드윈을 쳐다보았다. 모두들 바란이 무언가 역정을 낼거라 생각해 몸을 움츠렸다. 바란이 입을 열었다.



"...... 그래. 길잡이. 네 말대로 하지. 카론과 에린을 데리고 다니겠다."



바란이 순순히 말을 듣자 다들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에드윈 또한 나름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3명, 4명으로 팀을 나눠서 수정을 모으도록 하지. 우리 팀의 남은 룬이 어떻게 되지?"


"... 120룬 입니다."


"뭐?"



가장 놀란 사람은 헤론이었다. 나머지 사람들도 그렇게 적은 액수일줄은 몰랐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바란님을 얻으려다가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최소한 3000룬 정도는 챙겨야 할듯 싶네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헤론이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 최종시험을 위해 확보해야하는 룬이 거의 7000에 육박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더더욱 두팀으로 다니는게 나을거 같군. 알아서 수정을 확보하도록 하지."


"네... 다른 팀에게 최대한 습격 당하지 않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최대한 많은 수정을 확보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혹 다른 의견 없으신가요?"



에드윈의 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루크 또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 주어지는 수정은 어떻게 하시는게 좋겠습니까?"


"아무래도 바란님이 가지고 계시는게 나을 거 같은데요? 가장 센 사람이 지니고 있어야 안심이 되잖아요."



천진난만한 얼굴로 카론이 대답했다. 다만 나머지 인원의 표정들은 미묘했다.



바란이 가장 센 사람인 것을 인정하지 못해서가 아니였다. 바란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의 문제였다.



".. 아니 난 됐다. 그건 길잡이가 가지고 있는 편이 가장 낫겠군. 어차피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각자 못 믿지 않나."



바란의 말에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에드윈이 입을 열어 수습했다.



"어차피 제가 수정을 뺏기면 다 빼앗기는거 제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저는 팀을 배신하는 행동은 일체 못하니 말이죠."


"그래.. 이 정도면 내일 계획은 다 짠 거 같은데 먼저 돌아가지. 무기를 준비해야되서 말이야."


"아.. 각자 돌아가셔서 내일 시험 준비하셔도 됩니다. 저도 더 좋은 전략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바란을 필두로 사람들이 방을 빠져나갔다. 단 한명. 루크만이 방에 남아 발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루크."


"네"



어제 밤을 기점으로 에드윈은 루크와 단둘이 있을 때 루크를 하대하게 되었다.



"어제 준비하라고 한 것은 어떻게 되었지?"


"모두 준비했습니다."



루크는 준비해온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려고 했다. 에드윈이 그를 제지했다.



"준비했으면 됐어. 그럼.. 헤론 씨 방부터 가보도록 하지."



루크는 가방을 다시 닫고 등에 매었다. 그렇게 에드윈과 루크는 헤론의 방으로 향했다.



------------------------------------


똑똑.



"누구쇼."


"접니다. 에드윈. 루크 씨와 함께 왔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헤론이 방문을 열었다. 에드윈과 루크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용건으로 찾아왔지?"


"아.. 수정에 관해서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헤론이 침대에 앉자 에드윈도 바닥에 앉았다. 루크는 화장실을 힐끔 쳐다보더니 화장실에 들어갔다.



"제가 첫 수정을 가지고 다닌다고는 했으나... 사실 이는 많이 불안한 일입니다. 저희 팀이 4명인 이상 다른 팀에게 노출되기도 쉽고 싸우면 이기기 힘들테니까요.."


"그건 그렇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헤론님이 수정을 지녀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네. 혹시 팀끼리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면 수정을 갖고 바란님 쪽의 팀에 합류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째서 네가 지니지 않고 나에게 맡기는 거지?"


"변수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변수..?"


"팀끼리의 싸움에서 암살자는 물론 정당한 대인전의 역할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암살의 역할에 더 치중할 것입니다. 여기서 변수를 주는 것입니다."



"다른 팀들은 반드시 길잡이가 수정을 지닐 것입니다. 항복으로 인한 배신을 생각했을 때 처음 만난 팀원에게 수정을 선뜻 건네기는 어려울 것이니까요..."



"여기서 생각을 꼬아서 저희 팀은 제가 아닌 제삼자가 수정을 지니는 것입니다. 만약 팀끼리의 싸움이 일어났을 때 제가 당한다고 하더라도 저희 팀이 상대 길잡이를 제압한다면 저희 팀이 승리하게 되겠죠."


"그렇다고 날 주는건가? 다른 믿을 만한 사람도 있을텐데..?"


"사람을 믿는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가장 연장자이시고 또 믿음직스러우신데요."


"흠.."


"루크씨는 암살자 역할을 해야하니 제외하고 아르민씨는 체력이 약해 바란님 쪽에 합류하기 힘든점을 고려하면 헤론님 말고는 적당한 사람이 없는데요.. 수정을 받아주시죠."


".... 좋아. 믿음에 걸맞게 행동하도록 하지."


"이 일은 팀내에서 비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비밀로?"


"네, 괜히 외부로 새어나갔다가는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이 일은 루크씨와 저 그리고 헤론님만 아는 비밀입니다."


"음... 그러지. 그럼 수정은 어떻게 받아가지?"


"표면적으로는 제가 먼저 챙기고 이후에 건네드리겠습니다. 아르민 씨의 눈만 피하면 되니 생각보다 건네기 쉬울겁니다."


"우리의 계획은 변함이 없는것인가?"


"네, 일단 2팀으로 나눠 행동하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팀의 위치가 시계를 통해 나오니 그것을 이용해 중간중간 작전을 짜면 될듯 합니다."



루크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에드윈 씨. 헤론 님이 받아들이기로 했습니까?"


"네. 일은 잘 풀렸습니다.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좋은 성적 거둬보죠."


"그래. 내일을 위해 들어가서 쉬어들."



에드윈과 루크가 나갔다. 헤론은 수정을 준 저의를 생각해보고는 잠시간 고민에 빠졌다.



그는 순수하게 자신을 믿는 듯 싶었다. 아니 그는 자신 뿐만이 아니라 팀 전체를 믿는 것 같았다. 주는 것만 받아먹고 자란 부잣집 도련님 같이 생긴 그는 세상의 쓴맛을 경험하지 못한 듯 싶었다.



헤론이 다시금 눈을 떴을 때 헤론의 눈빛은 변해 있었다. 그것은 탐욕스러운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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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단과 수정 18.09.12 49 0 -
15 시험의 층 - A구역 자격시험 (4) 18.09.12 67 1 12쪽
14 시험의 층 - A구역 자격시험 (3) 18.09.11 54 0 11쪽
13 시험의 층 - A구역 자격시험 (2) 18.09.10 67 0 12쪽
12 시험의 층 - A구역 자격시험 (1) 18.09.08 73 0 12쪽
11 시험의 층 - 땅따먹기 (5) 18.09.07 83 0 14쪽
10 시험의 층 - 땅따먹기 (4) 18.09.06 59 1 13쪽
9 시험의 층 - 땅따먹기 (3) 18.09.05 71 1 14쪽
8 시험의 층 - 땅따먹기 (2) +1 18.09.04 78 1 13쪽
» 시험의 층 - 땅따먹기 (1) 18.09.03 83 1 13쪽
6 시험의 층 - 경매 게임 (5) +1 18.09.02 92 1 14쪽
5 시험의 층 - 경매 게임 (4) 18.09.01 111 1 13쪽
4 시험의 층 - 경매 게임 (3) 18.08.31 93 3 13쪽
3 시험의 층 - 경매 게임 (2) 18.08.30 116 3 13쪽
2 시험의 층 - 경매 게임 (1) 18.08.30 161 3 13쪽
1 prologue. 운명의 층 +3 18.08.30 24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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