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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神品) 님의 서재입니다.

흡성무림(吸星武林)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신품(神品)
작품등록일 :
2020.10.17 06:15
최근연재일 :
2020.11.27 18:5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24,208
추천수 :
389
글자수 :
206,308

작성
20.10.28 18:20
조회
563
추천
10
글자
11쪽

흡성무림(14)

안녕하세요. 작가 신품(神品)입니다.




DUMMY

14화 흡성무림


**********


무정 입구.


마침내 이곳으로 당도한 제삼 살수대.


“기어이 도착했군.”


무정 입구에서 서 대주가 주춤거렸다. 준비는 해 놓았지만, 기별 없이 늦었다는 단주의 대노를 생각하니 걱정이 드는 모양이었다.


-끌끌, 생긴 거와 다르게 겁이 아주 많은 놈이구나.


‘약자에겐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겐 한없이 약한 놈들의 특징이죠. 버러지 같은 놈.’


-음... 한데...


사혁소가 말끝을 흐리자 석운이 미간을 올렸다.


‘무슨 문제가 있소?’


-무정 곳곳에 상당한 수의 사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마하단 말고도 그들의 수준과 비슷한 부대들이 잔뜩 모여 있군. 마련 곡으로 가려는 자들이겠지.


무정은 운남에서 마련 곡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그들이 여기 모일 거라 생각한 석운은 별 대수롭지 않았다.


‘사부, 약탈을 끝낸 이들이 이곳으로 모이리라는 것은 예상한 바가 아니요?’


-애송아, 본좌가 이질감을 느끼는 건 다른 기운이다. 가까운 곳에서 마하단놈들의 기류와 상극인 게 느껴져. 스읍, 삽 십여 명 정도? 정파 놈들 같은데. 어디 문파놈들인지 직접 봐야 알겠구나.


‘정파라면...’


마교들이 득실거리는 곳에 정파들이 무얼 하겠는가?

습격이나 암살 혹은 어떤 비밀리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석운이 자신의 앞에서 대도를 등에 걸친 채 근엄하게 걷고 있는 서 대주를 바라보았다.


‘별 탈 없이 저놈부터 죽여야 하는데.’


그의 목적에 왠지 모를 방해세력이 끼어들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으흠, 책사.”


자신을 돌아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아니면 할 말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석운을 불렀다.


“존명, 하명 하십시오.”


“무정에서 가장 맛있는 술이 어느 기루에 있는 줄 아느냐?”


이제는 개인적인 여담까지 나누고자 하는 서 대주. 석운이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 얻었다는 증거이다.

오는 내내 서 대주는 석운을 옆에 두고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였다.

자신의 인생의 우여곡절이 섞인 여담과 함께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지, 굳이 친절하게 알려주기까지 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그의 말을 경청껏 듣는 듯한 석운은 자신이 알고자 하는 현 마교의 흐름을 질문하였다.

석운을 자신의 진정한 책사라고 여긴 서 대주는 자신이 알고 있는 선에서의 정보를 알려 주었고.


“하하하, 그렇습니까? 소인은 그런 술을 입에 담아본 적도 없어서 말입니다. ”


서 대주의 여담을 몇 번 받아진 석운이 말했다.


“처음?”


서 대주가 인상을 찡그렸다. 아차, 싶은 석운. 설마 자신이 위장한 주서양이 이곳에서 대주와 어떤 술이라도 먹었을까?


“하긴, 일개 단원이 그런 고급술을 먹어봤을 리가 없지. 낙향루에 가면 네놈에게 근사한 술을 먹을 기회를 주지. 일개 단원이 대주와 술을 먹는 다는 게 어떤 의미인 줄 아느냐? 나 때에는 말이다···”


서 대주가 어깨를 들썩였다. 자신의 확인할 수 없는 영웅담을 또 풀겠다는 전초였다.

곧 있을 단주의 호통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술과 여자 생각으로 신이 난 서 대주. 참 단순하면서도 포악스럽기 그지없는 놈이었다.


-허···. 앞으로 반시진 동안 저런 가소로운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한다니. 본좌의 귀가 이토록 괴로운 적은 처음이구나.


***************


낙향루.


한편, 한껏 치장을 마친 채 루주의 뒤를 따라 큰 전각으로 향하는 연서린.

루주의 뒤에는 연서린과 함께 검무를 출 기녀들이 종종걸음으로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호위무사로 위장하여 그녀를 전각 앞까지 호위하는 화산파의 문원들이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단주가 있는 전각 앞.


일 백여 명의 험상궂은 검은 무복의 단원들이 있었다.


척-


단원 중 한 명이 루주에게 손을 뻗었다. 멈추라는 신호이다.


“호호호호, 단주님께 검무를 보여드릴 저희 아이들이옵니다.”


“사내는 들어가지 못한다.”


“호호호호, 그럼요. 알고 있어요.”


루주가 눈짓하자 한발 뒤로 물러나는 문원들. 그들의 눈에는 연서린을 향한 걱정이 섞여 있었다.

혈사를 당한 이유로 수많은 우여곡절을 함께 해온 그들. 그들에게 연서린은 단지 화산파의 장문인의 딸이 아니었다. 그들에겐 마지막 희망이었으며. 단주이상의 의미였다.

당장에라도 그녀가 위험해 처한다면 자신들의 목숨을 아끼지 않을 이들이었다.


-아가씨, 제발 부탁입니다. 여의치 않으면 다음 기회를 노리세요.


애처로운 표정으로 전음을 넣은 장로.

연서린이 뒤를 돌아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아가씨마저 죽어버리면, 화산파의 미래는 끝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우리 모두 아가씨만을 보고 지금까지 왔다는 걸.


-너무 심려치 마세요.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무리하지 않을 것이니.


장로의 진심 어린 걱정의 고개를 끄덕이며 전음을 답하는 연서린.


*********


그렇게 루주의 뒤를 따라 전각으로 입성하였다.


전각은 총 오 층 높이로 지어져 있었는데. 기다란 복도가 있었으며,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가면 접대를 하는 많은 방을 볼 수 있었다. 그 방문 앞에는 마교들이 우둑하니 보초를 서고 있었다.


‘둘, 넷, 열 둘,’


각 층의 복도마다 있는 단원들의 수를 파악하는 연서린. 그가 단주를 죽이고 안에서 큰 소란이 벌어지면, 문원들이 전각을 둘러싸고 있는 단원들을 죽이며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올 때 가지 안에 있는 단원들은 모두 그녀의 몫이었다.


*********


단주가 있는 전각의 층은 방이 없었다. 휑하게 뚫려있었다, 연회를 하기 위해 만들었지 곳.

화려하게 차려진 술상과 음직들이 그들 앞에 잔뜩 차려져 있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부족한 아이들이 열심히 준비한 것이니 어여쁘게 봐 주세요.”


아름다운 선율의 고쟁소리를 시작으로 검무가 시작되었다.

한껏 치장을 한 기녀들이 고장소리에 맞춰 검무를 추기 시작했다.


“으흐, 키야. 좋다. 꽃들이 춤을 추는구나.”


술에 잔뜩 취한 대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도 검무를 추겠노라 일어났다.


“어허, 자네,”


옆에 있는 대주가 단주의 눈초리를 살피며 빠르게 앉혔지만.


약 열 명의 기녀들이 검무를 추고 있었다.

우아한 검무의 자태에 모두 넋을 넣고 관전하고 있었다.


멈칫-


그중에서도 연서린의 차가우면서도 고혹다운 자태에 대주들이 시선이 차츰 그녀에게로 모두 쏠렸다.

이는 단주 또한 마찬가지. 대주들처럼 대 놓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연서린의 몸매의 자태, 고혹적인 그녀의 외모에 그의 시선 또한 계속 그녀에게로 향했다.


모두 넋을 뺏긴 가운데 연서린은 그렇지 못했다.

살기를 꾹꾹 누른 채 단주와 자신과의 거리가 좁혀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일곱 보, 아니다. 저자는 강하다. 적어도 세 보안까지는 들어가야 한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무인이라면 꼭 검을 겨눠보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기감으로 상대의 수준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저자가 나의 호적수인지, 넘을 수 없는 벽인지. 아니면 내 밑인지.


하지만 대주들과 다르게 단주의 척도는 파악이 돼 질 않았다. 자신이 도저히 뛰어넘지 못할 만큼 강한 상대라거나, 아니면 비슷하다거나, 그런 모호한 것들이 오히려 그녀를 더 불안하게 하였다.


이윽고, 합일된 검무가 끝이 났고. 함께 검무를 추던 기녀들이 뒤로 물러났다.

이제는 연서린의 독무대. 홀로 검무를 추는 시작이다.


‘다섯 보까지 갈 수 있다면, 오 할의 가능성이 있다. 승률을 칠 할로 올리려면 세 보 앞까지 근접해야 한다.’


단주와의 거리가 세 보 안까지 좁혀진다면. 그녀는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의 초식 중 단칼에 적의 심장을 노릴 수 있는 매개이도를 쓸 생각이었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올라오는 살기를 꾹꾹 누르면 연서린. 눈치가 빠른 단주에 들켜 일을 그르칠 수 없는 일.


검무가 절정에 다다를 때 쯤.


고쟁의 선율이 빨라졌다. 그만큼 연서린의 검무도 빨라지며 단주에게로 한껏 다가갔다.


흠칫-


‘일 곱 보. 조금만 더.’


그녀가 점점 가까워지자. 넋을 놓고 지켜보던 대주 두 명의 눈빛이 달라졌다.

절세미녀 버금가는 가녀린 외모의 여인이 감히 단주를 급습할 거라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어찌 되었건 검을 들고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까이.’


조금의 긴장을 한 대주들과 달리 단주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그런 얼굴 말이다.


‘두 걸음만 더.’


슉-


그때였다.


단원 중 한 명이 급히 올라왔다.


멈칫-


“무슨 일이냐?”


“연락이 끊겼던 서 대주가 기루 앞에 방금 도착했다고 합니다.”


흠칫-


“허, 갑자기 술맛 떨어지는 군, 루주, 저 아이들을 이만 물리 거라. 서대주는 안으로 들라 하고”


‘이런.’


연서린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다고 이 거리에서 일을 벌이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결국, 기녀다운 종종걸음으로 물러나는 그녀.


*************


전각 앞.


서 대주가 들어서는 길목마다 단원들이 포권을 취하여 그에게 예를 표했다.

서 대주는 그들의 예를 받은 채 전각 앞에서 단주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이 도착하자 전각 앞을 서성이던 화산파의 사람들이 표정이 굳어졌다.


-끌끌, 저놈들이군.


사혁소가 낙향루의 호위무사들로 보이는 자 들을 주시하라고 하였다.


‘사부, 저들은 이곳을 지키는 자들이 아니요?’


-귀신은 속여도 본좌는 속이지 못한다. 이 곳이 제법 큰 기루이긴 하나, 어느 문파의 장로급 정도의 수준이 되는 자가 이곳의 호위무사따위로 있을 리가 없지 않으냐?!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주변을 서성거리는 자를 보며 사혁소가 말했다.


-애송아, 네놈의 기준에서 말해주마. 저놈들 중 강한 놈은 딱 두 명이다. 한 명은 저 늙은이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안에서 춤을, 아니 검무를 하고 있군.


오로지 기감만으로 안쪽 상황을 파악한 사혁소가 말해 주었다.

연서린과 장로 또한 무공이 출중한 자이지만 사혁소를 속일 수는 없었다.


“대주님, 안으로 들어오시랍니다.”


“가자.”


“예? 저도요?”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던 상황. 석운은 계획은 밖에서 이를 관망하며 철저한 계획을 세워 일을 도모하려 하였다.


“무얼 그렇게 놀래느냐? 너는 나의 책사가 아니더냐. 마땅히 내 옆에 붙어 있어야지.”


‘쳇, 골치 아프네.’


왠지 모를 상황에 휘말려 버린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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