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9도 님의 서재입니다.

마나 쓰는 EX급 비밀병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9도
작품등록일 :
2021.07.26 22:44
최근연재일 :
2021.08.06 15:16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818
추천수 :
81
글자수 :
78,278

작성
21.08.01 15:41
조회
67
추천
2
글자
11쪽

9. 1서클 (6)

DUMMY

메시지를 받긴 했는데,

지구로 연결된 포탈이 어디쯤 있는지, 어떻게 여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드래곤이 깨려면 아직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했다.

‘젠장, 산 넘어 산이군.’

찬혁 <법사 08님 만났음>

‘뭐? 벨트호번에 있어야 할 양반이 한국엔 왜?’


지난 수년간 엔키는 양자회로와 관련된 회사는 거의 다 쑤시고 다녔다.

양자칩에 마나회로를 그려 넣자니 마법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현수에게 마나회로를 새긴 거고.

양자칩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를 손보려다 보니, 유럽을 안 갈 수 없었던 거다.

‘차라리 장비 기반을 한국에 두는 게 낫지 않을까? 왔다 갔다도 귀찮은데.’


엔키 에아

현수가 알아본 바,

그는 양자칩 업계의 기린아로 혜성처럼 나타난 존재였다.

그가 업계에 나타난 것은 불과 5년 전

모든 것이 독학이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소유자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나타난 사람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능력 때문에 모든 의문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의 손에 들어가면 안 풀리는 문제가 없었으니까.

소문일 뿐이라 치부되지만, 업계에선 그가 외계인이란 설도 돌았다.

마나를 다루는 외계인, 현수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드래곤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그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천재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마나회로를 그린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데다, 드래곤마저 칭찬한 실력이었다.

준 드래곤급


‘설마 또 나 때문에?’

이유를 도통 알 수 없었다.


지구의 편리하고 버라이어티 한 생활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 선택한 사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뒷목을 잡을 일이지만···

물론 목숨을 빚진 것도 있긴 한데, 그것보단 현수의 됨됨이에 끌렸을 수도 있다.

어쨌건 그런 건 전부 다 엔키 본인만 아는 사실이었다.


만약 부모님이 멀쩡히 살아 계신 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아닐까 의심했을 지도 모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호의는 늘 경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아니면, 장비 수출 때문에 한국에 출장 온 건가?’

궁금한 게 많았지만, 배터리 충전이 쉬운 일은 아니라서 우선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배터리 충전 어려움, 차원문으로 가려면 드래곤이 깨야 해, 드론은 일주일 후 보내줘. 법사님은 어떻게 찾아오신 거?>

동찬 <일주일 오케이>

찬혁 <법사님, 형 영상 보고 옴. 드론에 맞게 양자칩 손 좀 봐 주겠대. 뭔 말인지 모름>

문자 몇 개, 자막 넣은 음성파일 하나 보내고 나니 배터리가 5퍼센트나 훅 깎였다.

애초에 간신히 10퍼센트 남짓 충전시켰던 것이 전부였다.

*

두 사람이 차원문 너머로 가겠다고 하자,

최현아도 처음에는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비공식적인 루트를 찾아보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찬혁아, 이왕이면 드론도 군용으로 지원받자. 민수보다 촬영 성능도 더 좋잖아.”

“조종 장비가 문제지. 같이 들고 가야 하잖아. 그 고인돌이 무게를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까?”

차원문으로 통과할 수 있는 한계치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차원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수수께끼.

엔키가 보기에 두 사람이 들이켜는 김칫국이면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나회로를 새길 수 없는 몸이라고 설득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굳이 사람은 못 간다고 말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자율 항행을 가능하게 하려면 인공지능이 필수였고, 차원문을 통과시키려면 마나회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드론만 달랑 보내려니 둘 중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인공지능이 있어야 마력이 덜 닳을 텐데, 아쉽네.’

온전한 마나회로로 차원문의 마나파장에 동기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

‘가만, 인공지능은 핸드폰이 담당하면 되지. 7G통신이 있잖아?’

현수의 핸드폰에는 드론에 장착되는 인공지능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고성능 인공지능이 락업되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드론은 군용도 좋은데, 7G통신과 연계될 수 있는 기종으로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핸드폰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게 효율 면에서 가장 좋을 거에요.”


*


황군의 추적을 피해 얼마 전 알티플로 도망쳐온 니비루의 마족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지구로 갔던 제3마법 병단의 단장 엔릴이 니비루로 귀환했다.

현재 지구에는 황군의 제4마법 병단 단장 엔키를 제외하면 크게 위협적인 적은 없을 거란 첩보였다. 물론 지구의 인간들도 어마 무시한 무기들이 많은데, 도시 한가운데를 공략할 경우 자신들의 무기를 잘 쓰지 못할 거라고 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마력

마나가 없기 때문에 초반 희생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는 것.

던전을 구축한 후, 포탈을 연결하고, 알티플의 마기를 주입할 균열만 만들 수 있으면 꿀 빠는 사냥터가 생길 거라고 했다.

정보를 준 그 마족의 표현에 따르면, 일종의 낚시터란다.


마계공작 타라스쿠스는 다크 드래곤 아라무치와 손을 잡고 지구로 포탈을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아라무치가 던전을 만들고, 타라스쿠스는 포탈을 연결하기로 했다.


우선 지구 쪽 포탈을 열 누군가가 필요했다.

엘더 오크 바타르는 니비루 마족의 정보를 바탕으로 어렵게 지구의 좌표를 찾았다.

도시에서 포털을 여는 건 선발대가 가서 하면 되는 거고, 일단 아무 데라도 연결만 되면 되는 것이었다.


아라무치의 도움으로 지구 쪽 포탈의 마력도 충분히 채웠다.

포탈을 열기만 하면 되는 상황.


그런데, 엉뚱한 지구인이 모든 것을 망쳐 놨다.

비라코차와 함께.


“비라코차한테 인간이 하나 건너갔다. 비라코차 포털 근처로 보내줄 테니 넌 포털 결계에 이걸 심어 놓고 와. 들키지 말고. 혹시 모르니까, 이 녀석들도 데려 가고.”


아라무치의 손에는 벌레 네 마리가 들려 있었다.


“이건?”

“그 인간이란 놈, 사고 난 것처럼 없애.”


아무르치는 비라코차가 자신의 반려를 죽인 원수였지만, 딱히 미운 것도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호감이 있다고 해야 할까?

티아마트의 던전, 지금은 비라코차의 것이 된 그곳에는 아라무치가 티아마트 몰래 설치해 둔 수정구가 있었다. 티아마트를 감시하기 위한 장치였는데, 지금은 비라코차를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웬 놈팡이 녀석이 나타나 수정구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닌가?

방해물은 빨리 제거할수록 좋았다.


바타르는 아라무치가 만들어주는 게이트를 통해 에딘의 포탈로 넘어갔다. 그의 손에는 포탈의 결계를 무력화할 마법진이 들려 있었다.


*


지구에서 세 사람이 드론과 씨름하는 동안 현수는 부시맨 마을과 던전을 오가며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싱글 서클

어쩌면 비라코차가 현수를 시험해 보는 단계인지도 모른다.

‘대충 감이라도 잡을 수 있게 예시라도 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냐?’

몸이 가벼워지는 건 알겠는데, 마나 호흡을 멈추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뭔가 잡힐 듯 잡힐 듯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찌잉!

현수는 고막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에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잘못 들었을 리 없잖아?’

마을의 부시맨들은 아무 소리도 못 들은 듯.


찌이잉! 찌잉!

‘지진?’

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평온했다.

찌이잉 찌잉

쿠르르릉 쿠르릉

40도쯤 틀어진 방향에서 같은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땅도 미세하게 떨렸다.

가만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하나 둘 집 밖으로 나와 주위를 살폈다.


쩌어억 퓨욱

뱀도 아니고, 영화에서 본 듯한 괴생명체가 땅을 뚫고 튀어나왔다.

창자 같다고 해야 할까?

몸통 굵기는 지름이 대략 한 뼘 정도, 몸길이는 드러난 부분만 어림잡아 1미터가량 됐다.

몸통 주변으론 검보라의 아지랑이가 옅게 일렁이고 있었다.

“데스웜이다!”

누군가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사람들은 남자의 외침에 얼어버린 것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공포에 떨고 있는 듯 보였다.

위험한 생물이란 뜻이다.


놈들은 온몸이 근육인 것 마냥 드러낸 몸통을 사방으로 꿈틀댔다.

뭔가를 찾고 있는 듯,

수백 개는 될 듯한 이빨을 드러내며 빨판 같은 입을 뻐끔거렸다.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것 같진 않고, 진동인가?’


현수는 허리와 어깨에 차고 있던 단검을 하나씩 뽑아 들었다.

검신이 짧아 칼날이 앞으로 향하게 쥐는 건 크게 의미가 없었다.

찍거나 베기 편하게 손잡이를 거꾸로 쥐었다.

응축된 마나가 현수의 팔에 쏠렸다.

‘액션캠을 안 쓰고 있는 게 아쉽네.’


땅속을 파고 돌진했던 속도, 놈들끼리의 거리를 계산해 보면, 빠르게 움직일 경우 각개격파도 가능하겠다는 계산이 섰다.


마나의 흐름을 느낀 것인지, 놈들 중 한 마리가 현수를 향해 주둥이를 틀었다.

놈과의 거리는 대략 5미터, 현수와 가장 가까이 있는 녀석이기도 했다.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는 있다고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드러낸 몸통 부분이 그렇다는 것뿐,

하체는 땅속에 거의 고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약점만 찾으면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수는 놈들과 거리를 벌리고 배낭을 찾아 액션캠을 꺼낼 생각이었다.

놈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20여 미터 떨어진 집을 향해 뛰었다.


땅속으로 다시 파고 들어가는 녀석들

카앙

찌이잉


“뛰지 마!”

다급한 목소리


한 놈이 맹렬한 속도로 현수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거리를 가늠하는데 실패했는지 50센티미터쯤 앞에서 입을 벌렸다가 몸을 다시 뒤로 움츠렸다.

“피해!”


현수는 놈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된 상태였다.

놈이 반동을 이용해 다시 쫓아오면 가속도에 무게까지 얹혀서 방어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현수는 피하는 대신, 놈을 쫓아가 몸통을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단검의 칼날까지 뒤덮고 있던 마나의 흐름은 검보라의 아지랑이와 만나자마자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치이익

데스웜은 놀란 듯 뒤로 더 물러났다.


“미쳤어! 독 닿으면 죽어요!”

어이가 현수의 행동에 기겁을 하고 외쳤다.

검보라의 아지랑이를 보고 독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이의 경고와는 다르게 현수의 칼과 부딪혔던 녀석은 아지랑이가 마치 피라도 흘리는 듯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붉은 부위가 땅에 닿자 고통을 느끼는 듯,

놈은 땅속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다시 땅 밖으로 나왔다.

그러기를 수차례,

놈 주변에 흩어져 있던 마나입자들이 하나 둘 붉은색 상처(?)주위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살충제를 맞은 벌레처럼 땅 위에 축 늘어져 꿈틀댔다.


‘마나때문일까?’

현수는 녀석들 주위로는 마나입자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다른 녀석들을 보니, 검보라빛 아지랑이가 마나입자를 밀어내고 있었다.


‘땅속으로 다니는 이유가 마나를 피하기 위해서?’


마나가 놈들에게 독처럼 작용하는지 확인도 할 겸 배낭을 향해 다시 뛰었다.

다른 녀석들은 칼 맞은 동족(?)의 사정을 모르는 듯.

두 마리가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현수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하지 않도록 마나를 최대한 끌어모았다.


‘마나야. 날 좀 도와주라.’

현수는 마나 흐름이 조금이라도 더 굵게 지나가는 쪽으로 몸을 던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나 쓰는 EX급 비밀병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13. 결계 너머(2) +1 21.08.06 111 2 11쪽
13 12. 결계 너머 (1) 21.08.04 59 2 13쪽
12 11. 1서클 (8) +1 21.08.03 60 2 14쪽
11 10. 1서클 (7) 21.08.02 64 3 12쪽
» 9. 1서클 (6) 21.08.01 68 2 11쪽
9 8. 1서클 (5) +2 21.07.31 72 3 13쪽
8 7. 1서클 (4) 21.07.31 81 3 12쪽
7 6. 1서클 (3) +2 21.07.30 94 5 14쪽
6 5. 1서클 (2) +2 21.07.29 113 6 12쪽
5 4. 1서클 (1) +2 21.07.28 125 5 13쪽
4 3. 차원문 (2) 21.07.27 135 5 12쪽
3 2. 차원문 (1) 21.07.27 171 10 13쪽
2 1. 뇌파중계기 21.07.27 270 12 13쪽
1 마나회로 - 프롤로그 21.07.26 396 2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