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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르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악바르
작품등록일 :
2019.09.23 13:57
최근연재일 :
2019.09.25 12: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758
추천수 :
18
글자수 :
26,612

작성
19.09.24 12:00
조회
80
추천
3
글자
11쪽

첫 방송

DUMMY

"야, 야. 10초 후에 생방송 시작이다!"


성태는 긴장되는 듯 연신 호흡을 내쉬었다.


창백한 얼굴에 거친 호흡.


평소 능글능글하던 성태와는 완전 딴판인 모습이다.


'많이 긴장되는 모양이네.'


누가 보면 방송 처음 하는 사람인 줄 알겠다.


"그렇게 방송을 오래 했는데 아직도 긴장되냐?"


"그럼. 전쟁터 오래 나갔다고 전쟁이 안 무섭겠냐? 그거랑 똑같지, 뭐."


"그런가?"


"그래. 아직도 방송 킬 때마다, 영상 만들어 올릴 때마다 무섭더라.


오늘은 악플이 달리지는 않을까, 이러면 구독 취소한다고 하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이 자꾸 드니까 긴장을 안 할수가 없어."


그 말을 하면서 몸을 부르르 떠는 성태.


정말 긴장되는 모양이다.


하긴, 유투브야말로 현대의 전쟁터 아닌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겨루는 전쟁터!


그리고 진짜 전쟁터에서처럼, 유투브에서도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실언, 욕설, 성희롱..뭐 그런 것들 말이다.


실제로 유명 유투버들이 한 번의 실수로 한순간에 몰락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걸 생각하면 유투브나 전쟁터나, 뭐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긴장되는 게 당연하지.


하지만 긴장할 필요는 없다.


"야, 그래도 너무 긴장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은 칼 들고 싸울 때 우리는 기관총 들고 싸우는 거니까."


그래. 우리는 초능력이라는 압도적인 무기가 있으니까.


그렇게 쫄 필요는 없다, 이거다.


"뭐 그건 그렇지. 야! 방송 시작한다."


그리고 방송이 시작되자 성태는 곧바로 방긋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아이고, 유투브 시청자 여러분들! 잘 지내셨습니까?


안녕하세요! 언제나 즐겁고 맛있게 먹는 방송을 지향하는 성태입니다!"


-오, 벌써 방송 시작?


-성하(성태 하이라는 뜻 ㅎ)


-왠일로 오늘은 점심부터 방송하네?


그래도 나름 구독자가 있는 방송이라 그런가,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꽤 많은 시청자가 들어왔다.


물론 이건 공지사항에 '오늘 역대급 방송 예정이니 절대 놓치지 말라'는 글을 올리며 어그로를 끈 덕분도 있지만.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평소보다 시청자 수가 많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나?


"아이고, 키자마자 벌써 시청자 수가 500명을 돌파했네요.


아이고, 형님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제 방송으로 이렇게 몰리시는 거죠?


형님들 이제 저도 암흑기 탈출해서 떡상 각 잡은 겁니까? 떡상 가즈아아아~ 구독자 50만 가즈아아아~"



-응 아니야~여전히 암흑기야~


-ㄴㄴ 암브로 휴방해서 여기로 옴ㅋㅋㅋ


-장염 걸렸대 ㅋㅋㅋㅋ


역시나. 이유가 있었군.


암브로라면 먹방만으로 250만 구독자를 확보한 먹방계의 거성.


생방송을 할 때마다 수천 명씩 사람이 몰리는 거물 유투버다.


그런데 그런 거물이 휴방을 했으니.


당연히 갈 곳 없어진 팬들이 다른 방송으로 흩어질 수 밖에.


그리고 그 중 일부가 성태 방송까지 찾아온 거고.


이게 바로 낙수효과라는 건가.


"아이고~우리 암브로 형님이 장염에..빨리 쾌차하셔야 하는데..아프지 마십쇼, 형님!


여튼 그래서 그 형님 팬들이 내방송으로 오셨구나?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형님들! 온 김에 구독 좋아요 좀 낭낭~하게 눌러주고 가십쇼~


띠링! 성태야추하다님이 10000원 후원!


-암브로가 님보다 동생 아님? 왜 존댓말함?


"아이고~ 우리 성태야추하다님이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보다 돈 잘 벌고 인기 많으면 다 형님이죠 뭐~ 암브로님도 테이커님도 다 저한테는 형님입니다, 형님!"


-ㅋㅋㅋㅋㅋ존심이 없누


-속보)아역배우 정승현, 성태보다 누님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


-속보)테이커, '브론즈 동생 둔 적 없어' 성태 호적 조작 파문


자연스럽게 입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성태.


역시 25만 구독자는 고스톱으로 딴 게 아니라는 건가.


하지만 시청자들은 에드리브만으로 잡아 둘 만큼 만만한 존재가 아니였다.


-집어치우고 공지사항 얘기나 해보세요.


-ㅇㅇ 오늘 역대급 방송이라며? 기대하고 옴


-공지사항 보고 회사 퇴사하고 보러 옴. 어그로면 구독 취소해도 되죠?


성태의 애드립에 반응하는 것도 잠시, 금새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시청자들.


이래서 방송이 어려운 거다.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자극을 바라는 법이니까.


그러니 특별한 소재나 특기가 없는 성태 같은 방송인이 힘든 거고.


'원래 성태라면 이 때 무리수를 뒀겠지. 그러면 분위기만 더 갑분싸가 됐을 테고 말이야. '


그러면 분위기를 띄우려고 또 이상한 드립을 날리고, 그러면 또 분위기는 다운되고..


이게 지금까지 성태 방송이 망해가는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성태에게는 나라는 무기가 있으니까.


"아이고, 형님들. 어그로라뇨, 제가 또 특별한 거 준비해 왔습니다."


짜잔! 오늘 준비한 건 바로! 이 뿌링클 치킨 세트!"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뿌링클 치킨을 꺼내 든 성태.


당연히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진다.


-아 또링클? 정말 참신하네요 깔깔.


-너무 참신해서 못 보겠는걸?


-어그론 줄 알았지만 너무 성의없는거 아니냐


-구독 취소하러 갑니다 ㅅㄱ


'이런 반응이 나올 건 예상했지만..생각보다 더 심하네.'


하긴, 어그로를 잔뜩 끌어 놓고 평소 같은 또링클 치긴 먹방이라니.


시청자들이 화를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것도 다 계획대로다.


애초에 처음부터 욕 먹을 생각을 하고 이러는 거거든.


왜냐고? 시청자들이 실망을 할수록, 방송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질 테니까.


그리고 기대치가 낮을 수록, 뒤에 이어지는 반전이 더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법!


그러니 이건, 어그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 또한 우리가 계획한 대로였다는 얘기다.


"아이고, 형님들. 너무 성급하시다. 제가 뿌링클 들고와서 역대급 방송이라고 하겠습니까? 기생충 송강호처럼 다 계획이 있어요, 제가.


오늘은 제가 역대급 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역대급 게스트? 누구?


-처음 보는 사람인데


-쟤 누구임?


-뭔 연예인이라도 되냐?


처음에는 시청자들도 내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하긴, 역대급으로 폭망 방송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무슨 유명인도 아니고.


바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시청자들이 내 정체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설마 형석이?


"아이고, 벌써 눈치채신 분들이 있네요. 그렇습니다! 오늘의 개스트는 바로~제 친구 형석입니다! 오늘은 형석이랑 먹방! 제 2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저 사람이..그 전설의 형석이?


-성태 구독자 3만명 날려버린 그 형석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노스 재등장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속보)형석이 리벤지 매치 예정


-아 이건 좀;; 너무 무리순데


-초특급게스트긴 하네 ㅋㅋㅋㅋㅋㅋ설마 또 나올줄은 몰랐다


-형석이가 또 형석한다에 건다. 쫄리면 뒤지시던지.


-묻고 더블로 가!


마치 살기가 느껴지는 듯한 채팅창!


역시, 생각한 대로 시청자 반응이 험악하다.


하긴. 한 번 방송을 초토화시켰던 낙하산이 다시 돌아왔으니, 분위기가 험악한 게 당연하지.


아마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오늘 방송은 역대급으로 망할 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금 간신히 숨만 붙어있는 성태의 채널은 숨이 끊어질 지도 모른다.


'뭐, 그렇게 될 리가 없지만.'


그래, 걱정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늘 내 낙하산은 기어 솔리드 급이니까.


그리고 그걸 알기에 나도 형석이도, 시청자들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은 제 친구 형석이랑! 좀 특별한 먹방을 해 볼 텐데요!


여기 이 뿌링클 치킨을 손을 대지 않고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을 대지 않고 먹는다고?


-아 설마 고개 쳐박고 드럽게 먹을 생각은 아니지?


-그러면 구독 취소함 ㅅㄱ


-손이 아니라 발로 먹으면 레전드냐? ㅋㅋㅋㅋ


"아이고, 형님들. 제가 이래 보여도 안동 김씨 35대손입니다. 그런데 제가 고개 쳐박고 돼지처럼 드럽게 쳐먹으면, 가문 체면이 어떻게 되겠어요?


만약 그랬다가 가문 어른들한테 걸리면, 저 그날로 다리몽둥이 부러집니다, 어휴!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


-그러면 어떻게 손을 안 쓰고 먹는다는 거임?


-발로 먹는거 보여주나요 그럼?


-발로 먹는게 더 추하지 ㅋㅋㅋㅋㅋ


-속보)성태 어머님 몽둥이 들고 대기중


여전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


하지만 여기까지도 다 계획대로다.


그리고 이제는 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차례!


미리 준비한 멘트를 뱉을 시간이다.


"제가 방송을 하면서 항상 이런 고민을 했어요.


왜 제가 치킨을 집어서 먹어야 하나? 그냥 치킨이 날아와서 나한테 먹히면 안 되나? "


그리고 이런 성태의 발언에, 시청자들은 단체로 벙 쪄버렸다.


-??? 뭔 개소리임


-...어디 아프세요?


-성태야 아프지마 ㅠㅠ


-아태야 성프지마 ㅠㅠ


여전히 성태가 개소리를 내뱉는 줄 아는 시청자들.


하지만, 그 개소리가 현실이 되면 어떨까?


'놀라서 숨 넘어갈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초능력으로 치킨을 날려서 성태의 입 안에 넣어 줬다.


그리고 성태는, 자연스럽게 공중에 뜬 치킨을 받아먹었다.


마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 방금 뭐임?


-치킨이...날아온거 맞지 지금?


-????조작 아님?


-실 묶어 놓고 조종하는거 아닌가?


-근데 그렇다기엔 움직임이 너무 부드러운데


갑자기 등장한 초능력에 경악하는 시청자들.


그리고 잠시 사이에 소문이 퍼졌는지, 시청자 수가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좋아. 이 기세라면..충분히 레벨 업이 가능하겠어.'


계획보다도 더 빠르게 올라가는 시청자 수에, 나와 성태는 동시에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 제가 오늘 초특급 게스트 데려왔다고 했잖아요. 왜 이렇게 믿음이 없으시나 그래..


자,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오늘의 특급 게스트! 세계 최초의 초능력자! 박 형 석 !"


"푸훕..안녕하세요, 시청자분들. 성태 친구 박형석입니다."


-초능력자?


-이거 조작 아니지?


-아니 조작이라기엔 너무 생생한데 이거


-FFF급 형석이 SSS급 초능력자 되다;;;;;


태연한 척 하는 성태와 경악하는 시청자들. 그 둘의 대비가 웃기다고 생각한 그 순간.


지이잉~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당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초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염력 LV2 :50KG 이하의 물건이나 생물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기다리던 문자가, 드디어 도착했다.


초능력 레벨이 올랐다는 문자가!


'운이 좋군.'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치킨을 계속 띄워 줬다.


생각해 보면, 그 날의 방송은 진짜 별 거 아니었다.


나는 치킨을 계속 띄워 주고, 성태는 그걸 받아먹기를 반복하는 것 뿐.


겨우 그것 뿐인 방송.


하지만 겨우 그것만으로도 그 날의 방송은 무려 5000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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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방송 19.09.24 81 3 11쪽
4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19.09.23 113 3 13쪽
3 초능력자가 되다 +1 19.09.23 140 2 11쪽
2 난 그저 뿌링클이 먹고 싶었을 뿐인데 +1 19.09.23 163 5 11쪽
1 프롤로그 +1 19.09.23 177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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